클럽팀 은퇴하고 국대노예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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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재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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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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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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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기껏 은퇴했더니 뭐라고?

DUMMY

바르셀로나 대 레알 마드리드 엘클라시코 더비.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꿈의 매치.


선발은 물론 후보 선수까지 당대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들이 포진된 두 팀이다.


바르셀로나의 선발 라인업이 발표되고 그곳에 내 이름 석 자가 새겨져 있다.


차지수. 위치는 팀의 핵심.

중앙 공격수(FW)


놀랍게도 37라운드까지의 두 팀 승점은 102점으로 동점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임과 동시에 결승전이라 봐도 될 만큼 중대한 대결.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아마 양 팀의 역사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



“안녕하십니까. 역사상 최고의 더비.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엘클라시코 더비 중계를 맡게 된 배승진···.” “해설 안지호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뭐가 말이죠?”


“차지수 선수 말입니다. 이번 경기는 엘클라시코 더비 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손에 꼽힐 만한 경기 아니겠습니까?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것도 가장 중요한 골잡이로서 선발 출전한다는 것이 저로서는 정말 대단한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우리 차지수 선수, 제가 거의 업어 키우다시피 했···.”


“말씀하시는 순간 전반전이 시작됩니다! 우측 진영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안드레 공을 잡습니다.”


경기는 빠르게 전개되며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바르셀로나는 중앙에서부터 밀고 들어오는 압박으로 레알마드리드의 수비진을 위협했다.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 양 팀.

전반 35분이 가까워 올 무렵 균열이 일어났다.


“안드레 선수의 패스가 차지수 선수에게 갑니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 줄 것인지···.”


“중앙에 공격진들이 많을 땐 사이드에 있는 세브리 선수에게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그렇군요. 차지수 선수 갑자기 공을 잡고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헛다리 짚기에 이은 바디페인팅! 벌써 앞에 있는 레알 미드필더 두 명을 가볍게 제쳤습니다.”


중계를 맡은 배승진의 목소리가 긴장감에 떨렸다.


“하지만 중앙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꽤 많이 밀집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선 제아무리 차지수 선수라도 패스밖에 길이 없겠죠?”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확인하는 차지수.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조차 그가 패스할 것을 예측하며 미리 위치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스피드를 활용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휘저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 전광석화. 그 말 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차지수 선수 백힐로 상대 수비를 가볍게 제칩니다. 어어 그대로 그의 전매특허인 AI슛!





고르고르고르고르고올! 차지수 선수 득점 합니다.”


골이 터지자마자 관중석에서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





후반이 시작되자, 양 팀은 더욱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동점골을 노리며 공격의 속도를 높였지만, 번번이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20분


“지금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이 상당히 강해졌습니다. 바르셀로나가 이대로 버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제 슬슬 차지수 선수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시점이 됐죠?”


“맞습니다. 차지수 선수의 후반 20분 이후 득점 비중은 전체 골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죠.”


해설자 안지호와 아나운서 배승진이 만담을 하는 사이 다시금 그가 공을 잡았다.


“차지수 선수, 공을 잡습니다! 이번엔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고 있는데요!”


배승진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수비수들의 약점을 꿰뚫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말하는 순간에도 레알의 방패라 불리는 카이세레 선수 헛발질하며 차지수 선수에게 농락당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믿을 수 없는 스피드와 센스입니다.”


“차지수 선수, 이번에도 득점할 수 있을까요?”


아나운서가 말하는 순간 그의 묘기가 시작된다. AI 팬텀 드리블. 공의 궤적이 절묘하게 수비의 발에 닿을 수 없는 곳으로 향한다 하여 지어진 이름.


차지수는 순간적인 스텝으로 수비수들의 발을 오차 없이 피하며 드리블을 이어갔다.


마치 미래를 보기라도 하는 듯한 완벽한 컨트롤이었다.


그렇게 수비수를 하나둘 따돌리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든 그.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입니다!”


강하게 내리 찰 듯 슛 동작을 취하는 그를 보며 달려 나오던 골키퍼는 그대로 균형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곤 별수 없이 공을 향해 드러눕는데···.


모든 걸 예측했다는 섬뜩한 미소.

차지수는 침착하게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발로 가볍게 슛을 날린다.


공은 골망을 흔들며, 완벽한 골로 이어졌다.


그 뒤로 이어진 중거리 슛 득점으로 결국 해트트릭 달성.

경기가 끝나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스코어 3:0.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차지수의 주위에 모여 트로피를 품에 안고 열광했다.


#




오늘의 MVP.


배승진 아나운서가 경기장 아래까지 내려와 그를 인터뷰했다.


“오늘 놀라운 경기를 선보인 차지수 선수. 라리가 우승과 함께 엘클라시코 더비 승리, 그리고 해트트릭까지 기록하셨는데, 기분이 어떻습니까?”



“뭐, 그냥 그렇네요.”


신입 아나운서인 배승진은 그의 대답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냥 너무 좋다는 말씀이죠? 저도 이 경기를 중계하면서 무척 기뻤습니다. 국내 축구 팬들도 같은 마음일 겁니다. 그럼···. 남은 프리시즌 동안은 어떻게 보내실 계획인가요?”


“쉬어야죠. 쭈욱..”“하하···. 네. 경기가 끝난 이후라 많이 피곤하실텐데···. 그럼,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뭐, 이제 선수로서 이룰 건 다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20대 중반인데 꼭 은퇴를 앞둔 베테랑 선수처럼 말씀하시네요?”


“벌써··· 새어 나갔나요?”


“네? 무슨 말씀이죠?”


“은퇴 말입니다.”


“네?”


“잘됐네요. 내일 회사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제가 직접 말하는 게 낫겠죠.”


“하하, 농담이죠? 오늘 경기가 잘 풀려서 기분 좋으신 건 알겠는데···”


“농담 아닙니다. 클럽에서 이룰 건 다 이뤘고, 대한민국에서 월드컵 우승은 불가능하니까, 그냥 은퇴 하려고요.”


“은퇴가 애들 장난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전 국민이 보고 있는데 발언 취소하십시오.”


배승진은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 화를 내고 말았다. 해설 안지호가 왜 그렇게 차지수를 탐탁치 않아 했는지 이해가 되는 듯했다.


“굳이요? 이미 결정된 일입니다. 오늘부로 클럽 바르셀로나와 국대팀 은퇴 하겠습니다.”


“망할···.” 배승진의 입에서 욕이 절로 튀어나와 버렸다.


그는 그렇게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또 한 번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해 주었다. 신입 아나운서에게도···.




#








그렇다. 난 대한민국 축구선수 중 유일하게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차지수다.

그것도 5회 연속.


지금은 은퇴한 메시와 호날두처럼 나에게도 라이벌이 있었다면 좋았으려나?

그러나 선수 시절 나에게 라이벌이란 없었다.


축구 선수의 전성기 나이는 스물여덟쯤. 하지만 난 그보다 이른 나이에 이미 모든 것을 이뤘다. 팀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원 클럽맨. 메시의 뒤를 이은 차세대 공격수란 타이틀까지···.


이제 내게 남은 목표는 오직 GOAT.


그것을 얻기 위해 남은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

월드컵 우승이라는 타이틀.


하지만 약체국으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에서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국대 선발 첫해엔 16강 탈락. 4년 후 열린 월드컵에선 본선 진출 실패.

그리고 연이어 터진 한협회의 내부 비리까지···.


결국 난 결정을 내렸다.


클럽팀 바르셀로나 은퇴.

그리고 대한민국 국대팀도 은퇴.


은퇴 후 난 적당히 집에서 운동만 조금 하며 놀고먹을 생각이었다.

이미 돈은 벌 만큼 벌었으니까···.



그런데 은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 난 이곳에 불려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실.


폭신한 소파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했다.


짜증이 밀려올 때쯤, 문이 열리고 정갈한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


“미안하네. 회의가 늦어져서···. 많이 기다리게 했군.”


“괜찮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 성격에 이런 상황이 쉽게 참아질 리 없었다.


“차 한잔하겠나?”


“아뇨. 따로 몸 관리를 해야 해서···.”


“그렇군···.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자네 은퇴를 번복해 줬으면 좋겠네. 정확히는 국대 은퇴만 철회하면 돼. 클럽팀까지는 뭐 내가 관여할 수 없는 문제기도 하고···.”


이건 또 무슨 경우지?

은퇴 번복? 내가 왜···.


“싫습니다.”


내 직설적인 거절에 장관은 목이 답답한지 동여맨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말을 이어갔다.


“역사에 길이 남을 선수가 되고 싶지 않나? 자네의 꿈으로 알고 있는데?”


“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싶습니다. 얼마 전에 교과서에 실린 제 모습도 봤거든요.”


“아니! 우리나라 역사 말고···. 전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메시처럼 말일세.”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 뭣도 모르고 ‘GOAT’ 를 꿈꾸던 시절이···.


그러나 내 국적은 대한민국.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그간 도전을 통해 깨 닳았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에서 월드컵 우승을 이룰 수는 없잖습니까?”


난 어쭙잖은 도발을 시도해 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해보게.”


“뭘 말씀입니까?”


“해보라고···. 우승 말일세. 자네에게 전권을 부여하겠네. 직접 플레잉 매니저가 되어 한국 국대팀을 이끌어 주게.”


나는 재차 물었다.


“설마 선수 겸 감독을 말씀하시는 것이 맞나요?”


“그렇네. 맨유의 라이언 긱스처럼 말이야.”


“저 이제 스물 여섯 입니다. 장관님. 제가 감독이 된다면 대표팀 선수들이 제 말을 들을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생각하면서도 내 머릿속은 이미 감독을 하며 국대팀을 뛰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그래도 그게 가능한가?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과 예측력, 현존하는 선수 중 자네가 최고 아닌가? 그래서 현 소속팀에서도 어린 나이에 주장을 맡았던 거고···.”


“그래도 감독직은 다릅니다. 장관님. 또··· 이번 은퇴로 한축협과 제대로 틀어져서 절 받아주지 않을 겁니다.”


“아직 발표하진 않았지만, 협회 임원진들 대부분이 곧 사퇴하게 될 걸세.”


뜻밖의 소식이다. 그 요지부동한 양반들이 사퇴를 해?


“정말입니까?”


“그렇네. 그리고 그 빈 자리는 자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자들로 같이 꾸려보려 하네. 정말 우리 국대팀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는 임원진들로 말이야.”


확실히 구미가 당겼다.

한축협까지 싹 갈아엎는다는 말에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장관의 제의를 덜컥 승낙해 버렸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월드컵 우승.”



#







기자회견장.


“이번에 플레잉 매니져로 국대팀에 합류하게 된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입니까? 은퇴를 번복하시는 건가요?”


나는 질문한 기자를 노려보며 최대한 거만하게 대답했다.


“네.”


순간, 기자들의 손이 분주해지고 플래시 세례가 빗발치듯 쏟아졌다.


“이번 일은 협회와는 별개로 문화체육부 장관이 직접 발탁했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뭐···. 그렇게 됐습니다. 장관님이 제 능력을 높게 보셨는지 꽤 매력적인 제안을 주셨지요.”


“일각에선 장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인해 한국축구협회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거라 예상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꽤 익숙한 얼굴의 기자다. 주로 내 스캔들을 물고 늘어지던 녀석···.

내 안의 악동 본능이 꿈틀댔다.


“그러니까 자리 꿰차고 있을 때 잘 좀 하시지···. 그 양반들 아마 곧 사퇴할 겁니다.”


기자회견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고성이 쏟아지고, 서로 앞다투어 질문을 던지며 마이크를 내밀다 보니 결국 다치는 사람까지 나오고야 말았다. 결국 기자회견은 조기 종료되었다.


난 보디가드에 둘러싸여 빠르게 그곳을 빠져나왔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덜컥 국대 사령탑을 맡아 버렸다. 것도 필드 선수로 뛰면서 말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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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월드컵 3차예선 호주전 24.09.17 7 0 11쪽
17 17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2) 24.09.16 11 0 12쪽
16 16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 24.09.15 16 0 12쪽
15 15화 월드컵 3차예선 브리핑 24.09.14 18 0 12쪽
14 14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3) 24.09.13 19 0 11쪽
13 13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2) 24.09.12 19 0 11쪽
12 12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 24.09.11 18 0 11쪽
11 11화 강재하와의 1:1 24.09.10 18 0 12쪽
10 10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 24.09.09 21 0 13쪽
9 9화 미드필더 강재하 24.09.08 18 0 13쪽
8 8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2) 24.09.07 26 0 12쪽
7 7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1) 24.09.06 24 0 12쪽
6 6화 개별 면담 24.09.05 25 0 13쪽
5 5화 사우디와의 평가전(2) 24.09.04 30 0 12쪽
4 4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24.09.03 43 0 12쪽
3 3화 특수능력이 초기화 되었다? 24.09.02 67 0 12쪽
2 2화 협회장부터 내 사람으로 24.09.02 75 1 13쪽
» 1화 기껏 은퇴했더니 뭐라고? 24.09.02 12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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