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팀 은퇴하고 국대노예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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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재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2
최근연재일 :
2024.09.17 20:23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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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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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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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3)

DUMMY


난 그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지금 느낀 그 흥분과 도발. 잊지 말아라.”


“네? 알겠습니다, 감독님.”


신욱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곧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이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것을···.


‘이제 유소년 티 좀 벗겠군.’


여튼 대표팀 막내 신욱의 파워풀한 플레이는 분위기 전환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감탄이 터져 나왔다.


“드리블 무슨 일이야? 나도 좀 알려줘라.”


“이 녀석, 이렇게 저돌적이었단 말이야?”


저마다 신욱에게 한마디씩 던지며 그들 스스로도 마음을 다 잡는 모습이었다.


이제 이 기세를 몰아 득점에 닿아야 한다.


골키퍼 압산 이즈문의 골킥.


하프라인 중앙에서 상대와 경합하던 박명우가 헤딩으로 공을 진아성에게 넘겼다.


그러나 강하게 압박해 들어오는 앵커맨 사이라에게 차단되어 공은 다시 이란에게로 넘어갔다.


이란의 공격.


사이라는 곧바로 이자르를 보지만 패스하길 망설였다.

이미 그의 주변엔 나를 비롯하여 경계하는 눈이 많다는 것을 그도 아는 것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볼 돌림.


그때, 이자르가 불쑥 나에게 말을 걸며 도발했다.


“어이, 미스터 차! 좀 비켜줄래? 왜 이렇게 거머리처럼 쫓아 다니는 거야?”


“말 할 시간에 한발짝이라도 더 뛰는게 어때?”


뻔히 드러나는 그의 속셈에 놀아날 내가 아니었다.

이자르도 그걸 알아챘는지 한 걸음 물러서며 애꿎은 자기 팀 선수를 탓하기 시작했다.


“쉣! 자만! 사이라와 간격을 맞춰가며 볼을 몰고 오라고! 그렇게 백패스만 하면 어떻게 전진할 수 있겠어?”


경기장 잔디를 차며 분노하던 이자르는 갑자기 다리를 잡고 쓰러지더니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너 뭐하냐?”


손을 들고 심판에게 어필하는 이자르.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바닥을 구르기 시작한다.


‘허 참, 진짜 어이가 없어서···.’


침대축구. 이란도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침대축구가 유명한 곳이었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휘슬 소리에 이란 선수들이 달려와 그의 상태를 살폈고 뒤이어 심판도 도착했다.


“괜찮은 거야, 이자르?”


“저 녀석이 밀치는 걸 봤어요. 왜 반칙을 주지 않는거죠?”


심판도 어이가 없는지 기가 찬 표정이었지만 어쨌든 고개를 숙여 이자르의 상태를 체크했다.


이자르는 머리를 흔들더니 좀 괜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심판이 사이드라인에서 대기하고 있던 응급요원들에게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경기의 재개를 알리는 순간.


‘저 간사한 놈이?’


비틀거리던 녀석이 휘슬 소리와 동시에 비어있는 공간으로 재빠르게 달려 나갔다.


“여기! 자만, 패스 찔러 넣어!”


어이가 없었지만 난 서둘러 그를 쫓았다.


보통 실력은 인성과 비례하는 법인데 이자르는 야비한 인성에도 불구하고 실력이 출중했다.


공을 받은 이자르.

나를 한번 스윽 쳐다보는 모습이 마치 비웃는 것 같았다.


그리곤 곧바로 치고 달리며 빠르게 팀 동료의 위치를 스캔하는 모습이다.


“모하메드! 사다르! 안쪽으로 파고 들어!”


이자르는 말을 마치자마자 알레자이가 위치한 곳으로 정확한 패스를 보냈다.


“알레자이! 얼리 크로스!”


가슴으로 공을 받은 알레자이는 뒷걸음질 치며 한 손을 들더니 그대로 골문 쪽으로 빠르고 낮은 크로스를 보냈다.


급박한 상황.

세 번의 볼터치만에 골문까지 직진한 이란의 크로스는 수비 전환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골문 앞엔 사이라와 모하메드 그리고 김진섭과 이협만이 있을 뿐이다.


오른쪽 니어포스트 쪽으로 오는 공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것은 모하메드.

공을 선점하기 위해 맹렬히 달리는 그와 김진섭의 모습이 보였다.


모하메드가 한 발짝, 아니 반 발짝 더 앞서는 듯 보이고

그의 발이 공에 닿으려는 순간.


“으아아아아!!”


김진섭이다.

그는 괴성과 함께 몸을 반 쯤 날리다 싶이 하여 공을 걷어냈다.


‘나이스, 김진섭!’


굴절되며 불규칙하게 공중 높이 치솟은 공은 반대편 사이드라인까지 날아갔고 아웃 되려던 찰나.


근처에 있던 구일주가 가까스로 공을 트래핑해 살려 냈다.

그 순간, 나는 손을 들어 패스를 요청하며 곧바로 주변 상황을 눈으로 담았다.


그리고 묵묵히 앞으로 내달리는 녀석이 보였다.

박찬이다. 예전 사우디 전에서도 나이에 맞지 않게 전술파악을 잘하더니만···


‘확실히 축구 센스가 있다니까···.’


다시 우리의 역습이다.

나는 구일주에게 받은 공을 차기 좋게 앞으로 흘려서 트래핑 했다.


사이라와 자만이 곧바로 달려와 압박했지만···.



바디 비전(애로우트랙) -


능력을 킨 시점부터 그들은 내 시간영역에 휩싸였다.

가볍게 공을 띄우며 사이라의 슬라이딩 태클을 피하고,

곧바로 오른쪽으로 치고 나가며 발을 뻗는 자만을 돌파한다.


‘저 녀석, 오프사이드는 확인해 가면서 뛰어야지···.’


지금 차지 않으면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릴 정도로 시간이 촉박했다.


뻥 -


자세가 약간 무너져 쓰러지면서도 시선만은 박찬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내가 찬 아웃프런트 킥은 정확히 그가 향하는 방향으로 떨어졌다.


물론 그가 상대의 수비라인을 돌파하기 바로 직전에 말이다.





골키퍼가 박찬을 향해 빠르게 달려 나왔다. 두 선수 간의 거리는 점점 좁아졌고


이제 남은 것은 박찬의 결정 뿐.


누가 먼저 공에 닿을 것인가···.


한번 크게 바운드 된 공이 무릎 높이까지 다시 튀어 오르는 시점.

박찬은 결단을 내린 듯, 망설임 없이 다이빙했다.


위험천만한 선택이었지만, 득점을 위해선 최선의 방법.

그의 이마에 공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고 공은 마치 슈퍼맨의 기술처럼 직선으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가르며 들어갔다.


“나이스!”


“으랴아아아앗!”


쓰러져 있던 박찬이 망아지처럼 이리저리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환호성을 터트렸다.


근처에 있던 동료 모두 그에게 다가가 세레머니에 동참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런데··· 다섯 명이서 저러고 뛰어다니니까 좀 웃기네.’


현재시각 후반 20분.

이제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무엇일까?

여러 종목들이 있지만 축구가 그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드넓은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묘기에 가까운 경기력.

발로만 공을 다루는 종목 특성상, 그들이 보여 주는 움직임은 어느 종목보다 긴박감을 준다.


또 축구는 농구나 야구처럼 대량 득점이 잘 나오지 않는다.

큰 차이가 나봤자 5점. 보통은 1~2점차 경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경기는 더욱 치열해지고 골을 넣었을 때의 쾌감은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그럼 지금처럼 뒤지던 팀이 동점골을 넣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으얏!-”


짝!


한쪽에선 파이팅을 외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남은 시간 동안 승리를 위해 서로를 독려한다.

관중들의 열기도 불타올라 더욱 뜨거워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아.. 잊고 있었다.


패시브 스킬.


- 단체 회복


“뭐야? 누가 에어컨 틀었어? 갑자기 몸이 가뿐해진 느낌이지?”


안철홍이 묻자 이협이 대꾸했다.


“우리 막내가 골을 넣으니까 힘이 샘 솟나 보지. 이제 더 열심히 뛰어야겠네?”


중앙에서 시작 된 이란의 공격.


이자르에게 공이 가자마자 난 그에게 바짝 붙었다.


“아, 징그러운 녀석, 그만 좀 달라붙어!”


“내가 체력 하나 만큼은 끝내주거든?”


그는 진저리를 치며 바로 백패스를 했다.

이란은 공을 뺏기지 않으려 계속 볼을 돌렸고 몇 번 우리가 공을 차지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그렇게 후반 35분이 경과한 시점.


‘걷는 폼을 보아하니 어지간히 지친 모양이다.’


이란 진영을 둘러보니 이자르만 지친 것이 아니었다.

이란의 선수 대부분이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


속도전에 집중한 경기 운영과 동점골을 허용한 심리적 압박이 그들을 더욱 지치게 만든 것이다.


실수가 빈번해지고 결국 사이라의 볼 컨트롤에 미스가 생겼다.

구일주가 바로 달려 들었지만 아쉽게 공은 사이드라인을 넘어가 버렸다.


난 이 기회를 틈타 진아성을 불렀다.


“쟤들 많이 지쳤거든? 특히 이자르 녀석, 너도 보이지?”


“그래, 마른 고목나무처럼 맥아리 없어 보이네.”


“만약 공을 잡으면 전방으로 길게 줘.”


그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챈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난 그리고 큰 소리로 전술 지시를 내렸다.


“모두 많이 지쳤으니 라인을 조금씩 뒤로 물리자! 이대로 끝나도 우린 조 1위야!”


물론 이란 선수들이 듣기를 바라며 말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자르 녀석이 움찔거리며 귀를 기울이는 듯한 몸짓이 보였다.


‘이제부터 기대해라.’



계속되는 이란의 스로인.

뒤쪽에 있는 수비수 칸트에게 공이 갔다.


칸트는 다시 옆에 있는 수비수 호세에게 패스.


호세가 전방을 두리번 거리며 줄 곳을 찾고 그때 이자르가 외쳤다.


“쟤들 이제 지쳐서 압박 못해! 어서 패스하고 라인 올려!”


나는 그의 외침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우린 라인을 최대한 내리며 중원을 거의 비워놓은 상태였다.

하프라인 근처에 있는 박찬을 제외하곤 전원 수비에 집중했다.


때를 기다리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들이 완전히 마음 놓고, 우리가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확신을 가지는 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 순간은 곧 찾아왔다.


이제 남은 시간은 추가 시간을 포함해도 대략 6~7분.

자만에게 패스하던 이자르의 공이 어정쩡한 위치로 흘렀다.


“명우야! 커트해.”


그리고 박명우가 다리를 쭉 뻗으며 공을 낚아챈 순간.


난 약속 된 플레이를 할 시간이 왔음을 느꼈다.

지금까지 아껴놓은 체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왼쪽 사이드라인을 따라 질주하기 시작했다.


굳이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나의 의도를 알 것이기에 전력을 다해 달렸다.


박명우가 땅볼로 준 공을 진아성은 차분하게 받아 내 쪽을 바라봤다.


그리곤 그가 스텝을 밟으며 공을 찬다.


“제기랄. 짧다!”


그러나 바로 진아성을 압박한 사이라에 의해 공은 굴절되고 나에게 오기 전 자만에게 커트 당할 듯 했다.


나보다 몇 발자국 앞에 있는 자만이 날아오는 공을 향해 뛰어 오르고 포기해야 되나 생각하던 순간 우리팀의 등번호 19번이 같이 뛰는 모습이 보였다.


“박찬!”


그렇다. 박찬이다.

그는 자만 보다 늦게 뛰었지만 월등한 키로 인해 먼저 공에 닿았다.

그리고 고개를 뒤로 젖혀 그 공을 나에게 보냈다.


난 다시금 활활 불타 올랐다.


볼트러쉬.


순간 가속 10% 상승-


박찬에게 공을 넘겨받은 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중앙 수비수 호세가 바로 뒤에서 따라 붙었지만 나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사이드 라인을 따라 빠른 스피드로 골대 지근거리까지 드리블 한 후···.


내 몸이 느끼는 공간.

이 자리다.


슛을 해야 할 자리.


인사이드로 감아차면 쉽게 득점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러면 속도를 줄여 몸을 틀어야 하고 뒤 따르는 호세에게 커트 당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난 속도를 낮추지 않고 파 포스트를 바라 봤다.


그리고 달리는 속도 그대로 발을 쭉 뻗으며···.


발등의 바깥쪽 부분을 이용한 아웃프런트 킥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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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주기) 주 7일 18:20분 입니다. 24.09.02 22 0 -
18 18화 월드컵 3차예선 호주전 24.09.17 7 0 11쪽
17 17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2) 24.09.16 11 0 12쪽
16 16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 24.09.15 16 0 12쪽
15 15화 월드컵 3차예선 브리핑 24.09.14 18 0 12쪽
» 14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3) 24.09.13 20 0 11쪽
13 13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2) 24.09.12 19 0 11쪽
12 12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 24.09.11 18 0 11쪽
11 11화 강재하와의 1:1 24.09.10 18 0 12쪽
10 10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 24.09.09 21 0 13쪽
9 9화 미드필더 강재하 24.09.08 18 0 13쪽
8 8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2) 24.09.07 26 0 12쪽
7 7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1) 24.09.06 24 0 12쪽
6 6화 개별 면담 24.09.05 25 0 13쪽
5 5화 사우디와의 평가전(2) 24.09.04 30 0 12쪽
4 4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24.09.03 43 0 12쪽
3 3화 특수능력이 초기화 되었다? 24.09.02 67 0 12쪽
2 2화 협회장부터 내 사람으로 24.09.02 75 1 13쪽
1 1화 기껏 은퇴했더니 뭐라고? 24.09.02 12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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