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팀 은퇴하고 국대노예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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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재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2
최근연재일 :
2024.09.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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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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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

DUMMY

그때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시야를 가렸다.


“허공에 뭐 있어?”


이젠 놀랍지도 않은 민우의 등장.


“아무것도 아니다. 근데 왜 불렀어?”


민우는 말 없이 태블릿을 꺼내 나에게 들이밀었다.


“정원자동차 노후된 대표팀 버스 지원?”


“그 외에도 이곳저곳에서 지원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


난 태블릿을 다시 건네며 민우에게 물었다.


“아니, 근데··· 정원자동차는 갑자기 왜?”


민우는 한숨을 쉬며 태블릿을 툭툭 두드렸다.


“정원자동차 대표가 축구 열성 팬이래. 이번에 네가 감독 되고 미래자동차에서 후원도 끊었으니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지. 미래자동차에 밀려 만년 2위라는 이미지도 쇄신할 겸···.”


“미래자동차 후원은 왜 끊긴 거야? 처음 듣는 얘긴데?”


“그것까지 말하면 너 또 노발대발 할 거 아니야. 국대팀을 뭘로 보는거냐부터 시작할게 뻔한데.. 일부러 숨겼지.”


“뭐.. 그건··· 그렇지.”


민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쳐다보았다.


“대신 조건을 달았어.기자회견 때 말 조심하라는 거야. 국대팀 성적보다 네 발언이 더 뉴스가 될까 봐 두렵대.”


나는 민우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사이다 발언이라 이슈가 되는 건데, 협찬사가 뭘 좀 모르네.”


민우는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어쩌다 너랑 엮여서 몇 년째 고생을 하는지···. 매니저가 아니라 보호자가 된 기분이 뭔지 알아?”


“몰라, 아무튼 더 할 얘기 없으면 나 간다.”


내가 자리를 뜨려 하자 민우가 나를 불러 세웠다.


“그래도 네가 이렇게 활기찬 모습을 보이는 게 얼마만 인지···. 어쩌면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이 옳은 결정이었을지도 모르겠어.”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민우의 말처럼 요즘 다시 활력을 되찾은 느낌이 들긴 했다.


예전처럼 나만 잘해선 안 된다는 걸 알았고 팀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는 날도 많아졌다.


“그러게.”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모든 대답이 됐다.


#





남은 이틀간 우리는 이란의 전술을 분석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경기 당일이 되었다.


GROUP C


1위 이란 3승1무1패 골득실 +6

2위 대한민국 3승1무1패 골득실 +7

3위 중국 2승1무2패 골득실 -4

4위 싱가포르 1무4패 골득실 -6


월드컵 2차예선 마지막 경기.

이란 대 대한민국.

다른 경기장에선 중국과 싱가포르의 경기가 치러진다.


중국이 싱가폴을 이기고 우리가 이란한테 지더라도 골득실차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미 자력으로 조 2위를 달성한 상태.


하지만 아시아 예선에서 2위라니, 그걸로 만족할 순 없다.

오늘 화끈하게 이란을 꺾고 조 1위로 올라설 것이다.


세르지오가 전술판 앞에 서서 마커로 이란의 전술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군들, 이란이 들고 온 포메이션은 4-2-3-1 이다.

수비 라인은 안정적이고,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앙을 견고하게 지키고 있지.”


세르지오는 잠시 턱을 긁으며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주의해야 할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자르 이브라히미야."


세르지오는 이브라히미의 이름 위에 동그라미를 치며 강조했다.


"이자르는 이란의 공격을 전두지휘 하는 핵심 선수다. 볼 컨트롤이 뛰어나고, 패스 정확도도 높아. 그리고 수비 뒷 공간으로 찔러 주는 패스를 자주 시도하지. 라인 브레이커 사비 아즈바크와 환상의 콤비다."


세르지오는 이자르의 움직임을 펜으로 그리며 덧붙였다.


“이자르를 봉쇄하는 게 오늘 경기의 핵심이야."


이어서 선발 라인업 발표.


장우현(GK)


고요섭(LB) 김진섭(DF) 이협(DF) 구일주(RB)


강재하(DMF) 진아성(DLP) 채우림(CM)


안철홍(LW) 차지수(FW) 신욱(RW)


선수들을 둘러보던 나는 문득 강재하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강재하는 어디 갔어?"


신욱이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아까 부모님 오셨다고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했는데···.”


경기는 곧 시작인데, 그것도 선발 선수가 라커룸에 없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프로가 시합보다 중요한 것이 뭐가 있단 말이지?


“박명우, 몸 풀어.”


“알겠습니다.”


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챈 박명우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했다.


"세르지! 선발 명단 변경해서 사무국에 알리고 강재하는 스탭들한테 한번 찾아보라고 해봐."


세르지오가 고개를 끄덕였고, 난 경기 전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란은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우리가 두려워 할 대상도 아니다. 오늘 승리를 장식해 조 1위로 마감하자!”


“우어어어!”


이협이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오늘 꼭 이기자! 조 1위로 마무리해야지!"


김진섭도 열정적으로 응답한다.


"맞습니다! 다 같이 힘내서 끝까지 달려보자고!"


“그래! 조 1위는 해야지. 모두 힘내라고!”


선수들의 몸이 번쩍거렸다. 설마 이게 내가 최근에 받은 특성 때문인 건가?

모두 과할 정도로 눈을 반짝이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상태창 알림메세지가 열렸다.


띠링. 선수들의 기세가 높아 집니다. 경기 초반 강한 압박과 집중력을 발휘할 확률이 상승합니다.


"좋아, 이 기세 그대로 경기장으로 나가자!"


나는 힘차게 외치며 라커룸 문을 열었고, 선수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하나둘씩 그 뒤를 따랐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

파도처럼 물결치는 관중석과 함성으로 가득 찬 경기장.

홈 팀 응원단의 폭죽이 터지며 이란과의 매치가 시작됐다.


이란의 중앙 공격수 모하메드의 선축으로 시작 된 공.


모하메드는 공을 툭 밀어 공미 이자르에게 넘겼다.


그에게 공이 가자 공격진들이 분주하게 거리를 넓히며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이다.


‘확실히 저 녀석이 이란 공격의 중심점이군.’


이번 경기에선 강재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이자르의 전담마크를 지시할 생각이었다.


벤치를 휙 둘러봤지만 그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어린애도 아니고 국대 경기를 이탈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


전방을 바라보며 아군의 위치를 확인하던 이자르에게 진아성과 신욱이 막아선다.

옆으로 우회하며 드리블하는 이자르.


“이쪽으로 컴온. 나와서 받아.”


이자르는 여유롭게 외치며 옆으로 다가온 중미 사이라 아칸라니에게 패스했다.


이란 미드필더 진이 조금씩 뒤로 후퇴하며 압박을 피해 패스를 돌리는 사이.


이자르는 끊임없이 손짓하고 소리를 지르며 아군에게 지시를 내렸다.


“자만! 뒤로 조금 물러서고 간격 유지! 사이라 자만에게 붙어서 볼 받을 준비 해라!”


‘참 시끄러운 녀석이군.’


필드 위에서 지시하는 녀석을 보니 나보다 더 감독처럼 보였다.

그는 마치 의도적으로 박명우를 따돌리려는 듯, 순간적으로 내려가 공을 받는 척하다가 측면으로 빠르게 뛰어 올라갔다.


“이쪽 패스! 허리 업!”


손을 흔들며 공을 요구하는 그에게 자만이 빠르게 패스를 연결한다.


그의 요구에 자만이 빠르게 패스를 연결했고, 이자르는 곧바로 오른쪽 사이드 라인의 윙어 알레자이에게 다이렉트 패스를 보냈다.


“스루패스, 알레자이! 뛰어!”


진아성과 구일주 사이를 빠르게 이어진 낮은 스루패스.

알레자이의 주력에 맞춰 공의 속도 또한 적절히 떨어진다.


곧바로 알레자이의 채찍같은 낮은 크로스가 이어지고

중앙 공격수 모하메드가 니어 포스트 쪽으로 달려들며 그대로 몸을 날렸다.


“후훕···.”


아쉽게 발 끝에 닿지 못한 크로스.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 아웃 되고 말았다.


‘큰일 날 뻔 했네.’


이란의 공격진은 키가 작은 편이다. 김진섭 188cm , 이협 187cm 인 것에 비해 모하메드 176cm , 아즈라히 173cm.


예상치 못한 낮은 크로스에 수비진은 정신이 번쩍 든 듯 보였다.

아무리 김진섭이 빠른 선수라 해도, 허리 밑으로 오는 크로스는 공격자가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하메드의 송곳같은 스루패스를 본 이상, 이제 수비 뒷 공간을 놔 둘 수도 없었다.


미드필더진이 압박하자니 수비라인과의 간격이 멀어지고 그렇다고 수비라인을 끌어 올리자니 뒷공간을 노리는 스루 패스와 빠른 크로스가 너무 위협적이다.


이 말인 즉, 게겐프레싱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총체적인 난국이 아닐 수 없다.


“라인 조금씩 내리자! 간격 조절 하고 패스 공간 체크해!”


결국 난 전방에서의 압박을 포기하고 선수들을 뒤로 물렸다.


‘해결책을 생각해 내야 한다.’


아무리 고민해 보아도 답이 보이지 않았다.

이자르는 두 명이 따라 붙어도 아군을 활용하여 패스를 돌리며 손 쉽게 압박을 파훼했다.


‘그 녀석이 있었으면 수월했겠지···.’


강재하의 부재가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 사이 이란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시발점은 이자르 이브라히미다. 그는 사방으로 뛰어 다니며 공을 주고 받았다.


“컴 온! 받고 들어가. 아니지··· 뒤로 빽. 나 여기 있다! 리턴!”


‘입도 튀어나온 것이···. 저 놈의 주둥아리 시끄러워 죽겠네.’


전담으로 막고 있는 수미 박명우도 이자르의 끊임없는 지시에 얼굴을 찌푸렸다.


삐이이익-


박명우의 반칙이다. 그는 이자르를 보고 입에 손을 가져다대며 오리 입 모양을 만들었다.


“입 좀 다물어라···.”


짜증 섞인 그의 행동에 이자르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이봐, 뭐 어쩌라고?”


“저 새끼가···.”


박명우가 몸싸움을 벌이려 이자르에게 다가가자, 진아성이 재빨리 그의 어깨를 붙잡고 막아섰다.


“참아.괜히 카드 받을 필요 없잖아. 명우야.”


대치하는 양 팀 선수들.

잠시 후 두 선수 사이로 모여든 선수들이 흩어졌지만, 경기장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란의 프리킥 기회가 주어졌다.

아크서클 근처에서 중앙 수비수 호세 고라스가 찰 준비를 한다.


이란의 공격수들은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공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호세 고라스는 한 손을 번쩍 치켜들며 패스를 보낸다.

그리고 그 패스는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 나가는 이자르의 발에 닿았다.


이자르가 지키고 있던 중앙은 어느새 알레자이가 맡고 있었다.


“짧게 크로스 올린다! 안쪽으로 파고들어!”


이자르는 낮은 크로스를 올리려는 듯 동료들에게 소리치며 공을 차게 좋게 길게 트래핑 했다.


약속이라도 한 듯 골대 앞엔 이미 공격수 모하메드와 양쪽 윙포워드 사다르, 알레자이가 쇄도하고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만 역시 혹시라도 튀어나올 공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슈우우욱-


한템포 빠른 이자르의 낮은 얼리 크로스.

알고 있어도 쉽게 막기 힘든···

순식간에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위협적인 크로스였다.


낮게 깔린 그의 크로스는 반달처럼 휘어지며 골대와 수비진 사이로 빠르게 파고들었다.


“각자 포지션에서 들어오는 공격수 막아!”


김진섭이 외쳐보지만 골 에어리어 안쪽은 이미 아수라장이다.


그때, 이협의 손을 뿌리치며 쇄도하는 모하메드 아허히.

그의 발 끝 지근거리까지 공이 깔려왔다.

이대로라면 선취점을 뺐길 듯 보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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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주기) 주 7일 18:20분 입니다. 24.09.02 22 0 -
18 18화 월드컵 3차예선 호주전 24.09.17 7 0 11쪽
17 17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2) 24.09.16 11 0 12쪽
16 16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 24.09.15 16 0 12쪽
15 15화 월드컵 3차예선 브리핑 24.09.14 19 0 12쪽
14 14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3) 24.09.13 20 0 11쪽
13 13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2) 24.09.12 20 0 11쪽
» 12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 24.09.11 19 0 11쪽
11 11화 강재하와의 1:1 24.09.10 18 0 12쪽
10 10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 24.09.09 22 0 13쪽
9 9화 미드필더 강재하 24.09.08 19 0 13쪽
8 8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2) 24.09.07 27 0 12쪽
7 7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1) 24.09.06 24 0 12쪽
6 6화 개별 면담 24.09.05 26 0 13쪽
5 5화 사우디와의 평가전(2) 24.09.04 31 0 12쪽
4 4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24.09.03 43 0 12쪽
3 3화 특수능력이 초기화 되었다? 24.09.02 68 0 12쪽
2 2화 협회장부터 내 사람으로 24.09.02 75 1 13쪽
1 1화 기껏 은퇴했더니 뭐라고? 24.09.02 12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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