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팀 은퇴하고 국대노예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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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재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2
최근연재일 :
2024.09.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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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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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강재하와의 1:1

DUMMY

중국 베이징 경기장 내 위치한 기자회견장.


오랜만에 받는 플래시 세례가 그리 나쁘지 않다.


수석코치 세르지오와 김진섭을 대동해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나는,

앉아 있는 기자들의 표정만 봐도 누가 한국 기자고 누가 중국 기자인지 알 수 있었다.


먼저 한국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오늘 중국을 상대로 5:0 승리를 거두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그들이 제 요구를 성실히 이행하며 팀 내 화합을 이루어낸 덕분에, 전술을 빠르게 완성해 대승을 거둘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라 제대로 된 전력 평가를 하기엔 미흡하다는 말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엔 세르지오가 답변했다.


“물론 월드컵 본선 경기보다는 덜하겠지만 아시아 팀들의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생각합니다. 특히 5:0이란 스코어는 아무리 약체팀을 상대했다 해도 프로의 세계에서 쉽게 나올 수 없는 점수죠.”


중국기자들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 보이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답변이었다. 내가 흡족하게 바라보자 그는 책상 아래로 엄지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이번엔 중국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난 현지 통역사를 통해 그의 말을 들었다.


“중국에서 그것도 중국 국대팀을 5:0으로 격파한 것은 좀 무례한 짓 아닌가요?”


난 질문을 한 중국기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무례한 건 네 질문인 것 같은데? 왠지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긴 그른 것 같다.


“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통역이 하는 말을 듣곤 내가 인정했다 생각했는지 중국기자는 신이 난 듯 노트북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희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가볍게 몸 좀 풀자고 한 건데 전반에만 3골이 들어가 버렸거든요.”


입을 벌리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중국 기자. 다른 중국 기자들 역시 삿대질을 하며 고성이 오가고 있다.


아직 안 끝났거든?


“그래서 후반엔 최대한 무례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2골.만. 넣은 거고요.”


그 말에 중국 기자들은 단체로 보이콧을 선언하며 회견장을 나갔다.

난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그렇게 기자회견은 끝나 버렸다.


#




보통 월드컵 예선은 2경기씩 묶어서 치러지며 선수들이 소집되면 경기 사이에 3일 정도의 훈련 기간이 주어진다.


그 3일 동안 나는 선수들의 전술과 체력을 가다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었다.


오전 훈련

- 운동장 20바퀴로 몸 풀기

- 투터치 훈련으로 호흡과 순발력 향상

- 포지션별 전술 훈련 및 개인 집중 훈련


점심 식사 및 자가정비


- 트레이닝 룸에서 개인 트레이닝

- 오후 운동장 20바퀴

- 중장거리 슈팅 연습

- 전술 훈련 및 미니 게임

- 마무리 운동장 20바퀴

- 급속냉각 치료장비로 근육 회복


어째서인지 일과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의 얼굴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오늘 하루 수고 많았다. 난 남아서 연습을 좀 더 할 건데 같이 할 사람 있나?”


난 너무 많이 남게 되면 훈련에 방해 될까 걱정했지만 손을 드는 사람은 방긋방긋 웃고 있는 강재하 뿐이었다.


“그래, 더 없는 거지?”


전원 묵묵부답.

원래 훈련은 지금부터 하는 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건데. 몰라도 너무 모르는군.


“알겠다. 모두 해산.”


텅빈 운동장에 강재하와 나 그리고 카요 이렇게 셋이 남았다.


“근디 무신 훈련을 헐 거 당가요?”


“카요, 골키퍼 해 줄 수 있나?”


“오케이. 오랜만에 내 키핑 실력 좀 발휘해 볼까?”


카요가 골대로 향하는 것을 본 나는 골대를 등지고 강재하에게 골을 넘겼다.


“일 대 일. 5점 내기다.”


나는 중국과의 경기를 보며 강재하의 움직임에 궁금증을 느꼈다. 과연 그의 움직임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단순히 키가 크고 남들보다 긴 다리가 있는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난 몸으로 직접 부딪쳐서 그것을 알아내기로 했다.


“좋당게요. 그럼 헌번 해보겄어라.”


강재하가 천천히 공을 드리블하며 다가온다.


양 다리로 그것도 엉성하게 수시로 헛다리를 짚으며 들어오는 폼이 우습지만 실력을 얕봐서는 안 된다는 것 쯤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허허실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분명 예리한 칼날을 감추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가보드라고!”


경쾌한 멘트와 함께 그는 헛다리를 짚는다.

내가 공을 따라 그와 간격을 좁히자 대범하게도 그 역시 앞으로 나오며 나와 부딪힐 정도로 거리를 좁혔다.


“먼저 가불겄습니다.”


그는 나를 사이에 두고 우측으로 공을 툭 친 후 다리를 쭉 뻗어 내 뒤쪽으로 공을 차 놓는다. 그러고는 곧바로 왼쪽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난 그를 놓치지 않았다.


“그렇겐 안 되지.”


그의 동작을 예측한 나는 뒷발을 쭉 뻗어 공만 커트했다.


“어이쿠, 아쉽네요잉.”


공을 뺏기고도 허허실실이다.

그럼 내가 진지해 질 수 있도록 해 줘야 겠지?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까?”


“기분 나쁘셨다면 미안혀요. 감독님.”


공수교대. 그럼 살짝 맛보기로 보여 줄까?


난 널찍한 공간으로 공을 차고 달린다. 그도 급작스러운 내 치고달리기에 어깨를 내밀어 보지만 난 밀리지 않았다.


‘그래도 용케 따라 붙네. 축지법도 아니고···.’


보폭이 커서 인지 내가 손해 보는 느낌이다.

난 한번 더 공을 치는 척 하면서 반대 방향으로 백힐을 시전했다.

눈치채지 못했는지 가속도에 밀린 강재하와 어느정도 거리가 생겼다.


이 공간은 자연스럽게 슈팅 자세가 나오는 내 데드 존.

그런데 내 쪽으로 다시 다가오는 강재하의 눈빛이 불길하다.


난 빠르게 골 포인트를 확인하고 인사이드킥을 날렸다.


터어어어엉.


카요는 막을 수 없는 각도 였다. 그렇다고 골대를 맞을 정도로 강하게 차지도 않았는데···.


닿았다.

슛을 차는 순간 강재하의 발 끝에···. 그도 느꼈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호우, 막기 징하게 힘드네요잉. 감독님 공은...”


“반사신경 좋은데?”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이 슛은 반사신경만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시험해 보자.


이번엔 다시 그의 차례.

역시나 그의 저돌적인 몸짓에서 나오는 드리블은 알고 있어도 막기 어렵다.


천천히 다가온다.

이번엔 그가 어떻게 나올지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하고 있었다.


“다시 갑니다요잉.”


다리를 털며 다가오는 강재하.


일순간 난 그에게 바짝 붙으며 볼을 커트하려 발을 뻗었다.

그러나 그 순간 또 저 놈의 눈빛. 분명 강재하의 눈은 금세 내 발을 쫓는다.


그리곤 발을 쭉 뻗어 공을 감싸듯 돌더니 마르세유 턴을 한다. 그의 유연한 움직임에 감탄하는 사이···.


“쿵.”


난 그의 넓적한 등에 얼굴을 박아 버렸다.


그러나 아픈도 잠시···. 이번엔 그의 슛자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 거리에서 슛?’


그것도 발 바깥쪽을 사용한 아웃프론트 킥.

난 눈뜨고 코 베인 격으로 당하고 말았다.


터어어엉.


공이 곡선으로 휘어지며 크로스바를 맞고 바닥에 떨어진다.

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는 또 특유의 웃음을 지어 보였다.


“쉽게 쉽게 가볼랬는디 영 어렵네요잉.”


난 아픈 코를 부여잡고 그에게 명령했다.


“어서 공 가져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벌써 퇴물이 되어버린 것인가? 아니다. 이 녀석이 괴물인 거다. 그동안 어디서 뭘 했길래 이런 녀석이 이제 발견 된 거지?


“근데 너. 중고등학교 브라질에서 나왔냐?”


“아녀라. 상 파울루에 있는 초등핵교 댕기다가 전학 왔어라···.”


“너 정도 하는 얘가 주목 받지 못 했을리가 없는데?”


“감사하요, 사실 아부지가 브라질 사람이라···. 한국와선 쭉 겅부만 허다가 고3때부터 축구를 시작했지라···. 아부지가 나 정도 되는 애들은 브라질에 널렸다고 해싸서···.”


나는 어이가 없었다. 고작 1년 축구 하고 부상으로 1년을 보낸 녀석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브라질인들의 피는 속일 수 없는 것인가···.


“너 그런데 왜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온 거야?”


“어무니가 향수병 땀시 우울증에 갈려갖고 왔지라···. 글고 브라질은 무섭당게요. 막 총도 있고···.”


뭐 이리 대충 살아도 자기 재능에 맞는 길을 찾았으니 되는 건가?

이제 장난은 그만해야 겠다.


“그래, 호구조사는 이 정도면 됐고 긴장해. 이제부터 제대로 할 거니까···.”


바디비전(확장)


난 곧바로 그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리고 그의 오른편을 빠른 속도로 파고든다.


그는 큰 덩치로 막아서며 눈으론 내 발을 쫓았다.

역시 이 녀석, 동체 시력이 월등한 거다.

어느정도인진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에는 틀림없다.


그도 능력자일까? 모르겠다.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속도를 더 끌어 올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디페인팅. 내 들썩임에 그의 몸이 주춧 거렸다.

찰나의 순간. 나에겐 그 작은 멈칫거림이면 족하다.

난 팬텀 드리블로 그를 제치고 공과 함께 치고 나갔다.


내가 프리메라리가에서 살아 남을 수 있던 이유.

빠른 드리블에 이은 간결한 슛.


강하게 찰 필요도 없다.

정확히 들어가는 경로로 꽂아 넣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그의 발이 닿기 전에 파 포스트를 향해 간결히 슛한다.


철렁.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카요와 강재하는 감탄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럼 뭐, 아무리 슈퍼 루키라고 하지만 내가 질 줄 알았나?



#





내가 이렇게 연습벌레가 된 데엔 이유가 있다.

하찮지만 조금의 가능성이 보이는 재능. 그게 바로 나였다.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비교하면 나의 재능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대한민국에서 축구 선수로 밥벌이 할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상태창이 보이기 전에도 위치 선정과 헤딩골로 유소년 대회를 휩쓸었었으니까···.

당시에도 나는 무던히 노력했지만 늘 벽에 부딪혔었다.


그 후 얻게 된 상태창과 특수능력.

이것들을 통해 나는 마치 게임처럼 실력을 키울 수 있었고 이것이 나에게 훌륭한 매질을 해 주었다.


하지만 상태창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특수 능력인 바디 비전이 있더라도, 내가 실제로 노력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아무리 동체시력이 좋아져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않은가?


난 꾸준히 훈련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결국 상태창에 나온 스탯들은 내가 훈련할 거듭할수록 조금씩 상승했고 난 점점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세계무대에서 뛰는 것.


그렇게 바르셀로나에 입단하고 유소년부터 도합 8년. 스탯을 최대치까지 찍은 시점.

고트가 될 수 없다는 절망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만렙 캐릭터가 되어 버린 나에게 있어 축구가 지겨워진 측면도 있었다. 아마도 은퇴를 결심하게 된 여러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오늘 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그것은 강재하와의 훈련 후 소속사 사무실에서 무심결에 본 내 상태창에서 비롯되었다.


키 : 185cm

몸무게 : 76kg

주발 : 양발

포지션 : 플레잉 매니저(FW)


선수의 포지션에 맞춰 능력치를 표시 합니다.


골 결정력 :92

드리블 : 95 -> 101

패스 : 81

순간 속도 :85

균형 감각 :88

주력 : 85

지구력 : 80

···.





! : 재능충과의 대결에서 영감을 받아 한계돌파에 성공 하였습니다.


100레벨 돌파 특성(볼트러쉬) : 경기 중 1회 한계돌파 가능. 드리블 시 순간 속도가 10% 상승 합니다.


지금까지 난 100레벨이 만렙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이다.

심지어 100레벨을 돌파하면 한계돌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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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주기) 주 7일 18:20분 입니다. 24.09.02 23 0 -
18 18화 월드컵 3차예선 호주전 24.09.17 7 0 11쪽
17 17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2) 24.09.16 11 0 12쪽
16 16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 24.09.15 16 0 12쪽
15 15화 월드컵 3차예선 브리핑 24.09.14 19 0 12쪽
14 14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3) 24.09.13 20 0 11쪽
13 13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2) 24.09.12 20 0 11쪽
12 12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 24.09.11 19 0 11쪽
» 11화 강재하와의 1:1 24.09.10 19 0 12쪽
10 10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 24.09.09 22 0 13쪽
9 9화 미드필더 강재하 24.09.08 19 0 13쪽
8 8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2) 24.09.07 27 0 12쪽
7 7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1) 24.09.06 25 0 12쪽
6 6화 개별 면담 24.09.05 26 0 13쪽
5 5화 사우디와의 평가전(2) 24.09.04 31 0 12쪽
4 4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24.09.03 44 0 12쪽
3 3화 특수능력이 초기화 되었다? 24.09.02 68 0 12쪽
2 2화 협회장부터 내 사람으로 24.09.02 75 1 13쪽
1 1화 기껏 은퇴했더니 뭐라고? 24.09.02 12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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