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팀 은퇴하고 국대노예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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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재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2
최근연재일 :
2024.09.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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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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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

DUMMY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당황한 나는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지만 강재하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이랬다.


우연히 중국 전 경기를 관찰하게 된 브라질 출신 스카우터.

후반에 출전한 강재하를 눈여겨 봤고 수소문 끝에 그가 이중국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곤 곧장 브라질 국대팀 감독에게 연락하고 결국 그의 아버지에게까지 연락이 미쳤다는 것이다.


스카우터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브라질에서 월드컵 우승을 한다면 레알에서 계약을 제시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던 모양이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만 21세이하 선수는 A매치 3경기 이하로 출전했을 경우 국적을 변경해 다른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그 뒤론 알고 있듯이 무단 불참. 강재하가 브라질 대표팀에 승선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어 버렸다.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정일 수 있었지만, 나는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어찌됐든 내 곁을 떠나간 동료는 적이기 때문에···.

그와의 악연이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카요가 선수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네팔전에서는 경기력을 끌어올릴 목적으로 백업 멤버를 최대한 가용 하였다.


최덕배(GK)


황치영(DF) 고지태(DF)

이방우(LB) 구일주(RB)


박명우(DMF)

진아성(MF) 안시형(MF)


이혁(LW) 신욱(RW)

차지수(FW)



경기 시작.


대한민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공.


“이혁! 뛰어!”


안시형이 공을 받자마자 반대편 사이드에 있는 이혁에게 패스를 보냈다.

그러나 패스가 조금 길게 떨어지며 그대로 아웃이 된다.


이혁이 엄지를 치켜들고 다시 스로인을 받으려는 네팔의 선수를 밀착마크 하는데···.


롱스로인을 하며 그대로 골키퍼한테 공을 넘기는 네팔 풀백 쿠아르 투란다스.


‘뭐 그럴 수 있지.’


그런데 공을 잡은 네팔의 키퍼는 최대한 시간을 끌려는 듯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며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공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설마 경기 시작부터 시간을 끌려는 건가?


“아성아 전방으로!”


나는 골키퍼를 압박할 생각으로 앞으로 나가며 외쳤다.


신욱과 이혁이 양쪽 풀백을 압박하며, 진아성이 중앙 수비수 쪽 패스 경로를 막았다. 줄 곳이 없어지자 결국 네팔의 골키퍼 라르쉬는 공을 길게 걷어내듯 멀리 차 버렸다.


그러나 하프라인에 있는 네팔 선수는 최전방 공격수 수닐 뿐.


손쉽게 공을 되찾은 박명우가 볼을 몰고 천천히 올라오지만 네팔 선수들은 자기진영에 바짝 움츠려든 채 수비에만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리 최약체 팀이라지만 이렇게 골문 앞에 9명의 선수가 밀집되어 있으면 공격이 쉽지 않다.


박명우가 진아성에게 패스하고 그는 줄 곧을 찾다 결국 다시 한번 사이드에 있는 이혁에게 공을 넘겼다.


“혁아, 안쪽으로 크로스!”


공을 받은 이혁이 사이드로 빠져나가며 크로스를 올리려하자 달려붙는 풀백 쿠아르.


이혁은 마음을 바꿔 공을 차는 척 하다 한번 더 치고 나갔다.


그런데···.



삐이이익 -


반칙. 빠져나가는 이혁의 유니폼 뒷자락을 잡아 당기는 다분히 고의적으로 보이는 쿠아르의 반칙이었다.


주심이 네팔의 선수에게 다가가 주의를 준다.

왠지 낯이 익는 주심의 얼굴.


떠올랐다.


지금 주심을 보고 있는 마커스 테일러.

그는 거친 반칙에도 카드가 잘 나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네팔 감독도 이미 알고 있겠지.’


오늘 경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왼쪽 사이드에서 얻은 프리킥.


진아성이 공 앞에 서서 킥 준비를 했다.


난 그와 약속된 사인을 보낸 후 파 포스트로 슬금슬금 돌아 들어가며 능력을 사용했다.


- 바디 비전(확장).


진아성이 공을 차는 모습이 보인다. 그에 따라 내가 득점할 수 있는 최적의 스팟이 보였고 난 곧바로 니어 포스트 근처로 되 돌아갔다.


그리곤 점프. 내 머리는 이미 상대 수비수 보다 높은 위치에 있었다.


너무도 쉽게 첫 득점을 얻었다고 생각한 순간···


‘뭐야?’


누군가 밑에서 나를 잡아끌었다.


인상을 찡그린 채 내려다 보니 상대 중앙수비수 가나쉬 카르파가 뛰지도 않은 채 내 유니폼을 끌어 당기고 있었다.


제기랄 이제 아주 양손으로 대놓고···.


결국 종이 한장 차이로 공에 닿지 못하고 그대로 골라인 아웃.


필드 위에 쓰러진 나는 곧바로 심판을 바라 봤다.


하지만 양 손을 수평으로 내저으며 정당한 몸싸움이라 말하는 주심.


그때 김진섭을 대신해 주장을 맡게 된 박명우가 심판에게로 달려가 거세게 항의했다.


“반칙! 이게 패널티가 아니면 뭐가 패널티입니까?”


“놉! 뒤로 물러서!”


“옌장할, 더워 죽겠구만.”


이혁도 다가와 심판에게 몇 마디 해보지만, 심판은 단호히 고개를 저으며 가슴팍 포켓을 만지작 거렸다.


반칙은 불지도 않으면서 고작 말 한마디 했다고 카드를 만지네?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마커스 주심은 EPL에서도 와일드한 경기 운영을 하는 심판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었다. 몸싸움이 치열한 EPL에서 그 정도라면 말 다했지.


아마 손을 쓰는 것 쯤은 우리측에도 동일하게 반칙으로 불지 않을 것이다.

주심의 운영이 그렇다면 선수들이 그에 맞춰 적응해야 되는 것이 맞겠지만···.


문제는 네팔 같은 약체를 상대할 때 우린 당하기만 할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골킥 상황인 지금도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선수가 수닐 한명뿐이었다.


“저 녀석들 아예 공격 의지가 없는 거 같은데요.”


신욱의 말대로였다. 네팔은 전반 내내 수비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우리와 무승부로만 끝내도 네팔로서는 굉장한 이득이지.”


“크로스를 계속 올릴까요?”


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물론 사이드 프리킥으로 결정적인 득점 상황을 만들긴 했지만 저들도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것이 분명했다.


“아마 너나 이혁이 공을 잡으면 바로 수비가 방해할 거다. 매번 크로스만 올리면 공격이 단조로워져서 저들이 원하는 대로 될 확률이 높아. 기회가 된다면 패널티 에어리어 바깥쪽도 눈여겨 봐.”


“아.. 알겠습니다.”


찌는 듯한 네팔의 날씨속에 전반에 골을 넣지 못한다면 후반엔 저들보다 모래주머니 하나씩을 더 차고 뛰는 꼴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 동굴 깊숙히 있는 녀석들을 하나 둘 끌어들일 차례다.


이번에도 하프라인 너머까지 길게 골킥을 날리는 라르쉬.

그러나 이번엔 수닐마저 하프라인 안쪽에 위치하며 아예 공격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거 뭐 디펜스 게임이야?”


불평을 하며 공을 몰고 오던 안시형이 나를 흘끔 쳐다보지만 내가 사이드로 손짓 하자 그대로 신욱에게 공을 넘겨줬다.


공을 받은 신욱의 폼세는 확실히 이전과는 달랐다.

마치 활화산처럼 번뜩이는 눈이 뭔가 일을 저지를 듯한 표정이었다.


내 예상대로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고뱔이 신욱을 막으려 달라 붙기 시작했다.

고뱔과 수닐을 제외한 8명의 네팔 선수진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촘촘히 방어를 하고 있다.


왼쪽으로 공을 툭치는 신욱.

고뱔이 반응하며 움찔했다.


그 순간, 신욱은 고뱔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흘려보냈다.

그리곤 달렸다.


‘왜 달리다 말지?’


내 예상대로라면 느린 고뱔이 신욱을 절대 따라오지 못할 것이 분명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마치 신욱은 일부러 고뱔이 자신을 다시 마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듯 보였다.


설마···.


신욱이 앤드라인 근처까지 다다랐을때 나는 급하게 뒷걸음질 치며 바디 비전을 발동했다.


역시.. 찰나의 순간 신욱이 패널티 아크 근처를 힐끔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


나는 수비진이 늘어서 있는 위치에서 신욱의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찾아 뛰었다.


‘여기다!’


내가 멈춰선 자리는 패널티 에어리어 바로 바깥 부분 골대와의 위치는 정면.


신욱이 다시 한번 이곳을 바라보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끄덕끄덕.


신욱의 패스가 절묘하게 수비진을 비켜가며 나에게 안착했다.


그리고 나는 골대를 향해 강하게 인스텝 슛을 날렸다.


중거리슛. 들어가면 좋고 들어가지 않아도 네팔 선수들을 분산시킬 목적으로 요긴했다.


축구화 안쪽 엄지발가락에 제대로 걸린 공. 느낌이 좋았다. 공은 대기를 찢을 듯이 흔들리며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네팔의 수비진을 뚫기란 역부족이었을까?


수비수 가나쉬의 다리에 맞은 공은 굴절되며 경로가 바뀌어 날아간다.





그런데 오히려 좋은걸?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몸을 던지며 시선을 내리깐 순간, 굴절된 공이 그대로 골대 왼편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부지리 같아서 좀 아쉽긴 하지만 어찌 됐든 골이다.


나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안도했다.


‘이제 좀 기어 나오겠지?’




#





전반 40 여분이 흐른 시점.


내 예상과는 다르게 네팔은 여전히 수비에만 매진하고 있었다.


그들의 전략은 변함없었다. 네팔 선수단 전원이 골문을 지키며 위협적인 상황에서는 반칙으로 경기를 끊어냈다.


전반 20분경의 골로 점수는 1:0 이지만 저들은 아마 후반을 노리는 것일지도 몰랐다.


2점차 라면 모를까 1점 차라면 후반에 지친 우리를 상대로 동점골을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이겠지···.


그들의 생각이 틀리길 바라지만 아군 선수들 모두 땀에 범벅이 되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왜 권투에서도 보면 3라운드까지 주구장창 때린 녀석이 4라운드부터 지쳐서 결국 패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이 폭염에 맹공을 퍼부을수록 체력이 깎이는 것은 우리다.


“크아···. 정말 죽겠다. 저 녀석들 사우나 하면서 노닥거리는 것도 아니고···.”


“그러게 말이다. 더워 돌아가시겠네. 헉헉···.”


남은 시간은 5분 남짓.

나는 이대로 후반전에 넘어갈까 하는 유혹에 휩싸였지만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렸다.


내가 언제부터 상대가 원하는 대로 맞춰줬던가?


분명 전반이 끝나기 전 한번의 기회가 올 것 같았다.

저들도 우리가 지친 모습을 보고 방심할 때 그 순간을 노리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망할 날씨 때문에라도 후반은 벤치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그때 진아성이 공을 몰고 서서히 전진했다.

철벽같은 네팔의 수비를 어떻게 깨부술지 고민하는 듯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이었다.


나는 슬금슬금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나오며 중앙을 비워 두었다.


비어 있는 나를 보자마자 패스를 넣는 진아성.


그러자 한번 데여서인지 네팔의 수비 둘이 경계하며 나를 막아섰다.


‘어서 뛰어라, 이놈아···.’


내가 페널티 박스 바깥까지 나온 이유는 중거리 슛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스위치. 난 신욱이 골문쪽으로 파고 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신욱이 달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앙으로···. 내가 비워둔 그 공간으로 말이다.


‘똘똘한 놈.’


나는 어떻게서든 그에게 패스를 밀어넣을 생각으로 볼을 찼다.


급작스런 내 패스에도 신욱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공을 받아 과감히 드리블을 시도했다.


더위로 인해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오른쪽에서 다가오는 네팔 수비수를 볼을 살짝 밀어 가볍게 피한 뒤 몸을 최대한 낮추며 재빠르게 앞으로 이동했다.

상대 수비의 발끝이 그의 발목을 노리고 들어오는 태클에도 그는 차분하게 공을 띄워 피하며 두번째 수비수마저 제쳤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공이 살짝 길게 터치 된 것이 문제였다.

중앙 수비수 가나쉬가 그를 막아서며 공을 걷어냈다.


그러나 발에 잘못 맞았는지 가나쉬가 찬 공은 멀리 가지 못하고 오른쪽 사이드라인으로 흘러내려 데굴데굴 구른다.


그리고 그곳엔?

내가 있었다. 신욱과 스위치 한 상태였으니까···.

그의 빈자리를 메웠을 뿐인데 공이 나에게 흘러 들어오니 뭐 별 수 없지.


전반 마지막 공격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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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주기) 주 7일 18:20분 입니다. 24.09.02 24 0 -
18 18화 월드컵 3차예선 호주전 24.09.17 9 0 11쪽
17 17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2) 24.09.16 12 0 12쪽
» 16화 월드컵 3차예선 네팔전 24.09.15 17 0 12쪽
15 15화 월드컵 3차예선 브리핑 24.09.14 20 0 12쪽
14 14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3) 24.09.13 21 0 11쪽
13 13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2) 24.09.12 21 0 11쪽
12 12화 월드컵 2차예선 이란전 24.09.11 20 0 11쪽
11 11화 강재하와의 1:1 24.09.10 20 0 12쪽
10 10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 24.09.09 22 0 13쪽
9 9화 미드필더 강재하 24.09.08 20 0 13쪽
8 8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2) 24.09.07 28 0 12쪽
7 7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1) 24.09.06 26 0 12쪽
6 6화 개별 면담 24.09.05 28 0 13쪽
5 5화 사우디와의 평가전(2) 24.09.04 34 0 12쪽
4 4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24.09.03 46 0 12쪽
3 3화 특수능력이 초기화 되었다? 24.09.02 71 0 12쪽
2 2화 협회장부터 내 사람으로 24.09.02 77 1 13쪽
1 1화 기껏 은퇴했더니 뭐라고? 24.09.02 13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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