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게임 속 영웅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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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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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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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 알데바란 (3)

DUMMY


푹신한 침대, 욕실이 딸린 개인의 방.

황소의 집의 방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덕분에 푹 잤으니까.


확실히 좋은 여관이구나, 루시안아.

이 정도면 충분히 지낼만 하겠어.


상쾌한 아침이구나.


[ 남은 시간 : 26152시간 41분 ]


네가 뜨기 전까지는 말이야.


일어나자마자 독촉하듯이 떠오르는 남은 시간이 담긴 창.

빌어먹을.


오늘 상쾌한 아침이 무너졌어.

일어났는데 시스템 창이 나타나더라.


됐고, 오늘은 황금 고래 잡화점에 가야 한다.

나는 대충 세수를 마치고 미노타우로스의 뿔이 담긴 배낭을 챙겼다.


아, 스태프랑 완드도 챙겨야겠군.

테스트할 게 있거든.


그것들도 배낭에 집어넣었다.


이 배낭을 다시 메니 꼭 던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군.

가긴 할 거긴 한데, 오늘은 아닌데 말이야.


던전의 입구가 열렸다가 닫혔다.

그러므로 남은 기간은 다시 4일.

그 뒤에 던전이 다시 열린다.


“뭐, 열린다고 갈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루시안이 그랬지.

영웅이 죽어서 던전이 잠길지도 모른다고.


에휴, 그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자.

우선은 돈이나 벌자고.


나는 방을 빠져나가 로비로 내려왔다.

그러자 주인장이 나를 맞이했다.


“이 이른 시간부터 짐 싸들고 어딜 가시나? 방 빼시게?”


이 사람은 잠도 없나?

되게 이른 시간인데.

그러고 보니 방값을 하루 치만 냈구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나요?”

“물론이지. 돈만 준다면 말이야.”


주머니에서 페니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50페니, 5일은 묵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알데바란의 지리도 파악할 겸 일찍 나서려고 합니다. 짐은 던전에서 구해온 재료들이고요.”


전자는 물론 거짓말이다.

이 동네 지리는 이미 빠삭하거든.

이런 여관 같은 곳이야 안 써서 모른다지만, 상점 같은 건 다 알고 있어.


“물건 처분하려고? 그런 거면 좋은 곳을 알고 있지. 황금 고래 잡화점이라고 아나?”

“네, 어제 아비오르 씨께서 추천해 주셨습니다.”

“아비오르? 아, 루시안. 그렇군. 자네가 꽤 맘에 들었나 봐. 걔가 그렇게 친절한 놈은 아니거든. 말투만 봐도 알지 않아?”


확실히 말투가 무슨 기계 같긴 하더라고요.

딱딱함 그 자체였어.


“아, 그렇지. 식사는 어떡할 건가. 돈은 냈으니 먹는 게 좋을 텐데.”

“간단하게 먹을 게 있나요?”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우더니 이내 따끈한 스튜와 빵을 내왔다.

추가로 버터를 바른 생선이 함께 나왔다.

간단한 건가.


“드시게.”

“감사합니다.”


식사를 마친 나는 황소의 집을 벗어나 알데바란의 거리로 나섰다.

잘 포장된 도로, 석재 건물.

영웅이 얼마나 큰 힘을 지니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저 위로 올라가면 백작저가 있는 곳인가.”


이 세계의 영웅들은 대체로 귀족.

그 중에서도 백작위를 지닌 이들이 많았다.

먼 옛날부터 영웅의 힘으로, 귀족으로서 존재했으니 말이다.


힘이 있으니 공적을 쌓기 쉽다.

또한 그것은 영웅이라는 이름 아래에 계속해서 이어진다.


모두가 영웅의 제자가 되길 바라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영웅이 된다면 그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되니까.

인생 역전 그 자체잖아?


“지금쯤이면 그 앞에 사람이 가득하겠군.”


백작저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저곳엔 타우러스에게 [맹종]을 받았던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다.

스킬이 풀린 어제부터 가득 몰려들었을 터.


한동안 저 앞은 가지 않는 편이 좋겠지.

그쪽 퀘스트엔 관심이 없거든요.


나는 반대 방향, 모험가 길드 방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알데바란에서 길을 잃으면 모험가 길드를 찾아라.

그곳은 모든 방향으로 이어지니 말이다.


[미싱 피스]의 길 찾기 공략 글에 써 있던 내용이었다.

실제로 알데바란의 모험가 길드는 도시의 초입에 위치해 있으며, 웬만한 시설과 모두 이어져 있었다.

모험가 길드 주변으로 길이 나 있는 것이었다.


아직 가게 열 시간은 아니니 테스트부터 하고 오면 되겠다.

나는 모험가 길드를 지나쳐 알데바란을 빠져나왔다.

원래는 통금 시간이 있으나, 쪽문을 알고 있거든.


시간도 딱 좋아.

아직 이슬이 마르기 전.

불을 피워도 크게 번지지 않는다.


불을 왜 피우냐고?

마법을 테스트할 거거든.


이곳은 게임과 똑같은 현실.

그러나 결국 현실이기에 게임과 여러 가지가 다르다.


지금까지는 급하게 사용하느라 확인하지 못한 것.

마법의 위력.


마리가 사용하던 파이어의 변화.

라이가 사용하던 파이어볼의 위력.


“사용하는 것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지만.”


화르륵.


형태의 변환 같은 것은 전혀 할 수 없었다.


파이어는 오직 일직선으로 쏘아지는 화염뿐.

구로 만들거나, 사방으로 뿌리거나, 그 모두를 할 수 없었다.


“위력도 고정이군.”


파이어볼도 마찬가지였다.


콰앙!


화염구가 쏘아지며 풀밭에서 폭발한다.

그 위력은 몇 번을 쏘아도 달라지지 않았다.


“흐음, 그 녀석이 쏜 걸 보면 위력이 더 컸던 거 같은데.”


내가 이 무기들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일까.

아니면 마법을 익히지 않았기 때문일까.


기본적으로 새겨진 술식만 사용할 수 있나 보군.


그래도 못 쓰는 것보단 낫다.

기본적인 공격보다 마법이 강한 건 당연하잖아?


“후, 그건 그렇고 마력은 하나도 안 는 건가.”


몸에서 느껴지는 탈력감.

마법을 몇 번이나 썼다고 이렇게 힘이 빠지는지.

왜 이렇게 마력이 없어?


스킬도 결국 마력으로 쓰는 것.

그렇기에 전사라 한들 마력은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순수 검만 다루는 기사 같은 존재가 아닌, 모험가에서의 전사.

스킬을 쓰는 이능 전사라 불리는 존재로 키울 거라면 말이다.


“어후, 힘들어.”


나는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아직 이슬이 서려 축축했지만 그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마력이 없어서 너무 힘들거든.


“공기는 끝내주는군.”


하늘도 맑기 그지없다.

미세 먼지가 하나 없는 세계 좋군.

그 외에 것은 별로지만.


[ 메인 퀘스트 : 영웅의 자격이 진행 중입니다. ]

[ 획득한 조각 : 1 / 12 ]

[ 남은 시간 : 26150시간 13분 ]


특히 가만히 멍 때리고 있으면 나타나는 너희가 제일 별로야.

이건 내 의지로 못 없애나?


그렇게 생각하자 시야를 방해하던 창들이 사라졌다.

없앨 수 있군.


아니지, 이 생각을 하면 멍 때리는 게 끝난 거잖아.

그래서 사라진 거 아냐?


“에휴.”


이런 생각해 봐야 뭐하냐.

달라질 건 없는데.


이제 슬슬 돌아가서 물건들을 처분할 때다.

마력을 얼추 회복한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성내로 진입했다.


“음?”


쪽문을 통해 몰래 성내로 들어서자 그 안에 있던 누군가와 눈이 마주했다.


“······왜 거기서 나오시죠?”


엄, 어디서 본 적 있으신 분인데.

아, 루시안 아비오르네 파티네.

거기 있던 궁수잖아.

이름이 위고였던가?


“바깥에서 확인할 게 있어서요.”

“지금은 통금 시간이 아닙니다.”


그래서 쪽문으로 다녔잖아요.


“쪽문을 멋대로 이용하는 것도 불법이고요.”


음,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은 거 아닐까요?

그쪽한테 들키긴 했지만.


“후······. 다시는 이러지 마십시오. 한 명이 법을 어기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도 따라서 어기는 법이니까요.”


뭐야 순순히 보내주는 거야?

보기랑 다르네.


“알겠습니다.”


그는 손을 흔든 후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오전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나를 발견했나 보구나.


운도 없지.

어떻게 타이밍이 딱 이런담.


뭐, 아무 일도 없었으니 없던 일치자.


다시 멈췄던 발걸음을 옮겨 황금 고래 잡화점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가게에 들어서자 웬 여자 직원이 나를 맞이했다.

뭐야, 여기 원래 대머리 아저씨가 운영하던 잡화점인데.


반짝거리는 머리의 아저씨는 어디 가고, 푸른 머리를 늘어뜨린 미소녀가 가게를 운영하다니.

가게를 빼앗긴 거냐, 대머리!


“무슨 일로 오셨나요?”

“여기 원래 주인은 어디 갔나요? 그 머리가······.”

“아, 아버지요? 오늘 일이 있으셔서 잠시 자리를 비우셨어요.”


딸이었군.


“그렇군요.”


나는 배낭을 뒤져 뿔을 꺼내 들었다.


“물건을 좀 팔고 싶어서 왔습니다.”

“이건······.”


그녀가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건네받았다.


“미노타우로스의 뿔이군요. 마력 함유는··· 그렇게 높지가 않네요.”


1층에 살던 놈이라 그런가.


“얼마 정도 할까요?”


거 뭐냐 마탑에선 두 개 합쳐서 500에 받아가셨는데.

아, 그냥 그렇다고.


“개당 200페니 정도 하겠네요?”

“200페니요?”


100페니 어디 갔어.

그건 인건비였나?


“네, 요새 미노타우로스의 뿔이 귀해서 마력이 낮은 뿔도 비싸게 구입하고 있거든요.”


이게 비싼 가격이라고?

흠, 하긴 밥값 생각하면 비싸긴 해.


“그럼 전부 팔게요.”

“네, 한 쌍이죠? 총 400페니에요. 따로 주머니에 담아드릴까요?”

“아뇨, 여기에 주세요.”


나는 배낭을 뒤져 의뢰를 마치고 받은 돈주머니를 건넸다.

그녀는 그곳에 400페니를 넣고 주머니를 도로 건넸다.

이걸로 나는 또다시 부자가 되는군.


하지만 그대로 들고 있을 수는 없다.

앞으로의 파밍을 위해선 돈을 좀 써야 하거든.


“포션 같은 것 좀 볼 수 있을까요?”


잡화점에서 포션을 구매하느라 244페니를 사용했다.


회복의 포션.

마력 회복의 포션.

마력 증강의 포션.


이 세 종류만 샀는데도 말이다.


특히 이 마력 증강의 포션이 비쌌지.

마력의 총량을 늘려줄 수 있는 물약.

그러나 일정 이상의 마력을 지닌 이들에겐 효과가 없기에 마법사들은 구매하지 않는 물건이었다.


더군다나 더럽게 비싸잖아.

이거 한 병에 200페니라고?

황소의 집에서 스무날은 묵을 금액이네.


하지만 마셔야 해.

초반에 이거만 한 마력 성장이 없거든.

마법사야 처음부터 이게 필요 없는 상태로 시작하지만, 이능 전사는 늘 마력이 딸렸거든.


단 하나 마시는 것으로 초반 마법사의 마력통을 받을 수 있는 포션.

돈이 있을 때 마셔야 한다.


꿀꺽.


구매하기 무섭게 마력 증강의 포션을 들이킨다.

혀끝에서 퍼지는 무섭도록 쓴맛.

목구멍으로 넘기자, 액체가 지나가는 길이 모조리 타오르는 것만 같다.


“크하악!”

“괘, 괜찮으세요?”


[ 스킬 : 고요가 발동됩니다. ]


“괘, 괜찮습니다.”


대충 진정되고 있거든.

아닌가?

회복 포션을 마셔야 하나?


포션의 기운이 천천히 몸 곳곳으로 퍼진다.

알 수 없는 무언가의 길이 넓어지는 것 같은 느낌.

이게 마력이 늘어나는 느낌인가.


나는 입가를 쓱 닦았다.

이후에는 마법이나 스킬을 사용하면서 마력을 늘리면 되겠군.

초반 마법사의 마력을 얻었다고는 하나, 그마저도 많은 양은 아니니 말이다.


이 정도면 대충 파이어볼로 열 번 정도는 쏠 수 있으려나.

물론 완드에 새겨진 술식으로 파이어볼만 쏜다면 말이지.


함께 구매한 포션도 배낭에 모두 집어넣고 가게를 빠져나왔다.

마력은 늘렸으니 이제 무기와 전투법이다.


“근처에 대장간이 있었지.”


내가 쓰는 캐릭터의 조합법을 위해선 그 무기가 필요하다.

있겠지?

보통 판타지에선 흔한 무기이니까.


대장간으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길 때였다.


“저······.”


익숙한 목소리가 내게 말을 걸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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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게임 속 영웅을 죽였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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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던전 탈출 (3) 24.09.15 24 1 12쪽
13 던전 탈출 (2) 24.09.14 30 1 12쪽
12 던전 탈출 (1) 24.09.13 34 2 12쪽
11 죽거나 죽이거나 (2) 24.09.12 36 2 12쪽
10 죽거나 죽이거나 (1) 24.09.11 40 2 12쪽
9 영웅 (3) 24.09.10 46 2 11쪽
8 영웅 (2) 24.09.09 52 3 12쪽
7 영웅 (1) 24.09.08 59 3 12쪽
6 아무도 모른다 (3) 24.09.07 61 3 12쪽
5 아무도 모른다 (2) 24.09.06 62 3 12쪽
4 아무도 모른다 (1) 24.09.05 74 3 12쪽
3 데스 게임 (3) 24.09.04 91 4 12쪽
2 데스 게임 (2) 24.09.03 107 4 12쪽
1 데스 게임 (1) 24.09.02 149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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