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둔재가 기억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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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0
작품등록일 :
2024.09.03 02:06
최근연재일 :
2024.09.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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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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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 변하는 것

DUMMY

‘야, 건들지 마.’


아마 중간고사 이후부터였을 거다, 데일이 빅칸의 괴롭힘에 반항하기 시작한게.

시험이 끝난 이후부터 데일의 성장은 매우 가팔랐다.

아마 내가 도움이 된거 겠지···.

모두가 알다시피 나는 검술을 알려달라는 데일의 간청을 거절했다.

그치만 나는 데일에게 검술을 알려준 적이 있었다.

··· 합동 연습 때 간간이 조언을 해줬지··· 그때는 들은 척도 안하더만.

기억은 다 했나보다, 검술 실력이 확 느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서 결국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건가?

나는 내 앞에 있는 데일을 봤다, 그는 다시금 괴롭힐 대상을 찾은 거 같았다.

그치만 나 역시 팀이 필요하니···.


“그래, 한 번 뜨자.”


어울려 주겠다.



//



경기장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빅칸이 바닥에 둔 마도구 덕분에 말이다.

나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직사각형 모양의 레이저를 봤다.

경계를 표시하는 거 외에도 추가적인 효과가 있군.

악마와의 연결을 끊는 도구, 아마도 이게 이 마도구의 진짜 쓰임일 거다.

근데 갑자기 뜬금없이 악마 관련 마도구를 꺼냈다는 건···.

내가 악마와 계약했다는 헛소문을 믿는 거겠지.


“순진한 면이 있군.”

“···? 갑자기 뭐라는 거냐! 됐고. ···간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매섭게 달려오는 빅칸, 나는 그런 그를 보며 가만히 생각했다.

원래는 자퇴하는 순간까지 참으려고 했건만···.

슬슬 참는 데도 한계군, 선을 넘었어.

나는 흘러나는 분노를 느끼며.


“블레스터.”


읊조렸다.

콰가강!!!

내 귀에 들리는 엄청난 소리, 그리고 날아가는 한 명의 수인 족도 보였다.

죽지는 않을 거다.

다만, 몇 달은 고생할 거다.



//



다행히 사고에 대한 징계는 없었다.

먼저 연습하자고 했던 사람이 빅칸이었고 수업의 과정이었기에, 또··· 몇몇 교수님들이 나를 너무 좋아했기에, 그냥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그새 또 사람을 다치게 했더군.”

“···.”

“왜, 그 수인족 학생도 첩자였던 거냐?”


아버지가 냉랑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학교를 다니고 있던 어느 날, 사용인 한 명이 아버지가 날 찾는다는 말을 전했다.

그 순간 나는 눈치챘다.

이번 징계는 피할 수가 없는 거라고.


“제가 했던 짓에 대한 처벌이 나온 겁니까.”

“··· 그래. 받아라.”


책상 위 봉투를 던지는 그, 나는 묵묵히 그것을 열었다.


[징계 처분 통지서]


이렇게 적힌 종이가 내 눈에 보였다.

다음에 보인 건 징계 처리의 과정이었다.


[가란스 브리시온은 원채 정신과 신체가 약하니···.]


내 편을 들어 최대한 약한 정도의 처벌을 받게 하려는 가신들, 내가 했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이곳 가신들은 대부분 브리언 쪽 사람들, 그렇기에 최대한 나에게 강한 징계를 주는 게 이득일 텐데···.

의외네.

나는 계속해서 글을 읽어 나갔다.

왜인지 모르지만 나에게 좋게 흐르는 상황.

그치만, 딱 거기까지였다.


[파문해라. 이게 내가 내릴 수 있는 유일한 판단이다.]


그렇게 단정해버리는 아버지, 주변에서는 이를 만류했지만··· 무리였다.


[됐다,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가란스 브리시온은 더 이상···.]


나를 등지고 있는 그가 내 눈에 보였다.


[내 가문이 아니다.]


··· 조금 과한 것 같은 처벌, 그치만 예상을 했던 범위 내였다.


“알겠습니다. 다음 주쯤에 짐을 챙겨서 나가도 되겠습니까?”

“그래라. ···가란스.”


그는 여전히 나를 등진 채 창밖을 보며 말을 이었다.


“원래는, 내가 자식처럼 여기던 샤를린을 죽였으니 너 역시 똑같이 하려고 했었다. 그치만···.”


말끝을 흐리는 아버지, 하지만 나는 그 뒷말이 뭔지 알 거 같았다.

결국 그러지 못했다는 거겠지.

아무리 샤를린이 자식 같아도 그녀는 결국 자식이 아니고, 아무리 내가 싫어도 그는 결국··· 한 아이의 아버지니.

아무리 마음을 독하게 먹어도, 아무리 내가 큰 잘못을 했더라도, 그 사실은 변할 수가 없던 거였다.


“··· 가거라.”

“알겠습니다.”


이상했다.

분명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가웠다, 그치만 내 귀에는 한없이 애달펐다.

또 분명 그는 나를 등지고 있었다, 그치만 이상하게도 내 눈에는 그의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나는 이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죄송했습니다.”


비록 죄송한 일을 안 했지만, 나는 내가 샤를린을 죽인 걸 그다지 큰 잘못이라 생각하지는 않치만,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을 느꼈다.

이상한 일이었다.


“···.”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나는 아버지의 방을 나갔다.

··· 내일 학교 행사가 있군.

오늘은 목요일 밤, 곧 있으면 금요일의 시작이었다.



//



“여기 입구에 서 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에 따라 대응을 하면 된다.”

“알겠습니다, 회장.”


이곳은 거대한 무대가 있는 강당, 나는 학생회 일원으로써 해야 될 일을 전파받고 있었다.


“그럼 고생하도록.”


그렇게 사무적으로 할 만하고 떠나는 그녀, 곧 있으면 행사가 시작하기에 회장인 그녀는 많이 바빴다.

내가 맡은 일은 한가롭지만 말이다.

이 강당에는 무대가 있는 벽면을 제외하고 나머지 벽면에 출입구가 하나씩 있었다.

그 출입구에 옆에 서서 혹여나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것, 그것이 회장을 제외한 학생회 인원들이 맡은 일이었다.

강당 바로 앞에 입구에는 니한, 그리고 내 맞은편 입구에는 빅칸이 서 있었다.

그도 내 쪽을 보고 있었는지 순간 눈이 마주친 빅칸과 나, 그러나 마주치기가 무섭게 그가 내 눈을 피한다.

너무 겁을 먹었는데?

좀 심했나?

곳곳에 붕대와 한쪽 팔로 목발을 쥐고 있는 빅칸이 눈에 들어왔다.

··· 심했을지도···.


“아 있잖아···.”

“진짜?”


입구 근처에서 학생들이 하나둘씩 오기 시작한다.

이젠 내 역할에 집중해야겠군.



//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저기 혹시···.”


중간 중간에 학생회 인원들에게 뭔가를 묻거나 도움을 청하는 학생들이 보였다.

그치만···.

내 쪽은 아무도 없네.


“야, 빨리 가자···!”


아니, 없어서 없는 건 아닌 건가?

뭐, 그래도 됐다.

아무것도 안 하면 편하니깐 말이다.

그래도 조금은 심심---.


“가란스···.”


그렇게 지루함을 벗 삼아 있던 찰나,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뭔가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소녀, 엘리안이었다.

나는 조금 차갑게 대꾸했다.


“왜.”

“그게··· 혹시, 시간 돼? 하고 싶은 말이···.”

“미안, 바빠서. ···말 좀 안 걸어주면 좋겠네.”


바쁘지도 않지만 바쁘다고 하고, 말을 걸어도 상관없지만 상관있다고 한다.

일부러 거짓말을 한 거다, 그녀와 멀어지기 위해서.

이제 나와 엮여봤자 좋을 게 없다.

지금 나의 이미지는 거의 최악, 거기에 더해 유일한 장점이라고 평가받던 가문의 후광도 사라진 상태이다.

그러니 나와 친하게 지내봤자 결국 엘리안만이 손해.

난 그런 손해를 그녀가 보는 게 싫었고, 그렇기에 나는 기꺼이 악인이 되었다.


“가줬으면 좋겠는데?”

“아니···! 가란스! 도대체---.”

“야.”


난 불쾌한 표정을 연기했다.


“가라고, 거슬리니깐.”

“··· 미안···. 갈게.”


그렇게 떠나는 나를 떠나는 그녀, 그녀의 걸음걸이는 힘이 없었다.

··· 마음이 쓰려 왔다.

그치만 어쩔 수가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하는 게 그녀에게 이득이었으니깐.

일이나 집중하자.

이 순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할 것도 없는 일에 몰두하려 노력했다.

최대한 말이다.


“···.”


그래도 노력이 나름 성과가 있던 건가?

시간은 금방 지나갔고, 어느새 행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강당에 있는 거대한 무대 위에 올라간, 교수님.

익숙한 얼굴, 수업 시간마다 나에게 질문을 퍼붓던 그 교수님이었다.

총 책임자인 셈인가?, 이번 중간고사의?

이번 행사는 중간고사 관련 행사, 성적이 우수한 팀을 치하해 주기 위한 자리였다.


“우선, 저학년 팀부터 호명하겠습니다.”


행사의 진행은 간단했다.

부르는 순서는 저학년에서부터 고학년, 교수님이 팀을 부르면 그 팀에 속한 학생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상을 받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명예는 덤이고.

짝짝짝, 아카데미의 모든 학생들이 이곳에 있었기에 그 박수 소리는 엄청났다.


“다음으로···.”


그렇게 서서히 끝을 향해 가는 행사, 그 행사를 묵묵히 지켜보던 나는 순간 한 의문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근데 우리 학년은 누가 1등이지?

··· 듣기론 무하드 팀이 엄청나게---.


“3등! 무하드 팀!!!”


아니네, 그럼 당연히 회장 팀이 1등을···.


“2등! 나달리 팀.”


어···?

그 말을 듣자 순간 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리고 대망의 1등 팀!!!”


하필 진행자가 나를 극도로 좋아하는 교수님, 또 하필 복도에 지속적으로 상영하던 우리 팀의 시험과정.

어찌 보면 정답은 이미 한참 전에 나왔던 거일지도 모른다.

교수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절망적이게.


“가란스!!!”


하고 팀으로 이어지는 교수님의 말, 그 말을 듣는 나는 표정이 좋을 수가 없었다.

젠장··· 예측이 틀리고 이러는 건 없는 건가.

순간 싸해지는 주변 분위기, 나는 그런 불쾌한 분위기를 느끼며 무대 쪽으로 걸어갔다.

상을 받을 때도 이 분위기가 지속되는 건가?, 무대 위에서 엘리안이랑 만나네, 등 다양한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그리고 그때, 한 소리가 내 귀를 강타했다.

아니, 특히나 조용했던 이 강당 전체를 강타했다.


“끼야아악!!!”

“어어!!! 뭐야!!!”


소리를 지르며 뒤로 도망치는 학생들, 점차 그렇게 됨에 따라 그들에게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상황이 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 지금 잘못 보는 건가?

대마법사의 특전 덕분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성적이게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나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이게 왜 여기서 나와?

강아지와 흡사하게 생겼지만 보랏빛 눈과 코에 긴 뿔이 있는 몬스터, 문도그가 내 눈앞에 있었다.

··· 가짜인가?, 라는 생각을 순간 했었다.

그치만 내 몸에 느껴지는 마기, 그것은 결코 속이거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는 건, 그리고 또 왜인지는 납득이 안되지만.

이 강당에 몬스터가 침입했다는 소리였다.


“끼야아!!”

“컹,컹!”


락 엣지, 나는 우선 침착하게 마법을 써 위협을 당하고 있는 학생을 구한다.

그런 후 재빠르게 달려가 나머지 몬스터들의 목을 베었다.

문도그는 개체당으로 봤을 때는 그다지 강한 몬스터가 아니다, 게다가 나는 소드마스터니··· 식은 죽 먹기인 셈이다.

상황이···.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혹여나 다친 사람이 있는지 본다.

다행히도 다친 사람은 없는 상황, 자연스레 안심이 됐다.

···.

방금 전까지 나를 깔보던 사람들을 구하고 이런 안심이 되는 내가 한편으로는 이해는 안 됐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은 살려야 되지 않는가?

음음. 그래.

그렇게 나는 호구인 걸 애써 포장하며 주위의 분위기를 봤다.


“···.”


상황은 정리됐지만 갑작스러웠던 이벤트에 여전히 긴장하고 있는 학생들.

아··· 이래서는···.

그치만 나는 전혀 긴장하고 있지 않았기에 하고자 하는 걸 했다.


“교수님, 일단 어디로 대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시상식을 안 하면 불쾌한 여라지를 피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교수님을 보고 있었다.

잠시 멍을 때리다가 내 말을 듣자 갑작스럽게 마이크를 잡는 교수님.


“아··· 그렇네요. 여러---.”


됐다!, 라는 환호성을 나는 순간 질렀다.

그러나 그 환호성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컹거겅!!!”

“컹!!!”


갑자기 열려있는 3개의 문으로 문도그들이 들어온다.

그 수는 전의 3마리보다 수십 배가 많다.

다시금 말하지만 문도그, 개개인의 전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개개인 아니라면, 그것이 만약 수십 마리라면, 그건···.

이야기가 다르다, 그것도 아주.

젠장.

나는 딱 봐도 50마리는 넘어 보이는 녀석들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쉽게 대피하기에는 글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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