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트왈라
작품등록일 :
2008.11.30 21:34
최근연재일 :
2008.11.30 21:3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5,130
추천수 :
105
글자수 :
365,064

작성
08.11.10 22:35
조회
291
추천
2
글자
13쪽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4

DUMMY

샌프란시스코 경찰 본부 2 층 강력반으로 돌아오자 슬슬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어물쩡 11 시가 되자 서류 업무가 바빠지기 시작했고, 이번 사건에 대한 정보도 어느 정도 모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무엇보다도 신경 쓰이는 점은 데이브가 먼저 팀장 사무실에 들어앉아서 그린 경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왔나?”

“죄송합니다. 경감님. 우리 소피아 요원이 항상 폐를 끼쳐서….”

“사과는 됐네. 하루 이틀 일도 아니니까.”


보자마자 데이브는 사과를 하고 시작하고 경감은 아무 일도 아니네 하고 그 사과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 것도 내가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사과를 왜 하고 그러세요!”

“그야 당신이 새벽부터 경감님을 쫓아 다녔으니까 그렇죠. 왜 출근을 안하고 여기 붙어 있는 거에요?”

“월차 냈다고요.”

“그러니까 월차는 왜 냈냐고요!”

“그야 살인사건이….”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맡을 살인 사건이잖아요.”

“하지만 저도 관심이 있다고요….”


계속해서 말이 오고가자 그린 경감은 ‘그만 그만’하고 우릴 말리고 들어왔고, 결국 자기 책상에 앉은 채로 한숨을 쉬며 ‘거기 앉지 그래?’하면서 상황을 종료시켰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거야. 마리아 요원은 이 사건에 어떻게든 개입하고 싶어하니까 끼워주겠어. 하지만 대신 곤란한 일을 하나 맡아줘.”

“곤란한 일이요?”

“언제나 하는 거 있잖아. 피해자 가족을 만나고, 사망 소식을 전한 후 알아낼 수 있는 걸 알아내 봐.”


그 정도라면 못할 것도 없다. 게다가 말 잘하는 데이브가 옆에 있다면 무엇보다 안심이다.


“잠깐만요. 안돼요. 지난 번에야 우리가 목격 증인 자격으로 소환 되었으니까 관계없지만 사실 그 건 월권 행위에 근무지 이탈이라고요.” “과연 그럴까? 아직 언론에는 흘리지 않았지만 이번 총격 사건은 한 노래 때문에 일어난 사이코 범죄인 것같아.”

“노래요?”

“이 노래지.”


그러더니 그린 경감은 방안의 자그마한 스피커에 아이팜 MP3 플레이어를 꽂고는 음악을 재생 시켰다. 자그마한 스피커라고는 믿기지 않는 출력으로 시끌시끌한 술집의 소리가 나더니 자라랑 하는 기타 조율이 들려왔다. 아마도 라이브 바에서 부르는 라이브 음악인 듯 싶었다.


<가족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든 아버지들을 위한 노래입니다.>


The last that ever she saw him,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He passed on worried and warning,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지금 한가하게 노래 들을 때에요?”

“쉿!”


우 이런, 한가하게 노래를 들어야 하는 순간인 모양이다. 그린 경감은 손가락을 세우면서 내 말을 제지했고, 어쩔 수 없이 나도 그 음악의 가사와 배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Lost in a riddle that Saturday night, (토요일 밤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사라졌네)

Far away on the other side. (저멀리, 이 곳과는 다른 곳으로)

He was caught in the middle of a desperate fight

And she couldn't find how to push through.


The trees that whisper in the evening,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Sing a song of sorrow and grieving,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All she saw was a silhouette of a gun, (그녀는 총의 그림자 밖에 보지 못했고)

Far away on the other side.

He was shot six times by a man on the run (그는 도망치는 자에게 여섯 번 발사했다)

And she couldn't find how to push through. (그녀는 어찌할바 없었지)


I stay, I pray (난 그 자리에서, 난 기도를 했지)

See you in heaven far away. (저 멀리 천국에서 만날 거라고)

I stay, I pray

See you in heaven one day. (언젠가는 천국에서 만날 거라고)


Four a.m. in the morning, (새벽 4 시에)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달빛 너머로 사라져갔네)

I watched your vision forming,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Stars roll slowly in a silvery night,

Far away on the other side.

Will you come to terms with me this night,

But she couldn't find how to push through.


I stay, I pray

See you in heaven far away.

I stay, I pray

See you in heaven one day.


Caught in the middle of a hundred and five. (105 번가에서 일어났지)

The night was heavy and the air was alive, (짙은 밤 찬 공기 속에서)

But she couldn't find how to push through.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Carried away by a moonlight shadow.

Far away on the other side.

But she couldn't find how to push through.


Far away on the other side.



노래가 다 끝나버렸다. 음율은 아름답지만 가사는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다. 사람이 총맞아 죽는 이야기를 아버지들을 위해 바치다니, 하여튼 가수들의 머릿속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예술이라는 것은 진리를 찾기 위한 논리적 접근이 아닌 직관적 접근인데. 그 직관적 접근을 위해서 마약을 하는 종족들이 가수라는 족속들이다. 오염된 방법으로 진실을 얻어봐야 멀쩡한 상태에서는 다시 진실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될텐데 그저 순간의 쾌락에 빠져버린 얼간이들이다. 그런 녀석들의 음악이 유행했던 시기를 돌이켜보면 (아마도 그런지) 사회 자체가 마약에 빠져 있던 시대였던 것같다.


“노래 다 끝났나요?”

“이 다음 노래가 좋은데.”


Humidity's risin' (습도는 오르고)

Barometer's getting low (기압계는 낮아져)

According to all sources (모든 정보를 따르면)

The street's the place to go (거리로 나와야겠네)


“됐거든요!”


노래 들으러 온 거 아니니까! 일단 아이팜의 정지 버튼을 누르자 더 이상 음악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노래의 이 다음 부분은 나도 살짝 듣고 싶은 기분이 들긴 했다.


“그래서 이 노래가 뭡니까?”


그나마 정상적인 데이브가 그린 경감에게 묻자 그는 사건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피해자가 사망한 곳이 오클랜드 105 번가에 총을 여섯 번 맞고, 사망 추정 시간이 새벽 4 시라는 거지.”

“게다가 달이 밝은 밤이었고….”

“하지만 토요일은 아니잖아요.”

“일요일 새벽에 죽었으니 범인은 토요일 밤에 집에서 나왔겠지.”


상황이 노래와 맞아 떨어진다는 건 알겠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


“그게 뭐 어쨌다는 거에요?”

“방금 들은 노래가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자기가 일하는 바에서 부른 노래야.”

“그럼 용의자는 그 바의 손님일 가능성이 크군요.”

“게다가 불특정 다수이기도 하지. 상황에 따라서는 관광객일 수도 있고….”

“그 경우에 관할이 겹치는 일이 생긴다면 FBI의 일이 된다 이 거군요.”


보통의 경우 관할이 겹쳐도 FBI에게 죽어도 안 넘겨주려 한 그린 경감과는 다른 모습이다.


“경감님, 혹시… 경찰서에 불만 있어요?”

“…… 몰라 그런 거! 하여튼 수사에 참가하려면 참가 하도록 해. 안그래도 공문이 떨어지긴 했으니까.”

“공문이요?”

“시장 명령으로 전 경력을 동원하라지 뭐야? 여자애 하나 죽은 걸 가지고 이렇게 호들갑이라니….”

“갱도 아니고, 범죄자도 아닌 소시민이 죽은 거예요. 그 것도 임신 중이었고요. 무엇보다 길거리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잖아요.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도 된다고요.”


내가 콱 쏘아붙이자 그린 경감은 끄응하고 불편한 표정을 하였다.


“그건 나도 안다고. 어쨌든 지금 당장 알아낼 수 있는 건 신원 확인 정도겠구먼.”

“그 건 이미 해왔습니다.”


데이브가 조사를 해왔다고? 가슴 포켓에서 수첩을 꺼내더니 몇페이지 훌훌 넘기더니 하나 하나 읊기 시작했다.


“올리비아 샌튼, 27 세, 헤븐즈 에버뉴의 XX 번지에 거주하고 있고, 가족은 양친이 모두 계시고, 동생이 하나 있군요. 직업은 라이브 바, 로그 캐빈에서 웨이트리스 겸 라이브 가수로 일하고 있고요.”

“…… 월권이라면서 잘도 조사해놨군요.”


내가 여기 있는 거 가지고 흉잡으며 사과할 때는 언제고.


“현장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아직 식지 않았나보죠.”


그러면서 그가 날 바라보는데 시선이 뜨겁다. 뭐지 이 느낌은?


“에흠 에흠! 그럼 이 쪽은 로그 캐빈인가 하는 곳으로 가볼테니까. FBI 쪽은 가족들을 중심으로 해서 원한 관계 및 대인관계를 캐보시구랴.”

“아, 네.”

“그럼, 나가보죠.”


데이브는 내 등을 떠 밀며 경감의 사무실을 빠져나왔고, 싱글 싱글 웃으며 경찰서에서 나와버렸다. 그리고 차문을 열어주는 기사도를 발휘하면서 나를 차에 태우고는 내게 말했다.


“아침 식사는 했어요?”

“아니요. 아직.”

“그럼 아침 겸 점심이나 하죠?”

“아 그 거… 아점이라고 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데이브 약간 조증처럼 보이는 거 알아요?”

“왜요?”

“아까 날 보면서 싱글싱글 거리는 것도 그렇고, 지금도 왜인지 기분 좋아보이기도 하고….”

“글세요, 왜 그럴까요? 맞춰봐요.”


지난 번에 그 일 이후로 데이브는 내가 뭐든지 다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럼 어디 맞춰볼까?


“여자랑 같이 살죠?”

“네 맞아요.”

“아내가 돌아왔나보죠? 아니 그 건 아니에요. 그랬다면 싱글싱글 거리는 게 아니라 툴툴 거렸겠죠. 새색시가 집에서 같이 살게 됐어요. 맞죠?”

“네. 맞아요. 하지만 그 것만으로 데이브가 이렇게 조증환자처럼 굴리는 없겠고… 이혼을 했는데 위자료 청구가 안들어왔군요.”

“왜 그런 것만 이야기 하는 거예요. 이렇게 계속 보여주고 있는 것 좀 보라고요!”


운전하면서 계속 번쩍번쩍 거슬리는 걸 이제 아예 내 눈앞에 들이대고 흔들어 대는 데이브의 모습에 나도 싱글싱글 거리게 되었다.


“그래서 뭐래요? 결혼하겠대요?”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뭐 따로 잴 게 있겠어요? 10 년동안 내 자식 키워주고, 데이트 한번 안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난 이혼한 홀아비고요.”


그 번쩍거리던 것은 다름 아닌 반지였고, 누군가에게 프로포즈하고 끼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 불쌍한 홀아비는 사건 수사는 잘할지 몰라도. 여자 마음은 너무 모른다.


“그래서 대답도 듣지 않고 반지 끼고 기분 내고 있는 거에요?”

“왜요? 소피아는 아닌 것같아요?”


그러니까 내 이름은 소피고, 성은 마리아라니까. 이 사람은 그 두개가 헷갈리는지 소피아라고 부른다.


“전 잘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 누군가가 저에게 반지를 선물한다면 그 여자분처럼 면전에서 거절은 못하겠지만…… 그보다 도대체 어쩌다가 여자 관계가 그렇게 복잡해지신 거에요?”

“음… 헤븐즈면 이 쪽으로 틀어야겠죠?”


말돌리고 있는게 눈에 훤히 보이는 구먼. 애가 열 살이면 십년 전이란 말이지… 젊은 시절의 철없는 불장난일까?


“네네, 어쨌든 잘 되면 좋겠네요.”


하지만 내가 한 대답에는 잘 될 리가 없잖아 이 속편한 양반아 라는 뜻이 더 강하게 실려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녀의 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막간 이야기 : 스토커 下 +4 08.11.30 525 2 107쪽
47 막간 이야기 : 스토커 上 +1 08.11.30 436 2 12쪽
46 에필로그 +2 08.11.30 548 3 13쪽
45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完 +7 08.11.30 452 2 5쪽
44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9 +2 08.11.30 461 3 16쪽
43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8 +7 08.11.28 445 2 17쪽
42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7 +3 08.11.27 420 2 16쪽
41 네번째 이야기 : 컬트클럽 6 +7 08.11.26 421 2 15쪽
40 네번째 이야기 : 컬트클럽 5 +6 08.11.26 410 2 15쪽
39 네번째 이야기 : 컬트클럽 4 +7 08.11.25 540 3 15쪽
38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3 +9 08.11.24 573 2 22쪽
37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2 +7 08.11.23 397 2 15쪽
36 네번째 이야기 : 컬트 클럽 1 +5 08.11.23 442 2 10쪽
35 당신은 날 돌게 만들어 +6 08.11.22 437 2 16쪽
34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完 +6 08.11.22 541 2 24쪽
33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9 +3 08.11.21 482 2 14쪽
32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8 +6 08.11.21 478 2 17쪽
31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7 +6 08.11.20 477 2 13쪽
30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6 +7 08.11.20 454 2 11쪽
29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5 +8 08.11.19 470 2 27쪽
28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4 +6 08.11.18 435 2 14쪽
27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3 +5 08.11.17 418 2 17쪽
26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2 +8 08.11.16 416 2 12쪽
25 세번째 이야기 : 블랙스톰 허쉭스 뉴트론 블레이드 오브 디아볼릭 1 +8 08.11.16 496 2 13쪽
24 마녀의 데이트 +3 08.11.15 366 3 20쪽
23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完 +4 08.11.15 494 2 21쪽
22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9 +2 08.11.14 348 2 11쪽
21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8 +2 08.11.14 506 2 14쪽
20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7 +4 08.11.13 427 2 16쪽
19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6 +3 08.11.12 522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