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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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
작품등록일 :
2012.11.1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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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1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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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 14막. 돌이킬 수 없는.

DUMMY

“당신이 먼저 그를 찾아가면 될 것 아닙니까?”


“내가 왜? 그가 날 필요로 하지, 내가 그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잖아.”


“지난번엔 직접 가시지 않으셨습니까? 몇 번이나 튕겼으면서.”


“그 때야 내가 시릴을 만나야 했으니까. 내가 그를 필요로 했으니까.”


샤를리즈가 아직도 모르겠냐는 듯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아쉬운 쪽이 먼저 와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지금 란 씨는 나를 필요로 해. 반면, 나는 아쉬울 게 없지. 여태까지 잘 살아왔고, 란 씨와 손을 잡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관없어. 설령 그가 왕이 된다한들 어쩌겠어? 이미 우리를 견제할 수 있는 상단은 없는데. 거기다 우리는 외국의 상단들과도 교류가 활발한데. 거기다 그쯤이면 에드리안도 우리의 뒤를 봐줄 거라고. 알겠지? 우리는 밑질 게 전혀 없단 말이야. 뭐, 아주 없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아무튼! 그저 우리는 그를 왕위로 밀어줬을 때 떨어질 떡고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만 보면 된다고.”


“너무 자신만만한 거 아닙니까?”


“그런 면도 있지. 하지만 적어도 위기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거야. 오히려 우리 쪽과의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을 때 위기감은 란 씨가 느끼겠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리고 아마 이런 종류의 위기감을, 란은 느낀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귀족들이야 란 쪽에 붙느냐, 현왕 쪽에 붙느냐에 따라 가문의 흥망이 결정되는 일이라지만, 상단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물론, 지는 쪽에 붙었을 때 타격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으로 휘청거리기에는 빈트뮐러가 너무 커버렸고-일단 왕국에서 빈트뮐러와 대등하게 견줄 상대 상단이 없었으니.- 뒤를 봐주는 그라니언은 왕가의 견제를 충분히 막아줄 수 있을 테니. 뭐, 란이야 빈트뮐러 상단과 그라니언 가문의 사이를 단순히 협력 관계로만 알고 있을 테지만.


전자의 이유만으로도 빈트뮐러가 굳이 ‘어느 쪽이 승리할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저울질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어느 한 쪽을 택하느니 중립을 택하는 게 나을 정도였다. 하지만 현왕에게는 정통성이 없고, 현왕의 아들인 태자가 란을 지지한다는 뜻을 내보였으니 그럴 수도 없게 된 셈이다. 샤를리즈는 검지로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가 귀족들처럼 그에게 종속되어선 안 돼. 대등한 입장에서 거래를 해야 한다고. 그래야 그가 왕위에 올랐을 때, 우리는 우리 몫을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단 말이지.”


평민들에게 대가를 약속하고, 그들에게 충성을 맹세하도록 한 뒤, 목적한 바를 이루면 그들을 버린다. 어느 이야기에서든 빠지지 않는 악역인 ‘나쁜 귀족’은 현실에도 존재한다. 이야기와 다른 점이라면, 이야기 속에서는 그에 앙심을 품은 평민이 영웅이 되어 그를 벌하지만, 현실은 감히 앙심을 품을 생각도 못한 채 그저 머리를 조아리고 있어야 하지.


샤를리즈는 란이 동화 속 악역에 어울리는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사람이다, 그는. 하지만 그 좋은 사람이 왕위에 오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많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귀족 사회에서 그들을 중재해야 하는 란이,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 일개 상단에게 관심을 기울이길 바라는 것은 사치일 것이다. 샤를리즈가 말했다.


“일이 성사된 뒤 그가 다른 마음을 갖게 되면 언제든 그에게서 우리의 몫을 빼앗아 올 수 있다는 걸 란의 머릿속에 각인시켜야해.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야.”


샤를리즈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충성이든, 사랑이든 자신보다 높은 신분의 사람을 목숨 바쳐 따른 대가는 결국 죽음이라는 것쯤은 말이다.





* * *





“요즈음 많이 바쁘신가봅니다. 수도에 계셔도 만나 뵙기가 정말 힘들군요.”


프랜시스가 유한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바쁘게 만년필을 휘두르고 있는 공작에게 말했다. 그러자 공작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인상을 찌푸렸다. 프랜시스가 그를 찾아올 일은 거의 없었다. 만약 란이 없었다면, 만날 일도 거의 없었겠지.


프랜시스가 속해있는 가문, 블라레트와 그라니언이 인연이 없었던 것도 이유였지만, 현왕의 치세 아래 블라레트의 세가 약화되었고, 덕분에 수도에는 거의 올라오지 않는 귀족 가문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프랜시스의 부친을 본 지도 꽤 오래 되었다고, 그는 생각했다.


아무튼 그런 프랜시스가 지금 머리가 터질 것같이 힘든 상황임에도 여전히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그라니언을 찾아온 이유는 대충 짐작이 갔다. 프리실라 때문이리라. 공작은 란이 프리실라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다.


모든 귀족들의 결혼이 그러하듯, 란과 프리실라는 서로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약혼을 한 것이다. 그러니 막상 서로를 마주 대했을 때, 실제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테지. 게다가 프리실라는 그라니언 가문의 영애라고 하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많으니.


그래서 그가 프리실라에게 의례적인 선물을 할 때는 프랜시스를 시켜 준비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는 것은 간단했다. 프리실라에게 보내는 그 선물들은 모두 란의 취향은 완전히 배제된 것들이었으니까. 그는 사인을 한 뒤 만년필을 놓고 고개를 들어 프랜시스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온 건가? 항상 말했지만, 자네가 우리 가문의 저택에 드나드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은 아니네. 안 그래도 요즈음 크산느 가문이 우리 쪽을 주시하고 있어. 폐하께서 저하에 대한 이야기를 흘린 모양이야.”


크산느 가문은 현왕의 세력 가운데 하나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으나, 크산느 가문의 주인이 선왕의 앞에서 큰 말 실수를 하였고, 그 때문에 선왕의 치세 아래에서 그 가문은 중앙에 진출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현왕이 왕위에 오른 것은, 크산느 가문에겐 기회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았고, 덕분에 그라니언만큼은 아니었지만 왕의 신임을 얻어 권력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그 가문에게 있어서 란의 존재는 눈엣가시임에 틀림없었다.


그랬기에 란을 끝까지 추적하던 가문들 가운데에는 크산느 가문이 있었고, 그들의 눈을 피해 란을 보호하느라 블라레트 가문은 진을 뺐었다. 프랜시스는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기라도 한 듯 인상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안 그래도 제 뒤를 밟는 이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크산느 가문 쪽일 겁니다. 그 가문은 아직까지도 우리 가문을 주시하고 있으니.”


“그걸 알면서도 우리 가문의 저택에 온 이유가 아주 중요한 이유이길 바라네.”

그 말에는 가시가 있었으나, 프랜시스는 애써 모른 척 한다.


“프리실라 양 말입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요즘 부쩍 초조해 보이더군요. 평소라면 절대 따라 나오지 않았을 사냥에도 와서...”


“본래 저하께서 가는 자리라면 어디든 가는 아이가 아닌가?”


“사냥에까지 온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다른 가문의 영애들과도 어울렸고요. 그런데 듣자하니 요즘에는 다른 가문의 영애들과는 만나지도 않는데다가...”


“자네가 언제부터 프리실라의 뒤를 캐고 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애가 저하를 그만큼 따른다는 건 좋은 일 아닌가? 다른 남자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보단 말일세. 어차피 결혼할 사이라면, 둘 중 하나라도 마음이 있는 편이 나아.”


“하지만 그럴수록 저하께서는...!”


“아네. 하지만 그렇다고 뭘 어쩌겠나? 약혼을 무를 수도 없지 않나? 자네도 알다시피 저하께는 저하의 뒤를 봐줄 외척이 없네. 그렇기에 왕비가 될 이의 권력이 중요하지. 때문에 프리실라가 적격이야. 그라니언뿐만이 아니라 스니케드까지 저하의 뒤를 봐줄 테니. 뭐, 다른 대안이 있으면 말해보게. 이 나라에 프리실라만큼 좋은 배경을 가진 여자가 있다면, 나도 흔쾌히 물러서지.”


그 말에 프랜시스는 입을 다물었다. 그런 여자가 왕국에 있었다면, 프랜시스가 먼저 발 벗고 나서서 그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프리실라는 분명 좋은 배경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의 뒤에는 이처럼 속에 능구렁이가 백 마리는 들어있을 것만 같은 그라니언이 버티고 있다.


왕비를 꾀어내 휘두르려면 먼저 저 그라니언부터 쓰러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프랜시스는 생각했다. 프리실라가 제 아버지와 맞설만한 여장부였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그랬다면, 왕비를 휘둘러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그라니언을 견제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왕비는 자고로 결정적인 순간엔 왕가의 편을 들어야한다. 그렇지만 프리실라는 제 아버지인 그라니언의 겁을 많이 냈고, 그랬기에 결정적인 순간에는 그라니언의 편을 들 것이다.


“사냥 때 무슨 일이 있었나?”


갑작스러운 물음에 프랜시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공작을 바라보자, 공작은 그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얼마 전 프리실라가 그곳에 다녀오고 나서는 기가 죽었다는 소릴 들었네. 어울리지 않는 짓도 하고 다니고.”


“아... 뭐, 항상 있었던 일이 반복된 것뿐이지요. 다른 점이 있었다면, 제가 좀 쓴 소리를 했습니다.”


“어떤?”


“그, 아시다시피 저하께서는 약속을 칼같이 지키시는 분 아닙니까? 그 날도 선약이 있으셨는지 사냥이 끝나자마자 바로 떠나셔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하필이면 그 때 프리실라 양이 다치셔서 조금...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건 따지고 보면 저하께서 무심한 탓도 있지 않나? 아니, 가끔씩은 그 도가 지나칠 때도 있지. 그냥 단순하게, 몇 마디 해주면 될 거 아닌가? 그 때문에 나를 찾아왔다는 건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군. 오히려 저하보다는 내가 더 만만해 보이는 건가 싶어 불쾌하기까지 해.”


공작의 짜증스러운 말에 프랜시스는 한숨을 내쉰 뒤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실 요즘 저하께서 이상한 행동을 너무 많이 하시는 터라. 게다가 제 말은 듣는 시늉조차 하지 않으셔서... 절대 각하를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닌데. 죄송합니다.”


“약속을 칼같이 지키시는 분이 주위 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는가보군. 뭐, 내 경험으로는 약속도 그다지 칼같이 지키는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야.”


“예?”


“지난번 내가 후원하는 학생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때 보란 듯이 불참했더군. 인재들을 본다면서 참가하겠다고 그렇게 말씀하셔놓고선 당일 아무런 연락도 없이 말일세. 급한 일이 생겼나 싶어 사람을 풀어 알아봤는데 그 날의 행적이 영 묘연하더군. 후에 사과를 하시긴 하셨는데, 무슨 일인지에 대해서는 굳이 말씀도 안하셨고 말일세.”


“그,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제가 분명 그 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고 그렇게 충고를 했었는데. 죄송합니다, 각하.”


“자네를 탓하려고 말을 꺼낸 게 아니야.”


한숨을 내쉬며, 공작이 말을 이었다.


“자네가 보는 저하가 온전한 저하의 모습은 아니라는 걸 말하는 거네. 그러니 저하께서 어쩔 수 없이 그러했다고 감싸려 들지 말게. 잘못을 했으면 그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시켜야지. 그게 자네의 역할 아닌가? 그리고 앞으로 프리실라의 일에 대해선 찾아오지 말게. 머리가 아플 뿐 아니라 다른 가문들이 모두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괜한 의심을 사고 싶진 않으니. 의심을 사게 되면, 내가 저하의 일에 발을 뺄 수밖에 없다는 걸 명심하게. 그건 자네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 되겠지.”


그 말에 프랜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공작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프리실라의 일로 매번 이렇게 고자질하는 것도 모양이 빠지는 일이기도 했고. 프랜시스는 한숨을 내쉰 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는 궁정식 절을 한 뒤, 다음에 뵙겠다고 말한 뒤 그대로 방을 나갔다. 프랜시스가 나가자 공작은 한숨을 내쉰 뒤 이를 으득 갈았다. 안 그래도 신경 써야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별 거지같은 일들이 다 터진다 싶어서. 그는 그의 책상 구석에 있는 종을 두드려, 울렸다.


그러자 앨런이 한 여자를 데리고 걸어 들어왔다. 에드리안의 시중을 들고 있는 레베카였다. 앨런이 나가자 레베카는 절을 한 뒤 입을 열었다.


“찾으셨는지요?”


“자네는 샤를리즈가 심어둔 사람이니, 그 애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을 터. 맞나?”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로?”


“정보를 하나 흘리게. 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말은 물론, 안하는 것이 좋겠지. 그냥 자네는 다른 하녀들이 말하는 걸 엿들은 거야.”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떤 정보를 말씀하시는 건지...”


레베카의 물음에 공작, 클라우스는 눈을 감으며, 마치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공작부인이 임신을 했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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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제 14막. 돌이킬 수 없는. +5 13.10.31 808 23 11쪽
175 제 14막. 돌이킬 수 없는. +3 13.10.25 804 25 10쪽
174 제 14막. 돌이킬 수 없는. +4 13.10.21 940 23 10쪽
» 제 14막. 돌이킬 수 없는. +4 13.10.18 704 20 13쪽
172 제 14막. 돌이킬 수 없는. +5 13.10.16 802 25 10쪽
171 제 14막. 돌이킬 수 없는. +5 13.10.13 905 24 8쪽
170 제 13막. 사냥. +9 13.10.11 1,063 27 9쪽
169 제 13막. 사냥. +5 13.10.08 975 37 10쪽
168 제 13막. 사냥. +9 13.10.02 955 26 14쪽
167 제 13막. 사냥. +7 13.09.28 1,615 35 9쪽
166 제 13막. 사냥. +8 13.09.24 953 28 11쪽
165 제 13막. 사냥. +6 13.09.19 999 29 12쪽
164 제 13막. 사냥. +9 13.09.14 1,446 30 10쪽
163 제 13막. 사냥. +4 13.09.12 2,917 45 10쪽
162 제 13막. 사냥. +4 13.09.10 2,859 38 11쪽
161 제 13막. 사냥. +5 13.09.06 2,045 40 9쪽
160 제 13막. 사냥. +5 13.09.01 1,117 26 10쪽
159 제 13막. 사냥. +8 13.08.29 4,180 36 9쪽
158 제 13막. 사냥. +7 13.08.26 1,526 28 12쪽
157 제 13막. 사냥. +3 13.08.17 2,162 37 11쪽
156 제 13막. 사냥. +2 13.08.10 2,700 21 9쪽
155 제 12막. 잊혀진 왕가의 이야기. +3 13.08.03 1,149 18 9쪽
154 제 12막. 잊혀진 왕가의 이야기. +3 13.07.27 1,015 25 11쪽
153 제 12막. 잊혀진 왕가의 이야기. +4 13.07.20 954 18 23쪽
152 제 12막. 잊혀진 왕가의 이야기. +2 13.07.13 1,023 21 13쪽
151 제 12막. 잊혀진 왕가의 이야기. +4 13.07.06 926 15 15쪽
150 제 12막. 잊혀진 왕가의 이야기. +3 13.06.29 2,753 28 15쪽
149 제 12막. 잊혀진 왕가의 이야기. +2 13.06.22 983 19 16쪽
148 제 12막. 잊혀진 왕가의 이야기. +3 13.06.15 1,011 1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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