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얻은 폐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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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영
작품등록일 :
2020.02.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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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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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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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DUMMY

7화



다음 날 저녁.

샤워를 마치고 나온 현우는 의자에 앉아서 모니터를 바라봤다.

오늘을 기점으로 딱 일주일, 그리고 딱 열 편을 연재한 시점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진 잘 온 것 같은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전작과의 성적 갭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제까지 세 배의 차이였다면, 오늘은 또 세 배보다 조금 더 차이가 났다.

그렇게 끌어올린 최신화 10화의 조회수는 현재 350.

나쁘지 않았고, 현우 스스로는 만족할 성적이었다.

이 스노우볼을 꾸준히 굴리면, 20화, 30화에선 수천, 어쩌면 일만 이상도 노려봄직 했으니까.

그러나 이 300이라는 숫자는 눈앞의 미래를 고려했을 때에는, 아주 조금 아쉬웠다.

‘결국 투베는 못 드는 건가.’

투데이 베스트, 통칭 투베.

통상 노블 큐브의 투데이 베스트는 보통 조회수 500이 100위의 문턱이다.

그러나 작가들 상당수가 연재를 쉬는 주말에는 이 투베의 문턱이 400언저리까지 내려온다. 그리고 그 작가들이 다시 연재하는 월요일에 귀신같이 그 문턱이 500으로 올라가 버린다.

일반적으로 투베에 들지 못하는 글들의 경우, 주말에 성적이 많이 오르고, 월요일에 성적이 꺾이는 경향을 보였다.

현우의 글은 아슬아슬하게 투베에 들지 못해서, 내일 성적이 꺾일 처지에 놓여 있다는 뜻이었다.

‘결국 투베는 다음 주 주말은 돼야 들 수 있겠네.’

월요일에 성적에 브레이크를 한 번 걸리고 나면, 화요일부터 성적을 야금야금 올린다고 할 때 금요일 즈음이 되어서야 조회수 500을 달성할 수 있을 터였다.

‘뭐 연재할 시간은 아직 많으니까.’

현우는 여유롭게 생각하기로 했다.

당연하게도, 이 또한 원고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전제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현우는 모니터를 믿고 있었다. 매일 밤 자기 전에 원고를 꾸준히 체크하고 있었지만, 원고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다음주······ 다음주라······.’

시간이 빨리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하며 잠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 월요일.

귀환자의 헌터 일기의 성적은 일반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기 시작했다.

당연히 꺾여야 할 성적이, 오히려 꿋꿋하게 버티더니, 종래에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월요일 밤.

현우는 멍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투데이 베스트 100위 - 귀환자의 헌터 일기]


현우의 글은 방금 전에 투데이 베스트 끄트머리에 진입하는 데 성공해 있었다.

‘경쟁이 심해지는 날에, 역주행을 한다고?’

그 순간 현우는 직감했다.

‘이 글. 괜찮을 거 같은데.’

그리고 그날부터, 노블 큐브 플랫폼 어느 한 구석에 파묻혀 있던 무명 작가의 글, 귀환자의 헌터 일기라는 작품은 투데이 베스트에 노출이 되기 시작하자 가파르게 독자층을 모으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현우는 모니터를 보고서 깜짝 놀랐다.


[투데이 베스트 72위 - 귀환자의 헌터 일기]


통상 독자들의 활동이 적은 새벽에는 랭킹의 변동이 적은 편이었다.

그런 새벽 시간대에 이만큼의 랭킹을 치고 올라갔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뿐이었다.

‘······대박이다.’

현우는 얼떨떨했지만, 서서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반나절 만에 직감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한 현우는 쪽지함을 체크했다.

아직까진 쪽지함이 비어 있었다.

‘이제 슬슬 출판사한테서 연락이 올 것 같은데······.’

월요일은 출판사가 회의를 하고, 주말동안 밀린 일을 처리하는 날이라 소위 컨택이라고 불리는 계약 제의를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컨택이 오는 날은 화, 수, 목이었다.

베스트까지 들어 버렸으니, 분명히 출판사의 편집자들은 현우의 글을 읽어 볼 터였다.

‘얼마나 연락이 오려나.’

지난 작품에서는 에이스 미디어 한 곳에서밖에 연락이 오지 않아서 에이스 미디어를 간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조금, 아니 많이 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단 오늘 연재분은······ 나쁘지 않고.’

감상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파트가 최신화였다.

현우는 마지막으로 원고의 검토를 한 뒤, 연재 예약을 걸고서 아침 작업을 시작했다.


비슷한 시각.

CNA미디어의 사무실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침 연재 원고의 교정, 플랫폼 업로드, 신작 준비 중인 작가들의 원고 체크 등으로 편집자들은 다들 정신없이 바빴다.

그런 편집자들 사이, 이신욱 과장은 무언가를 집중해서 읽고 있었다.

‘······뭐지?’

그가 읽고 있는 것은 노블 큐브에서 연재되고 있는 자유 연재작이었다.


[귀환자의 헌터 일기

작가 : 철민]


그가 이 글을 보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필명 때문이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필명이었다.

그리고 그 필명 때문에 읽기 시작한 글에서 이신욱 과장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필명만큼이나 글도 낯이 익었다.

하지만 이신욱 과장은 알고 있었다.

이 귀환자의 헌터 일기를 쓴 작가가,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이신욱은 한참을 더 그 글을 읽었다.

그리고 정주행을 끝마쳤을 때, 이신욱 과장은 마우스를 움직였다.


[쪽지 보내기]


비슷한 시각.

김태진 대리는 노블 큐브에 들어가서 글을 살피다가 어쩐지 들어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제목을 발견했다.

‘아. 현우 그 작가 신작!’


[70위 - 귀환자의 헌터 일기]


김태진 대리가 깜짝 놀랐다.

‘투베에······ 들었다고? 어제까진 없었는데?’

김태진 대리가 황급히 그 글을 클릭했다.

그러자 현재 연재 중인 편수가 나왔다.


[12화]


‘12화 만에 70위?! 말이 안 되는데?’

김태진 대리가 깜짝 놀라서 성적을 확인했다.

‘연독은 또 왜 이렇게 좋아?’

김태진이 긴장한 표정으로 마우스를 움직여서 1화를 클릭했다.

모니터에 1화의 원고가 출력됐다.

김태진이 떨리는 심정으로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6화 정도를 읽었을 때.

김태진은 마음속으로 큰일 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주행 시간 순삭.

-이거 왜일케 재미있냐. 작가놈아 빨리 다음편 내놔라 빨리

-작가님 다음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언제적 드립 자제좀 ㅠ


댓글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조회의 유지력이 상당했다.

뜨거운 반응을 본 김태진이 당황했다.

전작과 비교해서는 거의 압도적인 성적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젠장.’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김태진 대리는 이 글이 꽤 재미있다고 생각해 버렸다.

‘이거 설마······ 잘 풀리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됐다가는 그는 아주 골치 아파질 게 분명했다.

분명 위에서는 김태진에게 박현우를 다시 붙잡아 오라고 할 게 분명했다.

당연히 붙잡을 수 있을 리가 없었고, 그랬다면 이번엔 놓쳤다고 또 욕을 먹게 될 게 분명했다.

‘내 손 떠난 이상, 제발 좀 망해라. 넌 망해야 내가 평화로울 수 있다. 응?’

김태진 대리가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기도했다.

그러나 김태진 대리의 비열한 기도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


현우가 아침에 눈 떴을 때, 그의 계정에는 쪽지가 하나 와 있었다.

“대박!”

현우는 쪽지를 확인하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딱 하나뿐인 쪽지였지만, 그 회사가 CNA미디어라는 점에서 현우는 만족하다 못해 한껏 기뻤다.

CNA미디어는 전에 있던 에이스 미디어보다도 훨씬 더 인지도가 높은 곳이었고, 업계에서도 상위권 회사로 분류되는 곳이었다.

‘대박이다, 진짜.’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회사는 다름 아닌 철민이 소속된 출판사이기도 했다.

현우는 곧바로 답장을 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서 쪽지를 닫았다.

‘냉정하게 생각하자.’

현우는 흥분을 다잡고서 차분하게 생각을 하려고 했다.

‘CNA가 연락을 해 왔다는 거면, 어쩌면 다른 좋은 곳들에서도 더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뜻이야.’


같은 시각.

한빛출판사 사무실.

편집실장이 직원들에게 물었다.

“김 대리. 탑을 오르는 절대자 작가는 어떻게 됐어?”

“아직 연락이 없습니다.”

“다른 데 가려는 모양이네. 쯧.”

편집실장의 말에 직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래도 해 볼 수 있을 때까지는 해 보겠습니다.”

“그래.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봐.”

편집실장이 직원들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이번 주에는 컨택 할 만한 작품 좀 보이나?”

실장의 질문에 직원들 몇몇은 시선을 마주쳤다.

직원들 중 한 명이 말했다.

“귀환자의 헌터 일기라고, 지난주에 새로 연재 시작한 작품이 있는데 꽤 괜찮습니다.”


비슷한 시각.

귀환자의 헌터 일기는 UI미디어의 점심 식사 시간에도, 애플 미디어의 커피 타임에도, 또 다른 출판사의 업무 시간에도, 그렇게 다양한 출판사에서 계속해서 언급되었다.

그리고 귀환자의 헌터 일기를 읽어 본 각 출판사들의 편집실장들은 곧바로 담당자들에게 선언했다.

“바로 쪽지 보내. 무조건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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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5 20.03.02 4,945 1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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