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얻은 폐급 작가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신재영
작품등록일 :
2020.02.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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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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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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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DUMMY

25화



며칠 뒤, 현우의 집으로 택배가 도착했다.

택배에 든 것은 상장과 상패였다.

그리고 상이 도착한 날, 상금 또한 입금되었다.


[입금 : 전국 웹소설 공모전 협회 54,600,000원]


현우는 입금된 상금을 보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현우는 상금이 입금되자마자 뱅킹 앱으로 상금 전액을 어머니의 계좌로 이체했다.

그 직후 현우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아들!


반가워하는 목소리가 수화기에 들리자, 현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엄마. 용돈 좀 보냈어. 확인해 봐.”


-응?


잠시 후 앱으로 입금을 확인한 듯, 수화기 너머로 작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상에······


그 후 어머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들, 이 돈 어디서 난 거야?


“글 써서 상 탔어. 상금이야, 그거.”


-진짜? 이 돈이 다 상금이라고?


“당연하지.”

현우의 어머니는 어안이 벙벙한 듯했다.


-축하해, 아들. 엄청 노력하더니, 결국엔 빛을 보는구나.


현우는 어머니가 기뻐하는 목소리를 듣자 자신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그때 현우의 어머니가 그가 예상했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 돈은 엄마가 네 명의로 적금 들어 놓을게.


현우도 당연히 자신의 어머니가 이 돈을 순순히 받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엄마, 나 그거보다 훨씬 많이 벌어. 몇 배는 벌고 있어. 그러니까 그 돈 편하게 써도 돼요.”


-그래도 네가 이렇게 고생해서 번 돈을 어떻게 쓰니······ 네가 얼마나 힘들게 글 썼는지 뻔히 다 아는데······.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격언은, 오늘 두 사람 사이에도 적용되었다.

“적금을 들어도 좋은데, 엄마 명의로 들어요. 그거 이제 엄마 돈이니까. 대신 증여세는 내야 하니까 알고 계시고.”


-알았어, 엄마가 그럼 이거 잘 가지고 있을게.


“그래, 엄마. 우리 이제 쓰고 싶은 데에는 쓰면서 살자. 나 그럴 능력 충분히 돼. 아들 믿어 봐. 엄마.”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 갑자기 부자 됐네. 고마워.


현우의 어머니는 이 큰돈이 자신의 것이 된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좋았는지, 목소리가 들뜨기 시작했다.

현우는 그런 어머니의 반응에 행복해졌다.

통화를 끊은 뒤 현우는 한참을 여운에 잠겨 있었다.

오천 만원이 넘는 돈이 통장을 스쳐 지나갔지만, 마음속은 가득 채워진 가분이었다.

‘이래서 가장들이 돈을 버는 건가.’

아버지, 어머니들이 왜 가족들을 보고 일을 한다고 말하는지 현우는 그 뜻이 이해가 갔다.

자신의 가족을 돌봤으니, 이제 또 다른 가족을 돌볼 차례였다.

‘이제는 찾아봬야겠지.’

현우에게는 찾아뵈어야 할 곳이 한 곳 있었다.


*


다음 날.

현우는 낡은 빌라의 어느 집 앞에 서 있었다.

그런 현우의 양손에는 선물세트가 잔뜩 들려 있었다.

그 집의 문 앞에 서자, 현우는 감상에 젖어 들었다.

‘오랜만이네.’

현우가 선물세트를 잠시 내려놓고 벨을 누르자, 익숙한 사람이 문을 열어 줬다.

“왔어요?”

수민의 인사에 현우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응.”

“어서 들어오세요.”

수민이 문을 활짝 열었다. 현우는 선물세트들을 들고서 철민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현우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현우를 자극한 것은 음식 냄새였다.

그리고 그가 현관에 신발을 벗고 거실에 들어가자마자, 식탁에 가득 놓여 있는 음식들이 현우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 식탁의 너머, 부엌에서는 중년의 여인이 앞치마를 두른 차림새로 현우를 반겨 줬다.

“현우 왔니?”

“네. 어머니. 잘 지내셨어요?”

“그래. 나야 잘 지내지.”

“여기 이거 홍삼이랑, 한우예요.”

현우가 선물세트들을 건네자 철민의 어머니가 손사래를 쳤다.

“아이고. 뭘 이런 걸 다 사 왔어.”

“드시고 건강하시라구요.”

“주는 걸 거절할 수도 없고······ 이거 너무 고마워서 어쩌지.”

“맛있게 드셔 주시면 됩니다.”

“그래. 정말 고마워. 잘 먹을게.”

그녀의 감사 인사에 현우가 웃음을 지었다. 그의 시선이 다시 식탁으로 옮겨졌다.

“무슨 요리를 이렇게 많이 하셨어요. 나가서 외식 하자고 하니까.”

그의 눈에 보이는 요리만 네 가지는 되어 보였다.

아침부터 그녀가 분주하게 준비했을 것이 현우의 눈에 선했다.

그럼에도 아직 철민의 어머니는 요리가 다 끝나지 않은 것 같았다.

“고마워서 그러지. 아줌마가 밥 한 끼 꼭 대접해 주고 싶어서 그래. 금방 다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

“네, 그럴게요.”


잠시 후.

식사가 시작되자 현우는 맛있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철민의 어머니는 그런 현우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현우는 음식에 들어간 정성이 느껴졌기에, 전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은 양을 뱃속으로 넣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배부르게 음식을 먹은 뒤에도, 철민의 어머니는 과일을 내주었다.

현우는 사과를 한 입 베어 물면서 철민의 어머니에게 물었다.

“요즘 별일 없으시죠?”

“그럼. 별일이랄 게 있을 게 있니.”

현우의 고개가 수민에게 돌아갔다.

“수민이는?”

“저도요.”

“학교는 잘 다니고 있고?”

현우의 질문에 수민이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오빠 덕분예요. 오빠 아니었으면 휴학해야 했을 거예요.”

수민의 말에 철민의 어머니가 말을 이었다.

“정말 현우 네가 은인이다. 내가 몸이 많이 상해서 일을 제대로 못했거든. 만약 돈 때문에 수민이가 휴학해야 했으면 내 가슴이 찢어졌을 거야.”

“아니에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는데, 이런 거라도 도와야죠.”

그렇게 말하면서도 현우는 속으로 아차 싶었다.

‘생활비가 많이 부족했겠구나. 학비까지 생각하면.’

현우는 수민에게 말했다.

“나한테 계좌번호 알려 줘. 다음 학기부터는 등록금 보내 줄게.”

그 순간, 철민의 어머니와 수민은 손사래를 쳤다.

“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맞아요, 오빠. 괜찮아요.”

“거절하지 마. 편하게 받아도 돼.”

그러나 두 사람은 완고했다.

“아니에요. 지금 받은 도움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어떻게 그렇게까지 해요.”

“그래, 현우야. 사람이 그렇게 감사한 줄 모르고 받는 게 무뎌지면 안 되는 거야. 지금 네가 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한테는 이미 큰 도움이야.”

그러나 현우의 의지는 두 사람보다 더 확고했다.

“어머니, 철민이가 마지막에 저에게 남긴 말이 있어요.”

현우의 말에 철민의 어머니는 살짝 놀란 기색이었다.

“······철민이가?”

“네. 저 꼭 작가로 성공하길 바라고, 이따금씩 어머니랑 수민이 잘 지내는지 챙겨 봐 달라고 하더라고요.”

철민의 어머니는 삽시간에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굉장히 슬펐지만, 한편으론 철민이에게 고맙기도 했어요. 저는 철민이를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철민이도 저를 그렇게 생각해 주고 있었구나 싶었거든요.”

“······그랬구나.”

“저 그리고, 철민이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해 주자마자 바로 잘됐어요. 몇 년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던 게요. 전 지금도 그게 철민이가 저 잘되게 만들어 준 거라고 생각해요. 어머니, 열심히 해도 빛 못 보는 사람 많잖아요.”

그 순간 철민의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현우가 그녀에게 말했다.

“철민이가 저 혼자 잘 먹고 잘 살라고 저 이렇게 만들어 준 건 아닐 거예요. 자기 가족 부탁한다는 말. 전 꼭 지키고 싶어요. 그러니까 아들 돈이다 생각하시고 제가 해 드리는 건 편하게 받으셔도 돼요.”

현우의 말에 철민의 어머니는 눈물을 꾹 참으면서 한동안 말을 삼켰다.

잠시 후, 한참을 아무런 말없이 눈물을 삼키던 철민의 어머니가 입을 뗐다.

“너 보니까 우리 철민이 보고 싶어서 미치겠네······ 둘이 왜 이렇게 닮은 거네.”

그녀의 말에 현우가 미소 지었다.

“기분 좋네요. 철민이 닮았다고 하시니.”

“······옛날에 철민이가 인터넷에서 소설도 쓰고, 거기서 친구들도 만난다고 할 때에는 이상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건 아닌가 싶어서 되게 걱정했는데, 이렇게 좋은 친구를 만나고 있을 줄 알았으면 걱정하지 않는 건데······.”

철민의 어머니가 현우의 손을 붙잡았다.

“우리 철민이 잊지 않고 있어 줘서 고맙다.”

“그런 말씀 마세요.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런 두 사람의 옆에서는 수민도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가만히 눈가를 비비고 있었다.

현우가 그런 수민에게 시선을 돌렸다.

“수민아.”

“네.”

“넌 나한테 필요한 거 있으면 편하게 말해. 편입이나 유학 같은 거에 생각 있으면 그쪽으로도 도와줄 수 있으니까. 이제부터는 진지하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 봐.”

현우의 말에 수민이 물기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오빠.”

현우는 두 사람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 놓이는 것을 느꼈다.

잠시 후, 이야기가 끝난 뒤 현우는 철민의 방에 들어갔다.

그 방은 하나도 변한 것 없이 그대로, 깨끗한 상태였다.

‘지난번에 왔던 때가 장례식 때였던가.’

그때와는 감정이 사뭇 달랐다.

현우는 철민의 책상 옆에 놓여 있는 세 사람의 가족사진을 봤다.

그 안의 철민은 의젓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사진을 보며 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약속 잘 지키고 있을 테니까, 넌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쉬어.’


*


집으로 돌아온 현우의 양손에는 반찬이 잔뜩 들려 있었다.

현우가 냉장고 앞에 반찬통들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후우······ 이건 뭐, 집에 다녀온 거 같네.”

현우는 냉장고에 반찬통들을 정리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것들을 전부 다 정리한 뒤, 현우는 곧바로 책상으로 갔다.

“이제 다시 열심히 해 볼까.”

이제는 다시 열심히 글을 쓸 차례였다.

다행히도 지금까지 줄곧 열심히 고민한 덕분에, 이제 나 혼자만 대마도사의 집필 속도에는 꽤 탄력이 붙어 있었다.

이제는 지우는 것보다는, 남기는 게 더 많은 수준까지는 도달해 있었다.

타닥! 타다닥!

현우는 곧바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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