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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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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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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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0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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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3. 31 토요일 유학생활 넷째날

DUMMY

2012. 03. 31 토요일 유학생활 넷째날


9시 30분부터 학교생활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고 했다. 희애랑 철이랑 나랑은 이번에야말로 자전거로 학교를 가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초행에 미지의 길이므로 상당히 일찍 준비를 했다. 우리집은 철길바로 옆에있기 때문에 우리집까지 오는 길을 몰랐던 희애랑도 빨리 만나고 출발을 했다. 가는길은 지도를 미리 봐놔서 두렵지않았다.

참으로 신기한게 한국에서는 엄청난 길치였고 부모님도 그걸 걱정했는데 일본에 와서는 오히려 내가 거의 모든상황에 앞장서 길 안내를 하고 있다. 나도 신기하다.

세 사람이 자전거로 쭉쭉 달리고 있는데 앞에 익숙한 사람이 터벅터벅 걸어가고있었다. 딱 봐도 광표의 뒷모습이었다. 설마 걸어가려는건가!? 그렇다. 한번 걸어가보려고 한다고 했다. 안타까워서 지금이라도 당장 자전거를 가르쳐주고 싶었다. 나에겐 1997년, 아버지에게 공원에서 나무판때기로 맞아가면서 배운 기억이 생생하다. 똑같이 가르쳐 줄 수 있다.

아무튼 광표가 무사히 길을 찾아 빠른시간내에 학교에 도착할 수 있도록 빌면서 지도로 봐둔 길을 달렸다. 철이가 중간에 말했다.

“저 건물 학교 아니냐?”

“야 설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라”

빠르게 달린것도 아니고 설렁설렁 왔는데 벌써 학교가 보일 리가 없다는 생각에 내가 한 말이다. 그런데 진짜 그게 학교였다. 이렇게 빨리!? 돈 버리며 전철탈 이유가 전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어트캠프때 단련된 몸은 자전거따위 전혀 힘들지 않았다.

오리엔테이션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냥 듣는 시늉만 했다. 뭐 약물을 빨지 말라느니 이런얘기를 왜 듣고있는가, 그냥 시쿤등이 턱 괴고 흘러들어도 한국어처럼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니 들을거 안들을거 구분하며 시간이 빨리 가기나 빌었다. 아 물론 도움되는 이야기도 있었다. 학교에서 스쿨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도쿄도 운행한다고 한다. 통학하는 사람을 위한 버스지만 우리한텐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쿄로 관광갈 때 이 버스를 운행하면 되는것이다! 전철로 가면 1200엔이 넘는 엄청난 돈인데 스쿨버스는 반값인 600엔밖에 하지않는다! 이 이야기를 왜 먼저 다녀온 민이나 먼저 온 혜연이는 하지않았지? 아무튼 대단한 정보다. 그리고 동아리에 관한 이야기 역시 관심거리였다. 딱히 눈에 들어오는건 없는데 어디든 들어가기는 할 것이다. 그래야 일본인도 사귀고 이야기도 할것이기에. 일단 가장 먼저 들어온건 “연식 야구부”인데 아무리 연식이라 해도 다들 야구를 정식적으로 해 온 녀석들이 있을게 자명하기에 보류해두었다. 내가 야구를 잘했으면 재미있었을텐데...차라리 여자로 태어났으면 매니저 일이라도 할걸 아쉽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나인가보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자마자 학교에서 실시하는 일본어 레벨테스트가 있다. 유학생들의 일본어 실력 측정을 해서 올바른 분반에 넣는건데 우리는 우린 일본어‘를’ 배우러 온게 아니고 일본어‘로’ 수업을 듣기 위해 온 교환학생이었기에 볼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자기 실력측정면과 재미면으로도 괜찮을것같아서 시험을 보기로했다. 이 결정을 후회한건 채 20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일단 1교시 문자, 어휘. 제한시간 35분. 하지만 10분도 안되어서 다 풀어버렸다. 애들장난수준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청해도 마찬가지.

일본어 처음 배울 때 그렇게 따고 싶었던 2급이었다. 2급을 따기위해 미친 듯이 공부했었다. 그날로부터 3개월 후 본 2급시험에서 떨어졌었다. 지금 보고있는 학교레벨테스트가 바로 2급시험이다. 이제 2급은 이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니 흐뭇하기도 했다.

청해가 끝나고 점심시간, 270엔 짜리 카레우동을 먹었는데 싼 가격치고 괜찮았다. 자주 이용할 듯 하다. 시험이 너무 싱겁고 제한시간이 남아도니까 모두 지루했나보다. 그냥 다시 들어가지않고 이대로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자전거 타고 집에가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게다가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역풍을 맞으면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을 정도였다. 밤에 뉴스를 보니 ‘봄의 폭풍’ 이라고 하여 도쿄쪽은 난리도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순간최대풍속은 내가 살고있는 치바쪽이 훨씬 강했다.

집에 도착해서 쉬었다. 밖은 여전히 비가 내리고 한국에서 느낄수 없던 바람이 불었다.

날씨가 어느정도 진정되고 철이의 휴대폰을 개통하기 위해 오늘도 소프트뱅크를 향해 달렸다. 도착하니 사람이 엄청많았다. 순번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기다려달라는 직원의 말에 앉아서 만화책을 보았다. 보고있던 도중 잠이와서 잠깐 등을 기댔는데 그대로 잠이 든것같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많은사람들이 사라지고 몇몇만 남아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기다린건지 모르겠다. 만화책 보고 잠도 잤는데 또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고 기다려 드디어 철이가 직원앞에 앉았다. 드디어 이 녀석도 휴대폰을 개통한다!

...............아, 철이가 여권을 안 가져왔다... 철이는 다시 여권가지러 집으로 갔고 난 다시 기다렸다. 아마 역대 유학생중 가장 험난하게 휴대폰을 개통한 사람일 것이다.

대리점 옆 요시노야에서 싼 규동을 280엔에 먹었다. 일본에서 섭취하는 하루 칼로리는 몇일까, 한국의 반도 안될것같다. 실제로 이제 유학4일째인데 눈에 띄게 야위었다. 1년후면 나는 살빠지고 기무라 타쿠야처럼 되려나? 자전거가 없는 광표를 여기까지 오게 할 수도 없어서 KFC에서 햄버거를 사가지고 광표의 집으로 향했다.

광표는 일본에 와서 아이폰을 구입했다. 즉 이 녀석은 한국에서 가져온 아이폰과 일본에서 산 아이폰 두 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광표가 아이폰 하나를 나에게 주었다. 와이파이존에서 카카오톡이 된다!. 한국에서 못한 카카오톡을 일본에 와서 하다니 난 지하철도 서울이 아닌 일본에서 처음 타봤다. 말은 거칠게 했지만 광표에게 참 고마웠다. 받은 아이폰으로 아버지와 동생이랑 카카오톡으로 이야기했다. 우리집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지게 와이파이를 설치해야겠다. 그럼 집에서라도 카카오톡이 된다.

집에 돌아와선 역시 스카이프. 이러다가 부모님 얼굴보는거 귀찮아지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너무나 생생한 소리와 영상으로 다시한번 세월좋음을 깨닫는 통화였다. 오늘은 비를 맞았으니 철저히 몸을 씻고 텔레비전을 보았다. 텔레비전을 보고있으면 실력이 쑥쑥 느는게 느껴진다. 새로운 과제를 떠안았다. 집에 와이파이 설치하기. 철이랑 둘이 반씩 내면 될 것이다.

내일은 드디어 무라노이치바에서 쌀을 세일한다. 아침 일찍 가서 구경겸 구입을 하고 점심은 우리집에서 먹기로했다. 공항에서 사수한 고추장과 김만 있으면 훌륭한 반찬이 될 것이다. 일본생활이 거의 안정되어 가는 것 같다.


오늘의 지출 – 카레우동 270엔

랜선 600엔(아, 겁나비싸다 ㅡ,.ㅡ 밥에 300엔을 안 썼는데)

규동 280엔


총 11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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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9 남철우
    작성일
    14.07.27 23:27
    No. 1

    저희는 JLPT 1급 수준으로 나왔는데 ㄷㄷ;;
    하지만 전 패기의 4학년이므로 당당히 풀고 나왔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4.07.28 21:12
    No. 2

    교환이 아니라 파견유학생들의 레벨 테스트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래도 현지에서 실력을 테스트해보겠다고 일부러 왔는데 너무 김빠지는(?)지라 그냥 박차고 뛰쳐나왔네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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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012. 04. 21일 토요일 유학생활 스물 다섯 번째날 14.07.24 930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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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12. 04. 04일 수요일 유학생활 여덟째날 +2 14.07.10 1,438 16 9쪽
7 2012. 04. 03 화요일 유학생활 일곱째날 +6 14.07.09 1,278 20 11쪽
6 2012. 04. 02 월요일 유학생활 여섯째날 +3 14.07.09 1,261 19 7쪽
5 2012. 04. 01 일요일 유학생활 다섯째날 +2 14.07.08 1,634 24 9쪽
» 2012. 03. 31 토요일 유학생활 넷째날 +2 14.07.08 1,745 2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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