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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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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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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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0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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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4. 01 일요일 유학생활 다섯째날

DUMMY

2012. 04. 01 일요일 유학생활 다섯째날


매주 일요일 아침9시는 원피스가 하는날이다. 일본에 와서 텔레비전 폐인이 되기위해 출국전에 한꺼번에 만화책으로 몰아봤던 원피스. 그런데 역시 너무 아침일찍인가, 일어나니 9시 40분이었다. 이번주는 포켓몬스터도 원피스도 다 놓쳐버렸다.

깬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광표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아침 무라노이치바를 가기로했지. 광표도 지금 일어났다고 하여 우리의 준비가 끝나면 연락을 하기로했다.

무라노이치바는 정말 우리 집 바로 위에있고 유학생 사이에서도 싸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그런곳이 가까이 있다니 운도 좋다. 식재료는 여기서 사야겠다. 유통기한이 얼마남지않은 두부등을 엄청싸게 팔고있었다. 반찬으로 돈까쓰가 먹고싶을땐 햄까스를 사면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단돈 105엔으로 물론 고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105엔이라는 가격에 반찬으로 까쓰를 먹을 수 있다.

쌀을 사고 이것저것 구경하였다. 낭비 하는건 물론 안되지만 그래도 일본에 와선 이건 먹어봐야한다는 음식이 있다. 비즈니스 협상 시간에서 본 세계최초의 컵라면과 치킨라멘을 구입했다. 그리고 꼭 먹고싶었던 카레빵과 궁금해서 산 포켓몬스터빵을 샀다.

집에 돌아와서 밥솥에다 밥을 지었다. 압력밥솥이 아니라 그런지 상당히 오래걸렸다. 밥 하는데 이렇게 오래걸리는줄은 처음 알았다. 약 45분이 걸렸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광표도 왔고 해서 어머니가 싸 준 귀한 참치캔을 뜯었다. 철이가 진 사람이 설거지를 하자고 했다. 보통 이런건 하자고 한 사람이 걸린다고 광표가 말했다. 안 내면 지기 가위바위보!

나, 철이는 주먹. 광표는 보자기. 일단 광표는 면제

두 번째 판, 나 보자기, 철이도 보자기 무승부

세 번째 판, 나 가위, 철이는 보자기 나의 승리. 즉, 철이가 설거지 당첨.

밥을 먹고 나서 희애랑 유선이랑 치바시내로 가기로했다. 치바역에 시티은행이 있는데 용돈을 그 시티은행에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번 가볼겸 일요일에 날씨도 좋으니 일본여행을 한다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나, 철, 광표, 희애, 유선 이렇게 다섯명이서 치바시내로 출발하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희애네 집에 도착했다. 근데 유선이가 준비가 덜 됐다고 이것들이 도무지 나오지않는다. 이 틈을 이용해서 나랑 철이는 광표에게 자전거를 가르쳐보았다.

15년전 아버지가 자전거를 나에게 가르칠때랑 똑같이 했다. 그 때는 정말 잊을 수가 없다. 공원 한가운데에서 나무판때기로 맞아가며 배웠었다. 아버지가 뒤에서 잡아주며 달리라고 했었다. 계속 그렇게 연습하다가 ‘아빠 너무 빨라!!’ 라고 외치며 뒤를 돌아봤는데 나 혼자 달리고 있었고 아버지는 뒤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헉헉대시며 달리셨던 모습이 지금에도 생생하다.

“잡고 있다 잡고있다! 계속 페달굴려! 난 뒤에서 미는게 아니다. 자전거가 왜 자전거겠냐? 네가 페달을 굴러야 자전거가 앞으로 가지! 잡고있으니까 힘껏 앞으로 가!!”

처음엔 조금도 가지 못한 광표가 점점 균형을 맞추며 조금씩 타는 시간이 늘어나갔고 나는 잡고 있다고 계속 외치면서 자전거를 놓았다. 물론 내가 손을 놓은지 모른 광표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자기 힘으로 자전거를 앞으로 굴렸다. 10M도 가지못하고 쓰러지긴했지만 이 정도면 이제 금방 탈 수 있을거라고 생각됐다.

희애랑 유선이가 나오고 치바역으로 향했다. 굉장한 번화가로 마치 시골뜨기가 서울로 상경한 느낌이었다. 시티은행 위치를 확인하고 우린 지하상가를 둘러보았다. 유선이랑 희애만 신나서 옷이나 구두 등을 보고 우리는 그냥 설렁설렁 따라다닐뿐이었다.

나랑 철이랑 광표 남자 셋은 결국 따로 행동하기로 결정하고 말도 없이 지하상가를 나왔다. 앞에 요도바시 카메라라는 유명한 대형전자제품 가게가 있었다. 남자는 이게 어울린다. 그곳에 들어갔어 실컷 구경을 했다. 얼마후 나에게 희애의 전화가 왔고 우린 요도바시 카메라에 있다고 했다. 남녀가 보는게 다르니 따로 놀다 5시 50분에 치바역 동쪽출구에서 만나는걸로 했다. 바라던 바다. 우린 요도바시 카메라를 휘저으며 구경했다. 닌텐도3DS 체험을 해보니 엄청 신기했고 그 외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나는 성인게임을 파는곳을 발견했다. 광표는 부끄럽다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나랑 철이는 신나게 거길 구경했다. 아주 신나게.

요도바시 카메라를 나와서 게임장에 들어가서 일본인들이 오락하는것도 구경하고 길거리 마술사의 마술도 즐겼다. 저 앞에 DVD, 동인지 판매라는 간판을 달고있는곳이 있길래 가보았다. 그런데 거기 입구가 심상치가 않다. 성인들의 놀이터에나 나붙을듯한 사진들로 입구가 도배가 되어있었다. 역시 광표는 무언가를 느끼고 밖에서 기다린다고 했고 나랑 철이만 올라갔다. 아니나다를까 거의 뭐 성인용품점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야동들로 빼곡 들어차있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플레이도구나 코스프레 의상들이 진열되어있었다. 철이는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도 맘에 드는 배우를 골라 사진을 찍었다.

“영빈아 니는 어째 이런데만 골라서 찾아오냐”

“이번엔 의도한게 아니고 진짜 만화책 파는덴줄 알고 온거다.”

여기서 엄청나게 오래 있었다. 초등학교 박물관관람을 이렇게 했으면 지금보다 좀 더 훌륭한 교양을 갖춘 사람이 되었을거다. 광표는 왜 여길 안오는가, 그 녀석은 혹시 게이가 아닌가 라는 대화를 하며 아쉽지만 그 가게를 나왔다. 광표는 밖에서 어정쩡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나오냐고 했는데 철이가

“사실 더 있고 싶었다 ㅎㅎ”

라고 말을 했다.

“너는 왜 안 들어가냐”

불쌍하다는 듯이 내가 광표에게 물어 봤다.

“창피하자나”

“뭐가 창피하냐 이건 일본의 개방된 성문화여 우린 일본의 문화를 느끼러왔으니까 이런것도 받아들일줄 알아야지 그리고 우린 외국인인데 누가 본다고 그런게 부끄럽냐”

내가 말했지만 참으로 멋진말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저런가게에 당당히 들어가도 된다.

“자, 그럼 사진찍은거 보여줄게 볼래?”

“어.”

광표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빨리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

희애, 유선이와 합류를 했고 우린 맥도날드에서 밥을 먹기로했다. 사실 집에가서 밥을 지어먹고싶었는데 여기까지 왔고, 또 일본의 맥도날드를 체험하는것도 나쁘진않다고 생각해서 그냥 군말없이 수긍했다.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과 스카이프를 하고 텔레비전을 보는데 배명인씨에게 문자가 전화가 왔다. 내일 일정에 대해 묻는거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벨트가 너무 커서 구멍을 하나 더 뚫어야한다고 송곳 비슷한게 없냐고 했다. 커터칼과 드라이버가 있으니 빌려주겠다고 했다. 밤 중이지만 여자가 부탁하니 바로 달려가는게 남자인가보다. 자전거를 달려서 커터칼과 드라이버를 빌려주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의 교통비 이야기, 학교의 커리큘럼 이야기, 일본의 친구 이야기. 많은 이야기를 하다가 집이야기까지 나와서 배명인씨의 1인실 집을 가보았다. 아까의 대화중에 말을 놓기로 한것도 있었으니 이제부턴 그냥 명인이라고 해야겠다. 명인이 집은 1인실인데 집세도 우리보다 비싼데 우리랑 달리 수도세나 전기세 같은걸 따로 내야해서 상당히 부담된다고 했다. 명인이 집에 나와서 이번엔 명인이가 우리집으로 와서 구경을 했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마치 커피숍에서 이야기를 나누는거 마냥 많은 얘기를 했다. 이 시간에 텔레비전를 봤으면 귀가 1cm는 더 깊이 뚫렸을거다. 이야기가 계속되고 밤 11시 반이 되어서야 시간이 늦었음을 깨닫고 일어났다. 밤길이라 내가 다시 명인이 집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철이가 한 마디 했다.

“와, 니 그 여자애랑 디게 잘 되어 가는거 같다??”

“개소리 마라, 남자친구 있는애다.”

사실 살짝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오늘의 지출 – 치바역까지 교통비 왕복 960엔

무라노이치바에서 쌀, 라면, 빵 등 2055엔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어댑터 140엔

편의점에서 고무장갑 300엔

맥도날드에서 빅맥 320엔


총 3775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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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2012. 04. 27일 금요일 유학생활 서른 한번째날 +1 14.07.30 1,438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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