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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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최근연재일 :
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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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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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012. 04. 13일 금요일 유학생활 열 일곱 번째날

DUMMY

2012. 04. 13일 금요일 유학생활 열 일곱 번째날


2교시 수업이라 푹 잘 수 있었으나 광표가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는 위대한 도전을 돕기 위해 일찍 일어나서 준비했다. 아이폰을 준 답례를 해야한다는 생각인지 요새 광표에게 뭔가 계속 도움을 주고 싶어진다. 철이에게 무사히 학교까지 도착할 수 있게 기도하라고 시킨 뒤 길을 떠났다. 이 녀석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엄청난 긴장을 했다.

“한 가지만 지키자, 절대 페달에서 발을 떼지않을 것, 멈추고싶으면 브레이크를 잡아야지 페달에서 발을 뗀다고 멈추는게 아니다. 발을 떼도 계속 굴러가니까 더 위험하다고”

광표의 저 버릇만 고쳐도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을텐데...그런데 광표는 생각외로 정말 잘 타냈다. 예전엔 사람의 그림자나 차 소리가 멀리서 들리기만해도 페달에서 발을 뗐었는데 앞에서 사람이 오거나 자전거가 와도 멈추지않고 마주쳐 지나갔다. 진심 놀랐다. 이 정도면 이제 천천히 같이 학교를 가도 될 것 같았다. 물론 광표는 여유있는 상태가 아니라 초긴장하며 목숨을 담보로 타고있는 기분이라지만 그건 점차 나아지겠지. 아무튼 내가 더 긴장한 이번 도전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으로 무사히 끝났다. 학교에 도착한 뒤 자전거를 세우고 나랑 광표는 박수를 쳤다. 이광표 자전거 타고 학교 온 날! 기념으로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다.

생각 외로 광표가 잘 타내서 학교엔 상당히 일찍 도착했다. 수업이 시작하려면 앞으로 1시간은 기다려야한다. 어제 이렇게 될 걸 조금은 예상했기에 수강신청서를 낼 생각을 해서 가져왔기에 수강신청서를 들고 본부동으로 갔다. 가는중에 시간도 많으니 동아리 홍보하는 벽보를 보다가 엄청 흥미로운 걸 발견했다. 할거없어서 서도부나 들려고 생각했는데 ‘보드게임 부’라는 대단히 재밌어보이는 곳을 발견했다. 난 사람들끼리 얼굴마주치고 하는 보드게임을 엄청 좋아했으므로 당장 입부 신청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벽보를 사진으로 찍어놓고 다시 본부동으로 향했다. 수강신청서를 내고 나서 오늘 신입생 환영회가 있다는데 우리도 가도 되냐고 물어보니 유학생도 올해 들어온 신입생이니 참가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수강신청서를 제출하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 서점에서 앞으로 쓸 교재를 구입했다. 서점 벽면에 오늘의 신입생 환영회에 대한 안내가 붙어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신입생 환영회라한다면 술을 먹고 놀며 친해지는건데 당연히 그런건줄 알았더만 그게 아니었다. 입학식때처럼 일방적인 축하인사나 듣는거인가보다. 이러면 안가는게 훨씬 낫다. 도대체 뭘 보고 환영회라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수업시간이 되어 강의실로 들어갔다. 일본의역사 수업인데 워낙에 일본사를 좋아하는 나에겐 굉장히 즐거운 수업이 될 것 같았다. 이로써 모든 수업을 다 한번씩 들어보고 어떤걸 삭제하고 바꿀까 가지치기만 남았다.

원래 3교시에 비즈니스 일본어 수업이있는데 신입생환영회 관계로 휴강이 되었다. 희애, 혜연, 광표 등은 회전초밥을 먹는다고 했다. 나도 가고싶었지만 신입생환영회를 구경하고 싶었기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가도 재미없을 거라고 말한다. 나도 안다, 뭐하는지 아까 서점에서 충분히 봤으나 일본에 왔으니 이것저것 다 하고싶었다. 친구들도 만나고. 희애가 어떤 친구들이냐고 물어봤다. 그, 한국인 코스 여자애들이라고 하니까 막 걔네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실 난 희애에게 그렇게 좋은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으니 그냥 듣는 척만 하려고 했지만 이 녀석이 방금 한 얘기가 사실이라면 일본은 상상이상의 무서운나라였다.

희애의 이야기는, 그 한국코스 여자애들이 앞에 자기들이랑 아는 남자가 다가오자 쑥덕쑥덕 나쁜 이야기를 하더니, 그 남자랑 가까워지자 180도 돌변해 아무말도 안했다는 듯이, 더군다나 너무나 반갑다는 듯이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도 조심하라는 그런이야기였다.

나 역시 토모미를 비롯한 한국코스 여자애들이 나에게 베푸는 호의를 100% 믿고 있지않았다. 일본인들의 겉다르고 속다른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방금 들은 얘기는 그 뭐랄까 그냥 무섭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그 얘기를 듣고 소극적으로 될 수 밖에 없었다. 내 너무 약한점은 인간관계에 너무 예민하다는 것이다.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있다.

아무튼 토모미들을 만나든 안 만나든 그건 별개로 하고, 난 신입생환영회를 구경하겠다고 못박고 희애들이랑 헤어졌다. 이 그룹과 있으면 이상하게 맘이 편하지가 않다.

아스카에게 문자가 왔다. 신입생환영회 안오냐고 물어보는 내용인데 아까 희애의 그 말을 듣고 난 뒤라 그냥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자꾸 신경쓰여서 얘네랑 거리를 두려고 마음먹게 되었다.

신입생환영회에 들어가자 동아리를 홍보하는 부스가 쭉 늘어서있었다. 그 중에 보드게임 부를 발견하여 이름을 쓰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스카랑은 계속 문자를 주고 받았지만 유쾌하지 않았다. 제기랄, 아무튼 김희애랑 얽혀서 기분좋은적은 별로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이가 자꾸 옆에서 끝나고 저녁을 같이 먹자고 꼬시라고 부추킨다. 이런 기분에 그렇게 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철이에게 희애한테 들은 이야기를 하자 대수롭지 않은 듯, 그 녀석은 중국인이고, 우린 얘네가 좋아하는 한국에서 온 한국인이니 신경쓸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너한테 먼저 이렇게 문자가 오고있지 않냐고, 너 답지않게 왜 이러냐고 했다. 정말로 그런것인가, 보다못한 철이가 직접 나서서 본인이 문자를 했다. 얘들은 신입생환영회 끝나고 하나미를 간다고 한 모양인데 거기에 따라가도 되냐고 철이가 문자를 했다. ‘물론’이라는 답장이 오고 일단은 나랑 철이는 토모미들과 하나미를 가기로 했다.

코즈에, 노조미는 전차를 타고 가고 카호랑 미카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기로했다. 남은건 아스카랑 토모미인데 어쩌다보니 내가 뒤에 토모미를 태우게 됐다. 자기는 무겁고, 또 자전거 뒤에 타는거 한번도 한 적 없어서 무섭다며 막 징징댔다. 나도 너보단 아스카 태우는게 훨씬편하다 이것아. 아무튼 토모미를 뒤에 태우고 출발하려는데 자전거 앞바퀴가 들리며 불안정한 주행을 하게 되었다. 하체힘은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나였기에 자전거를 타며 이렇게 힘든건 처음이었다.

하나미 장소에 왔는데 카호랑 미카가 너무 늦는다. 미카는 카호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오는데, 헬멧을 안써서 경찰에 걸렸다고 했다. 그래서 무언가 종이를 막 쓰고있다고 연락이 왔는데 한참을 기다리니 카호랑 미카가 도착했다. 그리고는 가까이에 노조미의 집이있다고 거기서 과자를 먹으며 놀기로했다. 나랑 철이는 들어가도 되는거냐고 막 뭐라했지만 아이들은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말해주었다. 한국에선 아무래도 여자집에 가는건 실례라고 생각한다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일본에선 괜찮다고, 여긴 일본이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말했다. 아스카가 반대로 질문해왔다. 한국에선 서로 사귀는 사이에도 집에 가는거 안되냐고 물어보기에 그건 아니라고 답해주었다. 하지만 이걸로 확실해졌다. 집에까지 초대받아서 놀러간단 얘기는 최소한 얘들이 억지로 우리랑 놀아주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찜찜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었다.

서로 둘러앉아 일본어, 한국어를 시작한 계기, 각 국에 아는 연예인 등등 그동안의 인사치레같은 얘기가 아니라 정말 수다다운 수다를 떨었다. 이제 정말 얘들을 친구라고 부를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다음주 월요일 1교시에 다 같은 토익수업을 들으니까 그 때 다시 놀 날을 정하기로 하고 나왔다. 노조미의 집에서 나오니 벌써 깜깜해져있었다. 꽤나 오랫동안 수다를 떤 모양이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아스카, 카호, 토모미 카카오톡이 되는 모두가 즐거웠다고 다음에 놀 날을 빨리 정하자고 톡이 와 있었다. 물론 어느정도는 있겠지만 이 녀석들을 잠시나마 다 가식덩어리로 생각한게 미안해졌다. 이대로만 계속 즐겁게 논다면 성공이리라, 오늘 얘들이랑 놀면서 배운 단어도 상당히 많다. 유학은 노는 것이 결국 공부라는게 다시 증명 된 셈이다. 빨리 보드게임부로 가서 다른 친구들도 사귀고 싶다. 11시에 나가사와 마사미 주연의 새 드라마가 시작되길래 그것도 챙겨보았다. 새 단어 습득은 텔레비전 시청시간과 비례한다. 내일은 토요일인데 뭘 할까, 도쿄는 다음에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가기로했으니 그냥 하루종일 텔레비전이나 봐야겠다. 즉 공부를 한단 이야기다.




오늘의 지출 – 점심 360엔

토익 책값 2672엔


총 3032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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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4.07.19 15:44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4.07.20 22:17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39 남철우
    작성일
    14.07.28 13:06
    No. 3

    타국에서 TV를 보는 건 좋은 공부가 되는 법이죠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4.07.28 21:29
    No. 4

    유학생활 시작부터 끝까지 일본인과 놀 때 이외에는 최대한 오래 TV보는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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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12. 04. 24일 화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덟 번째날 14.07.27 1,129 8 9쪽
27 2012. 04. 23일 월요일 유학생활 스물 일곱 번째날 +1 14.07.26 1,226 1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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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012. 04. 21일 토요일 유학생활 스물 다섯 번째날 14.07.24 930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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