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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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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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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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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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도망자

DUMMY

그 때, 갑자기 5번째 노획 마크 전차가 완벽하게 수리되었고, 전선에서 이를 운용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보충할 병력이 부족했기에, 한스는 몹시 당황스러웠다.


‘전차병을 더 보충해달라고 해야겠군···’


한스의 요청에 따라 새롭게 보충된 전차병들이 도착했다. 한스가 한 전차병에게 물었다.


“자네는 보직이 뭔가?”


전차병이 당황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길래 한스가 물었다.


“조종수? 기관사? 포수? 전차병으로서 맡은 보직이 무엇이라고 물었네!”


전차병이 말했다.


“저···저는 소총 쏘는 법과 수류탄 던지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것은 훈련소에서 기본으로 배우는 것 아닌가! 훈련소에서 전차에 대해 배우지 않았나?”


“배우지 않았습니다!”


한스는 당황해서 새롭게 보충된 ‘전차병’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기 전차 운전해본, 아니 탑승해본 병사?”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한스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그래! 각 전차마다 탄약수가 필요했지!’


한스는 새로 온 신병들을 탄약수로 쓰기로 했다. 여차하면 전차에서 나가서 다른 전차나 보병, 포병에게 신호를 보내는 전령으로도 쓸 수 있을 것 이다. 한스가 에밋을 불러서 말했다.


“신병들 훈련 좀 시키게. 탄약수로 쓸 거니까.”


에밋은 안 그래도 방금 전까지 짬처리를 하다 왔는데, 한스가 또 신병 훈련까지 시켜서 속으로 화가 났지만 훈련을 실시했다. 대충 훈련을 진행하는데, 에밋의 눈에 폴, 패트릭, 욘트가 보였다. 에밋이 그 셋을 부르고는 말했다.


“신병들이 왔으니 훈련 좀 시키게. 탄약수로 쓸 거라더군.”


그리고 에밋은 점심을 먹기 위해 대피호로 갔다. 폴, 패트릭, 욘트는 대충 한스에게 배웠던 내용으로 신병들을 훈련시켰다.


신병 톰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전차에서도 헬멧을 써야 합니까?”


폴, 패트릭, 욘트가 서로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패트릭이 대충 얼버무렸다.


“전차에선 총알을 맞지 않을 테니 안 써도 되겠지?”


다른 신병이 물었다.


“철갑탄과 고폭탄은 어떻게 구분합니까?”


욘트가 말했다.


“몰라. 포수한테 물어봐.”


톰을 포함한 신병들은 폴, 패트릭, 욘트가 실전에서 전차를 타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신병들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날, 독일 포병은 적군 참호를 향해 일제 포격을 시작했다.


쉬익 콰과광!!!


슈욱 콰과광!!


독일 포병은 지난 번에 노획했던 프랑스의 명품 야포 1897년식 75mm도 이용해서 적군 참호에 맹공격을 퍼부어댔다.


쿠과과왕!! 쉬이익


콰광!! 슈욱


시체들이 널려 있는 무인지대 위로 쉿쉿거리며 포탄들이 날라갔다. 몇 시간 뒤, 5대의 노획 전차가 무인지대의 철조망을 짓밟으며 앞으로 서서히 나아갔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폴, 패트릭, 욘트가 운전병으로 있는 전차의 전차장은 니클라스가 맡았다. 톰이 우측 포의 탄약수를 맡았다. 톰이 생각했다.


‘젠장!! 포탄 소리 때문에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아!!’


엄청난 굉음을 뿜어내는 엔진 옆에서도, 톰은 머리 위로 포가 쉭쉭거리며 날라가면서 공기를 찢는 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니클라스가 스패너로 전차를 두드리며 외쳤다.


“계속 전진!! 전진해!!”


엔진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니클라스가 해치를 열고 잠망경으로 주변을 살펴 보려는데, 포탄이 전차 위를 지나갔다!


쉬이익 콰과광!!!


포탄은 전차 뒤 20m 정도 지점에 떨어졌다. 전차 안에 새로 칠해둔 페인트 조각들이 여기 저기 떨어졌다. 니클라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휴. 맞지 않아서 다행이군.’


그 때 포탄 파편이 녹아 내리면서 전차 안으로 뜨거운 쇳물이 되어 뚝뚝 떨어졌다. 톰이 그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젠장! 저 자식 좀 조용히 시켜!!”


전차 틈으로 떨어지는 쇳물이 톰의 바로 근처에 뚝뚝 한 방울씩 떨어졌다. 포수가 톰의 머리를 한 대 치자, 톰이 조금 진정했다. 조종수 폴은, 무인지대의 땅 위로 전차를 운전하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빌어먹을! 왜 이렇게 울퉁불퉁해!’


가능하면 평평한 곳으로 운전하고 싶었지만, 폴은 조종수 시점에서 땅의 상태를 관측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덜컹!


전차가 앞 부분으로 무게가 실렸다.


‘젠장! 포탄 구덩이인가!’


마름모꼴의 마크 전차가 천천히 앞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젠장!! 구덩이가 뭐이리 깊어!!”


니클라스가 소리쳤다.


“천천히 전진해!! 넘어갈 수 있다!!”


사방에서 포탄 파편이 빗발쳤다. 포탄 구덩이에 빠진 마크 전차는 놈들에게 아주 좋은 과녁판이나 다름없었다. 폴이 외쳤다.


“젠장!! 너무 느립니다!!”


안 그래도 느려터진 마크 전차는 울퉁불퉁한 지형에서는 더 느려터지게 움직였다. 그 순간, 머리 위로 쉭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쉬이익 콰과광!!!


지축이 흔들리며 전차 내부에 칠한 페인트 가루가 우수수 떨어졌다. 신병들이 패닉 상태를 보이자 니클라스가 외쳤다.


“괜찮아! 안 맞았어! 우린 안 맞았어!”


무한궤도가 돌아가며, 천천히 전차의 앞부분이 들어올려지기 시작했다.


끼기기긱 끼기기긱


“제발···.빨리!!”


“으아아아!!!”


육중한 마크 전차가 느릿느릿 포탄 구덩이 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리고 3m 정도 갔을 때, 니클라스의 머리 위로 쉬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쿠과광!!! 콰광!!!


방금 전 마크 전차가 지나온 포탄구덩이에 포탄이 떨어졌다. 니클라스가 외쳤다.


“하하!!! 신이 우리를 지켜주는군!!”


그 때 톰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아악!!! 내보내 줘!! 내보내 줘!!!”


포수가 톰을 붙잡았지만, 톰은 엄청난 힘으로 포수를 뿌리치고 해치를 열었다. 니클라스가 외쳤다.


“젠장!! 닫아!! 닫으라고!!”


포수가 톰의 다리를 잡고 늘어지자, 톰이 발로 포수를 걷어쳤다.


“아이쿠!!!”


톰은 쏜살같이 해치 밖으로 나가서 달려갔다. 그 순간, 전방에서 쉬이익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니클라스는 반사적으로 해치를 닫았다.


“빌어먹을!! 저 망할 놈!!!”


톰은 독일군 참호 쪽으로 다시 달려가고 있었다. 니클라스가 폴의 등을 발로 툭툭 두 번 치고 외쳤다.


“뭘 꾸물대! 계속 전진!! 전진!!!”


폴은 속으로 생각했다.


‘젠장!! 나도 도망가고 싶다!!’


톰은 독일군 참호 쪽으로 달려가다가 적당해 보이는 포탄 구덩이 하나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돌아가면 나는 총살이겠지···’


이런 경우에 후퇴하는 병사는 군사 재판도 받지 않고 총살을 당하는 경우가 흔했다. 전차에서 하극상을 일으켜 포수를 발로 걷어 차고 탈출했기에, 이번 전투에서 살아남아도 최소 군사재판행일 것 이다. 그 때, 전방에서 기관총 소리가 났다.


드드드득 드드드득


톰은 포탄 구덩이에 바짝 엎드렸다. 모든 방향에서 따닥 따닥, 드드드득 드드드득, 쉬이이익 거리는 소리가 병사들의 비명 소리와 뒤섞였다. 포탄 구덩이 밖으로 나가도 어디로 가야 할지, 어느 쪽을 엄폐해야 할 지도 알 수 없었다.


뜨드드득 드드드득


전투 경험이 없는 톰도 대충 기관총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저 쪽에 기관총이 있군···’


기관총의 방향은 대충 알 수 있었지만, 어느 정도 멀리서 쏘는지, 총알이 얼마나 낮게 날라오는지, 기어 나가면 총알을 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이럴 때는 철모를 소총으로 들어 위로 올려서 총알이 날라오는 높이를 알 수 있지만, 톰은 지금 소총도 갖고 있지 않았다.


‘내가 타고 있던 전차가 박살나면···내가 탈출한 것이 안 밝혀지겠지?’


생각해보니 그 전차는 포탄을 맞고 전원 죽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전차장이 나를 전령으로 보냈다고 해야겠다!’


뭐 나중에 거짓말이 밝혀지면 그건 그 때 걱정하면 될 일이었다. 톰에게는 일단 지금 살고 보는 것이 중요했다. 톰은 오른손에 권총을 들고, 기관총 사격이 멈추면 독일군 진지로 달려가기로 했다.


‘전차가 무사히 돌아오면 탈영해야지.’


그 때, 영국 군인이 톰이 숨어 있던 참호 구덩이 안으로 털썩하고 떨어졌다. 톰이 비명을 질렀다.


“으악!!! 아악!!!”


탕!! 탕!!


톰의 권총에서 두 발의 총성이 나갔고, 그 영국 군인이 털썩하고 쓰러졌다. 톰이 실력이 좋아서 그 군인을 명중시킨 것이 아니라 톰의 바로 앞에 떨어져서 운 좋게 명중시킨 것 이었다.


“으아아악!!”


톰은 비명을 지르다가, 자신이 그 영국 군인을 쓰러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적군을 사살했어?”


톰은 발 끝으로 그 영국 군인의 시체를 툭 건드려 보았다. 복장으로 보아 왠지 장교인 것 같았다.


‘장교면···뭔가 쓸모 있는 것이 있을 지도?’


지금 톰에게는 권총 한 자루 말고는 수류탄 같은 근접 무기가 일절 없었다. 톰은 구역질을 하며 영국 장교가 가진 것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 때, 영국 장교들이 쓰는 멋드러진 권총을 발견했다.


“이···이건?”


이걸 팔면 탈영해도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꽤 돈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톰은 장교의 군복을 뒤져서 수첩도 꺼냈다.


‘이걸 갖고 있으면 내가 한 짓거리도 좀 참작되겠지..’


그 때, 양쪽의 포격이 시작되었다.


쉬이익 콰과광!!!


슈욱 콰광!!


“으아악!!”


톰은 참호 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머리에 손을 올리고 벌벌 떨었다. 사방에서 총알과 포탄 파편이 비처럼 쏟아졌다.


‘젠장!!! 그냥 전차에 남을걸!!’


그 때, 슈톰트루퍼는 청음 초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슈톰트루퍼에도 갓 새로 들어온 신입 필립이 있었다. 돌격대는 모두 귀를 기울였지만, 근처에 적군이 있는지, 저격수가 이 쪽을 노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피셔 하사가 동료들에게 외쳤다.


“내가 먼저 나가서 전방을 확인하겠네!”


피셔 하사가 청음 초소 밖으로 기어나갔다.


딱!!!


피셔 하사는 헬멧에 총알이 맞은 것을 느꼈다.


“젠장!!”


피셔 하사는 재빨리 청음 초소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헬멧에는 선명하게 총알 자국이 나 있었다.


“내가 나오자마자 저격수놈이 머리를 겨냥했어!”


다른 스톰트루퍼가 헬멧 자국을 보고 말했다.


“1시 방향에 놈이 있군.”


피셔 하사가 말했다.


“놈이 멍청이냐? 지금쯤이면 자리를 옮겼을 걸세! 아무튼 다른 길을 찾아야 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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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0.12.25 21:57
    No. 1

    언제나 전장에는 공포가... 도망병들은 어떻게? 뭐, 저렇게 공적 세웠다면 정상참작가젰군요 물론, 주인공 손에 죽겠으나! 뭐, 보병으로 쫓겨난다면야... 그나저나 분명, 저격병에게 곤란에 처할 것 같은데 한스는 저격병에 대한 대책도 강구할까요? ㅎㅎㅎ 메리 크리스마스!!!

    찬성: 4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0.12.25 22:20
    No. 2

    지금 비축분을 올리고 있는데 그러고보니 한스는 전차장 입장에서 저격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게 아주 중요할 것 같네요.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다음화
    작성일
    21.01.07 07:47
    No. 3

    에밋 저.. 아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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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독 안에 든 쥐 +4 20.12.27 2,215 70 11쪽
72 독일 최강의 장전수 +6 20.12.26 2,320 77 11쪽
» 도망자 +3 20.12.25 2,315 78 11쪽
70 호랑이 교관 +4 20.12.25 2,361 86 11쪽
69 전차병 훈련 +10 20.12.24 2,301 85 11쪽
68 고급 레스토랑 +8 20.12.24 2,371 76 11쪽
67 프랑스제 담배 +4 20.12.23 2,321 77 11쪽
66 죽음 앞에 짐승 +1 20.12.23 2,334 67 11쪽
65 스테판 +3 20.12.22 2,410 67 11쪽
64 미친 작전 +7 20.12.21 2,418 69 11쪽
63 한 병사의 이야기 +1 20.12.21 2,448 71 11쪽
62 황당한 작전 +7 20.12.20 2,473 70 11쪽
61 전차 회수 작전 +3 20.12.20 2,477 77 11쪽
60 전차장의 판단 +5 20.12.19 2,512 72 11쪽
59 한스 파이퍼 기갑 부대 +3 20.12.19 2,586 69 11쪽
58 장갑차 +9 20.12.19 2,526 74 11쪽
57 괴링 +9 20.12.18 2,537 78 11쪽
56 휴가를 보내줘 +4 20.12.18 2,532 72 11쪽
55 MP18 +5 20.12.17 2,538 71 11쪽
54 르노 전차 +9 20.12.16 2,572 76 11쪽
53 행군 +7 20.12.16 2,605 71 11쪽
52 손바닥 +9 20.12.15 2,644 71 11쪽
51 재밌는 이야기 +8 20.12.15 2,741 81 11쪽
50 머카나키 통조림 +4 20.12.14 2,782 82 11쪽
49 총력전 +1 20.12.13 2,790 6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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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비전투 손실 +5 20.12.12 2,761 74 11쪽
46 다시 참호로 +20 20.12.12 2,885 76 11쪽
45 2차 세계대전 +5 20.12.11 3,060 7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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