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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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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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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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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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교관

DUMMY

한스 파이퍼는 수 많은 전투 경험을 통해서 두려움이 없어진 베테랑이 되었던 것 이다. 또한 한스가 이렇게 신병들한테 엄하게 훈련을 시키는 것은 이유가 있었는데, 훈련을 시킬 시간이 고작 3일 밖에 없었던 것 이다. 어쩌면 상황에 따라 하루만 훈련을 받고 이 아무것도 모르는 엉망진창 신병들이 마크 전차를 몰고 전투에 나가야 할 수도 있었다.


한스는 전차병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이번에 새로 노획되어서 수리를 마친 마크 전차가 신병들을 기다렸다. 측면에는 자랑스러운 철십자 마크가 2개씩 그려져 있었다. 기술자가 신병들에게 말했다.


“페인트가 아직 안 말랐으니 조심하슈.”


폴, 패트릭, 욘트가 차례대로 마크 전차 안에 들어갔다. 전차 안에는 기술자가 마지막으로 운전 가능한 상태인지 관찰하고 있었다. 폴이 생각했다.


‘생각보다 좁잖아?’


패트릭이 말했다.


“으···이거 무슨 냄새야..”


욘트도 코를 막았다.


“페인트 냄새 말고 뭔가 쾌쾌한 냄새가 있는데···”


기술자가 전차 여기 저기를 둘러보며 말했다.


“시체 냄새라네. 여기 안에 영국군이 포탄 파편을 맞고 죽어 있었거든.”


패트릭이 아연실색했다.


“아니. 뭐라구요? 시..시체?”


기술자가 더러운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말했다.


“치우느라 고생 좀 했지. 내가 열심히 청소도 하고 내부에 페인트칠도 잘 했으니 안심하라고.”


그리고 기술자는 해치를 열고 밖으로 나가서 한스에게 말했다.


“신병들이 운전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한스가 외쳤다.


“시동 걸어!!”


폴이 떨리는 손으로 시동을 걸었다. 엔진에서 어마어마한 소음과 함께 전차 밖으로 먼지가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어찌나 먼지가 심하게 뿜어져 나왔던지, 200m 뒤에서도 마크 전차의 엔진이 시동이 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시동이 걸렸어?’


폴은 벌벌 떨기 시작했다. 한스가 전차의 안으로 들어와서 해치를 닫았다. 그리고 스패너로 전차를 캉캉 치면서 폴의 등을 발로 두 번 툭 쳤다.


“으익!!”


폴이 당황하자 한스가 외쳤다.


“전진! 등을 두 번 치면 전진이다!”


“네! 전진하겠습니다!”


마크 전차의 육중한 두 궤도가 천천히 앞으로 미끄러졌다.


끼기기긱 끼기기긱


전차 밖에서 구경하는 전차병들은 이 모습을 보고 웅성거렸다.


“우와!! 대단해!!”


“저게 진짜 움직이네?”


저 앞에는 전차가 지나가야 할 코스를 가리키는 양동이가 여러 개 놓여져 있었다. 전차는 그 양동이를 쓰러뜨리지 않고 그 사이로 지나가야 했다. 한스가 외쳤다.


“저 양동이들은 전차를 호위하는 자랑스러운 독일의 보병들이다! 보병의 호위를 받으면서, 자네들이 참호로 전진해서 기관총을 격파해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폴이 얼타면서 전차를 전진시키는데 한스가 폴의 오른쪽 어깨에 발을 올려놓고 스패너로 전차를 캉캉 때리면서 외쳤다.


“우회전! 우회전해!!”


폴이 우측 브레이크를 당겼고, 우측 변속기를 담당하는 패트릭이 레버를 당겨서 우측 무한궤도를 정지시켰다. 그러자 좌측 무한궤도만 앞으로 끼기기긱거리며 움직였고, 거대한 마크 전차는 바닥에 우아한 커브자국을 남기며 방향을 바꾸었다.


구경하는 전차병들이 외쳤다.


“조금 더 틀어!!”


“양동이 짜부라진다!!”


마크 전차는 양동이를 짜부라트리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한스가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고 처참하게 짜부라진 양동이를 바라보았다.


“빌어먹을! 너희들은 독일 보병들을 깔아뭉갠 거야!”


한스가 다시 스패너로 전차를 캉캉 때리면서 폴의 왼쪽 어깨에 발을 올렸다.


“좌회전! 좌회전!!”


좌측 변속기를 담당하는 욘트가 레버를 당겨야 했다. 그런데 욘트가 얼 타고 있는 사이에 전차는 계속 앞으로 전진해서 양동이를 모조리 짜부라트리고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구경하는 전차병들이 탄식했다.


“저 안에서는 밖이 안 보이나?”


“운전 진짜 못하네.”


“저거 탔다가 다 죽는 거 아냐?”


잠시 뒤, 일산화탄소로 눈이 퉁퉁 부어 오른 폴, 패트릭, 욘트가 전차 밖으로 빠져 나왔다. 한스는 장교한테 훈련 기간을 더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빌어먹을! 저 얼간이들을 가지고 3일 뒤에 전투를 치른다고? 저 녀석들 대신에 슈톰트루퍼에게 기본 운전을 가르치는 것이 낫겠어.’


그 때 폴, 패트릭, 욘트에게 다른 전차병들이 와서 전차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저 안은 어때?”


“운전하기는 어렵나?”


“포수 자리는 어때?”


패트릭이 말했다.


“빌어먹을 엔진 소리 때문에 말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그리고 엔진 근처는 엄청나게 뜨거워!”


욘트가 말했다.


“먼지 때문에 잠깐만 있어도 눈이 퉁퉁 부어! 저기 한 시간만 있어도 가스 중독으로 죽을 거야.”


“저거 꼭 타야 하는 거야? 그냥 수류탄 가지고 돌격하면 되잖아.”


그 때 한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네들 지금 뭐라고 했나?”


전차병들은 모두 모르는 척 고개를 숙였다. 한스가 말했다.


“7명의 노획 부대가 이 전차 하나를 노획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네. 독일 최고의 기술자가 밤을 세워 이 전차를 수리하고 부품을 만들었지. 그들이 헛된 수고를 했나?”


기어가는 목소리로 한 전차병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한스가 말을 이었다.


“이 전차의 강력한 무한궤도는 1미터가 넘는 폭의 참호를 거뜬히 넘을 수 있고, 철조망을 깔아 뭉개고 앞으로 전진하며 보병들의 길을 터줄 수 있다네. 하지만 미숙하게 조종하면 첫 전투 전에 궤도가 박살나거나 도랑에 쳐박혀서 걸어서 적군 참호로 돌격해야 하네.”


한스가 폴, 패트릭, 욘트를 보며 말했다.


“저 쪽 정문 방향에 기관총이 있다고 가정하고 포수가 기관총을 조준할 수 있게 전차를 회전시키게.”


“네! 알겠습니다!”


폴, 패트릭, 욘트가 차례대로 전차 안에 들어가서 방향을 회전시켰다. 전차의 양 궤도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제자리에서 전차가 천천히 회전했다. 그리고 다시 전차가 멈추고는, 해치 위에서 폴, 패트릭, 욘트가 차례대로 나왔다. 한스가 한숨을 쉬고는 폴에게 말했다.


“따라오도록.”


한스는 폴과 전차에 들어가서, 폴에게 우측 포수의 자리에 앉아보도록 했다.


“자네라면 지금 각도에서 목표물을 조준할 수 있겠나?”


폴은 힘을 주어 포의 방향을 바꿔보았다. 하지만 포는 정문 방향으로 조준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습니다!”


한스가 말했다.


“포수가 잘 쏘려면 조종수가 똑바로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조종수가 잘못 위치를 잡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못할떄 놈들의 포탑이 삥 돌아와서 우리의 전차를 불바다로 만든다!”


“알겠습니다!”


한스의 훈련 덕분에 두 시간 만에 폴, 패트릭, 욘트는 대충 마크 전차를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한스는 포병 출신의 포수 자이트에게 물었다.


“만약 전방에 영국놈의 마크 전차와 1897년식 75mm 야포가 있다면 무엇을 먼저 조준하겠나?”


자이트가 대답했다.


“마크 전차를 먼저 조준합니다.”


한스가 전차병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야포를 전차보다 먼저 조준해야 한다!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전차의 장갑은 자네들을 기관총으로부터 보호해준다. 총알을 맞을 까봐 바짝 땅에 엎드려서 진흙탕을 기어가던 시대는 갔다. 하지만 야포에게 자네들은 아주 커다란 과녁판이다! 한 방만 맞추면 펑하고 폭발하는 훌륭한 과녁판이지. 훈장 쪼가리를 받고 싶은 욕심에 전차만 노리다가 야포한테 박살나는 실수를 범하지 말도록!”


“네! 알겠습니다!”


점심 시간에 패트릭이 동료들에게 말했다.


“전차가 야포에 맞으면 폭발하나?”


“연료가 폭발하니 그렇겠지?”


“그···그럼 우린 불타 죽는 거야?”


패트릭의 말에 갑자기 정적이 흘렀다.


욘트가 말했다.


“그···전차병한테 권총 하나씩 준다던데 전차가 폭발하면 자살하라고 주는거 아닐까?”


“서..설마···내부에 소총 놔둘 공간이 없으니 주는 거겠지.”


“폭발하면 누가 제일 먼저 나가는 거야?”


“당연히 전차장이 제일 먼저 나가겠지?”


폴이 입을 열었다.


“난···전차병이 되면 붉은 남작처럼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했는데···”


다른 전차병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욘트가 말했다.


“어차피 훈장을 받는 건 다 귀족 출신 장교들이야.”


폴이 말했다.


“전쟁이 나 같은 일개 병사도 영웅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아닌가?”


자이트가 폴을 비웃으며 말했다.


“멍청이! 우리보고 총알받이나 하라고 그러는 거야. 그 돼지 같은 황제 때문이 우리만 뒤지는 거라고!”


전차병들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었다. 자이트가 속으로 생각했다.


‘빌어먹을···눈치 보다 탈영해야지···’


식사 이후 한스가 전차병들에게 말했다.


“자, 이번에는 전차가 야포에 맞았을 때 탈출하는 훈련을 시작한다.”


전차병들이 당황해서 얼타고 있자 한스가 말했다.


“뭘 놀라나? 공군은 전투기 조종사한테 끝까지 싸우라고 낙하산도 지급하지 않지만 전차병들도 그럴 필요는 없네.”


한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네놈들이 살아남아야 내가 굳이 다시 훈련을 뼈빠지게 안 시켜도 되니까···’


그렇게 전차병들은 해치 위로 하나씩 차례대로 빠져 나오는 훈련을 했다. 한 전차병은 해치 위로 빠져나오다가 미끄러져서 바닥에 쳐 박히기도 했다. 한스의 체계적인 훈련 덕분에 폴은 자신의 전차 운전 실력이 늘어서 꽤나 자신만만했다. 그리고 전차의 시동을 걸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빨리 전쟁에 나가고 싶어···’


한스가 전차병들에게 말했다.


“전쟁은 훈련과는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게.”


한스의 말에 며칠간 죽을 고생을 하며 훈련 받은 전차병들이 당황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한스가 말을 이었다.


“자네들은 평평한 평지에서 전차를 운전했네. 하지만 실제 전쟁터에서는 폭 1m의 대전차호와, 여기저기 깊게 파인 포탄 구덩이를 넘어가야 한다네! 저 마름모꼴의 전차가 구덩이에 빠지면 꽤나 볼만할 걸세! 그리고 진흙탕에 서서히 가라앉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네. 그러니 늘 앞서 가는 보병이 지표를 살펴보고 전차가 건널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하네.”


한스가 시계를 보고 생각했다.


‘내가 백 마디 말로 해봤자 경험하지 않고는 모르겠지.’


그렇게 한스는 자신이 훈련시킨 전차병들과 함께 전선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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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신이강철
    작성일
    20.12.25 02:39
    No. 1

    한스 기갑군의 전차가 6대로 늘어 난건가요?
    활약이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gl******..
    작성일
    20.12.25 05:09
    No. 2

    역시 짬에서 나오는 포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0.12.25 08:25
    No. 3

    진정한 교관! ㅎㅎㅎ 문제는 제2차 세계대전기에 다시 본인부터 훈련 받을 것 같은데... ㅋㅋㅋ 물론, 저 정도면 새로 훈련 받는게 익숙할터니! 그나마 르노 전차가 다루기 쉽겠네요. M1897 75mm 야보와 아드리아 헬멧과 함께 명작인 르노. 뭐, 한스가 더한 명작을 만들 것 같지만! ㅋㅋㅋ 음, 이번 전투에서 저격수를 만나려나? 전차장을 위협하는 또다른 위협이 저격수니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遊郞
    작성일
    21.01.28 02:19
    No. 4

    사실 지금와선 한스를 아는 사람 중에 찐따로 보는 사람이 남아 있을까 싶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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