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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항공대의 미하엘은 적기 5대를 격추시켰고 파일럿으로서 한 달 넘게 생존했다는 이유로 에이스 칭호를 획득하고 자신을 포함한 5대의 알바트로스 전투기를 이끄는 편대장이 되었다.
“축하한다! 미하엘!”
“자네는 독일의 자랑거리야!”
이마 위로 식은 땀을 뻘뻘 흘리는 미하엘은, 자신 앞에서 씨잇 미소를 짓는 후고를 보았다. 후고는 훈련 때부터 낙하산도 제대로 못 들고 다니고 훈련 도중에 연습용 전투기도 한 대 망가뜨리는 위엄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미하엘은 게르하르트와 노르만도 같이 이끌어야 했다. 디터가 미하엘에게 축하 인사를 보냈다.
“정말 멋진 편대야! 자네가 무척이나 부럽네!”
미하엘은 디터에게 억지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멍청한 새끼들 이끌다가 이대로 뒤질 순 없어..’
5대의 전투기 중에서 1번기인 미하엘의 전투기가 맨 앞에, 2번기와 3번기가 그 뒤를 따르고 4번, 5번기가 맨 마지막에 따라가는 V자 형태로 편대를 짜기로 했다.
@@@@@@@1(미하엘)
@@@2(후고) @@@@@@3(게르하르트)
4(요하임)@@@@@@@@@@@5(노르만)
미하엘은 2번 자리에 후고를 넣고 4번 자리에 그나마 제일 실력이 좋은 요하임을 넣기로 했다. 미하엘은 요하임을 불러서 신신당부를 했다.
“이봐! 자네가 4번 자리에서 휴고 녀석 격추 안 당하게 잘 챙겨주게나!”
“네! 알겠습니다!”
미하엘이 속으로 생각했다.
‘적과 싸우는 도중에 편대에서 탈락하면 제 아무리 에이스라도 죽은 목숨이다..절대 편대가 흩어지면 안되는데..설마 잘 따라오겠지?’
미하엘은 불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편대원들을 바라보았다.
한편 전차 소대는 두 대의 전차를 잃고 두 전차병이 부상당한 것 때문에 우울해 있었다.
“조만간 노획 전차 보급해주겠지?”
“당장은 힘들 거야! 오는데 시간이 걸리겠지!”
한편 전차병들은 다음 전투에서 자신의 전차가 무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하였다.
‘지금도 궤도 상태가 불안한데..’
‘엔진 상태가 안 좋아 보여..’
베르너에게 한참 동안 욕을 먹은 한스가 자신의 전차 소대로 향했다. 전차병들은 한스를 보고 긴장했다.
‘소대장님 엄청 열 받았겠지?’
한스가 자신의 소대원들 앞에서 입을 열었다.
“이번 전투에서 토미 놈들의 준비도 철저했고 저항도 아주 거셌다. 솔직히, 어떻게 우리 소대에서 한 명도 사망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제프 디트리히가 외쳤다.
“파이퍼 소위님 훈련 덕분입니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다..솔직히 이건 기적이었다. 순전히 운이 좋았던 것 뿐이다..내일 토미놈들의 예비 참호 쪽 시가지를 지나가야 하는데 대비를 확실히 해야 한다..’
바그너가 말했다.
“베르너 그 자식은 정말 재수 없는 놈입니다! 한 번 본 때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스가 말했다.
“괜히 중대장한테 찍혀봤자 우리만 손해일세.”
요나스가 말했다.
“이미 찍힌 것 같은데..”
한스가 말을 이었다.
“중대장이랑 척을 지게 되면 그 녀석이 보병 지원도 없이 시가지에 우리 전차 소대만 쳐 넣을 수도 있네. 나도 그 자식 대가리에 총알을 박고 싶지만 별 수 없네···”
“에이 설마! 그랬다간 그 자식도 손해인데?”
“그 놈은 충분히 그럴만해!”
전차병들은 노획한 술과 통조림을 먹는데, 마구간 한쪽에서는 보급병들이 지쳐서 죽은 자신들의 말, 슐츠를 보며 울고 있었다.
“슐츠! 눈을 떠!”
울고 있는 한 보급병이 말했다.
“막내야..내일은 네가 슐츠 대신 탄약 상자를 들어라..”
막내 보급병이 커다란 탄약 상자를 보고는 울부 짖었다.
“슐츠!!제발 일어나!!”
에밋이 보급병들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래도 저 친구들보다는 우리가 상황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전차야 새로 보급받으면 되지만 저 말들은 죽으면 장교 식탁에..악!”
바그너가 에밋의 머리를 한 대 치고는 말했다.
“소대장님 다행히 오늘까지는 기름 보급이 잘 되었지만 내일부터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알겠네. 내가 건의하겠네.”
에밋이 바그너에게 항의했다.
“왜 맨날 때리십니까!”
“그 놈의 주둥이 좀 다물어!”
“보병들은 머리 때리지 않고 철모 흔들기만 하던데 차라리 그렇게 해주십시오!”
“그래! 한 번 그렇게 해보지!”
바그너는 에밋의 철모 앞부분을 쥔 다음에 덜덜덜 흔들었다. 에밋이 비명을 질렀다.
“아악!!!아픕니다!! 골이 울립니다!!”
한스는 소대원들 앞에서 괜찮은 척은 했지만 전차 두 대를 잃은 것 때문에 속이 쓰려서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우리도 맨날 토미 녀석들 전차 노획만 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전차를 만들어야 할 텐데..”
헤이든이 말했다.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독일의 과학 기술은 세계 최고입니다!”
에밋이 말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전차병들은 멀찍이서 열심히 자가발전 패달을 밟고 있는 통신병들을 바라보았다. 두 막내 통신병들은 자전거처럼 생긴 자가발전기에서 쉬지도 못하고 패달을 밟아 대고 있었다. 고참들이 그 통신병들에게 다그쳤다.
“빨리 빨리 못 돌리나!!”
헤이든이 말했다.
“독일은 물자가 부족한 것일 뿐이야! 기회만 된다면 세게 최고의 전차를 만들 것이 분명해! 적군이 이름만 들어도 공포에 질리는 그런 전차 말일세!”
그 날 밤 한스는 베르너, 호프만, 켈러 등과 함께 장교 식탁에 올라온 말 고기 미트볼을 바라보았다. 한스는 미트볼을 차마 먹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었지만 다른 장교들은 입 안에 꾸역꾸역 쳐 넣고 있었다. 한스는 배가 고파서 결국 미트볼을 집어 먹었다.
‘젠장..너무 맛있어..’
한스가 입을 열었다.
“내일 예비참호 쪽 시가지로 진입하게 될 경우에 보병과의 협동 전술이 필요합니다.”
‘분명 뭐라고 쿠사리 넣겠지..’
놀랍게도 베르너는 한스에게 쿠사리를 넣지 않았다.
“파이퍼 소위, 설명해보게.”
“시가지 쪽에서는 적군이 1층에서 수류탄을 들고 있다가 전차가 진입하는 것을 소리로 알아채고 전차가 지나갈 때 수류탄을 던져 공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물 안이나 옥상 등에 기관총 사수나 저격수를 비치하면 놈들이 방어할 때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한스는 베르너가 쿠사리를 넣지 않아서 자신감을 얻고 계속해서 설명했다.
“시가지를 진입할 때는 무조건 보병이 전차보다 앞서서 먼저 들어가야 합니다. 보병은 두 줄로 나뉘어, 왼쪽 줄에 있는 보병들은 오른쪽 건물들의 창문이나 건물 모서리 등을 정찰하고, 오른쪽 줄에 있는 보병들은 왼쪽 건물들의 창문을 정찰합니다. 그렇게 보병이 두 줄로 나뉘면 양 쪽의 건물들을 모두 사격 범위 안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 뒤를 전차가 따라가면 됩니다.”
켈러가 속으로 한스에게 욕을 퍼부었다.
‘망할 자식! 잘난척이나 하고 말이야!’
한스가 말을 이었다.
“넓은 길을 지나갈 때 전차 또한 두 대가 같이 가면서 기관총으로 서로의 사각지대를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베르너가 말했다.
“좋아. 내일 시가지에 진입할 때는 2소대와 같이 진입하게.”
켈러가 말했다.
“그..그것은..”
‘젠장!! 왜 내 2소대가 전차 소대를 봐줘야 하는 거야!!’
한스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됐다! 이렇게 하면 내일 시가지까지 진입해도 안전하게 갈 수 있다!’
한편 베르너는 이렇게 한스한테 들은 전술을 모조리 자신의 노트에 적어두었다. 다음 날,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눈이 충혈되어 사람이 아닌 괴물과도 같은 몰골의 독일 병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다시 전투 준비를 시작하였다.
그 때, 해가 떠오르는 동쪽에서 태양을 등지고 미하엘의 알바트로스 편대가 나타났다. 독일 병사들이 이 모습을 보고 모두 환호했다.
“알바트로스 편대야!”
“네 놈들만 믿는다고!”
“영국 놈들 전투기를 박살내 버려!!”
한스 또한 이 모습을 보며 희망을 느꼈다.
“하늘을 지배하는 알바트로스 편대야!"
만약 영국 비행기가 한스 전차 소대의 좌표를 모두 확인하고 이것이 영국 포병들에게 입수되면 한스의 전차 소대 쪽으로 포탄이 쏟아질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하엘의 전투기 편대가 영국군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했다.
한편 편대장 미하엘은 속도가 빠른 알바트로스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
‘선회력은 떨어지지만 이건 속도가 워낙 빨라서 도망치면 절대로 못 따라잡는다!’
영국군의 솝위드 카멜기는 선회력이 기가 막히게 빨랐기 때문에 무리하게 솝위드 카멜과 도그파이팅을 했다간 순식간에 꽁무니를 잡히는 경우가 생기고는 하였다. 하지만 미하엘은 도그파이팅을 좋아하지 않고 도망가는 것을 즐겼기 때문에 알바트로스가 최적이었다. 미하엘이 생각했다.
‘우리가 태양을 등지고 오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 먼저 놈들을 발견 할거다! 높은 고도에 있다가 우리는 잽싸게 치고 도망가면 된다!’
그 때, 미하엘은 영국군의 솝위드 카멜기로 이루어진 편대를 발견했다.
“저기다!!”
미하엘은 수신호를 보낸 다음, 태양을 등지고 영국군 편대 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비행했다. 순간, 영국군 솝위드 카멜기의 거울에서 생긴 빛이 미하엘의 눈을 부시게 했다.
“아악!!”
얼굴에 거센 바람과 작렬하는 태양빛 때문에 미하엘은 순간적으로 눈을 감았다 떴다. 그런데 영국군 편대 또한 이 쪽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저 새끼들 눈치챘어!!’
“으아악!!”
미하엘의 편대와 영국군의 편대는 공중에서 서로 뒤 섞여서 난장판이 되었다.
탕탕탕 탕탕탕탕
사방에서 총알이 쏟아졌고 적군이 어디 있는지 아군이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악!! 으아아악!!”
미하엘은 겨우 꼬리를 잡은 솝위드 카멜기를 향해서 기관총을 쏟아 부었다. 솝위드 카멜기의 조종사가 뒤를 돌아보았다.
탕탕탕 탕탕탕
그런데 미하엘도 뒤에서 자신의 기체를 향해 기관총 총알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악!!”
지금 현재 공중에서는 솝위드 카멜기와 알바트로스기가 서로 번갈아 가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난장판 도그 파이트가 벌어지고 있었다. 미하엘은 일단 자신의 꽁무니를 쫓는 솝위드 카멜기를 피해 도망갔다. 미하엘이 아까 전에 기관총을 쏟아 부었던 솝위드 카멜기는 꼬리 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그 솝위드 카멜기는 이제는 제대로 상승도 못하고 조금 상승했다가 하강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천천히 추락하였다.
삽화 1 : 자가발전기를 돌리는 독일 통신병들
삽화 2 : 후고가 망가뜨린 비행기
- 작가의말
제 작품을 읽어주시는 분들과 후원 보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께 답장을 드리고 싶은데 쪽지 수신을 할 수 없는 계정이라고 뜨는 분들께도 이 곳을 통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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