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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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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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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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로마군 이야기 6

DUMMY

로마군의 배들은 계속해서 지중해를 항해했다. 트리아리 고참들이 고래 고기를 먹으며 허세를 떨었다.


"이번에는 꼭 싸우고 싶은데 말이야!!"


"몸이 근질거린다고!"


"저 얼뜨기 신병 녀석들에게 진짜 전쟁을 가르쳐주지! 싸울 기회만 준다면 말이야!"


40세부터 45세까지의 가장 나이가 많은 트리아리 고참들은 보통 전투 때 맨 뒤에 있었기 때문에 거의 싸울 일이 없었던 것 이다. 루키우스가 중얼거렸다.


"좆같으면 지들이 맨 앞에서 싸우던가..."


쏴아아 쏴아아아


긴 항해가 끝나고 엄청난 규모의 로마군은 사막을 행군하기 시작했다. 존나 덥고 목과 눈이 모래 때문에 따가웠다.


'헥...헥...'


루키우스가 중얼거렸다.


"우리 물은 언제 먹냐?"


마니우스 십부장이 말했다.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마라. 물이 부족하다."


물건을 운반하는 노새들도 무척이나 지친 듯 했다. 데키무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러면 보급 면에서 너무 불리한데...'


데키무스는 엄폐물이나 장애물도 거의 없이 끝도 없이 이어진 사막을 둘러보았다.


'왜 파르티아군은 기병이 주력인지 알겠어...이런 개활지에서는 중기병의 충격이 어마어마하겠지. 근데 우리는 지금 기병이 부족하다...'


그로부터 얼마 뒤, 로마군은 파르티아 군을 상대로 대규모 전투를 치루게 되었다. 사막에서 대규모의 로마군이 바둑판 진형으로 배치되었다.


뿌우우~~~


로마군 깃발이 정면을 향했다.


"전진하라!!!"


휘리릭!


로마군이 사막을 가로질러 전진하기 시작했다.


철컹 철컹 철컹 철컹


데키무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파르티아군이 더 고지대 쪽에 있잖아!!! 이러면 중기병이 내려올때 그 충격이 엄청날거다!!'


데키무스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못 미더운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설마 진형 흐트러지지는 않겠지?'


빽빽하게 행진하는 로마군 위로 로마군의 군단기와 독수리가 하늘 높이 치솟아 있었다. 아마 좌측과 우측에는 기병대가 같이 가고 있을 것 이다. 데키무스는 자신의 앞에 있는 벨리테스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저 새끼들은 투창만 던지고 뒤로 튀겠지? 부럽다!'


하스타티인 데키무스와 동료들은 전투가 시작되면 맨 앞에서 버텨야 할 것 이었다.


빰빠라빰빠 빰~~~~


로마군 나팔수가 고리처럼 휘어진 거대한 나팔을 불었고, 행군하던 로마군이 멈추었다. 데키무스는 호기심에 까치발을 들고는 목을 길게 빼어서 앞을 바라보았다.


"발사 준비!!!"


로마군 궁병들이 일제히 화살을 장전했다.


"발사!!!"


휘릭! 휘릭!! 휘익!!!


하늘을 향해 엄청난 양의 화살이 시꺼멓게 까마귀떼처럼 날아갔다가 파르티아군이 있는 쪽으로 착지하기 시작했다. 파르티아군 경기병들은 말을 타고 잽싸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파르티아 경기병이 이동하며 사막에 뿌옇게 모래가 일었다.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저 새끼들 이동하는데?'


그리고 파르티아 경기병들은 말을 탄 채로 뒤쪽으로 몸을 돌려 로마군이 있는 방향으로 일제히 활을 쏘았다.


티잉! 팅!! 휘릭!!


"테스투도!!!!"


데키무스와 동료들은 능숙하게 방패를 이용하여 화살을 막았다. 데키무스가 들고 있던 스쿠툼에 파르티아 경기병의 화살이 박혔다.


탁!! 타악!!


'으아악!!!'


다행히 화살은 스쿠툼을 관통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로마군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으악!!!"


"억!!!"


"나 맞았어!! 맞았어!!!"


'화...화살이 방패를 못 뚫는데?'


여기저기서 팔다리에 화살을 맞은 녀석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던 것 이다. 카이소 백부장이 호루라기를 불었다.


휘리릭!!!


마니우스 십부장이 외쳤다.


"놈들 화살이 떨어질 때까지 버틴다!!!"


그렇게 데키무스와 동료들은 파르티아군 화살이 떨어질 때까지 버틸 요량으로 스쿠툼을 들고 버텼다. 여기저기서 계속해서 스쿠툼에 화살이 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탁!! 타악!! 탁!!


"으악!!"


"아악!!"


팔 다리에 화살을 맞아 부상을 입은 녀석들도 피를 흘리면서도 어떻게던 스쿠툼을 들고 버텼다.


"으아아악!!!"


찌는 듯한 더위 밑에서 스쿠툼을 한참을 버텼는데도 파르티아 경기병들은 자유롭게 말을 달리며 계속해서 특유의 자세로 화살을 발사하고 튀는 것을 반복했다.


'저 새끼들 화살 언제 떨어지는 거야!!!'


탁!! 타악! 탁!!!


파르티아 경기병들은 계속해서 낙타를 이용하여 화살을 보급받고 있었던 것 이다. 그 때, 마니우스 십부장이 데키무스가 있는 줄 바로 뒷줄에서 외쳤다.


"말을 탈 수 있는 자 있냐!!!"


데키무스가 속으로 계산했다.


'호...혹시 전령을 보내려는건가?'


어떻게던 이 상황에서 뒤로 빠지는 것이 현명할 것 이었고, 데키무스가 외쳤다.


"제가 탈 수 있습니다!!!"


마니우스 십부장이 데키무스를 뒷줄로 끌어냈고 다른 병사들이 그 간격을 메꿨다. 데키무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살았다!!!'


마니우스 십부장이 데키무스를 카이소 백부장에게로 데려갔다. 카이소 백부장이 데키무스에게 외쳤다.


"로마 제국을 위한 용기와 기상이 매우 훌륭하군!!!"


데키무스는 일단 이 상황에서 살기 위해 도망친 것이지만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전령 일 제대로 하면 포상이라도 받는거 아냐?'


카이소 백부장은 데키무스에게 화려한 깃털 장식이 달린 투구를 건네주었다.


'이...이건!!!'


모양은 어설펐지만 대충보면 군단장이나 쓸 법한 투구였다. 잠시 뒤, 데키무스는 군단장이 쓰는 머리 장식이 달려있는 투구를 쓰고는 말을 타고 달렸다. 파르티아 궁기병들은 데키무스를 향해 집중적으로 화살을 발사했다.


티잉! 팅! 티잉!!


쉿!! 쉬잇!! 쉿!!!


데키무스는 말 등 위에 똥오줌을 지리며 질주하며 울부짖었다.


'으아아악!!! 그 백부장 씹새끼!!!!'


그리고 데키무스는 저만치에서 뭔가가 햇빛에 비쳐서 번적거리는 것을 목격했다.


'저...저건?'


그건 온 몸을 갑옷으로 둘러싼 카타프락트, 파르티아의 중기병이었다.


'!!!'


파르티아 중기병의 말들도 대다수의 부위가 갑옷으로 보호받고 있었다. 말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눈 높이로 장창들이 겨누고 있으면 두려워서 방향을 바꾼다. 하지만 파르티아 중기병의 말들은 눈까지 완전히 보호되는 방어구를 차고 있었다. 파르티아의 중기병, 카타프락트는 4m 정도의 육중한 콘투스 장창을 양 손으로 들고 싸우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데키무스는 속으로 울부짖으며 계속해서 말을 달렸다.


'으아아아악!!!!'


잠시 뒤 로마군이 방패 대형을 취한 상태로 다시 진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로마군은 도르레를 돌려서 발리스타의 줄을 팽팽하게 만들어 장전하고, 불화살을 발사했다.


휘익!!!


포병들은 발리스타의 도르레를 돌려서 줄을 팽팽하게 만들어 장전하고, 불화살을 발사하는 것을 반복했다. 로마군과 파르티아군의 화살이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었다. 불이 붙은 일부 발사체들은 하늘에 포물선 형태의 회색 연기를 남기며 앞으로 날아갔다. 파르티아군은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생각한건지 퇴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로마군은 전술적 승리를 거두었지만 파르티아 경기병으로 인하여 수 많은 부상자가 나왔다. 그리고 데키무스는 크나큰 상을 받게 되었다. 데키무스는 도대체 무슨 상을 받을지 기대되어 죽을 것 같았다. 루키우스가 외쳤다.


"정말 대단해!!!"


"은으로 된 컵이라도 받으려나?"


그 날 데키무스는 카이소 백부장님에게 월계관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죽을 고생했는데 겨우 월계관 따위라니!!!'


카이소 백부장님이 데키무스를 격려하셨다.


"자네는 도시 출신인가?"


"농촌 출신입니다."


"나도 농촌 출신이네. 앞으로 전공을 세우면 자네도 빠른 속도로 진급할 수 있을 걸세."


카이소 백부장 또한 농촌 출신이었지만 뛰어난 무력으로 백부장 자리에 오른 것 이었다. 데키무스가 텐트로 돌아가며 속으로 생각했다.


'하...하긴 빨리 진급해야 봉급이 오르니까 장기적으로 좋겠지?'


마니우스 십부장님이 데키무스에게 말했다.


"카이소 백부장님이 이번 일로 자네를 눈여겨 보셨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공을 세우도록!"


다음 날, 마니우스 십부장님이 오셔서 말했다.


"아주 중요한 임무가 있는데 자원자 있나?"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루키우스가 말했다.


"하고 싶은데 저는 말을 못 타서 죄송합니다."


참고로 데키무스와 같은 고향 출신의 루키우스 녀석은 말을 아주 잘 탄다. 마니우스 십부장님이 말씀하셨다.


"이번 임무는 말을 탈 필요 없다! 그냥 엎드려있으면 된다!"


'어...엎으려 있으면 된다고?'


데키무스와 루키우스가 잽싸게 손을 들었다.


"저요!!"


"둘이나?"


결국 데키무스와 루키우스 둘 다 이번 임무에 뽑히게 되었다.


'도대체 무슨 임무지?'


잠시 뒤, 로마군 보병은 파르티아군 보병들과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때와는 달리, 로마군은 파르티아군과 가급적 뒤섞이지 않으면서 방어적으로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뿌우우~~~


"퇴각하라!!!"


갑자기 로마군 보병들은 파르티아군 보병들과 싸우다가 퇴각하기 시작했다. 파르티아군 장군은 계속해서 로마군을 추격하라고 명령했다.


"추격하라!!!"


파르티아 보병들이 로마군을 따라 빠른 구보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데키무스는 루키우스와 함께 말 시체 아래에서 죽은 척 휏불을 들고 엎드려 있었다. 이미 똥오줌을 지린 상태였다.


'으아아아악!!!!'


데키무스는 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엎드려 있었다. 파르티아 군의 군화가 사막 모래를 두들기며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귀가 울리기 시작했다.


둥둥둥둥둥둥


'아아아악!!!!'


파르티아 군은 데키무스와 루키우스를 넘어서 앞으로 진격했다. 데키무스는 말 시체 아래 엄폐하고 있었지만, 휏불을 들고 있는 팔과 다리는 밖으로 삐져나온 상태였다. 어떤 파르티아군은 데키무스의 종아리를 밟았다.


'윽!! 으윽!! 윽!!!'


파르티아 군이 고래 기름이 묻은 짚더미가 쌓여 있는 곳을 지날 때, 데키무스와 루키우스는 잽싸게 휏불을 그 쪽으로 던졌다.


휘익!! 화르륵!!!


로마군은 일부러 고래 기름이 묻은 짚더미를 바닥에 깔아두었던 것 이다. 파르티아 군이 바닥에 구르며 불을 끄기 시작하자 로마군이 다시 달려와서 파르티아 군을 상대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으악!!!"


"끄아악!!"


검투사 출신의 퀸투스(엘랑 에거의 선조)는 장창을 들고 무쌍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파르티아 군 중기병이 4미터 길이의 육중한 콘투스(장창)을 양손으로 잡고 이 쪽으로 말을 달려오고 있었다.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퀸투스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파르티아 군 중기병을 바라보았다.


"흐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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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 다시 501 중전차 대대로 +153 22.11.22 282 2 13쪽
820 관등성명 +24 22.11.21 130 3 13쪽
819 당근과 채찍 +13 22.11.20 134 3 11쪽
818 외전)로마군 이야기 8 (完) +2 22.11.19 110 2 12쪽
817 외전)로마군 이야기 7 +5 22.11.18 89 2 12쪽
» 외전)로마군 이야기 6 +4 22.11.17 116 2 11쪽
815 외전)로마군 이야기 5 +4 22.11.16 99 2 12쪽
814 외전)로마군 이야기 4 +4 22.11.15 100 2 12쪽
813 외전) 로마군 이야기 3 +11 22.11.14 106 2 13쪽
812 외전)로마군 이야기 2 +44 22.11.10 155 2 12쪽
811 외전) 로마군 이야기 +16 22.11.09 123 2 12쪽
810 룰렛 +31 22.11.08 192 3 15쪽
809 휴가를 간 오토 +303 22.11.07 375 4 12쪽
808 바이킹 외전 5 (完) +19 22.11.06 115 2 15쪽
807 바이킹 외전 4 +18 22.11.05 113 2 11쪽
806 바이킹 외전 3 +19 22.11.04 142 2 17쪽
805 바이킹 외전 2 +16 22.11.03 104 5 13쪽
804 바이킹 외전 +20 22.11.02 144 3 14쪽
803 훈장과 계급장 +277 22.10.26 372 4 12쪽
802 유리지뢰 +29 22.10.25 137 4 13쪽
801 지상 최대의 암살 작전 +24 22.10.24 135 3 12쪽
800 석탄 폭탄 +39 22.10.23 183 3 15쪽
799 일급 기밀 +46 22.10.22 182 5 13쪽
798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3 +16 22.10.20 139 3 16쪽
797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2 +25 22.10.19 128 3 11쪽
796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8 22.10.18 143 3 12쪽
795 머리 비우고 쓰는 외전) 나타샤 이야기 +73 22.10.18 24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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