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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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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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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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간 오토

DUMMY

외전이 너무 길어졌으니 본편으로 돌아가자.


동부전선, 두꺼운 눈밭 위에 흰 설상복을 입은 수 많은 독일군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었다.


피웅 피웅


쉬잇!! 쉿!!


퍼벙!!!


우우웅 쿠궁!!!


회색 안개 속에서 양측에 기관총 불꽃이 번쩍거리고 간헐적으로 포탄이 떨어졌다. 대다수의 독일군은 시체들을 내버려두고 다들 퇴각한 상황이었다.


쿠구궁!!!


독일군의 시체들이 포탄을 맞고는 사방 팔방으로 팔다리가 날아갔다. 이미 대다수의 병사들이 완전히 죽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소련군은 포탄이 남아도는건지 계속해서 포탄을 발사했다.


쿠궁!! 쿠구궁!!!


그리고 몇 안 되는 생존자 중에 하나인 독일군 이등병 마르크안드가 피라미드 모양의 시멘트 용치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헉....흐헉!!! 헉!! 헉!! 헉!!! 헉!!!"


어떻게던 퇴각해야 하는데 소련군의 총알이 날아오는 고도가 너무 낮았다. 그리고 퇴각로에는 변변한 장애물이 없었다.


쉬잇!! 쉿!!


쿠과광!!!


마르크안드는 최대한 납작하게 엎드려서 기어갔다.


피웅!! 피웅!!


쉬잇!! 쉿!!!


여기저기 팔다리가 날아갔거나 내장이 쏟아진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마르크안드는 온 신경의 감각과 수만년간 쌓인 경험으로 본능적으로 가장 안전할 것 같은 길을 향해 기어갔다. 그 때, 소련군의 기관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드륵 드르륵 드르르륵


'!!!'


마르크안드는 눈밭에 온 몸을 파묻었다.


"흐억...흐으억...흐윽..."


다시 기관총 소리가 멈추었다. 10m 정도 앞에 있는 용치에 엄폐하고 있는 한 독일 병사가 마르크안드에게 외쳤다.


"이 쪽으로!! 빨리!!!"


하지만 마르크안드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자리에 엎어져 있었다.


"으허억...허억..."


멀리서 소련군의 함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우라!!!!!"


그 용치 뒤에 있던 독일 병사는 있는 힘껏 반대편으로 수류탄을 던졌다.


쿠궁!!


그 틈을 타서 마르크안드는 그 독일 병사가 있는 용치 쪽으로 잽싸게 달려갔다.


'으아아!!!'


마르크안드는 그 독일 병사와 함께 허리를 숙이고 계속 앞으로 달렸다. 뒤에서 소련군의 모신나강이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


탕!! 타앙!! 탕!!!


'으아아!!!'


마침내 마르크안드는 그 독일 병사와 함께 커다란 포탄 구덩이 안으로 몸을 날렸다.


퍼억!!


그 때, 포탄 구덩이 안에 있던 소련 병사가 마르크안드에게 단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끄허윽!!!"


퍼억!!!


뒤로 자빠진 마르크안드는 온 힘을 주어 소련 병사의 팔을 막았다. 아까 마르크안드를 구해준 독일 병사가 야전삽을 소련 병사의 목으로 박아 넣었다.


퍼억!!!!


그 소련 병사는 마르크안드 위로 엎어졌다. 마르크안드는 질겁을 하며 시체를 밀쳐냈다.


"흐허헉!!"


마르크안드를 두 번이나 구해준 녀석은 소련 병사의 목 절반 가까이 들어간 야전삽을 빼냈다. 핏줄기가 목에서 뿜어져 나왔다. 소련군의 함성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우라!!!!"


트등 트드드등 트드등


마르크안드는 자신을 구해준 독일 병사와 함께 팬티에 똥오줌을 지리며 도망쳤고, 부대에 합류하는 것에 성공했다. 마르크안드가 말했다.


"고...고맙소!!"


"담배 한 개피만."


마르크안드는 담배 한 개피를 주고는 그 자의 군복을 살폈다.


'집행유예 부대?'


그 때, 다른 집행유예 부대원이 걸어와서는 외쳤다.


"마르틴 히틀러 너 우리 모두를 좆되게 만들 셈이냐? 먼저 퇴각하라고 했잖아!!"


"할 일이 있어서."


마르크안드는 그제서야 자신을 구해준 녀석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마르틴 히틀러?'


마르크안드는 마르틴 히틀러의 설상복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네 피 나는데?"


마르틴 히틀러를 경호하느라 집행유예 부대에 숨어있던 SS들이 마르틴의 상태를 확인했다. 소련군한테 옆구리를 칼로 찔린 상태였다. 위생병이 외쳤다.


"상처는 깊지 않습니다!!"


집행유예 부대원으로 위장했던 SS가 식은 땀을 흘렸다.


"옷이 두꺼워서 망정이지..."


마르틴은 입에 담배를 문 채로 태연하게 말했다.


"슈납스 있나?"


결국 마르틴은 이 때 집행유예 부대에서 사면되어서 훈장과 계급장을 돌려받고는 치료를 받고는 잠깐의 휴가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오토 파이퍼 또한 휴가를 받아서 베를린 본토로 돌아가는 군용 열차를 타게 되었다. 수 많은 장병들이 기쁜 표정으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군용 열차를 탈때는 무조건 창가 쪽 자리를 잡아야 했기에 오토는 눈치 싸움을 하고 있었다.


'맨 마지막에 들어가는게 나을 것 이다...'


"모두 탑승하시오!!!"


병사들이 모두 군용 열차에 탑승했다. 진짜 구역질나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런 시발!!!'


독일군은 좁은 열차 안에 모두 다 같이 낑겨서 본토까지 가야 할 것 이고 맑은 공기를 마시려면 어떻게던 창가 쪽 자리를 사수해야 할 것 이다. 오토는 노력한 끝에 간신히 창가 쪽 자리를 맡았다.


'워우!! 살 것 같다!!!'


열차가 출발하였고, 이 지긋지긋한 동부전선 땅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트등 트등 트등 트등 트등 트등


병사들은 좁은 열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군가를 부르다가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런데 워낙 비좁았기 때문에 두 겹으로 포개어 자야 했다. 오토 또한 바닥에 엎드린 병사들 위에 거꾸로 엎드려서 잠을 잘 준비를 했다. 상대방의 발을 베게 삼아서 자야하는 고약한 상황이었지만 어차피 위생 따위는 신경 안 쓴지 오래였기에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트등 트등 트등 트등 트등 트등


베를린에서 내리고 오토는 마르틴을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지난번에 사고친게 있기 때문에 본가로 돌아가는 것이 불편했던 것 이다.


'마르틴한테 인사나 하고 휴가 끝날때까지는 호텔에서 머물러야지...'


오토는 호텔에 숙박을 한 다음 화장실에 들어가서 자신의 치아를 확인했다. 양치를 한 달 넘게 못했기 때문에 이빨이 싯누렇게 되어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동부전선에서 어떤 녀석들은 이빨이 빠지고 시커멓게 충치가 생겼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상태가 양호한 편이었다.


오토는 뜨거운 목욕물을 받아놓고 온 몸 구석구석 닦았다. 한 달 동안 묵은 떼가 빠지는 것 같았다.


'이제야 살 것 같다...'


오토는 마르틴에 집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고 자신의 이름을 말한 다음 잠시 기다렸다.


"들어오십시오."


익숙한 얼굴의 집사가 오토의 코트를 받아주었다. 오토가 물었다.


"마르틴은 어디있습니까?"


오토는 집사가 안내해주는 방으로 들어갔다. 마르틴 녀석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오토가 외쳤다.


"네 녀석도 휴가 받았구나! 잘 지냈냐?"


마르틴은 좆같은 표정으로 오토를 바라보았다. 오토는 마르틴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내년에 다시 공세가 시작될거야! 그때 전공을 세워서 훈장도 받고 진급하자고!"


오토는 티거 중전차 대대 중대장이 되는 것이 일생 일대의 목표였다.


"마르틴 자네 정도면 1급 철십자 정도는 받을 수 있을걸세!"


마르틴이 말했다.


"미안한데 머리가 아파서 돌아가줘."


오토가 말했다.


"몸 나으면 술 마시러 안 갈래?"


"나중에 연락할게."


"너 삐졌냐?"


"..."


오토가 마르틴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그땐 미안하다. 내가 장교로서 그런 일을 예방했어야 하는데..."


하지만 여전히 마르틴은 말이 없었고 오토는 슬슬 열받기 시작했다.


"그 새끼들이 내 부대도 아니고 나도 그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


마르틴은 꽃병과 물컵을 집어던졌다.


와장창!!!


오토가 말했다.


"마르틴 왜 그래! 이러지 말라고!!"


집사와 하인들이 황급히 들어왔다. 마르틴이 울부짖었다.


"당장 꺼져!!!"


결국 오토는 집 밖으로 나갔다.


'저 자식 왜 저래?'


머리가 희끗희끗한 집사가 오토에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당분간은 안 오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편, 밀리나 히틀러는 군복을 수선하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사고치지 말아야지...'


참고로 에밀라는 머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봉사활동을 쉬고 있었다. 그렇게 밀리나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화장실 밖에서 아줌마 여공들이 수다를 떠는 소리가 들렸다.


"전쟁 때문에 노동 개혁은 다 나가리됐구만..."


"정치인들이 하는 소리를 믿었수?"


밀리나가 속으로 생각했다.


'전쟁만 끝나면 노동 개혁은 다시 시작할텐데...'


하지만 아줌마들은 계속해서 히틀러를 깠다.


"전쟁도 맨날 이기고 있다더니 아직도 안 끝났어?"


"이러다가 예전처럼 순무만 먹는건 아니겠지?"


"소련 포로들에게 왜 먹을걸 주는지 모르겠어. 그런 놈들을 뭘 믿고 말이야!"


"맞아! 다 죽여버려야 하는데!"


"히틀러 그 양반도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체면만 생각하는거야! 난 처음부터 못 미더웠어!"


"애초에 돈이란게 한계가 있는데 말이야! 이러다가 몇 년 안에 나라가 완전히 거덜날거야!"


"콘라트 아데나워가 난 더 믿음직스러워!"


밀리나는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아줌마들이 한참 수다를 떨고 나간 다음에야 밀리나는 화장실 밖으로 나온 다음 작업장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복도 어딘가에서 쇠냄새가 진동을 했다.


'이...이게 무슨 냄새야?'


밀리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보았다. 아줌마들이 피 묻은 커다란 보따리에 담긴 군복들 중에 쓸만한 군복을 골라내고 있었다. 모든 군복에서 피와 오물 냄새가 진동을 했다.


'헉...'


아줌마들은 쓸만한 군복들은 커다란 솥에 집어넣고는 주걱을 이용해서 군복을 삶기 시작했다. 솥 바깥으로 핏물이 줄줄 쏟아지고 있었고, 아줌마들의 앞치마도 핏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으아아아아...'


밀리나는 자신이 여태까지 수선하던 군복도 시체에서 벗겨내고 삶아낸 군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밀리나는 발 밑이 축축해지는 것을 느꼈다. 솥에서 빠져나온 핏물이 밀리나의 신발 밑창까지 적시고 있었던 것 이다.


'아...'


밀리나는 비틀거리며 복도를 걸어가다가 잽싸게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때, 커다란 트럭 두 대가 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트럭에서는 피가 묻은 커다란 보따리들이 내려지고 있었다.


'싫어!!!'


그렇게 밀리나는 질질 짜면서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차량에 탑승했다.


"흐어엉...흐어어엉...자...잠깐만 저기 카페 들렸다가요."


밀리나는 경호원을 대동하고는 한 카페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수를 했다. 그런데 여자 몇 명이 들어오더니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수다를 떨었다.


"전쟁 때문에 화장품도 생산이 안된다니..."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했는데 이게 뭐야!"


전시 체제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전쟁에 필요하지 않은 물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모두 가동 중지되었던 것 이다. 여자들이 투덜거렸다.


"난 히틀러가 너무 수상해. 유대인이랑 절친이잖아!"


"전쟁으로 유대인들만 돈 쓸어담는거 아냐?"


"그것도 그렇네?"


밀리나는 얼굴을 가리고 화장실 밖으로 나간 다음 질질 짜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오토가 보였다.


"오토!!"


"밀리나!!"


밀리나가 차 밖으로 뛰쳐나갔다. 밀리나는 오토의 군복을 보고 잠시 흠칫했지만 둘은 포옹했다.


"무사한거야?"


"봐. 무사하지?"


밀리나는 오토에게 입을 맞추려고 하다가 여전히 냄새가 나서 키스는 하지 않았다. 밀리나는 냉정을 찾고는 물었다.


"오토, 지금 전황이 어때?"


"전황?"


"신문에서는 매일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하는데 그게 정말이야?"


"..."


오토는 솔직히 이런 골치아픈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휴가 끝내고 돌아오면 죽을 수도 있는데 그냥 밀리나와 함께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었다. 밀리나와 한번도 못해본 것 이었다. 밀리나는 그동안 밥도 잘 먹은건지 가슴도 더 커졌고 피부도 뽀얗고 냄새도 좋았다.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아?"


"안돼."


밀리나는 그냥 집으로 돌아가버렸고 결국 오토는 혼자 호텔로 걸어가며 속으로 생각했다.


'밀리나는 그동안 편하게 지냈나보군...난 뒤져라 고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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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도둑질 +46 22.12.02 156 4 13쪽
821 다시 501 중전차 대대로 +153 22.11.22 281 2 13쪽
820 관등성명 +24 22.11.21 129 3 13쪽
819 당근과 채찍 +13 22.11.20 133 3 11쪽
818 외전)로마군 이야기 8 (完) +2 22.11.19 109 2 12쪽
817 외전)로마군 이야기 7 +5 22.11.18 89 2 12쪽
816 외전)로마군 이야기 6 +4 22.11.17 114 2 11쪽
815 외전)로마군 이야기 5 +4 22.11.16 97 2 12쪽
814 외전)로마군 이야기 4 +4 22.11.15 100 2 12쪽
813 외전) 로마군 이야기 3 +11 22.11.14 104 2 13쪽
812 외전)로마군 이야기 2 +44 22.11.10 154 2 12쪽
811 외전) 로마군 이야기 +16 22.11.09 123 2 12쪽
810 룰렛 +31 22.11.08 192 3 15쪽
» 휴가를 간 오토 +303 22.11.07 375 4 12쪽
808 바이킹 외전 5 (完) +19 22.11.06 114 2 15쪽
807 바이킹 외전 4 +18 22.11.05 112 2 11쪽
806 바이킹 외전 3 +19 22.11.04 141 2 17쪽
805 바이킹 외전 2 +16 22.11.03 103 5 13쪽
804 바이킹 외전 +20 22.11.02 143 3 14쪽
803 훈장과 계급장 +277 22.10.26 371 4 12쪽
802 유리지뢰 +29 22.10.25 136 4 13쪽
801 지상 최대의 암살 작전 +24 22.10.24 134 3 12쪽
800 석탄 폭탄 +39 22.10.23 182 3 15쪽
799 일급 기밀 +46 22.10.22 181 5 13쪽
798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3 +16 22.10.20 139 3 16쪽
797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2 +25 22.10.19 128 3 11쪽
796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8 22.10.18 143 3 12쪽
795 머리 비우고 쓰는 외전) 나타샤 이야기 +73 22.10.18 24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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