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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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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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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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자우어크라우트

DUMMY

슐레프 중대는 아군 보병 연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 보병 연대 녀석들은 얼마 전에 치열한 전투 끝에 소련군의 진지를 점령한 상황이었다. 보병 연대 녀석들은 포성이 들린다고 망상을 하고 있었고, 조만간 소련군이 기습을 할거라고 생각하여 초조한 상황이었다.


"분명 포성이 들렸네!!"


"빨리 진지 변환해야 한다고!!"


"아무것도 안 들렸는데 무슨 소리야!!"


"방금 전에 쿠르릉 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거 내 방구일세."


하지만 보병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멀리서 전차의 궤도와 엔진 소리가 들렸다.


"이..이건 전차 부대다!!"


"우리 쪽 전차 부대가 지원온다고 들었네!!"


보병들은 쌍안경을 들고는 초조하게 전방을 살폈다. 혹여나 소련군의 전차 부대일 가능성도 있었다.


"대전차포 준비해!!"


잠시 뒤, 멀리서 먼지를 내뿜으며 전차 부대가 오는 것을 한 보병이 발견했다.


"저..저거 보십시오!!"


먼지 속에서 독일군 보병들은 깃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전차 부대다!!"


보병들은 슐레프 중대를 열렬하게 환영했다.


"빨리 오라고!!!"


"오 이게 바로 그 티거 전차인가!!"


오토와 전차병들 또한 손을 흔들었다. 티거가 속해있는 전차 부대는 어디서나 환영을 받았다. 보병들은 슐레프 중대의 전차들을 구경했다. 스테판의 티거는 포신에 상어 이빨이 멋지게 그려져 있었다.


"이게 바로 티거의 그 88mm 포신이군!"


이 곳에서 슐레프 중대는 방금 전 취사병들이 요리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메뉴는 자우어크라우트(신맛 나는 양배추)와 묽은 고기 스프, 흑빵이었다. 전차병들은 소금, 식초로 절인 양배추를 먹으며 투덜거렸다.


"맛있는거 좀 주지.."


"맨날 통조리만 먹고 취사 차량 있어도 기껏해야 자우어크라우트나 먹고...이게 무슨 고생입니까?"


독일인들은 자우어크라우트, 즉 신맛 나는 양배추를 먹는다고 다른 국가 사람들의 놀림을 받고는 했었다. 커틀릿이나 미트볼이라도 나올거라고 기대했던 에밀은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저도 양배추는 싫어합니다! 소련 놈들 까샤가 낫습니다!"


소련군으로부터 메밀을 노획한 다음 투숑카 고기를 가득 넣고 끓인 까샤는 전쟁터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별미였다. 여기다가 미트볼이라도 나오면 그야말로 최고의 식사였다.


오토가 시꺼멓게 그을린 소련군의 시신을 숟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도 저 친구들보단 우리 처지가 낫지 않은가?"


이 곳 보병 연대는 빼앗은 소련군의 진지를 보강하느라 바빠서 소련군의 시체를 처리할 시간도 없었던 것 이다. 벌써 푹푹 썩어가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저거 치우지 좀..."


잠시 뒤, 매장반 녀석들이 와서 방독면을 쓰고는 시체를 방수천에 싸기 시작했다. 독가스 공격이 없어서 방독면은 쓸 일이 없었지만 이럴 때는 상당히 요긴했다. 어떤 녀석들은 시체의 손가락에서 금반지를 빼내기도 했다.


다른 매장반 녀석들은 소련군 포로들에게 삽을 주고는 땅을 파라고 시켰다. 소련군 포로들이 멀뚱멀뚱하자, 매장반 녀석은 총을 들이밀었다.


"안 들리냐!! 빨리 파라고!!"


소련군 포로들은 모두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다 파고 나서 매장반 녀석들은 시체들을 모조리 구덩이에 넣었다. 그리고 소련군 포로들은 다시 이 시체들 위에 흙을 뿌렸다.


오토는 소련군에게서 노획했던 술병을 그 시체가 묻힌 곳을 향해 들었다.


"지옥에서 한 잔 하게나!"


슐레프 중대와 계속 같이 움직이던 전투 공병, 기갑척탄병도 참호에 주저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다들 양말은 찢어지고 구멍나고 난리도 아니었다. 기갑척탄병 파울은 자신의 MG34 기관총 팀을 이끌고 있었다. 그 중에 한 녀석은 라파예트 거치대 담당이었다. 이 거치대만 있으면 MG34는 그야말로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었다.


파울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근접전투기장, 백병전장을 차고 있는 부사관이 보였다. 파울이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여태까지 전차를 두 대나 격파했는데 전차 격파장도 못 받았는데 너무 억울하군..'


파울은 자신도 조만간 훈장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 때, 소련군 전차 부대가 이 쪽으로 오고 있다는 정보가 루프트바페로부터 들어왔다. 모든 독일군은 소련군이 거미줄처럼 만들어둔 참호에서 대전차포, 기관총 등으로 준비했다. 파울 또한 식은 땀을 흘리며 기관총 호에서 준비했다.


'탄약은 충분하다!! 이번엔 꼭 훈장을 받는다!!'


슐레프 중대 전차들은 소련군 전차 부대의 공격에 대비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관측반이 무선으로 소련군 전차 부대에 대해 보고했다.


"T-34 전차 최소 60대!!!"


'좆됐다!!'


슐레프 중대 전차들은 1소대와 3소대, 2소대와 4소대로 제각기 나뉘어서 소련군의 측면을 공격하기 위해 우회해서 전진했다.


티잉!! 쿠과광!! 티잉!! 콰광!!


소련군 전차들은 일부는 정지해서 슐레프 중대 전차들과 교전하고, 나머지는 전부 독일군이 점령한 진지를 향해 전진했다. 한 T-34 전차가 발사한 철갑탄이 오토의 티거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쉬이잇!!


오토가 외쳤다.


"능선 뒤로 빠져서 자리 이동해!!"


그렇게 티거는 잠시 후진을 해서 능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적당한 곳에 다시 자리를 잡고 소련군의 T-34 전차를 공격했다.


티잉!! 쿠과광!!


한편 파울은 MG34 기관총을 사격할 준비를 하고는 먼지를 내뿜으며 전진해오는 소련군 전차 부대를 보고 있었다.


'으아아아!!!'


소련군 전차 부대 뒤에 소련군 보병들이 따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선 기관총을 발사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이 분명했다. 소대장이 외쳤다.


"아직 쏘지 마!! 더 끌어들여!!!"


보다 전방에 있는 대전차포 사수들은 계속해서 소련군의 전차를 향해 대전차포를 발사하고 있었다.


티잉!! 쿠과광!!


대전차포들이 많은 소련군 전차 부대를 격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련군 전차들은 하나둘씩 먼지를 뿜으며 참호로 다가오고 있었다. 파울은 T-34의 관측창을 향해 기관총을 긁었다.


드륵 드륵 드르륵


그 때, T-34의 포탑이 파울의 기관총 팀이 있는 방향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엎드려!!"


파울은 기관총을 내팽개치고 자신의 기관총 팀과 함께 최대한 바닥에 엎드렸다.


쿠과광!! 콰광!!


T-34가 발사한 고폭탄이 근처에서 폭발했다. 파울은 순간적으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삐ㅡㅡ


파울은 자신의 기관총 팀과 함께 먼지를 뒤집어쓴 채로 엎어져 있다가 천천히 일어났다. 다행히 다들 무사했다. 파울이 고개를 살짝 들자, 이미 소련군의 전차 한 대가 이 쪽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트등 트드드등 트드등


'으아악!!!'


파울은 기관총 팀과 함께 참호에 죽은 척 엎드렸다.


"죽은척해!!"


소련군의 전차는 포탑을 3시 방향으로 돌린채로 참호를 건너기 시작했다. 참호는 폭이 좁아서 T-34가 손쉽게 건널 수 있었다. 파울과 기관총 팀은 T-34 전차 기준으로 3시 방향에 있었기에 만약 T-34가 동축 기관총을 긁는다면 벌집이 될 것이 분명했다.


'으아아...으아아아...'


파울과 기관총 팀은 서로 몸이 엉킨 채로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근처에서 T-34의 궤도와 엔진 소리가 귀를 때렸다.


트으응 트드등 트드드등


그 때 폭발이 일어났다.


쿠과광!!!


"으아악!!"


파울이 고개를 들었다. 놀랍게도, T-34의 9시 방향에서 지크프리트 4인조의 올라프가 머쉬룸 수류탄을 T-34의 궤도 사이에 끼워넣어서 T-34를 기동 불가로 만든 상태였다. 크리스티안은 T-34의 해치를 열고 그 안에 달걀형 수류탄을 던지고는 자신은 반대쪽으로 몸을 던졌다.


쿠광!! 쿠구궁!!!


파울도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기관총을 잡았다.


"정신 차려!! 놈들이 온다!!"


그리고 파울은 뿌연 먼지 속에서 철조망을 넘어오는 소련군을 향해 기관총을 긁었다.


드륵 드르륵 드륵


엄청난 탄피가 주변에 쏟아졌다. 어떤 소련군들은 철조망 위에 그대로 엎어지기도 했다. 소련군 보병들은 엉금엉금 기어서 아군 시체를 엄폐물로 삼고 파울의 기관총이 있는 곳으로 소총을 발사했다.


쉬잇!! 쉿!!


소련군 소총이 발사한 총알이 기관총호 앞에 쌓아둔 모래주머니에 박혔다. 독일군 보병들은 소련군이 있는 곳을 향해서 계란형 수류탄을 집어던졌다.


쿠과광!! 쿠구궁!!


잠시 뒤, 넓은 평야에 수 많은 소련군의 전차들이 시꺼먼 연기와 불꽃을 내뿜으며 기동불가되어 있었다. 소련군 전차병들은 포탑 해치에서 탈출하다가 상반신만 전차 밖으로 나온채로 늘어져서 그슬려 있었다. 바람 때문에 이 엄청난 연기와 냄새는 독일군이 있는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슐레프 중대 또한 아군 진지로 복귀했다. 오토의 소대 전차들은 탄약이 거의 바닥난 상태였다. 슐레프 중대장은 통신 차량으로부터 탄약과 연료 보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보급 상황은 무척이나 좋지 않았다.


모스크바로 가까워져갈수록 주민들은 소련군에게 더 협조적이었고, 이들은 소련군의 보급과 물자 이송을 자발적으로 돕고 있었던 것 이다. 그렇기에 보급에 있어서 독일군은 소련군에 비해서 무척이나 불리했다. 이대로 가다간 제아무리 티거와 판터가 있어도 연료가 없어서 모두 자폭시켜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게오르크가 투덜거렸다.


"우린 이들을 해방시켜주려고 온건데 왜 소련군을 돕는거지?"


오토와 동기들은 우크라이나에서는 해방군으로서 대접을 받았기에, 이 근방에 마을 주민들이 자신들에게 적의를 품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볼프강이 말했다.


"미개해서 그렇네. 독재자에게 억눌려서 살다보니 자유를 모르는거지."


"멍청한 새끼들..."


더 이상 오토는 피크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냥 앙뚜완이고 그 새끼고 둘 다 죽여버리는건데...'


막상 죄책감과 인간성을 버리니 속이 시원하기 그지 없었다. 다행히 연료와 탄약 보급 차량이 와서 슐레프 중대는 차량을 정비하고 이동할 수 있었다.


트으응 트드등 트드드등


이 근방 주민들은 독일군에게 협조적이지 않았기에 적당히 숙영할만한 관목림을 찾아야했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전차 부대를 따라가다가 맛있어보이는 버섯을 발견했다. 로베르트가 버섯을 주머니 가득 따는 것을 보고 호르스트가 물었다.


"그거 독버섯 아냐?"


로베르트가 외쳤다.


"난 버섯에 대해서는 잘 아네! 이건 모두 식용일세! 요리해먹으면 기가 막히지!"


올라프가 말했다.


"멍청한 자네가 의외군!"


열 받은 로베르트가 올라프랑 서로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하이에가 이들을 한번 쳐다보자 로베르트와 올라프는 모두 쿡쿡 찌르는 것을 멈추었다. 잠시 뒤, 전차 부대가 멈추었고 보병들도 멈추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땅에서부터 솟아오른 풀이 무성한 무언가에 주저앉았다.


"이건 뭐지?"


"의자인가보네!"


그 때 잠시 전차 밖에서 휴식을 취하던 마르틴이 외쳤다.


"이..이건 무덤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티안이 말했다.


"자네 바보로군! 비석 없는 무덤이 어디있나!"


하지만 지크프리트 4인조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풀을 헤쳐보았다. 이것은 비석은 없었지만 무덤이 맞았다. 올라프가 무덤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는 말했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죄송합니다! 무덤인지 몰랐습니다!"


그 때, 저만치 앉아서 술을 마시던 핀란드 출신의 비르타넨이 걸어왔다.


"이게 무덤이라굽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3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2.02.19 11:08
    No. 91

    냅. 비르타넨에게 꼬리자르지만 요 사건으로 만토이펠 덮는 대가로 자기가 벌인 암살미수 짓과 범죄를 은폐하라는 식으로 반협방성 거래하여 오토를 힘들게 할것이고 하이에에게도 명령의 강조하며 은폐를 강요할 것 같네요. 게다가 슐레프는 귀를 잡아당기는게 아니라 군화발로 정강이를 찰 수 있죠.

    아! 그러고보면, 이번 사건으로 분위기 어수선한데 여기서 눈치없는 파울 하사와 권츄베르트 중 하나가 또 포로학대하고 그게 하이에 눈에 들어와 진짜 박살나면서 나머지 하나가 하이에 있는 동안 몸사리는 모습 나와도 좋지요. 적어도 이놈 중 하나는 박살나야하는데 계급 높은 파울이 딱 접합할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02.19 17:13
    No. 92

    이렇게 극적으로 가는 것도 괜찮앗을텐데 아쉽네요 네 눈치없게 파울과 권츄베르트가 포로학대하면 눈치없던 하이에도 진짜 폭발하겠죠! ㄷㄷㄷ 그 뒤부터는 다들 포로 학대는 그만두겟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참좋은아침
    작성일
    22.10.02 23:27
    No.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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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죄악 +47 22.02.20 214 6 12쪽
583 톨스토이 무덤 +83 22.02.19 213 5 12쪽
» 자우어크라우트 +93 22.02.18 208 5 12쪽
581 화염 +89 22.02.17 196 7 12쪽
580 전차 무덤 +37 22.02.16 234 5 14쪽
579 전쟁의 원인 +65 22.02.15 213 7 12쪽
578 똥오줌 +89 22.02.14 212 6 12쪽
577 통조림 4개 +90 22.02.13 243 5 12쪽
576 식량 부족 +75 22.02.12 253 7 12쪽
575 발각 +28 22.02.11 191 6 13쪽
574 류드밀라 파블리첸코 +24 22.02.10 221 6 13쪽
573 전익기 +17 22.02.09 187 7 14쪽
572 실수 +57 22.02.08 205 7 12쪽
571 에이스 파일럿 권터 +31 22.02.07 211 7 13쪽
570 하늘을 향한 꿈 +58 22.02.06 223 8 14쪽
569 Me 262 +48 22.02.05 223 7 12쪽
568 전쟁의 냄새 +48 22.02.04 209 6 14쪽
567 신무기 개발 +68 22.02.03 228 7 12쪽
566 파상풍 주사 +22 22.02.02 211 7 13쪽
565 소련군 공수부대 +35 22.02.01 201 7 12쪽
564 천방지축 한스 파이퍼 +20 22.01.31 224 7 12쪽
563 황새 +31 22.01.30 206 7 13쪽
562 유령 +31 22.01.29 196 7 14쪽
561 베르너보다 위험한 상대 +68 22.01.28 224 6 12쪽
560 정보 유출 +43 22.01.27 198 7 12쪽
559 레코드판 +50 22.01.26 200 6 13쪽
558 교통체증 +94 22.01.25 231 7 14쪽
557 이즈빗 코펠로 라면 끓이기 +66 22.01.24 202 6 14쪽
556 이반 투르게네프의 생가 +28 22.01.23 180 8 12쪽
555 오렐 전투 +50 22.01.22 18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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