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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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퍼
그림/삽화
발아현미우유
작품등록일 :
2014.08.20 17:22
최근연재일 :
2020.08.11 17:50
연재수 :
3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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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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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6막) 태동이 시작되고 욕이 솟아오른다 (1)

DUMMY

“이제 얼마나 됐더라?”


“4개월이요.”


“이야, 시간 빠르네? 나 4개월 때는 별거 없었는데, 괜찮데?”


“예, 뭐, 입덧도 별로 심하지 않았고, 본인도 괜찮다고는 하는데 괜히 제가 더 불안한 거 같아서요.”


익숙한 푸념에 엘라는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호탕하게 웃는다.


“꺄하핫, 누구 핏줄인데 당연하지. 두고 봐. 배가 산만하게 불러도 검 들고 나가겠다고 설쳐댈걸? 좀은 쑤시는데 몸은 무거워지고....... 그게 죽을 맛이거든.”


“안 그래도 이번 원정에 자기 빼놓지 말라고 뭐라 그러는데, 잡아둘 엄두가 안 나네요.”


“아, 그럴 때는-”


즐겁게 이어지려던 대화는 육중한 노크소리와 함께 맥이 끊기고 만다.


“대장님, 중대장훈련생도가 찾아왔습니다.”


“응, 들어오라고 해. 저기, 좀만 뒤로.......”


“네?”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손님을 향해 물러나라는 손짓을 하는 엘라. ‘손님’은 갑자기 무슨 일인지 몰라 당황했지만, 지휘통제실의 문이 열리는 순간 곧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기사가 아닌 사람이 의자에 앉아있었다면 그저 강렬한 돌풍이 지휘소 안으로 몰아친 것이라 착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바람이 아니라 인간의 그림자였다. 그것도 태풍보다 날카롭고, 적의가 뚜렷한 그림자. 물러나 있던 ‘손님’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허리춤의 검을 찾을 정도로 짙은 적의였다.


“흥.”


화살이 찢고 들어오는 듯한 굉음과 함께 턱을 노리며 파고드는 주먹. 그러나 엘라가 살짝 고개를 틀어 피해낸 덕분에 주먹은 엘라의 목을 살짝 스치며 빗겨나간다. 물론 주먹 한 방으로 끝날 리가 없었다. 큰 헛방으로 휘청거리는 몸의 균형이었지만, 곧바로 그 반동을 이용하여 왼쪽 다리로 뒷발차기가 들어온다. 마찬가지로 묵직한 영력이 실린 공격이었다. 시기로나 위치로나 절대 피할 수 없는 것임을 노린 일격이었고, 그 계산은 정확했다.


“.......”


문제는, 살짝 무릎을 들어 그 발차기를 받아낸 엘라의 미소와 몸에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는 점이었다.

엘라는 재빠르게 습격자의 목을 낚아채 공중으로 들어 올린 뒤,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는다. 만약 지휘통제실의 위치가 1층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바닥이 무너져 내렸을 정도의 거대한 충격이었다.


“봤지? 맨날 이런다니까?”


손님을 향해 자랑스럽게 웃어 보이는 엘라였지만, 정작 손님의 시선은 그녀의 아래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몸뚱이를 향해있었다.


“어......., 살아있는 거 맞죠?”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본인에게서 욕설과 함께 튀어나온다.


“아으......., 시바알, 좆같은.......”


“걱정 마. 이 새끼 되게 튼튼하거든.”

엘라가 일어나려던 에두의 머리를 쿡쿡 짓밟으며 쾌활하게 웃는다. 그에 다시금 욕지거리가 바닥에서 올라왔지만, 엘라의 구둣발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중대장 나으리?”


“네가 오라고 했잖아, 씨발년아!”


마침내 다시 일어서는 에두였지만, 그가 내지르려던 주먹은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는 엘라의 얼굴로 인해 무산되고 만다.


“아, 그랬지. 어제 야간작전 중에도 또 애들끼리 시비가 붙었다던데,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애초에 동선을 자꾸 겹치게 하니까 그런 거 아냐?!”


“그래서 패싸움을 말리기는커녕 걍 손 놓고 있으셨다?”


“.......”


“18시까지 완전군장 전원집합. 뭐 시킬지는 알지? 네가 알아서 전파해.”


“.......시발, 왜 내가-”


솟아오르려던 분노의 불길을 잠재우려는 듯, 엘라는 더욱 가까이 에두와 얼굴을 마주한다.


“나한테 이기기 전까지는 내 말에 복종할 것. 이게 우리가 맺은 계약이었잖아. 기억하지?”


“.......”

당장 주먹을 뻗어도 이상하지 않을 에두의 표정이었지만, 그는 결국 애꿎은 바닥만 차며 뒤돌아선다. 그가 벙찐 얼굴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손님을 알아챈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뭘 봐, 씨발롬아?”


“네? 저요?”


갑작스러운 공격전환에 당황한 손님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켜보았지만, 그런 행동은 오히려 에두의 화를 돋울 뿐이었다.


“그럼 씨발 여기에 너 말고 또 누가 있는데? 이름이랑 소속대라. 점호 전에 찾아 가줄게.”


에두는 계급장이 없는 제복차림의 ‘그’를 자신의 동기후보생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아, 그게 아니고, 저는-”


“이름이랑 소속 대라고, 시발롬아.”


당혹함이 역력한 남자의 태도에 에두는 더욱 으르렁거리며 다가섰지만,

‘그’는 그가 생각했던 ‘지위’의 사람이 전혀 아니었다.


“왕인데요.......”


라고,

로빈은 뺨을 긁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이쪽에선 이래저래 걱정이 많아요. 레티 대장의 보고서에 따르면 겨울 내내 전술훈련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아직 겨울의 다급함을 벗지 못한 햇빛이 일찌감치 고개를 내릴 무렵, 로빈과 엘라는 장소를 바꿔 전초기지의 망루에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중이었다.

“드렌턴 아저씨도 뭐라고 했어요. 차별금지법 이후로 훈련생도들 중에서 근위대를 선발하는 건 이제 일차적으로 훈련대장의 몫인데, 엘라가 그 기준을 제대로 세우고 있는지 물어보라고요.”


“아아, 근위대. 맞다. 그것도 있었지. 까먹고 있었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래저래 걱정이 많습니다요.......”


“꺄핫, 미안.”


물론, 와인을 비워내는 엘라의 미소에서 미안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뭐, 그건 그렇고. 합동훈련은 어때요? 이제 2개월 차인데, 벤 말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던데.”


“응, 검성 말이 맞아. 시간이 더 필요해. 그나저나 꽤 재밌는 물건을 가져왔던데.”


재밌는 물건.

엘라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로빈은 모를 수가 없었다.


“네, 이번 훈련이 아마 실전투입 전 마지막 실험이 될 거라고 하던데요. 직접 보셨잖아요. 어때요?”


간단히 흘러갈 수도 있는 질문이었지만, 엘라는 처음으로 미소를 지우고 와인잔을 내려놓는다. 턱을 쓰다듬는 그녀의 눈동자는 분명 연병장이 아닌 더욱 먼 곳을 향해있었다.


“재밌어. 하지만 동시에 위험해. 말 그대로 ‘전투마법사’잖아? 잘못 다뤄서 큰 손실이라도 나버리면, 기사처럼 짠-하고 충원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예, 그래서 마법대학에서 차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전투마법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을 외부에서 따로 만들려고 준비 중이에요. 물론 아스트로바톰 내에서 사관학교 역할을 하는 부서를 따로 만드는 안도 있고요.”


“뭐, 그거야 너희들이 알아서 할 이야기니까.”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처음부터 손실이 나지 않도록 다른 병종들과의 혼합운용을 연습하는 거겠죠.”


흘러가듯 내뱉은 로빈의 말. 그러나 엘라는 미소를 되찾고 ‘요놈 봐라?’라는 듯한 시선으로 왕을 돌아본다.


“아항~, 합동훈련이란 게 그거였구나아~?”


“아니, 그럼 뭔 줄 아셨어요.......”


“나야 이쪽 애들 먼저 단련시키느라 잘 몰랐지.”


엘라의 새카만 시선이 기지 안쪽을 향한다. 이제는 천막생활이 익숙해진 듯한 훈련생도들이 마치 망자처럼 터덜터덜 영내를 배회하는 중이었다.


“.......아시겠지만, 날씨가 풀리는 대로 선전포고가 들어갈 겁니다.”


“응, 알아.”


“그리고 그게 저 생도들의 첫 실전무대가 될 거라고 말씀하신 건 엘라였어요.”


“알고 있어.”


당당한 목소리. 느긋한 미소.

로빈은 그 순간, 자신이 이 여인에게 줄 것은 결국 신뢰밖에 없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믿고 맡기겠습니다.”


“이쪽 걱정은 마. 네 걱정이나 하라고?”


훈훈한 마음으로 망루의 계단에 내려서려던 로빈의 발을 붙드는 엘라의 웃음.


“어......., 제 걱정이라뇨?”


“선전포고를 앞두고 갑자기 부대시찰? 뭐 그럴 수 있어. 근데 중앙군이나 통합군도 아니고 국경수비대라니, 뻔하지 않아?”

역시,

이 여인의 날카로움은 예사롭지 않다. 로빈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대머리 영감탱이가 오는 거지?”


“.......네.”


“괜찮겠어? 멋대로 국경을 드나들어도?”


“블라고슬로바의 대표기사인데, 설마 훈련생도들에게 들키겠어요?”


로빈의 대답에, 엘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얇게 웃는다.


“핫, 하긴. 아무튼 잘 해봐. 나도 이제 와서 문제가 생기는 건 귀찮으니까.”


결국 엘라가 먼저 계단을 내려선다. 집합소식이 전파됐는지, 주둔지가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한 덕분이었다.


“.......문제라.......”


작은 목소리로 엘라의 말을 한번 되짚어보는 로빈.

저쪽이 원해서 하는 선전포고다. 그리고 저쪽이 원해서 하는 침략이다.

성을 그냥 내준다고 하였고, 그것만으로 블라고슬로바 내부의 여론을 바꾸기에 충분하다-고, 그가 말했다. 물론 이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가면 피를 흘릴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이쪽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간단하게 흘려들었던 ‘친구’의 말이 갑작스레 와 닿는 순간이었다.







======================






“젠장! 또 구보야?! 저녁을 먹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이게 다 귀족새끼들 때문이라고! 어제 또 우리 경계구역을 침범했잖아!”


“뭐? 침범? 너네가 잘못 본 건 아니고? 아, 미안, 글씨 읽을 줄 아냐고 먼저 물어봤어야 했나?”


식사시간 직후의 집합. 명령이자 일과이기에 모두들 입으로 음식물을 쑤셔 넣고 있기는 했지만 그 표정이 밝을 수는 없었다. 어차피 조금 있으면 지금 먹은 모든 걸 게워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이 가혹한 현실을 욕하고 있었지만, 그 원인에 대한 비난은 뚜렷하게 갈라져 있었다.

식당의 한쪽을 점거하고 있는 귀족출신의 생도들, 그리고 반대편을 차지하고 있는 평민출신의 생도들. 겨울 내내 이어졌던 두 집단 간의 마찰은 그 농도가 더욱 진해진 상태였다. 심지어 외부세력, 전투마법사와 비스트마스터들과의 합동훈련 중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되었다. 전투마법사측의 고도와 비스트마스터측의 엔켈라 모두가 우려를 표했지만, 엘라는 여전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


그리고 이 두 집단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묵묵히 편육을 씹고 있는 자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기수대표이자 중대장훈련생도를 맡고 있는 에두였다.


“야, 따지고 보면 이게 다 저 새끼 때문 아냐? 입소하기 전부터 치체를 때려눕혀서 분위기 험악하게 만든 것도 저 새끼고, 기수대표라는 놈이 당장 나서서 정리해야 할 판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잖아.”


“오늘도 대장님한테 불려가서 깽판쳤다는 말이 있던데. 그래서 집합하는 거고.”


“하여튼 도움이 안 돼요, 젠장할.”


그는 기수에서 유일하게 양 진영에서 동시에 욕을 먹는, 이른바 공공의 적이란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자신의 평가에 대해 에두는 억울해할 필요가 없었다. 실제로, 에두는 기수대표로서의 직무를 하나도 이행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귀족생도들과 평민생도들간의 마찰이 생기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기 일쑤였고, 개인정비 시간엔 어디에 있는지 찾기조차 어려웠다. 집합시간에 제일 늦는 것도 대부분이 에두의 몫이었다. 그가 하는 일이라곤, 엘라에게서 받은 전달사항을 치체와 캄포에게 전달해주는 정도뿐이었다.


“안녀엉, 오늘도 신나게 욕 듣느라 바쁘시네.”


에두는 시선만을 올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본다. 희미한 녹색 머리에, 평범하기 그지없는 인상. 생도들 중 유일하게 사적으로 에두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에이미였다.


“꺼져.”


그리고 그런 그녀에 대한 에두의 반응 또한 한결같았다.


“에이, 너무 그러지 말고.”


“꺼지라고 했다 씨발년아.”


포크를 쥔 손에 잔뜩 힘을 주는 에두. 당장이라도 눈을 찌를 기세였지만, 에이미는 오히려 의자를 끌어당겨 앉는다.


“알았어. 얘기 전달만 하고 물러나겠사옵니다.”


에두의 눈썹이 일그러진다.


“전달?”


“응. 밥 먹고 3소대 천막 뒤로 와.”


“뭐? 내가 왜? 좆같은 새끼들이 다굴이라도 놓게?”


“뭐어? 그런 거 아냐. 아무튼 난 전달했다? 오든 말든 네 마음이지 뭐.”


식판을 들고 룰루랄라 ‘평민 쪽’을 향해 사라지는 에이미. 에두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 사방을 둘러봤지만, 누구도 그와 눈을 마주하려는 자는 없었기에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다.


“.......”







해가 완벽히 모습을 감춘 시간.

여전히 집합준비로 어수선한 주둔지였지만, 3소대 천막 뒤편은 그런 분위기와 조명이 닿지 않는 곳 중의 하나였다. 에두는 망설임 없이 그곳을 향한 걸음을 옮긴다. 물론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에이미에게서 자세히 들은 거라곤 아무것도 없었지만, 에두는 저 뒤편에서 수십 명의 생도가 무기를 들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놀라지 않았을 터.


“.......”


성큼성큼 그림자를 밟아 어둠으로 진입하는 에두. 그는 머지않아 자신을 불러낸 자들의 실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의 기대(?)처럼 수십 생도의 적의는 아니었다. 그러나 예상외의 조합이었음은 분명했다.


“왔나.”


에두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캄포와 치체, 두 사람이었다. 평소 서로 시선을 주거나 말을 붙이기는커녕, 평민-귀족 간 분열의 중심에 있는 둘이었으니, 이 조합은 에두로서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뭐야, 씨발?”


물론 이 둘이 협력한다고 해도 자신이 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에, 에두는 몸의 긴장을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


“.......간단하게 말하지.”

짧은 침묵의 끝에서 먼저 입을 연 것은 치체였다.

“훈련소의 분위기가 날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본국에서 다른 부대까지 합류했는데도 이 분위기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린 짐승이 아니다. 당장 뭐가 중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서로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이미 동기들의 분노는 골이 너무나 깊어졌다. 나름 그들을 대표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일이 흐트러진 점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어.”


에두가 빈정거리기 위해 다가서는 순간, 캄포가 말을 이어나간다.


“몇몇 동기들은 이에 대장님의 무능함까지 언급하기 시작했어. ‘광기의 꽃잎’이 무능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그래서 우린 그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봤어. 왜 대장님은 이런 우리를 방관하고 계실까-하고 말이야.”


“우리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대장님은 우리들 스스로가 정신을 차리고 융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하지만 대장님은 한 가지 큰 사실을 간과하고 계셔.”


“부대 전체가 하나로 뭉치기 위해선 부대원 개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중심을 잡아줄 인물이 필요한 법이야. 대장님이 너에게서 뭘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너에게 이런 역할을 기대하셨던 거겠지. 하지만 겨울 동안 지켜본 결과, 너에게선 이런 행동을 위한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어.”


캄포와 치체의 말이 끊기고, 에두는 팔짱을 낀다. 그 표정이 우악스럽게 뒤틀려있음은 물론이었다.


“씨발, 그래서 뭐 어쩌라고?”


당장 싸울 기세의 에두. 그런 에두를 앞에 두고, 캄포와 치체는 잠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다.

시작은 치체였으니, 마무리는 캄포임을 확인한 것이었을까.


캄포는 에두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서며, 마침내 무거운 입술을 움직인다.






“우린 네가 기수대표에서 스스로 물러났으면 해.”


작가의말

언제나 미흡한 글을 봐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색한 문장이나 문맥, 오타가 있다면 지적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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