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에게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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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작품등록일 :
2023.12.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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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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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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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5화 천축

DUMMY

끝이 보이지 않는 황야를 건너, 온갖 요괴들이 득실대는 드넓은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있다.


긴 외투로 바람과 모래를 헤쳐온 이가 앞장서서 걷고 있으며, 그 뒤로는 귀가 긴 검은색 피부의 이들이 뒤를 이루었다.


위지혁과 장이족의 일행이었다.

자신들의 보금자리에 집착하는 것이 장이족의 습성이었으나, 그들의 집과도 같은 숲이 황폐해지자 그들도 위지혁과 함께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 나선 것이다.


더 이상 숲의 결계를 의지할 수 없는 만큼 눈물을 흘리는 자들도 많았지만, 그들의 결단은 신속했다.


영환도사의 습격으로 절반이상이 줄어 백 명밖에 남지 않았던 장이족이었지만 혼세암주의 습격까지 더해짐에 따라 살아남은 것은 삼십 명뿐이었다.


위지혁은 위지혁대로 먼저 죽어간 친족들의 몫까지 살아가기 위해, 선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토지신의 말을 따라 정확히 어딘지도 모를 천축이라는 곳을 찾아 발을 계속 움직였다.


한번 맛 본 편안함을 잊을 수 없었기에.


그렇게 먼 길을 지나온 위지혁은 지금의 세상은 더할 나위 없이 혼란스럽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아남기에만 급급해 도망 다니던 시절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지만, 자신이 영환도사에게 사로잡히고 동굴 속에서 의식을 잃고 다시 깨어난 이후 자신의 몸에 힘이 깃들고 차분히 세상을 지켜볼 수 있게 되자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인계와 선계가 겹쳐진 세상은 아주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인계였던 땅은 요괴들이 거의 머물지는 않지만, 무언가를 사냥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냥터나 다름없었고, 선계였던 땅은 요괴들이 주로 머물고, 인간이 머물기에는 무언가 거북한 곳이었다.


인계와는 달리 영기로 이루어진 선계의 땅은 영기가 가득하기에 인간이 머물기 어려운 탓이었다.


오래 있다가는 인간의 정신이 버티지 못하거나, 혼이 육체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어 혼만이 육체 주변에서 떠도는 유령이 되거나. 두 가지가 기다리고 있는 결말뿐이었다.


영기는 선계인들에게는 살아가는 영양소나 다름없지만 인간에게 있어 너무 짙은 영기는 독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인간들 또한 이 같은 지식은 없지만 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어딘가 머무는 것도 힘든 곳이 있다고.


그렇기에 인간들은 계속해서 떠돌고, 습격당하고 이러한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


황야를 건너, 기나긴 강을 건넌 위지혁과 일행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정글이었다. 빽빽한 수목과 허리까지 자란 풀이 가득한 세상.


선계에서 시달린 이들에게는 마치 지옥의 아가리처럼 보였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안단 말인가.


하지만 돌아갈 곳도 없었다. 위지혁이 먼저 명옥상에게 시선을 주고는 이어 장이족들에게 시선을 던지자 그들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남기 위해. 허무하게 죽어나가지 않기 위해.


친족과 동족들을 잃었다는 동질감으로 그들은 나아감을 선택했다.


물론 그들에게 경계심은 있었지만 위기감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긴 여행속에서 대부분의 문제는 위지혁이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왔기 때문이다.


강철과도 같은 몸. 위지혁의 몸은 아무리 요괴나 질 낮은 수행자들이 두드려도 깨어지지 않는데다 그 강철 같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마치 역발산기개세라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앞장서고 있기에 장이족들 또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위해 떠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 앞에 한 무더기의 요괴들이 그들을 노리고 덤벼들었다.


“크와와아아아앙”


괴상하게 생긴 외눈의 소가 기나긴 뿔로 위지혁에게 달려들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인간의 얼굴을 가진 뱀들까지 더해져 사방을 메웠다.


위지혁이 머리털을 움켜쥐었다. 지금까지 몇 번 사용했던 털을 이용한 분신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였다. 토지신의 기억조작 덕분에 혼세암주가 죽고 난 다음의 일은 기억을 못하고 있지만 분신술을 엉겁결에 사용했던 것은 기억하고 있었다.


장이족에게도 요괴들의 마수가 가해지려는 일촉즉발의 상황.


앞머리를 잡고 있는 손이 머리카락을 잡아채기 직전에 세상이 대각선으로 잘라졌다.


번쩍.


갑작스레 섬광이 번쩍였다. 소의 목을 가르고, 질기디 질긴 가죽을 가진 뱀들이 토막나 바닥을 뒹굴었다.


“후우.....괜찮소?”


관을 쓰고 헌앙하게 생긴 청년이 입을 열었다.


“음!! 귀하들은...”


그는 장이족들을 본 것이 처음인지 놀라 귀를 빤히 쳐다보았다. 청년이 검을 빼어들려고 하자 위지혁이 만류했다.


“그만두시오. 그들은 나쁜 이들이 아니오. 그저 조용히 자신들의 마을 안에서 살아온 이들이오.”


괜한 싸움이 터지는 것은 사양하고 싶은 위지혁이었다. 더군다나 태어나서 자신의 친족 외에 처음 본 인간인데. 굳이 피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귀하는.....인간이오?”


“그럼 내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선이나 얼굴이 여러 개인 괴물로라도 보입니까?”


“......아니. 아니오. 그저 이런 세상에 떨어진 것이 우리 인간이다 보니 좀 민감하게 굴었소. 미안하구려.”


“......이해합니다.”


“허면 저들과는 어떻게...”


아직도 의혹이 다는 풀리지 않아 청년이 위지혁에게 묻자 위지혁은 자초지종을 말했다.


“흠....”


청년은 어느 정도는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헌데 어쩌다 여기가지 그 먼 길을 온 것이오. 대충 들어보니 우리로서도 건널 엄두를 못내는 통천하를 건너 이곳까지 온 거요?”


“우연히 남쪽의 천축이라는 곳을 들어서 무작정 향하다 오게 되었습니다.”


“.....천.축?


“혹 알고 계십니까?”


위지혁이 청년에게 물었다.


“음.”


청년은 마음 속 무언가가 걸리는지 말을 아꼈다. 이어 눈빛을 장이족에게 향했다.


“미안하지만 내가 얘기해줄 수 있는 것은 없소.”


청년이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꿔 매몰차게 말했다.


“홀홀. 그렇게 날 세울 것은 없지 않느냐. 하운(夏雲)아.”


“스...스승님.”


마치 고목처럼 말라비틀어진 모습의 노인이 갑작스레 청년의 뒤에서 나타났다. 그는 손에는 기이하게 생긴 지팡이가 들고 있었다.


“홀홀. 미안하게 되었네. 하지만 자네들도 이해주게나.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의심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덕목이 아닌가.”


노인의 말에 위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이해해주니 고맙네. 그래. 자네를 비롯한 저 이종족들이 천축을 찾아왔다고 말하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흠.....확실히 천축이라는 곳이 존재하긴 하지. 우리도 그것에서 거하기도 하고.”


“스...스승님.”


하운이 스승이 왜 이러나 싶어 스승을 불렀다.


‘조용히 있거라. 본존(本尊)께서 명하신 일이다.’


움찔.


스승의 한마디에 하운이 몸을 떨며 행동을 잠시 멈추었다.


그런 사제의 밀담을 위지혁은 눈을 빛내며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신기한 수법이군. 저런 식으로 말을 건넬 수도 있는 건가?’


지켜보는 위지혁의 눈에서 붉은 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홀. 홀.”


그것을 느낀 노인이 고목같은 입을 열며 웃음을 터트렸다.


“미안하네. 제자가 저지른 일은 이 스승 책임이니. 한바탕 웃어 넘겨주시게나. 그도 아니면 이 늙은 몸뚱이에 채찍질이라도 하겠나?”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그보다 천축에는 들어갈 수 없는 것입니까?”

“흠...이유를 들을 수 있겠는가?”


“저들은 선계인, 그것도 신선이나 도사들에 의해 터전을 잃고 살 곳을 찾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 또한 가까이 지내던 이들을 잃었기에 이제 더는 도망치지 않고 살아가고 싶기에...”


“흘.....도망치지 않는다라....정녕 그리 생각하는가?”

“무슨 말씀이신지?”


위지혁이 되물었다.


“인간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천축이라는 이름을 빌려 우리가 사는 곳에 붙였지. 그리고 우리가 그곳에 모여살기는 한다네.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도 않고. 헌데 그게 정말 도망치지 않는 것일까? 결국 세상에서의 도피라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선계, 선계인들을 피해 은거하는 것에 가깝지.”


“.....”


“그렇기에 이곳은 은거자들이 정한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다네. 그냥 보면 마냥 허술한 곳이지만 어떻게 보면 나름 까다로운 절차와 규범이 있는 곳이지. 자네들이 그것을 따를 수 있겠는가?”


그 말을 들은 위지혁이 고개를 돌려 장이족들을 응시했다. 위지혁과 눈이 맞은 장이족들은 모두 한결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셨소?”

“홀. 홀.”


고목과도 같은 노인이 정말 즐거운 듯이 웃었다.


“좋아. 그런 마음이라면 환영한다네. 우리 천축은. 자네들을.”


노인이 지팡이로 땅을 가볍게 두드렸다.


화아아악!


사방 천지의 풍경이 무너지는 듯이, 녹아 없어지듯이 사라지며 길이 생겨났다.


“.....이건...”


“결계일세. 홀홀.”


장이족들이 놀란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치 자신들의 보금자리처럼 결계가 있었다니. 그들 역시 알아차리지 못한 일이었다.


“이곳을 지키는 수호신께서 거하고 계신 탓이지. 뭐.....자세한 것은 아직 이르고. 차츰 알아 가면 된다네.”


저벅.


노인이 발을 옮기자 그의 제자인 하운도 뒤를 따랐다.


“잘 따라오게나.”


노인의 뒤를 따라 반각 정도 걸었을까. 위지혁과 장이족의 눈에는 마을이 들어왔다.


천혜의 만들어진 돌로 가득한 지형에 나무판자들로 이루어진 집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채였다. 나무판자, 나무, 돌 이 세가지의 색조로 섞여있는 집들의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나 위지혁과 일행들은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았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보세나. 홀홀.”


노인의 재촉에 일행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마을의 바로 앞까지 당도한 일행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을 올려다 보았다.


“나름대로 풍치가 좋은 곳이지. 자네들도 마음에 들면 좋겠네. 자 올라가세”


노인이 말을 하며 일행을 재촉하며 인도했다. 건물의 통로를 들어가 계단을 오르고 정상에 오르자 넓은 공터가 그들을 반겼다.


마치 마을의 인원들이 전부 모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넓은 옥상이었다.


“오셨습니까. 낙명님.”


중년의 사내가 노인을 맞이했다.


“그래그래. 제자 놈이 왜 안 오나 했더니 아주 미녀들을 꼬시고 있더군. 쯧쯧. 명색이 도사란 놈이.”


“스..스승님.”


스승의 농에 하운이 입을 열었다.


“......저희가 딱히 혼인을 금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에잉!!”


중년 사내의 말에 노인이 혀를 찼다.


“그러니 네놈들이 그 모양인거다. 한 눈 팔지 않고 도를 닦아야 길이 열리는 법이거늘.”


“.......”


중년 사내는 익숙한 타박인 탓에 아무런 충격도 없다는 듯이 노인에게서 얼굴을 돌려 마을에 새로 들어온 이들을 하나씩 응시했다.


“잘 왔다네. 비록 인간이 아닌 이들이지만 여기서 잘 지내길 바란다네.”


“예.”


장이족 중 사내 한 명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다들 피곤할 터이니 지금 바로 숙소를 배정할 생각인데 어떻소?


중년 사내의 물음에 장이족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은공.”


명옥상의 인사를 시작으로 장이족들은 모두 위지혁에게 인사를 하자 위지혁이 손사래를 치며 얼른 가라고 손짓했다.


위지혁의 그런 모습에 장이족들은 옅은 웃음을 지으며 중년 사내를 따랐다.


“그럼 하운아 뭘 하느냐.”


자신의 스승의 하명에 하운이 위지혁을 불렀다.


“자네는 내가 안내해주지.”


“흘흘. 따라가게나.”


노인의 말이 떨어지자 위지혁은 이미 발을 옮기고 있는 하운의 뒤를 쫓았다.


“흠....”


노인은 가는 눈으로 떠나가는 위지혁을 응시했다.


‘알 수 없는 내력을 지닌 놈일세.’



***



위지혁이 안내 받은 곳은 숙소가 아니었다. 둘이 있는 원형의 가옥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곳은?”


위지혁이 영문을 알 수 없어 물었다.


“뭐. 신고식이라고 생각하게. 앞으로 같이 이곳에서 살아가자면 아까처럼 외적들과 맞서 싸워야 될 일이 허다하니. 자네의 실력을 좀 보고 싶다네.”


“.......”


위지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난감했다. 자신이 가볍게 한 대 치면 금방이라도 죽거나 바닥을 기어 다닐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다니. 이 마을에서 있으려면 괜한 분란은 금물이라는 생각 탓에 좀처럼 내키지 않았다.


“그렇게 얼 필요 없다네. 가볍게 할 터이니.”


하운은 일종의 경고를 겸한 신고식을 하려하고 있었다. 혹 저 이 종족들에게 홀리기라도 한 것인지, 통천하를 건넜다고? 축기기에 달한 자신도 감히 그곳에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데. 이 종족은 그렇다 쳐도 그냥 평범해 보이는 위지혁이 그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운은 위지혁의 그 말이 허풍이거나, 그저 장이족들에게 이끌려 이곳까지 온 것이라 생각했다.


둘 중 어느 쪽이든 앞으로 이곳에서 같이 살아남기 위해서, 그런 헛된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할 일이다. 강대한 적인 선계인들과 싸울 때 자신의 역량조차 재지 못하는 어리석은 이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남들까지 해를 끼칠 것이기에.


‘가볍게 쓰다듬어주지.’


하운은 전신에 자신감에 넘쳐흘렀다. 검집 채로 검을 들더니 위지혁에게 들이밀었다.


“자. 가볍게 가겠네. 너무 얼어있지 말고 지금껏 살아남았으니 나름대로 능력이 있을 것이 아닌가.”


요괴 출신의 선인들이야 자신들의 강함의 정도는 구분하는 것에는 딱히 관심은 없었으나, 인계출신의 인간들이 올라오자 선인계에는 수행의 정도를 나타내는 기준이 생겨났으니 그것이 바로 경지였다.


범인이 수행에 막 발을 들이니 곧 연기경에 이르고, 연기경이 곧 축기에 이르니 축기경이니라.


지금 검을 든 하운이 바로 그 축기경 중기였다. 그는 천축 안에서도 빼어난 자질을 가져 진경이 남다르고 본인 또한 그 점을 자각하고 있었다.


인계가 겹쳐지지 않아 옛 무림속에서 살았다면 분명 신진고수 중에서도 당할 이가 없었으리라.


허나 여기는 선계. 인계와 선계가 겹쳐진 이후의 세상이었다. 선계는 기오막측 예측불허의 세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하운이었지만 자만심이 그의 눈을 가렸다.


“하앗!!”

검집이 목에 다가갔음에도 미동하지 않는 위지혁을 보는 하운이 내심 한숨지었다.


‘하아....이런 이를 천축에...?’


검집이 위지혁의 목을 가격하기 바로 직전, 하운이 검초를 변화시켜 배를 두들겼다. 정신 좀 차리라는 뜻으로 가하는 타격이었다.


콰직. 콰앙!!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와 손의 반응은 하운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으니.


“응??”


상대는 멀쩡히 서있는데다가.....뭐란 말인가. 손에서 느껴지는 이 반탄력은.


‘설마.....저 자가 나를 능가한다고?’


‘인정 할 수 없다!!’


주위가 떠받들어 준 탓이었을까. 그의 마음속에 깊게 자리잡은 오만함과 오기가 뱀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하앗!!”


무려 다섯 번의 변화를 담은 검놀림이었다. 하운의 빠른 검놀림에 위지혁은 맨 몸으로 전부 다 받아냈다.


‘또다.’


이번에는 손이 철벽을 두드린 듯이 쑤셔오고 아팠다.


“후우우...”


터억


위지혁은 차마 상대를 때리지 못하고 자신의 바로 앞에서 멈춘 검을 검집 채로 잡고는 말을 건넸다.


하운이 검집 채로 검을 빼내려고 해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끄응.”


“그만해도 되지 않겠소?”


용을 쓰고 있는 하운에게 날아든 말.


찌지직.


그 말이 마지막 결정타였다. 하운의 인내심이 곧 없어지고 검집이란 봉인에서 빠져나온 하운의 검이 섬광을 토했다.


솨아아악.


검날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위지혁의 허벅지를 노렸다.


카앙!


“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람의 육신을 검으로 찔렀는데 어찌.


하운의 눈이 더할 나위 없이 커진 채 자신의 검과 위지혁의 허벅지를 연신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런....말도 안 되는....금강불괴???”


“그만하지.”


살짝 짜증이 난 위지혁이 마침내 손을 들어올렸다. 그의 손이 하운의 이마 가운데에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내 엄지손가락이 가운데 손가락을 접고는 다시 펴졌다.


따악!!


그것이 하운이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에 들은 소리였다.


작가의말

안 좋은 일을 당해서 어제 하루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후우....글을 잡아보려고 해도 잘 돼질 않더군요.


마음을 추스리며 글을 계속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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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단(丹) 24.02.03 44 0 12쪽
16 15화 분열 24.02.01 84 0 11쪽
15 14화 최후 24.01.31 70 0 12쪽
14 13화 대결 24.01.30 43 0 11쪽
13 12화 되살아나는 자 24.01.28 38 0 14쪽
12 11화 살아간다는 것 24.01.26 53 0 12쪽
11 10화 천축의 진실 24.01.25 41 1 11쪽
10 9화 이상(異常) 24.01.24 61 1 11쪽
9 8화 사냥 24.01.23 73 1 12쪽
8 7화 천축에서의 일상 24.01.21 61 1 11쪽
7 6화 무공입문 24.01.20 70 2 13쪽
» 5화 천축 24.01.12 75 2 16쪽
5 4화 제천대성 24.01.10 130 2 11쪽
4 3화 혼세암주 24.01.07 127 3 12쪽
3 2화 장이족 24.01.06 150 2 11쪽
2 1화 혈원불사 24.01.06 169 3 12쪽
1 서(序) 24.01.06 243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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