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빼앗긴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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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우꾸우
작품등록일 :
2024.01.02 21:58
최근연재일 :
2024.02.1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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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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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2/2)

DUMMY

#1 (문 열린 공원, 만남)


끼이이이-.

쾅-.


벽의 문이 활짝 열렸다. 강한 빛 사이로 수많은 군화가 밀고 들어온다. 아름답게 울리는 풍경 소리와 함께.


저벅저벅-.

짤랑-.

저벅저벅-.

짤랑-.


햇님의 앞에 독립군이 일사불란하게 자리 잡는다. 그리곤 총을 들어 아이언스를 향해 겨냥한다.

그 옆으로 피어라가 보인다.


“언니!”

“햇님아!”


피어라는 햇님에게 인사하고, 뒤돌아 병사들 사이에서 바람을 찾은 뒤 풍경을 더욱 세차게 흔든다.


짤랑짤랑-.

쿵, 쿵, 쿵-.


땅이 울리는 진동이 들린다. 총기부대 뒤로 괴상한 소리와 함께 바람이 달려온다.


“으아님아! 으어어어!”


바람은 독립군들 머리 위로 점프를 한다. 그중 가르텐의 머리에 다리가 걸려 뒤구른다. 그렇게 뒤구른 자신의 앞에 한 아이를 안고 있는 햇님이 보인다.

햇님은 바람을 본다. 늠름하게 군복을 입은 바람을 보며 햇님은 웃는다.


“독립군이 됐구나. 바람아.”

“으앙! 햇님아!”


바람이는 햇님이를 와락 안는다.

그사이에 껴있는 와이비는 숨이 막히는 듯 바람의 가슴을 밀어낸다.


“언니! 살려줘. 숨 막혀!”


바람은 아이 소리에 놀라 잠시 뒤로 떨어진다.

웃고 있는 햇님, 안겨있는 와이비.

바람은 눈물을 닦으며 어안이 벙벙해져 햇님에게 묻는다.


“햇님아. 아이가 생겼어?”


피어라는 그런 바람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뭔 개소리를 하는 거야? 이 멍청이가. 얼른 햇님이 데리고 나가!”


감동의 순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이언스가 독립군에게 걸어온다.

바람은 햇님과 와이비를 들쳐 메고 독립군 뒤로 달리기 시작한다. 바람이 지나쳐 가자 총기부대 대장 애거시는 총을 들고 공중으로 한 발 쏜다.


탕-!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굉음에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얼어 버린다.

햇님도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아이언스들 역시 걸어오다 걸음을 멈춘다.


[저게 뭐지?]

[꽤 위험해 보이지?]


아이언스들은 등 뒤에 방패를 꺼내 들어 방어 태세를 갖춘다. 그리고 한 발짝씩 천천히 걸어온다.

애거시는 손을 들며 말한다.


“저 건방진 괴물 놈들 대가리에 총알 한 발씩 박아줘라.”

“네. 알겠습니다!”


총기부대 대원들은 총을 들어 아이언스를 향해 겨냥한다.

애거시는 높게 든 손을 아래로 내리며 외친다.


“전원 사격 시작.”


탕, 탕, 탕, 탕, 탕-.


총알은 일직선으로 날아간다. 날아간 총알은 아이언스의 방패에 닿는다. 화살이 그저 꽂히기만 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이언스의 방패를 비웃듯 뚫고 지나가 아이언스의 목을 관통한다. 그 뒤로 무수한 총알들이 빠르게 아이언스들에게 닿는다.

눈앞에 있는 아이언스들이 우후죽순 쓰러져 나간다. 큰 키에 압도적인 피지컬을 가진 아이언스들이 너무나도 쉽게 쓰러져 간다.

독립군들은 힘없이 쓰러지는 그들을 보며 그동안 공포에 떨었던 존재가 맞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종종 머리를 맞은 아이언스는 '펑' 하며 머리가 터지는 기이한 현상도 목격된다.

너무나 쉽게 공원의 아이언스를 정리한 독립군은 공원 안으로 들어온다.

견백은 이 상황에 당황하는 인간들을 보며 소리친다.


“반갑습니다. 독립군 대장 견백입니다. 여러분들을 구하고 이 땅을 점령하러 왔습니다. 오늘부터 이 땅의 주인은 우리 사피엔스입니다. 남은 아이언스들을 정리하고 당당히 자유를 누립시다.”


면역자들은 그런 견백을 보고 환호성을 지른다.

그러나 약에 취한 다른 인간들은 그저 두려움에 숨어 있을 뿐이다.

그때 벽 문밖에서 독립군 병사 하나가 날아간다. 그 뒤로 계속해서 병사들이 날아간다. 그리고 고통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밖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으악!”

“컥!”


밖에 있던 새로운 4중대장 이 찬이 소리친다.


“대장님! 아이언스 수십 명이 밖에서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견백은 등 뒤의 자신의 대검을 꺼내 들며 소리친다.


“총기부대는 절벽 위로 자리 잡아 엄호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무기를 들고 싸워라. 전쟁이다.”


독립군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총기부대는 뒤로 돌아 절벽을 오른다. 앞선 다른 중대 병사들은 창과 검을 들고 아이언스와 맞서 싸우지만 역부족이다.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병사들은 금세 다시 겁에 질리기 시작한다.

이 찬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자신의 검을 들고 아이언스 하나의 목을 베어내며 소리친다.


“이길 수 있다! 물러서지 마!”


이 찬은 뒤를 향해 소리치곤 다시 앞을 바라본다.

아이언스들 사이에 껴있는 도플라를 발견한다.

도플라는 한 손에 엑스의 목덜미를 잡고 있다.

이 찬은 세상을 잃은 표정으로 들고 있는 팔을 천천히 내린다.


“도플라 중대장님?”


도플라는 그런 이 찬이 아닌 다른 쪽을 노려보고 있다. 그 쪽에는 햇님을 둘러메고 절벽 위를 오르는 바람이 보인다.

햇님은 잡혀 있는 엑스를 보고 소리친다.


“바람아! 저 아이를 구해야 해.”


바람은 절벽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본다.

도플라와 그에게 잡혀 있는 엑스를 본다.

와이비도 바람의 어깨 위에서 엑스를 보고 소리친다.


“오빠다! 오빠!”


바람은 와이비가 엑스를 부르는 소리에 흠칫 놀라며 묻는다.


“아빠···?”


바람은 햇님과 엑스를 번갈아 보고 와이비를 본다.

햇님이는 바람의 볼을 세게 꼬집으며 소리친다.


“무슨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야? 바보야. 정신 차려!”

“아, 응!”

“내려줘! 저 아이를 구해야 해.”

“안돼.”


바람은 햇님의 말을 무시하고 절벽 위를 빠르게 오른다.

엑스는 멀어지는 햇님을 퀭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그리곤 미소를 지으며 와이비를 향해 손을 흔든다.


“이건 게임이야. 와이비야.”


와이비는 엑스의 입 모양을 보고 밝게 웃는다. 그리고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바람이가 먼저 절벽 위로 도착한다.

그 뒤로 총기부대 병사들이 올라와 자리를 잡는다.

피어라와 선발대 몇 명만이 그 옆을 엄호하고 나머지 순령과 바토의 선발대는 아래서 싸우고 있다.

햇님은 바람의 어깨에서 내리자마자 아래로 뛰어 내려가려 한다. 그런 햇님의 팔목을 바람이 잡는다.


“어디 가는 거야?”

“저 아이 덕분에 모두가 살았어. 저 아이를 구해야 해.”

“피어라 간부님!”


바람은 햇님을 말리며 피어라를 급하게 찾는다.

피어라는 바람에게 다가온다.


“햇님이를 지켜주십시오.”


피어라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바람은 햇님을 보며 말한다.


“저 아이는 내가 구해볼게. 그러니까 제발 여기 있어. 다시는 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


바람은 햇님의 손을 한번 꽉 잡으며 바보처럼 웃고는 뒤를 돌아 절벽 아래로 뛰어 내려간다.


“바람아!”


햇님이의 외침이 울리고 그 울림 뒤로 애거시의 울림이 다시 전장에 울린다.


“총기부대 전원 밑에 있는 병사들을 엄호한다. 전원 사격!”


절벽 위에서 바라본 전쟁의 양상은 결코 독립군이 질 거 같지 않다. 압도적으로 많은 인원, 그 무리가 검게 아이언스의 본거지를 뒤덮고 있다.

아이언스는 총기부대의 지원으로 빠른 속도로 줄어간다.

도플라는 죽어 나가는 아이언스들을 뒤로 하고 엑스를 데리고 그 전장을 빠져나간다.

바람은 도플라를 보고 검을 꺼내 들며 소리친다.


“도플라! 거기 서! 이 개자식아.”


도플라는 살짝 뒤를 돌아 쫓아 오는 바람을 보며 혼자 구시렁댄다.


“하, 저 새끼는 여전히 제 주제를 몰라.”


#2 (산속, 죽음)


도플라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산을 넘고 있다.

그 뒤를 바람이 무서운 속도로 쫓는다.


“멈추라고! 이 개자식아.”


도플라는 엑스를 옆에 나무에 집어 던지고 주저앉는다.


“하. 모르겠다. 저 새끼 죽이고 출발하자.”

“어디로 가는 거야?”


도플라는 엑스의 말을 무시한다. 그렇게 숨을 돌리고 있는 도플라 앞에 바람이 마주한다.

바람은 도플라를 보며 큰 소리로 웃으며 으름장을 논다.


“하하! 네 놈이 도망쳐 봤자지. 이제 복수의 시간이다!”

“아 금수 새끼. 드럽게 짖어요. 하여간.”


도플라는 힘겹게 일어난다.

엑스는 소리치는 바람을 본다. 낯선 아이, 하지만 묘하게 아이언스와 닮아 있는 모습에 엑스는 인상을 쓴다.

바람은 검을 앞으로 들이밀며 자세를 잡는다. 한껏 올라간 어깨가 얼마나 바람이 긴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도플라는 그런 바람을 보며 말한다.


“제법 뭘 한 거 같긴 한데 멀었어. 새끼야. 일단 어깨를 편안하게 내려. 그렇게 휘둘러서는 한 합도 견디지 못할 거다.”

“가르치지 마!”


바람은 칼을 높게 들고 아래로 내리친다.

도플라는 바람의 검보다 3배는 작은 단검으로 여유 있게 칼을 받는다. 육중한 바람의 몸을 그저 단검을 든 한 손으로 견뎌낸다.


챙-.


바람은 어깨에 찌릿한 통증을 느낀다.


“베기는 기본적으로 부드럽게.”


도플라는 남은 한 손으로 허리춤에 있는 단검을 꺼내 든다. 그리고는 위에서 아래로 부드럽게 바람의 왼쪽 팔을 벤다.

얇게 상흔이 남고 바람은 작은 신음과 함께 뒤로 물러난다.


“윽.”

“무식하게 휘두르고 싶으면 바토처럼 철퇴를 들어.”

“입 닥쳐!”


바람은 멀쩡한 오른쪽 한 손으로 검을 들고 달려든다. 도플라의 가슴을 향해 검을 찔러 넣는다.

도플라는 몸을 살짝 돌려 가볍게 피한 뒤, 바람의 검 길로 파고든다. 바람의 오른 팔꿈치를 자신의 왼쪽 팔목으로 잡는다. 그 뒤 오른손으로 들고 있던 단검으로 깊게 찔러 넣는다.


“찌르기는 연한 부위를 깊숙하게.”

“으악!”


바람은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떨어트리며 괴로워한다. 양팔에 피가 흐르고 있다. 바람은 그나마 살짝 베인 왼쪽 손으로 다시 검을 집어 든다.

그런 바람을 보며 도플라는 한심한 눈으로 쳐다본다.


“너 제대로 배운 게 있긴 하냐?”

“입 닥치라고.”

“독립군 제2원칙! 상대와의 격차를 느꼈을 땐, 망설임 없이 뒤를 돌아 도망쳐라.”


바람은 도플라를 무섭게 노려보며 말한다.


“독립군 제1원칙! 그 어느 상황에서도 동료를 버리지 마라.”


도플라는 엑스를 바라보고 바람을 다시 보며 눈썹을 찌푸린다.


“너 얘 알아?”

“몰라.”


바람의 멍청한 표정을 엑스는 앉아서 지켜보고 있다.

도플라는 엑스랑 바람을 한 번씩 번갈아 보고 다시 질문한다.


“그럼 얘가 네 동료야?”

“응.”

“너 얘 알아?”

“몰라.”

“근데 얘가 동료야?”

“응.”

“얘가 왜 네 동료야? 누군지도 모르는데.”

“햇님이가 구하랬어. 그럼 동료야.”

“이거 순 병신 호구 새끼네.”

“욕하지 마. 나쁜 놈.”


바람을 보며 도플라는 한숨을 쉰다. 그리고 머리를 박박 긁으며 잠시 서서 고민한다. 단검을 허리춤에 꽂아 넣고 팔짱을 낀다.

바람은 그런 도플라를 경계한다.

도플라는 주변을 배회하며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나무에서 자신이 씹던 잎을 발견한다. 반가움에 도플라는 밝게 웃으며 잎을 뜯어낸다. 입을 가득 뜯어낸 뒤 양손에 가득 담고 냄새를 맡는다.


“스읍. 하아.”


도플라는 잠시 휘청인다.

바람은 그 모습을 이상하게 쳐다본다.

도플라는 잎사귀를 하늘 위로 던지고 혼자서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아, 이거야. 살 거 같아. 너무 좋아.”

“야 안 싸우냐?”


바람은 검을 들고 도플라에게 묻는다.

도플라는 고개를 돌리고 바람을 쳐다본다. 그리곤 인자하게 씩 웃는다.


“가.”

“뭐라고?”

“얘 데리고 가라고. 보내줄게. 내가 지금 기분이 너무 좋거든.”

“뭔 소리야. 난 너 죽일 거야.”

“이 금수 새끼가 한참 기분 좋은데 정신 못 차리고.”


그때, 엑스가 바람의 팔목을 잡아끈다.

바람은 손을 뿌리치며 엑스에게 화를 낸다.


“너도 내가 약하다고 생각해? 이길 수 있어. 저 자식 죽이고 갈 거야.”

“햇님이? 그 아이가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저 자식이 햇님이를 괴롭혔어. 그러니까 죽일 거야.”

“너 지금 덤비면 죽어. 그럼 햇님이가 슬퍼하지 않을까?”

“내가 이긴다니···.”


말하고 있는 바람의 가슴에 도플라가 뛰어오른다.

바람은 그대로 뒤로 엎어진다.

도플라는 바람의 어깨를 양 무릎으로 짓누르며 올라탄다. 그는 낄낄대며 웃는다.


“킥킥킥. 이 아이언스 새끼. 죽어버려.”


도플라는 바람의 얼굴을 왼손으로 짓누른다. 그리곤 오른손으로 단검을 꺼낸 뒤 높게 든다.

바람은 그 순간 죽음을 마주한다. 서늘했던 칼의 감촉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미쳐 날뛰는 악마를 본다.

높게 든 단검이 바람의 목을 향해 떨어진다.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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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인간 말살 작전(7/12) 24.02.13 7 0 13쪽
50 인간 말살 작전(6/12) 24.02.12 6 0 13쪽
49 인간 말살 작전(5/12) 24.02.11 9 0 12쪽
48 인간 말살 작전(4/12) 24.02.10 9 0 12쪽
47 인간 말살 작전(3/12) 24.02.09 9 0 13쪽
46 인간 말살 작전(2/12) 24.02.08 7 0 13쪽
45 인간 말살 작전(1/12) 24.02.07 9 0 13쪽
44 죽음 24.02.06 6 0 13쪽
43 독립군 24.02.05 11 0 13쪽
42 운명 24.02.04 6 0 12쪽
41 전보 24.02.03 8 1 13쪽
40 씨앗 24.02.02 7 1 13쪽
39 작전 24.02.01 7 1 13쪽
38 전쟁 준비 24.01.31 9 1 13쪽
37 우물 24.01.30 8 1 13쪽
36 짐승 24.01.29 7 1 12쪽
35 협력 24.01.28 11 1 12쪽
34 화양연화 24.01.27 8 1 12쪽
33 불씨 24.01.26 10 1 12쪽
32 동족 24.01.25 17 1 11쪽
31 바알 24.01.24 9 1 13쪽
30 미산트라 24.01.23 11 1 12쪽
29 정착 24.01.22 13 1 13쪽
28 미래 24.01.18 15 1 14쪽
27 승리 24.01.17 10 1 12쪽
» 전쟁(2/2) 24.01.16 17 2 13쪽
25 전쟁(1/2) 24.01.15 14 2 12쪽
24 조우 24.01.14 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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