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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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진
작품등록일 :
2024.05.09 01:45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57
추천수 :
80
글자수 :
126,592

작성
24.05.27 00:00
조회
14
추천
2
글자
6쪽

병원으로 쫓아가다

DUMMY

그로부터 약 여섯 시간 뒤, 엄마 집에서 급히 출발했던 세 남매가 다른 형제들이 사고를 당한 구간으로 들어섰다.


수많은 돌들과 잔해들이 당시 처참했던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 낙석들 위에는 가지가 부러진 채 뿌리부분이 다 드러나 버린 아름드리나무가 위태위태하게 걸려 있었다.


“아아! 세상에! 으으어헝!”


여영이 급기야 꾹꾹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누나! 이게 다 뭐야? 이,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어···!”


깜짝 놀란 귀영이 크게 탄식하며 어쩔 줄을 몰랐다.


치영은 한숨을 푹 쉬며 말없이 운전만 했다.


한밤중이었지만 그 구간은 도로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행히 비는 그친 상태였다.





진행된 상태를 봐서는 차 한 대 정도는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작업은 진행돼 있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도로는 다 차단된 상태였는데, 다가오는 치영 일행의 차를 보고는 담당자가 달려와 차를 멈추게 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위험해서 들어갈 수 없어요. 돌아가세요!”


다분히 사무적인 그의 말투에, 치영이 긴장하며 침을 꿀꺽 삼키고는 부탁하는 어조로 말했다.


“저기, 여기서 언니들이 사고를 당했대요. 지, 지금 저 위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다는데, 그래서 꼭 여길 지나가야 돼요. 부탁드립니다. 네?”


“흐으윽! 부탁드려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같이 타있던 여영과 귀영도 고개를 푹 숙이며 나섰다.


그들의 부탁에, 그 사고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던, 그 사람의 얼굴이 단박에 부드러워지며 안쓰러워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아아! 그, 사고! 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그렇다고 지금 제 맘대로 보내드릴 수도 없으니 저기, 한번 책임자에게 물어보고 오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렇게 말한 담당자는 얼른 저쪽으로 뛰어갔다.




그 후, 세 사람은 잔뜩 긴장한 채 차 안에서 얼마간 대기했다.


애가 달아 있던 그들에게는 그 기다림이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그 사이 여영은 자신들의 상태를 알리려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범수에게 연락했다.


한참동안 그와 심각하게 통화한 그녀가 전화를 끊고는 대성통곡하며 언니와 동생을 번갈아봤다.


“누나!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하아! 어서 말해봐, 쪼옴!”


귀영이 그녀를 독촉했다.


그때 치영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조용히 몸을 떨고 있었다.


“아아, 흐어엉! 어떡해애? 언, 언니들 상태가아, 다···, 좋지 않은, 가봐아, 흐으윽! 아직도, 허어엉, 수술 중, 이라나봐, 흐엉엉!”




그때 담당자가 달려왔다.


차 안 분위기를 보고는 잠시 멈칫했던 그가 얼른 말했다.


“저기, 상황이 급하니까 보내드리긴 할 건데, 신호하면 얼른 지나가세요. 또 낙하사고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알았죠?”


눈물을 얼른 닦은 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담당자가 곧바로 달려가 다른 작업자의 확인을 기다린 뒤, 그들에게 지나가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치영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천천히, 주위를 잘 살피며 안전하게 차를 운전해 그곳을 빠져나왔다.




곧 병원 앞에 도착한 그들을 범수는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는지 차가 주차장에 서자마자 얼른 달려왔다.


그의 눈은 이미 빨갛게 부어있었다.


세 사람은 그를 보고 얼른 차에서 내렸다.


병원으로 걸어가는 길에 치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형부! 언니들은요?”


“크흠, 음! 그게, 두 분은 수술실에서 나오셔서 회복 중이신데, 흐음, 나머지, 두 분은, 아직도······.”


그가 하던 말을 끝맺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의 어깨가 들썩이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푹 숙였다.




잠시 후, 범수가 소매로 얼굴을 여러 번 쓰윽 닦고는 고개를 들었다.


치영이 곧바로 물었다.


“그, 그럼 언니들은···지금은 못 보는 거죠···?”


“으음, 그게 아무래도 시설이 이렇다 보니까, 제대로 된 수술실이나 회복실이 아니고···. 그래서···, 크흐흠, 아직 안 된다나봐···!”


그때 한쪽에서 울고 있던, 귀영이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다가와 말했다.


“저기, 누나들! 그럼, 우리···기다리자. 누나들, 우리 누나들 볼 수, 있을 때까지···.”


“흐으윽! 그러자아! 언니, 우리이···, 다 같이··· 여기 있자!”


여영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마침 맞춘 듯이 치영의 전화가 울렸다.


알 수 없는 국제 번호였다.


평소 같았으면 바로 수신 거절했을 그 전화를 그녀는 두 번 생각 않고 곧장 받았다.


역시 전화를 건 사람은 그녀의 짐작대로 언니, 유영이었다.


“으음! 치영이냐? 나, 이제 출발하려고 공항 왔어어, 웅! 오는 길이, 어찌나 험하던지···, 힝!”


그 순간 치영의 마음속엔 분노가 ‘화르륵’ 하고 타올랐다.


유영이 비록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생각해보면 이 모든 상황이 그녀 때문에 벌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원망이 그녀의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이었다.


동시에 그 차서 넘치는 감정들 때문에 그녀는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때 마치 동생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유영이 물었다.


“그냥, 말해 봐라. 무슨 일이양?”


말문이 막혀 자신이 대답하지 못할 상황이 되자, 치영은 옆에 있던 여영에게 전화기를 무턱대고 건네주고는 저쪽으로 가버렸다.


얼떨결에 전화기를 받은 그녀는 자신에 손에 들려진 전화를 잠시 바라보다가 귀에 갖다 대고 말했다.


“흐엉! 어언니! 어, 어떻게···된 일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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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때맞춰 일어난 긴급 상황 24.09.03 9 1 6쪽
43 대치 상황 24.08.30 10 1 5쪽
42 테레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 하다 24.08.27 10 1 7쪽
41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2) 24.08.23 10 1 6쪽
40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1) 24.08.20 9 1 6쪽
39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24.08.18 11 1 6쪽
38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언니와 대화를 시도하러 가다 24.07.05 15 2 6쪽
37 언니의 마음을 다시 깨워줄 조각들을 준비하자 24.07.02 12 2 6쪽
36 유영의 부탁과 형제들의 믿음 24.06.28 14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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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마음이 급해진 자매들과 달구지 24.06.21 12 2 5쪽
33 기억을 덜어내고 점점 더 깊이 여행하다 24.06.18 14 2 5쪽
32 위험한 징조들 24.06.14 13 2 6쪽
31 물 위의 섬 24.06.11 12 2 6쪽
30 심상치 않은 분위기 24.06.07 13 2 6쪽
29 병원에 들이닥친 남편들 24.06.06 13 2 5쪽
28 어디로 가야할까 24.06.05 12 2 6쪽
27 ‘츄파춥스’ 성인 24.06.04 13 2 6쪽
26 남은 사람들 24.06.03 12 2 6쪽
25 가자! 저세상으로 24.06.02 12 2 6쪽
24 깨어난 자매들 24.06.01 11 2 5쪽
23 홀리콥터를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날아보자 24.05.31 12 2 6쪽
22 해미와 해미들, 그리고 지하세계 24.05.30 11 2 5쪽
21 위험에 처한 세영 24.05.29 14 2 5쪽
20 계획 변경 24.05.28 13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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