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나 케이스:프로이트가 남긴 멸망의 유산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새글

Afei
작품등록일 :
2024.06.03 00:13
최근연재일 :
2024.09.20 12: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377
추천수 :
0
글자수 :
239,758

작성
24.06.13 08:00
조회
12
추천
0
글자
12쪽

Gold Code

DUMMY

교토역을 한바탕 뒤집어 놓은 무스탕의 남자는 결국 게리와 나나를 무사히 탈출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그 남자는 미리 대기해 놓은 벤에 둘을 태우고 교토역을 유유히 출발한다. 차에 몸을 실고 나서야 안심이 된 게리는 갑자기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하하하! Gold Code라고?”

게리는 운전하고 있는 무스탕 남자의 얼굴을 흘깃 보더니 계속 입을 연다.

“누군가? 우리를 보호하고 데려오라고 지시한 사람이?”

“의뢰인을 밝힐 수 없습니다.”

게리는 무스탕 남자가 앉아 있는 운전석의 뒤편을 손으로 친다.

“알지, 알지. 그런데 너무 궁금해서 말이야. 그냥 Code들은 회사에서도 몇 명 고용해서 나도 본 적은 있어. 그 친구들도 입이 무겁더라고. 그런데 Gold Code는 도시괴담 같은 존재잖아? 나도 자네를 만나기 전에는 정말로 Gold Code가 있는지 몰랐어.”

무스탕 남자는 게리의 호들갑에도 별 반응 없이 묵묵히 운전을 계속한다.

“아참, 자네 이름은 뭔가? 그냥 Gold Code라고 부르면 돼?”

무스탕 남자는 코너를 돌면서 게리의 물음에 답한다.

“Code 1497라고 합니다.”

“무슨 제품명 같네? 정말인가? 자네들은 정말 인간이 아니라, 복제인간이라고 하던데. 아, 그런데 내가 만난 Code들은 왜 얼굴이 달랐지? 서로 다른 인간들을 복제했나?”

Code 1497는 역시 시답지 않은 게리의 질문에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

“제가 빌려 놓은 호텔이 있습니다. 금방 도착합니다.”

Code 1497의 이야기대로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호텔 오쿠라 앞에 벤이 도착하였다. Code 1497는 휠체어를 두고 온 나나를 두 손으로 안아 들고 호텔로 곧바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차에서는 떠벌려 댔지만, 아직 교토역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리는 주변을 계속 살피면서 될 수 있는 대로 Code 1497의 뒤를 바싹 쫓아갔다.

게리 일행은 호텔 로비에 있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그것은 은빛 긴 백발의 나나 덕분이었다. 그녀의 특이한 외모로 호텔 곳곳의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그중에는 짧은 펀치 머리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두 명의 덩치 큰 남자들도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탄 게리 일행은 오쿠라의 스위트 룸으로 입실한다. Code 1497는 안고 온 나나를 거실 소파에 앉힌다. 게리는 룸에 들어오자마자 얼굴을 찌푸리고는 투덜대기 시작한다.

“뭐야, 룸이 작잖아? 내가 저년이랑 같은 방을 써야 하는 거야?”

Code 1497는 옆 객실로 연결되어있는 방문을 열어 보인다.

“이쪽 방을 쓰시죠.”

게리는 그 방안을 살펴보더니 더 잔소리하기 시작하였다.

“나보고 일반 객실을 쓰라는 거야? 이 방은 저년이나 쓰라고 해.”

게리는 곧바로 스위트 룸 침실로 몸의 방향을 틀어버린다. 그리고 침실로 들어가기 전에 무언가가 갑자기 생각났는지, 손을 휘저으면서 이야기한다.

“아, 아, 그래. 코카인 좀 구해와. 내가 가지고 있는 코카인이 떨어져 가고 있어.”

“당분간은 약을 안 하시는 게,,,”

“내가 이런 대접 받을 사람이 아니야! 이런 후진 호텔에 머물 사람이 아니라고. 그런데, 약도 내맘대로 못해?”

그때 누군가가 초임벨을 누른다. 벨이 울리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고만장하던 게리의 기는 싹 사라져 버리고, 객실 문에서 최대한 떨어져 Code 1497의 뒤로 몸을 숨긴다.

“누구야? 벌써 우리를 쫓아온 거야?”

“아닙니다. 제 손님입니다.”

Code 1497는 문 앞으로 다가간다. 자기 손님이라고 했어도, Code 1497는 문 앞에서 옆으로 몸을 옮기더니, 천천히 문을 연다. 문을 열자, 한 젊은 동양계 여자가 서 있었다.

“접니다.”

그 젊은 여자는 영어로 짧게 말을 하고, 큰 케리어를 끌고 방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Code 1497는 그녀를 들어오게 문을 열어주었다.

게리는 불청객인 그녀를 보고, 또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뭐야, 여기서 연애질이라도 하려고? 이 여자는 도대체 뭐야? 이 여자도 여기서 자는 거야?”

젊은 여자는 게리의 이야기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큰 케리어를 바닥에 눕히고는 잠금장치를 풀고 가방을 연다. 그 가방 안에는 글록 17이 두 정, M4 한 정, 그리고 수류탄과 연막탄, 섬광탄들과 탄창들이 들어있었다.

“부탁한 것들입니다.”

그녀가 들고 온 무기에 게리는 심드렁한 표정을 짓더니,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이 정도 무기로 나를 지켜줄 수 있겠어?”

Code 1497는 M4를 들더니 노리쇠를 당겨보기도 하고, 또 조준경과 레이저 도트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다음에는 글록도 확인하고, 두 정 중 한 정을 꺼내어 홀스터에 꼽고는 소음기와 탄창 두 개를 꺼내어 무스탕 안 주머니에 넣어둔다.

“더 부탁하실 것이 없으면 저는 이만,,,”

소파에 앉아 있던 게리는 그녀가 나가려고 하자, 그녀를 향해 손짓하여 그녀를 잠깐 멈춰 세운다.

“코카인이 필요해. 그것도 당장.”

게리의 요구에 대한 대답으로 그녀는 Code 1497를 쳐다본다. Code 1497는 게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두 시간 내에 돌아오겠습니다.”

그녀는 대답을 하고, 곧바로 객실을 나가버린다.


그녀가 나가자 Code 1497는 프론트에 전화를 걸어, 휠체어 하나를 객실로 올려보내달라고 부탁한다.

“Gold Code라고 해서 큰 기대 했었는데, 마루두크가 뭔가 하는 곳보다는 별로네. 대접이 이게 뭐야?”

마루두크라는 이름에 Code 1497는 색다른 반응을 보인다.

“방금 마루두크라고 했나요?”

게리는 Code 1497가 마루두크의 이름에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고는 내심 이걸로 더 Code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이야기한다.

“나는 첨 들어보는 곳이라서, 반신반의했었는데 거기는 돈도 아낌없이 펑펑 쓰게 해주었고, 코카인도 부족함 없게 계속 대주었다고. 그런데 Code는 너무 성의가 없는 거 아니냐고?”

“그럼 아까 전 교토역에 마루두크 사람도 있었던 것입니까?”

“그 사람을 못 보았나? 있었지. 마루두크에서 보낸 사람이. 막판에 나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당했어. 실력은 형편없더라고.”


Code 1497는 게리와 나나를 거실에 두고 바로 옆 객실로 건너가서 2G 폴더폰을 꺼내더니 어디론가로 전화를 건다.

“The number you have dialed. is no longer in service. Please check your phone number again.(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전화번호입니다. 다시 한번 전화번호를 확인하세요.)”

“Code 1497, 34qrtjlty901”

잘못 걸린 전화번호 안내를 듣고도 Code 1497는 자신의 암호명과 비밀번호를 그대로 말한다. 그러자 전화 통화연결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Code 1497는 가만히 연결음이 통화음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린다.

“这是怎么回事?(무슨 일인가?)”

통화음으로 바뀌자, 바로 늙은 남자 목소리의 중국어가 핸드폰을 통해 전해져왔다.

“Marduk介入。?(마루두크가 개입했다)”

Code 1497의 전달 내용에 상대편 전화의 주인공은 대답 대신 짧은 침묵을 선택한다.

“您是否与马Marduk派来的人有过联系?(마루두크에서 온 사람과는 접촉했나?)”

“虽然现在他失踪了,但看起来他并没有放弃的意思。(현재는 행방불명 상태이기는 하지만, 그가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짧은 침묵 다음으로 이어진 상대방의 질문에 Code 1497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无需刮擦和制作面包屑。你只专注于目标,如果Marduk介入,,,(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없다. 너는 목표에만 집중하고, 만일 마루두크가 개입했을 때는,,,)”

상대방은 지시를 내리다가 잠깐 멈칫한다.

“把他们都杀了,才不会有遗憾。(후환이 없게 모두 죽여라.)”

마지막 지시를 들은 Code 1497는 전화를 끊고, 거기서 유심칩을 꺼내 그대로 입으로 삼킨다. 그리고는 폴더폰을 부러트려, 쓰레기통에 던지고는 객실을 나온다.


객실을 나온 Code 1497에게는 뜻밖의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검은 정장 양복차림의 덩치가 산만한 남자 4명이 거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 40대 중반의 바짝 마른 안경 쓴 남자가 있었다.

그가 안경을 쓰고 있는 것은 눈이 나쁜 것보다는 왼쪽 눈을 세로로 지나고 있는 긴 흉터를 가리기 위해서인 것처럼 보였다. Code 1497는 게리와 나나가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확인만 하고는 별일 아닌 것처럼 팔짱을 끼고는 그들의 반대편 벽에 기대어 선다.

“なんだ、驚きじゃない?(뭐야, 안 놀라잖아?)”

장난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휠체어를 타고 있는 남자가 옆의 덩치들을 보고 일본어로 이야기한다. Code 1497는 어느새 소파 탁자 위에 코카인 가루를 뿌려놓고는 코로 흡입하고 있었다.

“Did you call it?(당신이 불렀습니까?)”

게리 대신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남자가 영어로 Code 1497에게 대답한다.

“It is our etiquette to arrive first before the guest calls. nice to meet you It is called Hamaguchi.(손님이 부르시기 전에 먼저 찾아가는 게 우리의 예절이지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하마구치라고 합니다.)”

Code 1497는 하마구치의 악수에는 응하지 않는다. 그는 휠체어 뒤로 돌아가서는 나나 앞으로 휠체어를 민다.

“저희는 손님이 휠체어가 필요하시다고 해서 이렇게 전달해 드리려고 온 것입니다.”

Code 1497는 휠체어를 밀면서 하마구치의 옷소매가 올라갔을 때, 그의 손목부터 그려져 있는 문신을 보았다.

“그런데 손님께서 귀가 솔깃한 사업을 제안하셔서요, 저희도 참여할까 합니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Code 1497는 덩치 큰 남자 중 세 명이 뒤 허리춤에 손이 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Code 1497는 머릿속으로 이 다섯 명을 어떻게 해치울 것인지에 대해 잠깐 고민했다.

Code 1497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웃고는 등을 벽에서 뗐다. 그러자 덩치 중에서 두 명이 허리춤에 단도를 꺼내어 Code 1497에게 내민다.

‘오늘은 더 이상 피 보기 싫어요.’

Code 1497의 머릿속으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여자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이 거실에 있는 유일한 여자 쪽으로 Code 1497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그 목소리의 주인공임을 시인하였다.

“아, 오늘 교토역 대전은 익히 이야기 들었습니다. 저희는 그냥 선의의 경쟁자로 여기 온 것뿐이니 일단 손님이 마음에 결정하시기 전까지는 다투지 말지요.”

하마구치는 마치 자신이 보통 기업의 세일즈맨이라도 되는 것처럼, 부드럽게 Code 1497에게 휴전을 제안한다. Code 1497는 나나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다시 등을 벽에 기댄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난나 케이스:프로이트가 남긴 멸망의 유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발경 NEW 6시간 전 1 0 15쪽
37 흡혈 24.09.13 3 0 13쪽
36 이대도강 24.09.06 5 0 13쪽
35 천년협객 24.08.30 5 0 20쪽
34 사투 24.08.23 5 0 15쪽
33 접촉 24.08.16 5 0 15쪽
32 재회 24.08.09 6 0 14쪽
31 탈출 24.08.02 8 0 12쪽
30 1971년, 런던 24.07.26 8 0 14쪽
29 한청검 24.07.19 9 0 15쪽
28 1969년, 취리히 24.07.12 7 0 20쪽
27 원수 24.07.05 9 0 10쪽
26 1967년, 데스밸리 24.06.28 11 0 14쪽
25 시험 24.06.21 8 0 16쪽
24 1965년, 네바다. 24.06.16 13 0 11쪽
23 반괘권 24.06.15 10 0 13쪽
22 1953년, 예일대 24.06.14 8 0 12쪽
21 복마전 24.06.14 7 0 9쪽
20 1941년, 클라인 24.06.13 12 0 16쪽
» Gold Code 24.06.13 13 0 12쪽
18 1939년, 유혼 24.06.12 10 0 12쪽
17 통성명 24.06.12 11 0 10쪽
16 1909년, 영혼의 두드림 24.06.11 11 0 14쪽
15 탈출 24.06.11 9 0 11쪽
14 죽음의 행진 24.06.10 11 0 15쪽
13 비명 24.06.09 11 0 12쪽
12 격돌 24.06.08 14 0 13쪽
11 첫 만남 24.06.07 12 0 15쪽
10 맥도날드 24.06.07 10 0 19쪽
9 피지 않은 벚나무 24.06.06 11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