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에서 유일무이 마탄 쏘는 마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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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y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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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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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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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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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UMMY

“끄아아악-!”


로버는 쓰러진 사내의 팔을 발로 짓뭉갰다.

발밑의 팔에는 상처가 있었는데 상처는 로버의 압력으로 인해 더 벌어졌다.


“누구냐고.”

“크큭. 너랑 똑같은 놈이지 뭐.”

“바운티 헌터?”


판매상, 절도범, 갱단, 현상 수배범, 심지어 민간인까지, 어떤 인물이든 간에 길가는 행인의 목숨을 함부로 앗아도 의문스럽지 않은 시대다.

미리 물과 술에 약을 타올 정도로 준비와 경험이 있는 자이기에 평범한 직업을 가진 이는 아닐 거라 생각은 했다.


“바운티 헌터가 왜 우리를 노린 거지. 귀쪽이, 너 혹시?”

“엥? 아니에요! 저 선량하디 선량한 시민입니다.”

“선량한 놈이 사기 도박장에서 빚을 지고 있어? 여튼 바운티 헌터가 왜 수배범도 아닌 우리를 노렸지?”


로버의 발에 깔린 사내는 당연한 걸 묻냐는 듯 웃었다.


“크큭. 그럼 너는 바운티 헌터라고 지금까지 현상범들만 노렸나?”


로버는 과거를 회상해봤다. 딱히 그러지는 않은 것 같다.

당장 떠오른 게 여기 오기 전에 들렀던 볼튼 농장의 볼튼과 그의 경호원들이었으니까.


그런데 시발 그건 그 새끼들이 잘못한 거잖아.


꾸욱-


“끄아악!”

“나는 그래도 우리처럼 선량한 시민들은 안 건드려.”

“우리?”

“푸릉?”


귀쪽이와 애마의 물음을 무시한 로버의 발이 사내의 상처 속을 향해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사내는 포효했다.


“끄윽.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야. 사과라도 할까?”

“이 새끼가 사람을 약 먹인 다음 죽이려 해놓고.”


퍽-


로버의 발이 사내의 배를 가격했다.

사내는 몇 바퀴 굴러 휭 날아가더니 바위에 등이 처박힌 다음에야 멈췄다.

로버가 그리로 걸어갔다.


“왜 우리를 노렸냐고. 둘러대지 말고 똑바로 말해.”

“크크큭. 우리 목적지에서 네놈들이 나왔으니까.”

“목적지?”

“그래.”


사내가 자세를 고쳐 등을 바위에 기댔다.


“몇 주 전에 일어난 아편 사건 알지?”

“응.”


사내의 입에서 아편 사건이 나왔다.

밀릭은 살짝 놀란 듯했지만 로버의 표정은 평상시와 같이 무미건조했다.


“그 판매상들을 쫓고 있다. 이 근처에 숨은 걸로 추정되거든.”

“그런데.”

“그 판매상 놈들이 에릭이라는 놈의 갱단과 접촉했다는 소식을 입수했어.”

“정말? 놀라운 걸. 왜 접촉했대.”


로버는 마치 처음 듣는다는 표정을 지어냈다.


“그것까진 파악하지 못했어. 에릭 녀석의 도박장에 서서히 접촉하며 파악하려던 중에 녀석의 도박장이 박살나버렸으니까.”


사내가 로버를 노려봤다.

왜인지 알지? 라는 표정이었다.

로버도 그에 맞춰서 뒤지고 싶냐라는 표정으로 응대해주었다.


“뭐 어쩌라고. 내가 그럼 네놈이 쫓던 놈의 단서인 깡패 새끼가 보안관한테 잡혔으니 너한테 사과해야 하나?”

“끄악!”


다시금 상처를 발로 차댔다.


“끄으윽. 사과는 무슨. 그저 네놈들이 수상해서 쫓았을 뿐이야. 알아본 바로 에릭 뱅커는 갱이긴 하지만 현상 수배범에는 이름이 오르지 않았어. 그런데 갑자기 그런 녀석이 보안관한테 체포되더니 그곳에서 네놈들이 기어 나오지 뭐야?”

“그래서 따라온 거고?”

“그렇게 된 거지. 그런데 네놈은 바운티 헌터고 네놈들이 어떤 수배범을 잡으러 캘든으로 간다는 소리를 들으니 대충 예측이 됐지.”

“우리가 에릭을 박살내고 정보를 얻은 다음 그 판매상들을 쫓고 있다는 거?”

“크크크. 맞아.”


에릭을 박살내 얻은 정보는 아니었지만 얼추 맞았다.

즉, 이 녀석은 바운티 헌터이고,

판매상들의 행방을 좇던 중에 로버와 마주친 것이었다.


“이 녀석! 판매상은 우리의, 아니, 우리 형님의 것이다! 감히 그걸 가로채려 하다니!”


정확히 따지면 먼저 잡은 사람이 임자다.

그리고 사실 이 바운티 헌터 녀석이 지금 목숨을 노렸지만 사실 그리 이상한 것만도 아니었다.

바운티 헌터끼리 돈 문제로 싸우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니까.

그러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게 하나 있다.

녀석을 어떻게 할지는 그걸 듣고 나서다.


“그래서 니네가 누군데?”

“바운티 헌터라니까.”

“아니, 너 말고 너네. 아까 네가 그랬잖아. ‘우리 목적지’라고. 혼자가 아니잖아. 누구냐 너넨.”

“!”


사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저도 모르게 말실수를 했다는 걸 자각한 것이었다.


꾸욱-


“끄아악.”


다시 한번 발을 댔다.


“나는 고문을 좋아하지 않아. 그래서 에릭 그놈도 고문 안 하고 곧바로 팔을 폭파시켜버렸어. 하 씨, 그러면 안 됐는데. 어째됐든 난 고문은 싫어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다르지. 왜냐면 정확히는 이유 없는 고문을 좋아하지 않는 거거든.”

“끄으윽. 이 개자식이.”

“소속된 집단을 목숨 걸고 지킬 정도로 바운티 헌터인 네놈이 충성심이나 의리가 있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크크크크크.”


사내는 쓰러져 웃다가 입을 뗐다.


“그렇긴 하지. 좋아. 말해주지. 어차피 네놈같이 별 볼 일 없고 이름 없는 바운티 헌터에게 누가 접선할 리도 없을 테니, 또 어차피....”


사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내게서 연락이 끊긴다면 녀석들이 와 네놈을 쳐죽일 테니까 말이야.”


퍽-


“끄악.”

“폼잡지 말고 말이나 해. 한 번만 더 헛소리하면 정말 죽인다.”

“끄윽. 알겠어. 말한다고. 우리는... 바운티 헌터 연맹이다.”

“바운티 헌터 연맹?”

“그래. 바운티 헌터 연맹이라고 증명된 바운티 헌터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야. 거기에 등록을 하면 바운티 헌터들 몇끼리 무리를 만들어서 수배범을 사냥하지.”


바운티 헌터 연맹이라.

이 녀석의 말에 따르면 현상범들을 무리를 지어 사냥한다는 것인데.

그 무리를 연맹이 관리한다는 것인가.

즉, 이건 바운티 헌터의 체계적인 조직화이다.

조직이라는 체계가 생기면 사냥, 정보 등에서 접근성과 효율성이 증가하니 바운티 헌터들한테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그치만 문제는 그걸 조직하는 연맹의 의도지.’


바운티 헌터들이라는 실력자들을 간접적이나마 소유한다고 볼 수 있는 곳에서 악한 의도를 벌인다면 돈만 바라보는 바운티 헌터들을 이용하기가 딱 좋으니까 말이다.


“연맹이란 곳은 어떤 곳이지? 느낌상 정부 기관은 아닐 거 같고.”

“정부 기관은 아닐 거야. 정확히는 나도 몰라.”

“....그러면 무리는 어떤 방식으로 정하지? 연맹에서 정해주나? 일회적인 거야?”

“그건 제각각이야. 현상범이 나타난 곳의 근처에 있는 바운티 헌터들을 일회적으로 모아서 사냥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자주 모여서 사냥해 굳어진 무리도 있고.”

“최근에 생겼나.”

“인원을 증가시킨 건 최근. 존재는 이전부터 했다고 들었어.”


연맹이라.

말이 연맹이지 자칫 잘못하면 범죄 집단이 될지도 모른다.

당장 이 녀석만 해도 민간인일지도 모르는 내게 약 탄 술과 물을 건네지 않았던가.

물론 그건 내 알 바가 아니다.

나는 그저 내 멋대로 행동하고 상대의 반응을 지켜볼 뿐.

허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바운티 헌터로서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은 충분했다.


“그곳에 들어가는 방식은 어떤 식이지.”

“풋. 왜? 들어가게? 네놈이? 그놈들 이름있는 녀석들만 추려서 뽑아.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리면 알아서둘 찾아온다고. 크크크.”

“그렇군. 그럼 아까 말한, 만약 네놈을 죽인다면 나를 죽이러 올 다른 놈믈은 몇이야.”

“둘이다.”

“그렇군. 더 자세한 건 그놈들과 만나면 물어보지.”

“뭐?”


탕.


로버에서 손에서 마탄이 나갔다.

사내는 쓰러졌고 로버는 사내가 타던 말의 고삐를 잡아 밀릭에게 건넸다.


“귀쪽이 너 안 걸어 다녀도 되겠다.”



*



사내가 제공한 술과 물 덕분에 로버와 밀릭은 무사히 캘든 마켓에 도착했다.

마켓이란 이름이 붙은 것 답게 그곳에는 여러 상점이 즐비해 있었다.

사람이 붐볐고 짐을 실은 마차와 수레의 수도 사람에 뒤지지 않았다.

누군가 딱 숨기 좋은 번잡스러운 곳이었다.


“드디어 도착했네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구체적인 위치는 저도 모르는데 어디부터 시작해볼까요?”

“저기.”


척.


밀릭은 로버의 손가락 끝이 가리킨 곳을 응시했다.

그 끝에는 커다란 상점이 위치해있었다.

제이스 주류 도매상. 술을 도매로 취급하는 곳인지 여러 일꾼들이 술통을 나르고 있었다.


“아니, 또 술을 먹자고요?”

“모르는 소리 하지 마.”


밀릭의 불평에 로버는 간만에 진지한 얼굴을 드러냈다.


“소문이 가장 많이 오고 가는 곳이 바로 술집이야. 그곳에서 별의별 이야기들이 오간다고. 저기가 시작점이 될 수 있어. 쯧쯧. 내가 이런 거까지 말해야 하나? 애마,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푸릉.”

“근데 저긴 술집이 아니잖아요.”


로버와 밀릭이 말에서 내려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도 안이 보이긴 했지만 안으로 직접 들어가니 술통이 더 많이 즐비해 있었다. 장사가 잘 되는지 술통을 실은 여러 수레들이 오고 갔다.


“형님, 아무래도 여기는 도매로 취급하는 곳이라 작게는 안 팔 거 같은데요?”

“그럴 지도 모르지. 안 되면 말고. 물어볼 수도 없는 건 아니잖아.”

“어디서 오셨소.”


상점의 관리자로 보이는 덩치 큰 사내가 그들을 맞았다.

목이 마른 로버는 곧바로 용건을 꺼냈다.


“가장 독한 걸로 두 병만 파시죠.”


로버의 말에 관리자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가라는 듯 손을 휙휙 저어댔다.


“여긴 도매업 하는 데야. 술은 술집 가서 쳐먹어.”

“그렇군. 귀찮게 해서 미안하네. 그치만 아무거나 두 잔만 팔 수 없을까. 저기 당신네들이 마시던 거라도 좋아. 당장 목이 말라서 말이야. 값은 몇 배로 치러도 상관없어.”


로버가 관리자의 뒤를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일꾼들이 자유롭게 술을 병 채로 마시고 있었고 뒤에는 술을 취급하는 상점답게 술병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안 판다고. 저리 꺼져. 험한 꼴 당하지 말고.”


관리자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고 완강했다. 로버는 알겠다며 뒤로 돌아섰다.


“크하하. 어이, 웬 거지야?”


뒤에서 술을 마시며 일하던 일꾼들이 로버 방향으로 외쳤다.


“몰라. 주정뱅이인지 아무 술이나 팔라 하잖아. 꼴에 구걸해서 돈 좀 벌었나 보지. 한심한 것들. 하여튼 이래서 근본 없는 외부 것들은 함부로 받으면 안 된... 끄억-”


쨍그랑-


일꾼이 마시던 술이 갑자기 관리자의 얼굴로 날아가더니 부딪혀 깨졌다.

관리자는 쓰러졌고 일꾼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파악 하지 못하는 표정을 지어대며 쓰러진 관리자를 바라봤다.


“원래 안 파는 걸 내가 팔라 부탁해서 생긴 일이니 이 정도까지로만 하지. 허나 다시 일어나서 입을 또 함부로 놀리면 바로 죽일 거야. 내가 지금 목이 말라 다른 일은 전부 귀찮은 걸 다행으로 알아.”


밀릭은 저렇게 될 줄 알았다는 표정과 함께 뒤에 있는 일꾼들을 가리키고는 관리자를 데려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로버와 함께 들어왔던 길로 돌아섰다. 그런데 그곳에는 방금 전의 덩치보다 더 커다란 덩치가 그들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네가 한 건가? 외부인.”

“보스!”


일꾼들이 일제히 덩치에게 외쳤다. 덩치가 로버 앞으로 걸어왔다.


“너는 누구냐.”


로버가 덩치를 올려다봤다. 워낙 큰 키였다. 로버는 따지듯이 물었다.


“그거 내 대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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