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에서 유일무이 마탄 쏘는 마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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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ypus
작품등록일 :
2024.07.22 22:17
최근연재일 :
2024.08.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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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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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DUMMY

“넌 진짜 어떻게 돼먹은 놈인 거냐.”


크럼프가 바닥에 착지한 로버를 어이없이 바라봤다.


“내가 좀 의심이 많아서.”


칙-

로버는 바운티 헌터와 크럼프 무리 사이에서 또 담뱃불을 태웠다.


“크크크. 안 그래도 의심 많은 거 알아서 네가 진범 잡은 것처럼 여관 주인 새끼 잡히게 만들었잖아? 이중, 삼중으로 장치를 만들었는데 도대체 뭐 하는 놈인지를 모르겠네.”

“후우- 칭찬 고마워. 그런데 그거 단순 내 의심 때문만은 아니지 않아? 어쨌든 네가 잡힌 걸로 위장해야 됐으니 그런 거지. 여길 뜰 계획이었던 거 같은데.”

“제대로 맞췄군. 바운티 헌터 로버 씨. 맞아. 당신이 여기로 올 때부터 떠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그러면 그냥 넘어갔어도 됐잖아. 어차피 너는 진범 잡은 걸로 인정받았으니 내일 기분 좋게 현상금 받아서 유유히 사라지면 될 거 아니야? 아, 아니면.”


크럼프가 로버의 뜻을 간파했단 듯 말을 이어갔다.


“돈 욕심을 과하게 부리는 건가? 그럼 만약 지금 넘어간다면 내가 섭섭지 않을 정도로 챙겨줄 수 있는데. 손 안 대고 코 풀 수 있다고.”

“이야. 꽤 구미가 당기는 걸.”

“그렇지. 당신은 바운티 헌터잖아.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고. 그냥 직업답게 돈이나 잔뜩 번 다음 관심 끄고 가라고.”

“후우- 맞아. 내가 정의 사도가 아니긴 하지. 그건 그렇고 둘은 왜 서로 죽이고 있는 거지? 둘이 같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로버가 죽은 바운티 헌터에게 고갯짓을 하자 오히려 크럼프가 자신의 궁금함을 해결하려 했다.


“내가 먼저 묻고 싶은데. 저 멍청이 두 명이랑 내가 같은 편인 건 어떻게 안 거야? 또 내가 여기로 올 줄은 어떻게 안 거고.”

“뒤에 질문의 답은 당신이 말했네. 당신 말처럼 여기만큼 내가 의심을 완전히 떨친 공간은 없을 테니까. 뭐, 그게 네가 노린 거기도 할 거고.”

“..정답이야. 그럼 이번에는 저 멍청이들이랑 내가 같은 편인 건 어떻게 알았는지 좀 답해주시지.”


“그건 제이스라고 고릴라 같은 놈 있는데. 그 녀석의 말이 큰 힌트가 됐어. 외부인이 의심스럽다지. 헌데 나는 아무리 봐도 범인은 내부인 같았거든. 마켓의 구조에 대해 잘 아는 녀석이 아니면 유통이 힘들 테니까 말이야. 그래서 생각해봤지. 내부인일까, 외부인일까.”


툭-


로버는 피우던 담배를 크럼프의 무리가 있는 곳 위로 던졌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질 때 담배를 태우던 불이 화악 커졌다가 줄어들었다.

그로 인해 순간 무리들의 얼굴이 비춰졌다.


‘상점 주인들과 여기에 머무는 상인들이군.’


바닥에 담배가 떨어지며 불이 완전히 꺼지자 로버가 말을 이어갔다.


“답은 둘 다이다. 그리고 그 내부인은 내부인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와 외부로부터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아편을 유통할 수 있는 비서 같은 직업을 가진 녀석. 외부인은 명분 있게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바운티 헌터들이지. 그런 녀석들이 마침 나한테 겁 없이 도전하기도 했고.”

“저 멍청한 녀석들이 일을 그르쳤어···”

“자, 이제 내 질문의 답을 해주시지. 왜 둘이 싸우고 있는 거야?”

“그렇게 큰 이유는 없어. 저 멍청한 녀석들이 다른 줄을 잡았나 보지. 나도 마침 이곳을 뜰 참이기도 했고. 그저 선수 당하기 전에 선수를 친 거 뿐이야.”


“귀신 같은 새끼···”


바운티 헌터 중 칼에 찔리지 않은 녀석이 분해했다.


“시시하고 재밌군.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보지. 제이스가 그러던데. 당신이 상점 주인들을 죽였다고. 사실인가.”

“뭐? 아, 그러긴 했지. 수락하면 벼락 부자로 만들어 주고. 거절하면 죽였다. 그런데 근데 그게 왜?”

“아니야. 됐어 그럼.”


“···크크. 네놈. 싸울 셈이군.”


로버의 태도로 보아 크럼프는 그가 싸울 것이라 짐작했다.


“맞아. 뒤에 있는 것들까지 그냥 한꺼번에 덤벼.”

“네놈은 내 부하들이 맡는다. 나는 저 녀석이랑 할 게 있어서.”


“우와아아!!”


크럼프의 지시에 그의 무리들이 곧장 로버에게로 달려들었다.

각자 무기를 들고 있었고 무리의 음성이 상점 안에 울려 퍼졌다.


“좋아. 안 귀찮네.”


무리가 들어오자 로버는 손을 활짝 피고는 마력을 바닥으로 흘렸다.

로버를 제외한 그 누구도 체감할 수 없을 테지만, 로버는 자신의 마력을 지금 달려오는 저자들의 바닥에 뻗어나가게 만들어 저들이 올라타게끔 했다.


“카페트.”


마력이 커다란 카페트 모양을 형성했다. 녀석들이 전부 카페트 위에 올라탔다.

로버는 흘려보낸 카페트 모양의 마력 끝을 채찍 잡듯이 쥐어 잡고는 힘껏 당겼다.


훌렁-


“끄억-“


카페트가 활짝 로버 쪽으로 당겨졌다.

그러자 달려오던 이들이 전부 균형을 잃고 고꾸라졌다.


휘익-


“크럼프!”

“너도 바쁘구나.”


그런 틈에 홀로 남은 바운티 헌터는 로버와 쓰러진 부하들을 앞질렀다.


캉-


저쪽에서 바운티 헌터와 크럼프, 둘이 칼을 맞댔다. 저쪽은 잠시 제쳐두고 로버는 쓰러진 녀석들을 주시했다.

그들은 영문 모를 엎어짐에 겁을 먹었지만 주춤거리며 일어나고 있었다.


“더 다가오게? 사실 다가와 주면 더 좋긴 해. 그런데 오는 순간 죽일 거다.”


녀석들이 주춤거렸다. 그러자 한 명이 선동을 시작하자 모두가 달려들었다.


“허세 부리지 마! 고작 한 명이야! 저 녀석만 죽이면 우리 모두 여기 마켓을 떠서 부자가 될 수 있어! 그걸로 우리 땅을 사면 된다고! 가자!”

“후회할 텐데.”


로버가 손바닥을 위로 올렸다. 그러자 카펫으로 만들어뒀던 마력이 빗방울 정도의 크기로 쪼개진 다음 공기 중에 떠올랐다.


“산탄비.”


퓽. 퓽. 퓽.


“컥-“


쪼개진 마력이 산탄총처럼 위에서 아래로 쏘아졌다.

총에 맞아 죽는 이도 있었고 그저 상처 입어 쓰러진 이도 있었다.

중요한 건 바닥에 피가 흘렀고 그들 중 절반의 움직임이 멈췄다는 것이다.


“너희는 또 오게?”


허나 녀석들의 의지는 꽤 강렬했는지 일어서는 이들이 있었다. 로버는 지금 자신의 관심은 저기 앞에 싸우는 둘에게로 가 있었지만 마무리는 짓기로 했다.

그때, 상점의 문이 열렸다.


“이제 오네.”

“정말이군···”


상점 안으로 다수의 손전등 빛이 들어왔다. 손전등의 시작점을 바라보니 거기에는 제이스와 상회 부하들이 있었다.


“크럼프!! 네놈이 진범이었구나!!”


“크하하하. 저 덩치만 큰 녀석도 왔군!”


크럼프가 바운티 헌터와 싸우는 중에 제이스를 바라봤다. 로버가 뒤를 돌아 제이스에게로 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나는 저기 싸우고 있는 두 멍청이한테 가지. 여기 잔챙이들은 당신 상회가 할 수 있겠지.”

“물론. 고맙네. 원수를 갚게 해주어서.”


제이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뒤에 상회 녀석들도 로버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을 자세히 보니 전에 로버한테 덤비다 쓰러진 녀석들이었다.

로버는 쓰러진 이들을 지나치고 두 원흉에게로 다가갔다.


“가자!”

“우아아!”


제이스가 외치자 상회 부하들은 거센 소리와 함께 판매상들을 덮쳤다. 로버의 뒤는 아수라장이었다.


“허, 어디 편에 서려고?”


크럼프가 로버에게 물었다. 로버는 벌레를 보는 듯한 시선과 함께 답을 했다.


“뭘 어디 편에 서. 둘 다 죽일 거야.”

“크크크. 그래? 아쉽네. 나는 이 멍청한 바운티 헌터 놈 찢어버리고 당신과 팀을 할 수도 있는데 말이야. 지금 뿐만 아니라 앞으로 비즈니스 적으로도.”

“크크크. 지랄들 하고 있네.”


‘저건···’


바운티 헌터가 로버에게 익숙한 장갑을 꼈다.

그러고는 크럼프를 향해 주먹을 가격했다.


“건방진 새끼. 이거나 먹어라.”


“크억-“


크럼프가 주먹에 어깨를 맞고 날아가 쓰러졌다. 도저히 일반 주먹으로는 볼 수 없는 강한 펀치력이었다.


“에릭을 만난 이유가 그거였군.”

“정답이다. 이 싸이코패스야.”


바운티 헌터가 착용하고 있는 장갑은 에릭이 착용했던 것과 같았다. 즉, 녀석은 에릭과 아편을 거래햇을 뿐만 아니라 연금기(鍊金器)도 거래하고 있던 것이었다.


“안 그래도 그거 궁금했는데. 에릭 꺼는 내가 증발시켜 버렸거든.”

“뭐? 연금기를 증발시켜? 헛소리를 하는 거 보면 죽기는 싫은가 보지.”


터벅터벅.


바운티 헌터가 쓰러진 동료에게로 걸어갔다. 그래도 동료애는 있었나 보네 싶었지만 녀석은 동료의 주머니를 뒤지더니 똑같은 장갑을 하나 꺼내고는 자신의 다른 쪽 손에 착용했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쓰러진 동료의 목을 졸랐다.


뚜둑-


동료의 목이 부러졌다. 동료가 힘들어 보였는지 편한 상태로 만들어주었나 보다.

역시 아편을 밀매해대는 바운티 헌터다운 행보였다.


“크크크. 어떻게 보면 로버 네 녀석한테 고마워해야 할 것도 같아. 같이 다니던 두 명이 죽었고 이제 증거도 완전히 없앨 테니 ‘연맹’에서 나올 구실을 제대로 확보했으니까 말이야.”

“그 좋은 직장은 왜 나가려고.”


녀석은 신난 듯 떠들어댔다.


“아편보다 더 강력한 걸 찾았다. 하지만 연맹에서 그걸 함부로 취급하는 건 불법이라고. 그래서 아편을 밀매했던 이 녀석과의 관계를 어떻게든 끊어내야만 했지.”


그렇게 된 거였군. 이 멍청이들의 사연이 전부 풀렸다.


“내가 에릭의 팔을 어떻게 했다 했지?”

“내가 알 바냐!”


“붐 샷.”


로버의 손에서 출발한 마탄이 달려오는 바운티 헌터의 정면에서 폭발했다. 일부러 죽지 않을 만큼 거리와 세기를 조절했다. 녀석은 폭발을 맞고 튕겨져 나왔다.

그때, 크럼프가 갑자기 뛰쳐나와 칼로 로버의 목을 노렸다.


“끄으-“


허나 어림도 없었다. 로버는 달려오는 크럼프의 팔을 가볍게 발로 쳐냈다.

크럼프는 잠시 균형을 잃다 간신히 부여잡고는 로버에게 칼을 몇 번 휘둘렀다.


“컥-“


이번에는 크럼프의 복부를 발로 가격했다. 그러자 크럼프가 뒤로 나뒹굴고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배를 부여잡고 신음했다.


휙-


크럼프가 리타이어되자 다시 바운티 헌터가 달려들었다. 한 명이 쓰러지니 한 명이 달려든다. 이 새끼들 같은 편 아니라더니 하는 꼴이 꼭 같은 편 같다.


“이 새끼야!!!”


바운티 헌터가 고함과 함께 연신 양쪽에 연금기 장갑을 낀 주먹을 휘둘렸다.


“연구할 한 쪽만 있으면 되겠지.”


퓽-


로버가 녀석의 한 쪽 손에 마탄을 쏘았다. 그러자 마탄은 장갑을 지나 손뼈를 관통한 채 허공으로 튀었다. 바닥에 녀석이 주저앉아 손을 감싸며 신음했다.


“대체··· 뭐.. 뭘 쏘는 거야..!”

“그건 알 거 없··· 너 뭐하냐?”


“크크크크큭- 이 가소로운 것들.”


쓰러졌던 크럼프가 웬 해괴한 장비를 꺼내 들고 앞에 섰다. 로버가 장비를 자세히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장비였다.


“그거 농약 살포하는 거 아냐?”


로버가 장비에 대해 묻자 크럼프는 실성한 듯 로버에게 쥐어터진 곳을 붙잡고 장비에 시동을 걸었다.


“잘 가라. 모두 죽어!!”


부우우웅-


거대한 굉음에 이어 장비에서 이상한 가스가 새어 나왔다. 그와 함께 로버의 직관이 움직였다.

이건···


‘아편이다!’


저 정신 나간 녀석이 가스로 만든 아편을 농약 기계로 살포하고 있다.


“컥- 커억-“


아편 가스에 쓰러졌던 바운티 헌터가 질식했다. 입에서 거품을 물다 그대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저 녀석은 죽든 말든 알 바가 아니다.

로버는 뒤를 돌아봤다. 상회와 판매상들은 앞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전투가 한창이었다. 이대로 두면 판매상 녀석들이야 알 바 아니지만 상회 녀석들도 모두 덩달아 아편에 중독될 것이었다.


“참··· 나란 녀석이란···”


로버는 닥쳐오는 아편 가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말은 험하게 해도 마음은 이렇게 따듯하다니까.”

“그대로 다 죽어라!!”


“윈드 스핀.”


로버의 손에 회오리가 일어났다. 회오리는 점점 크기가 커지더니 주변에 있는 공기들을 끌어당겼다.


“···뭐.. 뭐하는 거야!”


이윽고 회오리는 아편 가스까지 빨아들여 회전했다. 로버의 손에 아편 가스 회오리가 생겨났다. 회오리를 쥔 로버는 손을 조금씩 조여 주먹 형태에 가깝게 만들었다. 그러자 회오리가 작아졌고 로버는 크럼프를 바라봤다.


“그거 알아. 가스는 기름과 더불어 최고의 가연성 재료란 걸.”

“히익-“


로버가 크럼프에게 회오리를 던졌다. 회오리를 맞은 크럼프가 아편 가스를 전부 뒤집어 썼다. 로버는 거기에 한 스푼을 더 넣어 화룡점정을 더했다.


“붐 샷.”


붐 샷이 날아가 가스와 만났다. 그러자 원래 컸던 폭발에 더 큰 폭발이 일어났다.

다행히도 붐 샷은 주변에 모든 가스를 장작 삼은 듯했다.

그걸 증명하듯 아편 가스는 크럼프의 육체와 함께 붐 샷의 재료로서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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