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에서 유일무이 마탄 쏘는 마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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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y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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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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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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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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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UMMY

도박장으로 돌아온 로버가 정신을 잃은 에릭을 바닥에 던졌다.

그러자 뒷수습을 하던 보안대원들이 에릭을 연행해 나갔다.

레니가 다가와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혼자서 그 인원을 다 잡고는 쫓아가서 에릭까지 잡아내다니. 그쪽이 아니었다면 잡을 수 없었을 거야. 큰 빚을 졌네. 고마워,”

“고맙긴. 아, 혹시 근처에 무기를 파는 곳이 있나?”

“무기? 무기 파는 곳이라면 널렸지.”

“그 무기 말고.”


레니는 로버의 의도를 알아챘다.

그는 뒤에서 거래되는 무기를 말하는 것이었다.


“에릭의 장갑이 연금기였어. 아무래도 그거랑 엘런의 지팡이의 출처가 같은 곳이지 않은가 싶은데.”


연금기와 지팡이 매매는 불법이 아니다.

더군다나 둘은 현상범도 아니었으니 더더욱 뭐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연금기와 지팡이는 대부분 일반적인 곳에서 판매되지 않았다.

워낙 구하기 힘든 물품들이라 판매자의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시작 가격의 크기부터 다르기 때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하지 않고 어두운 곳에서 거래되는 게 일반적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이 조각들이 다 연금기인 건가!”


레니는 떨어져 있는 에릭의 팔 잔해를 보며 말했다.


“근처에서 딱히 판매된다는 곳을 듣지는 못했어.”

“그렇군. 알겠어. 그리고 여기 도박장 뒤 마구간에 아이 하나가 있을 거야. 부모 빚 때문에 잡혀온 녀석이야. 알아서 잘 다듬어줘. 그게 당신들 역할 중 하나잖아.”

“뭐? 알겠어. 이봐. 가서 아이 살펴 봐.”


레니가 부하 보안대원에게 지시하자 보안대원은 아이를 살피러 갔다.

그리고 로버는 자신의 것을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이제 당신 차례야.”

“알았어. 보안대 사무소로 가지.”



*



로버는 레니와 함께 보안대 사무소로 들어갔다.

애마와 밀릭도 함께였다.

레니의 뒤를 따라 사무소 안으로 들어가며 따라오려는 밀릭에게 말을 남겼다.


“거기 있어. 바로 출발할 거니까.”

“네? 바로요?”


로버와 레니가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보안대원들을 오지 않은 듯했다.


“대장이라 그런가 이렇게 혼자만 땡땡이를 쳐도 뭐라 할 사람이 없군.”

“당신한테 줄 것만 주고 나도 다시 도박장으로 돌아갈 거야. 에릭 일당이 가지고 있던 재산들도 몽땅 털어내야 하니까.”

“크흠. 그래. 바쁘겠네.”


에릭이 가지고 있던 재산은 지금 전부 로버의 주머니에 있었지만 아마 괜찮을 것이다.

에릭이 연금기를 소유하고 있었단 걸 알려줬으니 그가 지금 돈이 없어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테니까.


“자, 채권.”

“고맙군. 현상금이 확정되는 데는 얼마 정도 걸릴까?”


로버가 레니로부터 서류 한 장을 받았다.

해당 서류는 증명서이자 채권이었다.

서류의 내용은 이러했다.

로버라는 자가 수배범 에릭을 체포함을 그릴즈 마을의 주 보안관인 레니가 증명함과 동시에 해당 서류를 은행에 제출할 경우, 에릭의 현상금만큼의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보안관의 즉결 권한으로 에릭을 즉석으로 수배했기 때문에 아직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보안관이 수배범을 지정할 수는 있어도 금액까지 지정할 수는 없었다.


“아마 열흘 정도 걸릴 거야. 근처에 있는 은행에 가서 찾으면 돼. 바운티 헌터니까 그런 건 나보다 잘 알겠지.”

“알겠어. 그럼.”

“바로 떠나는 건가?”


나가려고 모자를 쓰는 로버에게 레니가 물었다.


“그러려고.”

“당신이 구원한 아이는 보고 가지 그래.”

“됐어.”


로버는 단호하게 말하며 모자를 푹 눌러썼다.


“나는 선인이 아니야. 그저 이 세계와 결이 다른 내 또 다른 인격이 울부짖어서 내 마음대로 이기적인 행동을 했을 뿐이지. 구원이라니 가당치도 않아.”

“알겠어. 좋을 대로 해. 다시 한번 고맙단 말 하지. 아 그리고··· 가기 전에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말해.”


레니가 약간의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나는 지휘관으로서 잘못된 선택을 내렸어.”

“맞아.”

“...다시 이런 일을 할 경우에 혹은 나도 모르게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처럼만 해.”

“지금처럼?”

“잘못된 선택이었단 걸 인정하고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라고. 어차피 선택이란 건 순간의 결정이야. 매 순간 옳은 선택만 할 수 없어. 잘못된 선택이었단 걸 알았을 때 바로잡으려는 게 중요한 거지. 그걸 어중간하게 덮으려 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결국 너를 잡아먹을 거다.”


레니는 느꼈다.

어중간하게 덮으려 하고 있던 시기에 로버를 만난 것임을.

스스로도 에릭의 패거리가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었지만 그들을 방관했다.

상생이 최선이라는 핑계로 말이다.

만약 더 방관했다면 보안대마저도 완전히 장악했을 녀석들이다.


“만약 뿌리쳤다면 에릭은 동생의 복수를 하려고 오트럴 마을까지 쳐들어갔거나 여기 보안대를 공격했을 거야. 그런데 당신은 내 손을 잡고 바로잡을 용기를 냈잖아.”

“알겠어. 다시 한번 도와줘서 고마워. 조심히 가. 아, 지금 보니 그 모자 되게 별로네. 아무래도 당신 모습이 푸석해 보이는데 그 옷과 모자가 큰 몫을 차지하는 거 같아.”


로버는 보안대 사무소를 나왔다.

그릴즈 마을에서 만난 레니라는 보안관은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가 찼는 이는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의 행동에 질책할 자를 원한다.

레니는 지금 자신에 대해 정돈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밖으로 나오니 밀릭과 애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자.”



*



“아씨, 조금만 더 있다 올걸.”

“그러게요. 어휴, 덥고 다리 아파.”


마을을 떠나고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로버는 후회했다.

걸어가는 밀릭과 달리 그는 애마를 타고 있으며 모자 덕분에 햇빛은 가릴 수 있었지만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게 동이 났기 때문이다.


“술을 챙겼어야 했는데 멍청하게 그걸 까먹고!”

“도박만 중독인 줄 알았는데 알코올도 중독이슈?”

“죽고 싶냐.”

“죄송합니다.”


밀릭의 옳은 말에 로버는 손가락을 들이대다 내렸다.


“판매상이 숨은 마켓 이름이 뭐라고?”

“캘든 마켓이요.”

“얼마나 가야 하지?”

“몇 시간은 가야 합니다. 그래도 형님은 말 타고 있어서 힘들지도 않겠구만.”

“마음이 힘들어. 마음이. 재미가 없어.”

“사는 게 재밌는 사람이 어딨다고. 동부 마법사 놈들이야 재밌을라나. 아니구나. 여기 마법사 분도 재미가 없으시다니.”


그렇게 로버는 말에 기댄 채, 밀릭은 터벅터벅 걸어서, 황야를 걸어갔다.

얼마간의 정적이 이어지다 로버가 물었다.


“여기 근처에 술 살 데 없을까.”


그들이 있는 곳은 황야였다.

그런 곳에서 얼타당토 않게 술집을 찾다니.


“있겠습니까.”

“그럼 어디 약탈할 데 없을까.”

“있겠습니... 어?”


다그닥. 다그닥.


“형님! 누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귀쪽이 밀릭의 청각에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로버는 기뻐하며 밀릭이 가리키는 곳으로 마력을 퍼트렸다.


“정말이네. 현상범일까? 아니면 민간인을 약탈하고 습격하는 강도? 제발 나쁜 놈이어라.”

“아니, 왜 굳이 나쁜 놈이길 바라는 거예요?”

“그래야 정당하게 가진 걸 다 뺏을 수 있으니까 그러지. 아마 나쁜 놈일 거야.”


밀릭은 로버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자가 아니었던 걸 다시 상기하고는 말을 이어나가길 멈췄다.

그러던 중 말발굽 소리의 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말 위에 타고 있는 자는 평범한 사내였다.

말에는 짐으로 보이는 보따리들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밀릭이 남자의 인사에 맞받아 인사했다.

반면 로버는 사내의 보따리들만 쳐다봤다.


“어디 가시는 길인가요?”

“저희는 캘든 마켓에 갑니다.”

“엇, 저도 마침 거기로 가는데 같이 가면 되겠네요.”

“형씨. 초면에 미안하지만 혹시 술이나 술 같은 것 좀 있으면 나눠줄 수 있을까. 사례는 충분히 하지.”


로버는 사내보다는 보따리에 있을지도 모르는 것과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하. 사례라니요. 저도 많이는 없지만 그냥 나눠드리겠습니다. 여깄습니다.”


사내가 술 한 병을 건넸다. 로버가 재빠르게 낚아챈 다음 병 째로 마셨다.


꿀꺽. 꿀꺽.


“하하. 목이 많이 마르셨나 보군요.”

“꺼억. 고맙군요. 우린 그릴즈 마을에서 왔는데 그쪽은 어디서 오셨을까.”


금새 한 병을 다 비운 로버가 사내에게 물었다.


“어?! 저도 그릴즈 마을에서 오는 길입니다. 거기서 잠깐 머물렀죠. 그나저나 선생님은 못 드신 거 같은데 이거라도 드시죠.”


사내가 밀릭에게 물병을 건넸다.

그러나 이번에도 로버가 낚아챘다.


“너는 젊어서 안 마셔도 돼.”


꿀꺽.


로버는 이번에도 받자마자 순식간에 한 병을 비워냈다.


“아니. 씨팔! 나도 목말라요! 그리고 얼핏 보기에도 내가 더 늙어 보이지 않아요?”

“형님이라며?”

“그렇긴 한데...”

“어휴, 목을 축이니 이제는 졸리네.”

“진짜 인성이...”

“중얼대면 죽인다.”


물을 못 마신 밀릭이 궁시렁대는 걸 무시하고 로버는 사내와 이야기했다.


“그나저나 형씨는 그릴즈에서 얼마나 머물렀다 왔수.”

“하하. 이틀 있었습니다. 오래는 안 있고 잠깐 머물렀죠.”

“그래? 그러면 거기 마을이 시끄럽지 않았나? 마을 입구는 괜찮은데 안쪽이 영 분위기가 험악하던데.”

“맞습니다. 들어보니 거기 보안대와 마을 갱단 패거리가 붙었다고 하더라고요. 괜히 휘말릴까 싶어 나왔습니다.”

“아.. 그렇군...”


풀썩.


로버가 제자리에서 쓰러졌다.

죽은 건 아니었다. 멀쩡히 숨은 쉬고 있었으니까.


“뭐야?! 진짜 자는 거야? 이 미친 인간!”

“많이 고되셨나 보네요. 선생님들은 어째서 캘든 마켓으로 가는 길이신가요?”

“어.. 음.. 우리는 그냥 할 게 있어서?”

“어떤 일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음... 사실 자고 있는 이 양반 아니, 이 새끼가 바운티 헌터인데 잡을 사람이 있거든요.”

“오호. 바운티 헌터라. 그럼 수배범을?”

“그렇죠.”


사내는 로버를 슬쩍 쳐다보다 다시 밀릭을 바라봤다.


“그럼 선생님은 바운티 헌터가 아니신가요?”

“저는 아니죠. 이 새끼만 바운티 헌터에요.”

“그럼 수배범 정보는.”

“그건 제가 알죠.”

“그렇군요. 그럼..”

“응?”


사내의 품에서 총을 등장했다.


“뭐야?”

“이건...”

“뭐긴 뭐야. 총이지.”


“퓽-”


“끄아악!”


누워있던 로버가 갑자기 일어나니 사내에게 마탄을 쏘았다.

물론 총성의 출발지는 로버의 목구멍이었다.

탄을 맞은 사내는 들고 있던 총을 떨어뜨리고 맞은 팔을 감싸며 고통스러워했다.


“술이랑 물에 수면제도 탔는데 아쉽게 됐다.”

“이 개새.... 갑자기 어디서 총을 쏜 거야.”

“뭐야? 이 새끼 물에 수면제 탔던 거였어? 씨발. 먹었으면 큰일날 뻔했네.”

“내가 널 두 번 구하는구나. 이번 건 따로 갚아.”

“그런데 이 새끼는 대체 누구에요?”

“그건 이제 알아봐야지.”


탁.


로버는 사내가 떨어뜨린 총을 주웠다.

사내는 분에 차 있었다.


“이 개새끼. 음료에 수면제가 섞였다는 건 어떻게 안 거야.”

“술병 뚜껑 열 때부터 알아봤지. 뭐 그거 아니어도 아까 내가 마을 입구 괜찮다고 했을 때 아무 말 없어서 알아봤지. 이틀 전에 갔었으면 거기 검문하느라 난리였을 거거든.”

“씨발. 크크크. 아주 대단한 놈이네.”

“자, 그럼 이제 네가 답을 할 차례야.”


로버는 쓰러진 사내의 팔에 발을 올리고 총을 들이댔다.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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