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에서 유일무이 마탄 쏘는 마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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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ypus
작품등록일 :
2024.07.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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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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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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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UMMY

“판매상이 어제 잡혔다..?”


조나던 마켓장의 입에서 힘 빠지는 말이 나왔다.

판메상에 관한 단서를 잡으려고 여기에 온 건데 범인이 잡혔다니.


“그렇습니다. 지금 보안관에게 인계돼 이송되고 있습니다. 보안대에 도착하면 전체적으로 알려질 겁니다.”


마켓장의 말을 이어받아 비서가 더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범인은 누구였죠..”

“안쪽에서 작은 목자재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이었습니다. 여기 온 지 얼마 안 되셨으면 말해도 모르실 겁니다. 워낙 상점이 많아 저도 전부는 모르니까요.”


목자재 주인이 아편 판매상이었다라.

로버는 그가 어떻게 잡히게 됐는지 궁금해 마켓장에게 물었다.


“어떤 식으로 체포한 거죠.”

“놀랍게도, 범인이 자수했습니다. 저희도 놀랐습니다. 아편을 수입하기 쉬운 약국을 모두 수색했음에도 찾을 수 없던 참이었거든요.”

“잡히면서 자수한 이유는 말하던가요.”

“겁이 난다더군요. 계속 도망자로 사는 것도 무섭고, 아편을 사간 이들이 자신의 목숨도 노리니 더 이상 못 하겠다덥니다.”

“그게 정말일까요.”


로버가 날카롭게 바라보자 조나던 마켓장은 무슨 의도인지 안다는 듯 미소 지었다.


“로버 씨. 저는 보안관이 아닙니다. 범인이 자수해 보안대에 인계했고 보안대는 범인이 제출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군요. 불편하게 만들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실례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현상금이 아쉬우신 건가요.”


조나던이 로버의 기분을 살피며 조심스레 묻었지만 로버는 오히려 태연했다.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까요. 그래도 어쨌건 범죄자가 잡힌 건 다행스러운 일이죠. 축하드립니다. 저는 가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이왕 여기까지 오신 김에 저희 마켓 쇼핑은 어떠신가요? 나름 이 근방과 전부 연결되는 곳이라 없는 게 없답니다.”

“한번 둘러보죠.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나던 마켓장과 크럼프 비서는 짧은 감사를 표하고 로버는 방을 나와 캘든 마켓 안쪽으로 이동했다.

여관으로 돌아가기 전에 들를 곳이 있었다.



*



“여긴가.”


로버는 범인으로 잡혔던 이가 주인이었다는 가게로 갔다.

외관을 살펴보니 조나던의 말대로 그리 큰 규모의 상점은 아니었다.

상점의 주인이 범인이라는 걸 알려주는 듯 상점의 바깥은 판매하던 목자재들이 꽤 어수선하게 놓여 있었고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마 조사를 위해 보안관들이 왔다 간 탓일 것이다.

로버는 닫힌 출입문을 열고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정말로 어제 잡힌 게 맞구나라는 인상이 다가왔다. 최근까지 장사를 했다는 걸 암시하는 듯했다. 안쪽도 바깥과 마찬가지로 어수선하긴 했지만, 누군가가 최근에 돌봤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뭐가 있는지 봐볼까.”


로버는 안쪽으로 마력을 퍼뜨려 혹시나 마력에 잡히는 것이 있나 살펴보았지만 딱히 잡히는 것을 찾을 수 없었다.


“별 건 없군.”


로버가 상점을 나왔다.


“조심하라고. 영감.”


쾅-


상점을 나오자 옆의 상점 문을 세게 닫고 나오는 녀석이 보였다. 낯이 익은 덩치였다.


“네놈이 왜 여기 있는 거지?”


제이스가 로버를 보더니 다가왔다. 잔뜩 찌푸린 인상은 덤이었다.


“그건 내 맘 아니야? 반대로 내가 묻지. 고릴라 너는 저기서 나온 건데.”

“네가 상관할 바는 아니고.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라.”

“여기가 당신 상점도 아닌데 내가 답해야 할 의무가 있나? 혹시 저기도 당신 상회 소속이야? 수금이라도 했나?”

“상회에 대해서 알고 있군..”


쾅.


로버가 날아오는 제이스의 주먹을 피했다.

로버가 피한 탓에 제이스의 주먹은 로버의 뒤에 있는 벽에 박혔다. 제이스는 박힌 주먹을 뺀 다음 다시 로버에게로 돌격했다.


“죽여도 돈도 안 되는 녀석이 귀찮게 하네.”


따악-


로버는 몸을 비스듬히 움직여 제이스의 주먹을 피함과 동시에 제이스의 팔꿈치에 딱밤을 날렸다.


“끄윽-“


로버의 딱밤에 제이스 팔이 살짝 꺾이며 날아갔다. 부러지진 않았지만 뼈에 타격이 있어 팔을 감싼 채로 로버에게 물었다.


“네 녀석이 뭐 하는 녀석인지는 관심 없어. 그런데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는데 상회에 대해서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들어야겠다. 몹시 수상하다. 여기 온 이유와 상회에 대해 어떻게 아는지 말해라.”

“하 시발. 지도 말 안 하면서. 야, 고릴라 너 지금 내가 이 마켓에서 크게 문제 일으키기 싫어서 안 죽이는 줄 알아. 어디서 말하라 마라야. 다음에 또 깝치면 몸 전체를 불구로 만들어 버릴 거야.”

“건방진···!”

“만약 내 물음에 먼저 답한다면 나도 답해주지. 네가 상회를 조직했다고 들었어. 상회를 조직한 이유가 뭐야. 또, 최근에 이 캘든 마켓에서 부자가 된 상점들이 늘었다고 들었는데 그 상점들은 네놈이 키운 건가?”


로버의 말을 들은 제이스는 잠시 주춤거리다 휙 돌아섰다. 전의가 사라진 듯했지만 그 반대였다.


“...네가 정말 외부인이라면 더 이상 명을 재촉하지 말고 떠나. 만약 아니라면 상회가 정식으로 적으로 간주하겠다.”

“누가 명을 재촉하는지는 모르겠고. 떠나야 될 때가 되면 내가 알아서 떠나지. 그런데 이상하네. 왜 그렇게까지 경계하는 거야.”

“더 알려 줄 이야기는 없다.”



*



“나가서 들은 이야기 있어요?”


로버가 여관으로 돌아갔다. 1층으로 들어가니 헤집고 나왔던 것들이 깔끔히 치워져 있었다. 밀릭이 두 바운티 헌터들과 앉아 있었다. 두 바운티 헌터도 밀릭을 따라 로버를 맞았다.


“오셨습니까.”


그들 둘 다 칼을 맞은 부위에 붕대를 휘감고 있었지만 로버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바에 앉아 여관 주인을 불렀다.


“아까 먹던 술 하나만 주시죠.”

“네, 잠시만 기다리십쇼.”

“너희, 주인한테 무슨 짓 안 했어?”

“전혀 안 했습니다. 밀릭 형님을 따라 오히려 처음 상태보다 더 깨끗이 만들었어요..!”


로버가 밀릭에게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찡긋-


그러자 돌아온 건 밀릭의 윙크였다. 저 토할 것 같은 면상을 보니 어떻게 된 건지 안 봐도 짐작갔다.

아마 저들에게 자신을 로버의 2인자 비슷한 걸로 소개했겠지. 로버는 밀릭에게 마켓장을 만나고 왔음을 알렸다.


“마켓장을 보고 오는 길이야.”

“마켓장이요?”


밀릭 뿐만 아니라 바운티 헌터 두 명도 놀랐다. 잠시 나갔다 오더니 마켓장을 만나고 왔다라.


“어이쿠-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여관 주인이 로버에게 잔을 건네다 손이 미끄러졌다. 다행히 잔이 깨지진 않았고 술이 조금 바깥으로 흘렀다. 로버는 개의치 않았고 바로 목을 축였다.


“그래서 뭐라던가요?”

“판매상이 잡혔대.”

“네!? 잡혔다고요!? 누군데요?”

“그것보다. 우선 너는 판매상이 잡히면 안 되지 않아?”

“···.”


밀릭의 땀구멍에서 분출이 시작됐다. 에릭의 도박장을 박살내고 자신을 구출하며 말한 대가는 아편 판매상의 현상금이었다.

물론 그들이 여기 캘든 마켓에 머문다는 정보를 주었기에 자신의 역할은 할 만큼 했다고 할 수 있었지만 로버가 노린 것은 본질적으로 아편 판매상의 현상금이었으니 식은 땀이 났다.


“그··· 그게··· 큼.. 언제.. 잡혔대요..?”

“어제. 이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지. 그보다 주인장. 목자재 상점에 대해 알고 있을까요?”

“흠.. 마켓에 상점이 워낙 많아서 제가 전부를 알지는 못합니다만 안에 목자재 상점이 있긴 했던 거 같습니다. 제가 바로 떠올리지 못할 정도면 큰 상점은 아닐 겁니다.”

“···.맞아. 가봤는데 큰 상점은 아니더라고요. 그러면 상회 소속은 아닌 건가요?”

“그럴 겁니다. 상회는 대부분이 자리 잡은 상점들로 구성돼 있으니까요.”

“왜요? 그 목자재 상점 주인이 범인이래요?”


여관 주인과 말하는 중에 밀릭이 끼어들었다.


“응.”

“그런데 어떻게 잡혔답니까? 형님들이랑 저희 말고는 판매상이 여기 숨었단 걸 아는 이가 없을 텐데요?!”


어느새 또 형님이 된 로버에게 이번에는 두 바운티 헌터들이 끼어들었다.


“자수했댄다.”

“왜요?”

“니네가 알아봐. 자꾸 귀찮게 하고 있어. 뒤질라고 콱.”


로버가 경고하자 두 바운티 헌터는 자기들끼리 조용히 눈치를 살피다 로버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그런데 형님, 뭔가 수상하지 않습니까?”

“어떤 게. 쓸 데 없는 말이면 죽일 거야.”


둘은 침을 꿀꺽 삼키고 말을 이어갔다.


“그.. 형님이 오기 직전에 갑자기 판매상이 잡혔다는 게요. 심지어 자수라니요. 아편 판매상이 자수라니. 분명히 무언가 있을 거 같지 않습니까?”


로버가 생각에 잠겨 반론을 하지 않자 두 바운티 헌터는 눈치를 살피며 계속 말했다.


“저희 바운티 헌터의 직감이 말하는데 무언가 찝찝합니다. 마켓장도 무언가 수상해요. 권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 치고는 너무 물 흐르듯이 간달까. 여기 캘든 마켓에 있는 상회의 행동도 수상하고요. 이 캘든 마켓은 이상한 것들 투성이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음··· 저희가 같이 파보죠..! 분명히 무언가 더 있을 겁니다!”


로버는 녀석들에게 답하지 않고 카운터 바 쪽을 바라보며 술을 홀짝였다.

그러나 지금 그의 영감은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



그날 밤이 지나고 새벽. 잡힌 범인이 주인인 목자재 상점이다.

주인이 잡혀 고요해야만 하는 그곳에서 사람이 말하는 정도의 데시벨이 새어 나왔다.


“이쯤일텐데.”


불이 꺼진 어두운 상점 속에서, 움직이는 어떤 이가 포착됐다.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했다.

그는 서랍 하나를 열더니 다시 닫았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위아래에 위치한 서랍들을 열어보았다.

그런데도 원하는 게 없는지 반경을 넓혀 주변의 서랍이란 서랍들은 전부 열어보았다. 허나 아직 원하는 걸 발견하지는 못한 듯 중얼거렸다.


“젠장, 대체 왜 없는 거야.”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수색하는 중에 들려서는 안 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찾는 게 있나?”

“···.”


탕. 탕.


어둠 속에서 총성과 함께 몇 번의 빛이 점멸했다. 그런 뒤 공간은 다시 어두움과 고요함으로 둘러 쌓였다.


“무턱대고 총부터 난사라니. 무서운데.”


탕. 탕. 탕. 탕.


또 한 번의 총성과 빛의 점멸이 이어졌다. 허나 이번에는 고요함이 오래 머물지 않았다.


저벅저벅.


누군가가, 수색하던 이에게로 다가오는 소리였다.


“섭섭한데. 그래도 구면인데.”

“누구냐..”


철컥.


어둠 속에서 사방으로 총을 돌려가며 경계했다.

일부러 상대더러 들으라는 듯 의도적으로 총기를 두드려 금속 소리를 내었다.


“총알 다 썼잖아. 내려놔.”

“···.”


화르륵-


“..넌···!”


어두운 상점에 따듯한 열기가 솟아남과 동시에 주변을 밝혔다. 수색하던 이는 열기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한 송이의 불꽃이었다.

불꽃은 담배의 연소를 진행 중이었고 그로 인해 해당 공간에 담배 연기가 부유하기 시작했다.

그는 찌푸린 미간과 함께 불꽃의 발원지를 살폈다. 담배를 태우고 있으니 라이터인가. 허나 신기하게도 불꽃의 발원지는 라이터가 아니었다.

불꽃은 인간의 신체로부터 발광 중이었으며 정확한 부위는 손가락이었다.


“후우-”


불꽃의 사내는 담배 연기를 내뿜고 수색하던 이에게 무언가를 던졌다.


툭-


“그거 찾는 거 아니야?”


불빛에, 바닥에 던져진 물체가 비춰졌다. 아편 뭉치였다.

수색 중이던 이는 불꽃의 세기에 따라 다른 명도로 보이는 아편 뭉치를 그저 바라만 봤다. 그떄 말을 먼저 꺼낸 건 불꽃의 사내였다.


“당신이 진짜 판매상인가? 여관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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