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후의 AI가 몸속에 들어오자 먼치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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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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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x
작품등록일 :
2024.07.27 11:27
최근연재일 :
2024.09.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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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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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3

DUMMY

CF촬영 후 철은 어머니 집을 찾았다. 어머니랑 한 번씩 통화는 했지만 어머니 집에 가 본지는 6개월이 넘어가는 것 같다.

명절 때나 내려가는 철은 오랜만에 어머니랑 맛있는 것도 먹고 집에 필요한 것이 있음 사 드리려 했다.

'이제 효도 다운 효도 좀 하며 살자!'


어머니 댁은 대전에 있었다. 서울 철이 집에서 대전 어머니 댁까지 차로 3시간 가까이 걸렸다.


차가 없을 땐 고속버스를 타고 가거나 열차를 타고 갔었는데,

불과 몇 개월도 안된 추억 아닌 추억을 반추 하며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가로질렀다.

아침부터 출발했기에 좀 피곤하긴 했지만 오히려 마음은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무언가 매번 받기만 했는데, 오늘은 그동안 받았던 걸 전부는 아니라도 조금은 갚을 수 있을 것 같아서.


CF방송이 나가기 전 집에 들러 이야기를 해야지, 안 그랬다간 어머니가 삐치실 것 같아 겸사겸사 내려간다.


매번 옆집 아들, 옆집 옆집의 딸, 건너 건너 팔촌까지 들먹이며 비교 당한 철이였기에, 이제부터는 그 이름 모를 친척들과 어머니 친구 자식들에게

그 오랜 기간 당한? 서러움을 씻을 수 있을 것 같아 기쁨이 넘쳐흘렀다.


철이는 1시간 넘게 운전하다 휴게소에 들러 시원한 에이드를 마셨다.

8월이라 날씨가 여전히 더웠다.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렸으니 지금 이 휴게소 의자 위에 있는 철이 자신이 삶은 계란이 되고 있는 듯 했다.

아, 빨리 차로 들어가야 겠다.


철이는 에이드를 마시며 주차장 쪽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상념에 잠시 빠져들었다.


"야, 형수야, 윤수야, 너희들한테 할 말 있는데 잘 들어봐."

"뭔데, 그냥 말해, 자식아!"

"그래, 형수는 잘 안 듣지만 난 원래 주의해서 잘 듣잖아!"

형수와 윤수랑 지난번 CF촬영 후 삼겹살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는 철이.


"나, 이제 카페를 하나 차리려 하거든!"

"뭐? 카페?"

"너 돈 있어?" 형수가 형수 답게 거침없이 물어왔다.


"응, 카페, 돈은 있어. 그런데 나 혼자 하려니까 좀 그래서 너희들 혹시 관심 있으면 나랑 함께 하자고"

"뭐? 뭘 같이해?" 형수가 술이 좀 되었는지 얼굴이 뻘개 진 상태로 물었다.

누가 보면 시비 거는 술주정뱅이로 보일 정도로


"야야, 좀 가만있어봐, 철이 말 좀 끝까지 들어보자!" 윤수가 역시 윤수 답게 분위기를 정리했다.

"응, 그러니까 같이 하자는 게 내가 사장이고, 너희가 관리자 역할로 도와줬음 한다는 거지, 물론 월급은 시급 이상으로 쳐줄게."

"어? 정말? 너 그렇게 자금이 많아? 아니, 그리고 어디서 할 건데?" 이제는 윤수 역시 돈 걱정이 되는지 물어왔다.


"음, 장소는 서울 영등포구 쪽에서 할 거야, 자리는 물색해 놨어! 돈은 걱정 안해도 돼, 월세로 들어갈 거고, 너희들 월급은 꼬박꼬박 채워줄 수 있으니 걱정 말아,

한 1년은 염려 없이"


"야, 그게 말이 되냐? 아직 운영도 안 했는데, 어떻게 1년 동안 우리 월급을 확신해?"

형수가 형수 답지 않게 예리한 질문을 했다.

'형수야, 네가 원래 이렇게 샤프 했니?' 이런 생각을 하며 형수를 바라봤다.


"너희들한테 자세한 건 다 말하기 어렵고, 우선 같이 할 생각이면 6개월치 월급을 미리 선 지불 할 생각이야, 그리고 하는 거 봐서 일을 열심히 해주면 3개월 이후부터 나머지 6개월 월급을 매월 나눠서 줄게."

이건 미리 지니와 의논해서 낸 아이디어였다.


"오호, 좋은 생각인데. 그럼 네가 우리한테 6개월 월급을 연봉 개념으로 먼저 주고... 그리고 3개월 후에 어떻게 한다고?"

'역시 내가 알고 있던 형수가 맞구나, 아님 술이 좀 됐나?'

철이가 다시 설명해 주려던 차에,


"아, 그러니까 철이 네 말은 우리한테 6개월 분 월급을 시작할 때 미리 주고, 3개월 후부터 나머지 연봉을 매월 나눠서 월급 개념으로 준다는 거잖아! 맞지?"

'역시 윤수다, 똑똑하네. 너는 이번에 자격증 시험 붙겠다, 야!'

철이는 똑똑한 윤수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윤수 말대로야. 형수 너도 이해 됐지?"

"응, 그래, 이해는 됐어. 근데 좀 생각을 해봐야겠어. 오늘 갑자기 들어서."

"철아, 나도 그건 형수랑 마찬가지야, 한 삼일 정도만 생각해 보면 안될까?"


"그래, 괜찮아, 나도 뭐, 지금 당장 답을 바라는 건 아냐. 그럼 너희 둘, 삼일 후에 나한테 알려줘"

"그래, 알겠어. 야, 철이가 사장이 된다는 거네? 하하. 역시 악바리야, 돈을 얼마나 모았길래 영등포에서 카페를 여냐?"


"그러게. 영등포가 서울에서 월세가 그나마 싸긴 해도 월세가 만만치 않을 텐데."

"몇 평 정도로 할 생각이야?" 윤수가 물어왔다.


"매장은 1층으로 할 거고 화장실 하나 포함해서 실평수 25평이야"


"와, 실평수 25평이면 그렇게 작지도 않은데, 월세 많이 나가겠는데."

형수가 잠시 생각해 보더니 월세 걱정을 했다.


"그래, 좀 많이 나가, 목이 좋은 만큼... 하지만 그건 너희가 걱정 안 해도 되고, 그건 내가 걱정할 부분이니까."

"아, 그리고 너희들 장소가 궁금하면 시간 날 때 나랑 같이 가봐도 돼."

철이는 두 친구를 안심 시키며 말했다.


"알겠어, 하여튼 철아, 축하한다."

형수가 잔을 들며 건배하자는 시늉을 했다.

"축하는 무슨...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어쨌거나 네가 우리들 중에선 제일 먼저 사장이 되는 거잖아?"

형수가 지지 않고 잔을 흔들었다.

"그래, 형수 말이 맞아, 나중은 나중이고 지금은 건배 OK?"

윤수가 거들었다.

세 사람은 즐거운 마음으로 잔을 부딪쳤다.


어디선가 경적 소리가 "빵~" 하고 들리니, 철이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평일인데도 휴게소 주차장은 붐볐다.

"자, 이제 다시 가볼까?"

철이는 차로 돌아가 어머니 댁으로 향했다.

운전을 하면서 친구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가 되었다.


"지니, 걔들이 같이 하자고 할까?"

"네, 확실치는 않지만 제가 가진 정보로는 두 사람 다 같이 할 마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 하긴 둘 다 괜찮은 직장을 찾고 있는 중이었으니"

물론, 형수는 지금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곳이 있었으나 그렇게 마음에 들진 않아 보였다.


"두 사람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지니에게 물어봤다.

"두 사람 다 신실하고 진정성 있어 보였습니다. 친구한테 사기를 치거나 할 인물들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지니."

철이는 무엇보다 사람 관계에 있어 신의를 중요시한다. 그리고 일을 할 땐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꾸준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해 왔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오랜 기간 두 사람을 알아왔기에 철이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고, 두 사람을 자신의 인생 역전 프로젝트에 동참 시키고 싶었다.

"이게 내가 너희들한테 줄 선물이 될지, 아니면 너희가 나한테 주는 선물이 될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후훗"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페달을 밟고 있으니 어느샌가 대전 IC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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