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후의 AI가 몸속에 들어오자 먼치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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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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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x
작품등록일 :
2024.07.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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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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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DUMMY

어머니 댁에 오래 사용해서 냉기가 잘 나오지 않았던 냉장고,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 오래된 씽크대를 우선 바꿔 드렸다.

에어컨도 인버터 최신형으로 주문해서 어머니 쉬는 날에 설치 예정이다.


어머니는 아들 덕에 늦게 호강한다고 말씀하셨다.

앞으로 더 해 드릴 생각이다. 어머니 원하시는 것은 말씀하시라 이야기 했더니 어머니는 돈을 아껴 쓰라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라고 했다.


철은 어머니와 오랜만의 해후를 뒤로 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원룸에 돌아오자 원래 이곳이 내 집이구나 하는 익숙함과 동시에 내 집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예 집을 좀 더 큰 평수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가게를 계약하는 비용 때문에 집을 당장 옮기기 힘들지만 돈이 모이는 속도로 봐서 한 달 정도만 있으면 이사도 가능할 것 같았다.

의외로 CF대금으로 받은 돈이 꽤 많았기 때문에 그 돈을 종잣돈 해서 함께 불리니 예상보다 돈이 더 빠르게 불어났다.

집을 더 큰 곳으로 옮기는 생각을 하니, 혼자 살 것이 아니라 결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카페를 열고 건실한 직장이 생기고 수입처가 생기면, 물론 그게 아니라도 현재 들어오는 돈은 평생을 써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불어날 것이다.

3개월만 되어도 현재 기준으로 카페 보증금 포함해서 약 80억원의 자금이 생긴다. 보증금과 인테리어비 해서 5억 정도 빼고 나도 75억 정도가 남는다.

그 정도면 사실 집을 전세 얻는 게 아니라 집을 한 채 사도 되는 금액이다.


'한때는 연애, 결혼 포기하고 살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다 하고 싶어지네.'

철은 자신의 상황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그리고 한편으론 불과 몇 개월 전의 자신처럼 취업과 돈, 생활고에 쫓겨 연애, 결혼, 자식을 포기하는 3포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이들이 불쌍하게 여겨졌다.


철이는 나중에 자신이 잘 되면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더 이상 청년층들이 겪지 않게 만들어줄 생각이었다.

철이가 품고 있는 원대한 꿈이 그것이었다.


'하긴 그 정도가 되려면 아직 멀었지! 나중에 그러나 그렇게 멀지 않은 시점에 나 박철한테 대한민국 국민들이 고마워해야 할 때가 올 거야'

모든 청년들에게 원하는 고급 일자리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질 높은 일자리를 충분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철이 였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마음에 품은 상상들이 끊이질 않으니 철이는 환기 시키러 밖에 나가고 싶어졌다.

'산책이나 할까?'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자신이 자주 운동하러 가는 동네 공원에 들렀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카톡을 확인해 봤다.

요즘 철이는 카톡확인을 수시로 하고 있다.

왜? 혹시 예진이한테 답문이 왔나 싶어서.


하지만 "여전히 안 오네. 지니, 내가 뭘 잘 못했나? 내가 메시지를 잘 못 보낸 거야?"

그럴리가 없는게 지니한테 물어보고 괜찮다 싶은 내용으로 부담 안 느끼게 보냈는데, 몇 일 째 답이 없었다.

전화를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왠지 조바심에 전화도 걸어봤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뭘까? 지니?"

지니는 대답이 없었다. 이런 일에는 AI마스터도 소용이 없는 걸까? 아니면 기계라 남녀 간의 사랑의 오묘함에는 도달하지 못한 건가!

공원 벤치에 앉아 이런 저런 상념에 빠져 있을때,

"띠리링~띠리링~" 휴대폰 벨이 울렸다.


형수였다.

"어, 형수야, 어 나 지금 집 앞 공원에 와 있어."

수화기 너머로 형수의 음성이 들려왔다.

"철아, 그럼 너 지금 통화 괜찮겠네?"

"그래, 말해."

"음.. 철아, 있잖아?"

평소 같지 않게 형수가 뜸을 들였다.


"왜? 너 카페 같이하는 거 취소하고 싶어서 그래?"

"아니야, 아냐~ 나 할 거야, 그거"

형수가 극구 부인했다.

형수와 윤수 모두 카페에 동참하기로 했다.

둘 다 나랑 같이 일하기로 한 것이다.


"야, 그럼 뭐야, 너 답지 않게 왜 이리 뜸을 들이고 그래?"

"음... 철아, 지금 내가 말하는 거 잘 들어"

"잘 듣고 있어, 뭔데?"

"너, 요 근래에 예진이 한테 자주 연락했지?"

....

"철, 박철? 듣고 있어?"

예상치 못한 형수의 말에 갑자기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응? 그래, 왜?"

"예진이랑 내가 전에 CF찍을 때 이야기를 나눠봤거든!"

"응? CF찍을 때?"

"그래, 촬영 중간에 쉬는 시간에. 근데 그때 이런 저런 얘길 나누다가 예진이 사귀는 사람 이야기가 나왔어."

"예진이 사귀는 사람?"

"그래, 같은 부서 과장이래, 너 지난번에 봤잖아, 왜! 거 잘생기고 키 훤칠한 예진이 옆에 있던 사람"


"어, 어... " 갑자기 말이 턱 막혀버렸다.

" 야, 너 듣고 있냐?"

"그래, 듣고 있어. 그 남자 알고 보니 학벌도 좋더만, 미국 스텐퍼드 대학교에서 MBA 받았대."

참고로 MBA는 미국식 경영대학원에서 주로 3~7년 내외 경력자들이 Full-time으로 수료하는 실무 중심 경영학 석사 과정 교육이다.


"그렇구나!" 철이는 왠지 힘이 빠지는 듯 했다.

"그리고 그 남자 집안도 굉장히 좋은 것 같아, 집안 어른들이 의사에 판사에 뭐 으리으리 하더만."

"그래?"

"그래, 예진이가 촬영장에서 말했는데, 자신은 가난한 게 싫대, 그래서 결혼할때는 아주 부유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대, 그런데 그 꿈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어, 그렇구나, 근데, 내가 연락을 하니까 부담스러웠다 이거야?"

철이는 형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형수가 처음에 자신에게 물어봤던 내용을 떠올렸다.

"그래, 이 자식아, 예진이는 이제 임자 있는 몸이야, 그만 포기 하라구 , 더이상 연락 안하도록 너한테 말해 달래."


"예진이가 직접 너한테?"

"그래, 이 자식아, 그래도 예진이랑 나랑은 학교 때부터 친했잖아!"

"그래, 그렇구나!"

"예진이, 조만간에 양가 인사 드린다고 했었어, 결혼 허락 맡는다고."


순간 철이의 심장이 무언가 뾰족한 것에 깊이 찔린 듯 했다.

"어, 알았어, 형수야, 고맙다 알려줘서."

"야, 너 괜찮냐? 마음 상한 거 아니지?"

"아니야, 괜찮아, 예진이가 결혼 상대자가 있었구나!"

"그래, 그러니까 너도 마음 접어 이제, 어디 예진이만 있겠냐, 다른 더 좋은 여자 많아, 이 세상엔."

"알았어, 나 이제 들어갈 거니까 전화 끊어."

"야야, 박철.."


뚝~


무뚝뚝한 표정의 철이처럼 뚝 소리를 내며 끊겨진 형수와의 통화.

"아, 그랬구나? 몰랐네!"

철이는 하늘을 올려다 보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제 해가 지려나 보다. 약간 날이 어두워졌다.


"나도 조금 있음 부자가 될 텐데, 조금만 기다려주지." 들리지 않는 공허한 혼잣말은 예진에게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론 아쉽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진이의 마음이 어떤 건지 자신 역시 가난을 뼈저리게 겪어봐서 무슨 말인지 잘 알고 있다. 아니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가슴 다른 한편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사랑은 돈으로 사고 팔수 있는 게 아니야, 사랑은 돈과 상관없이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거 아닌가?'

어디 21세기 이전에나 들어볼 법한 순수한 사랑 이야기 일까? 아니면 낭만파 시인이 읊조리는 낭만시에서나 나올 말인가?

아니다. 지금 철이가 속으로 되뇌이고 있는 말이다.


"그래, 돈이 좋아서 사랑하는 건 돈을 사랑하는 거지,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잖아?, 예진아, 고맙다. 너는 내가 돈이 많아지면 날 사랑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날 사랑할 수 없겠지, 그런 사랑, 나도 원하지 않아! 나는 나 자체를 사랑해 주는 사랑을 만날 거야, 나도 그렇게 그 사람을 사랑할 거고."


철이는 예진을 미워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 다르니까, 하지만 그래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 가치관은 바로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그래, 예진아, 부디 행복하게 잘 살아, 나도 네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훨씬 잘 살아 줄테니!"

철은 왠지 오기가 담긴 목소리로 크게 혼잣말을 내뱉고 벤치에서 일어섰다.


작가의말

이제부터 제목을 회차로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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