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테크로 금수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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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브로리
작품등록일 :
2024.07.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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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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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서울

DUMMY

긴장감이 흐르는 중견기업의 면접실. 진우는 면접관들 앞에 앉아 있었다.




서류심사를 겨우 통과해 올라온 만큼, 그의 마음은 잔뜩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면접관들의 눈빛은 날카롭고, 분위기는 더욱 엄숙해졌다.




면접관이 입을 열었다.




"나이가 조금 있으시네요? 대학 졸업을 늦게 하셨구나··· 졸업을 연기했나요?"




진우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차분히 대답했다.




"그 당시 교통사고를 당해서 재활 때문에 졸업이 늦어졌습니다."




"아~ 교통사고~ 그러면 그... 다리도 그 때 그러신 건가요?"




면접관의 질문이 이어졌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몸이 조금 불편하지만 제 열정은 누구보다도...”




진우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면접관은 그의 말을 끊었다.




"아~ 네~ 알겠고요. 성적은 나쁘지 않은데, 나이는 조금 있으시고,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경력은 따로 없네요?"




면접은 이렇게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계속됐다. 농어촌전형, 다리를 저는 장애인, 썩 좋지 못한 학벌, 서른이 다 되어가는 나이... 면접관들은 진우를 탐탁치 않게 바라보았다.




면접이 끝나고, 진우는 면접관들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면접실을 나섰다.




면접실의 문이 닫히며, 진우의 뒤로 면접관들의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꼭 장애인 뽑아야 되나요?"




"아니, 이번엔 할당 없을걸.“




"그럼, 뭐···."




이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된 진우의 머릿속에는 이번에도 글렀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갔다.




좌절감에 진우의 눈시울이 점차 붉어지기 시작했다.






======








야간 편의점에서 보내는 밤은 늘 길고 조용한 편이었다. 서울 한복판, 새벽의 거리는 오직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이 어둠을 겨우 뚫고 있었고, 그 불빛 아래에서 이 도시의 또 다른 면모가 드러났다.




평소 북적이는 낮과는 달리, 밤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거리를 감돌았다. 그리고 그 고요함을 빗소리가 깨뜨리고 있었다.




진우는 편의점 카운터에 혼자 앉아, 자신의 휴대폰에 도착한 문자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읽고 있었다.




"제일전자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진우님의 최종면접 결과는 불합격입니다.”




이 짧은 메시지에는 그의 기대와 희망이 모두 무너지는 무게가 담겨 있었다. 이미 수도 없는 취업 실패였고, 분노로 가득 찼었던 처음 몇 번의 실패와는 달리, 이제는 그저 좌절감과 무기력함만 남았다. 자신의 상황이 처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온 가족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의 유명 4년제 대학에 합격했을 때의 환희는 이제 어디로 갔을까? 마을 잔치까지 열렸던 당시의 기쁨은 이제 잊혀 진지 오래였다.




졸업을 앞두고 갑자기 찾아온 불행, 교통사고로 진우는 부모님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후유증까지 얻었다. 그 사고 이후 진우의 인생은 지옥에 떨어진 것 같았고, 진우가 그토록 희망하던 취업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서울에서의 삶이 왜 계속되고 있는지, 진우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마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자신만의 오기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일 수도 있다.




또는 그저 도망쳐 온 것일지도 모른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너무나도 자주 떠올라, 더 이상 고향 집에서는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이 새벽의 편의점은 잠시 현실을 잊고 숨을 고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되어주었다.




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자신의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했던 그 순간, 진우는 깊이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아무리 현실로부터 도망치려 하더라도 결국은 맞서야 한다는 것을...






그 순간, 진우의 휴대폰이 갑작스럽게 울렸다. 손에 쥔 휴대폰의 화면을 바라보니, '작은 고모'라는 친숙한 이름이 떠오르며 진우의 가슴을 불안함으로 채웠다.




그 사건 이후로 고모와의 통화는 한 번도 없었던 터라, 무슨 일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전화를 받는 순간, 진우의 목소리는 떨리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여보세요?" 하며 안절부절못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고모의 목소리는 이미 울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진우야, 할아버지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빨리 본가로 내려와."




이 말을 듣는 순간, 진우는 마치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진우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전화를 끊은 후에는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와 함께한 추억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농촌의 넓은 들판을 함께 거닐며 들었던 옛날 이야기들, 할아버지의 따뜻한 손길, 모두 그리워졌다.




졸업 후 바쁜 일상에 치여 할아버지의 "보고 싶다. 한번 내려오렴."이라는 전화를 받고도, 여러 번 거절했던 자신을 후회했다. 면접과 일정을 핑계로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지 않은 것이 이렇게 큰 슬픔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진우는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못한 후회와 할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요. 할아버지... 정말 보고 싶었었는데..."






======








무거운 마음을 안고 고향으로 향하는 버스에 절뚝거리며 몸을 실은 진우는 깊은 한숨과 함께 창가 자리에 앉았다. 그의 얼굴에는 서러움과 회한이 교차했다.




버스가 서서히 출발하면서, 차창 너머로 흘러가는 풍경들은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묻혀있던 할아버지와의 행복했던 추억들을 하나 둘 불러일으켰다. 그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진우의 모습에서는 애틋함이 느껴졌다.




초등학교 시절, 넓은 논밭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여치를 잡던 그 날이 생각났다. 할아버지는 진우가 여치를 잡을 수 있도록 조심스레 안내하시며,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챙기는지 그 성격을 직접 보여주셨다. 그때의 따스한 햇살과 할아버지의 넉넉한 웃음은 진우의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된 보물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을 때, 할아버지는 박수를 치며 기뻐하셨다. 그 기쁨은 진우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기뻐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서울로 상경하는 날, 세상이 얼마나 삭막한지, 혼자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하시며 버스가 떠날 때까지 바깥에서 지켜봐 주셨던 할아버지의 모습도 선명하다. 그 사랑과 걱정은 언제든지 진우의 마음 한 구석을 따스하게 만들었다.




할아버지를 떠올리자 마지막으로 봤던 할아버지의 모습도 떠올랐다. 사고 이후 본가를 떠나는 날, 노환과 병환으로 많이 쇠약해지셨던 할아버지의 모습... 졸업 후 단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던 자신을 질책하며, 진우는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






긴 시간이 걸려, 드디어 본가에 도착한 진우는 한옥집 대문에 걸린 상을 알리는 근조등을 바라보았다.




그 등을 바라보는 순간,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이 떠올라 진우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할아버지와의 추억들, 그리고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슬픔이 밀려왔다.




진우는 그 무거운 마음을 안고, 눈물이 그의 뺨을 타고 내릴 듯 말 듯하게 참으며, 집의 큰 대문을 힘겹게 밀고 들어섰다. 그의 가슴속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슬픔은 마치 무거운 돌처럼 그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어두운 예감이 그의 마음속을 휘감고 있어, 그는 앞으로 마주할 장면에 대해 깊은 불안감을 느꼈다.




그는 친척들의 오열과 곡소리가 자신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가 마주한 장면은 전혀 예상과 달랐다.




만약 대문에 근조등이 걸려있지 않았다면, 그곳이 장례식장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는 오히려 축제처럼 활기차 있었다. 사람들은 마치 동네 잔치가 한창이라도 된 듯, 북적이며 웃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청마루 앞 마당에선 동네 어른들이 화투판을 둘러싸고 큰 소리로 웃으며 떠들썩한 분위기를 이끌고 있었고, 마당 한쪽에서 친척들은 마치 축제 음식을 준비하듯 분주하게 움직이며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음식과 술을 즐기며 활기차고 즐거운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에 진우는 순간 황당함을 느끼며, 자신이 장례식장에 온 것이 맞는지, 아니면 고모가 어떤 장난을 친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잠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고모가 할아버지의 죽음과 같은 중대한 일을 가지고 장난을 칠 리 없다는 사실이 그의 머리를 스쳤다.




비록 분위기는 명랑하고 활기차 있었지만, 진우의 마음 한구석에는 슬픔이 여전히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몹시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진우는 예상치 못한 분위기에 대문앞에 서서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마음속 깊은 곳은 혼란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고, 눈앞에 펼쳐진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의 모습이 마치 꿈속의 광경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한쪽에서 진우를 발견한 고모가 그를 보고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이는 진우에게 큰 충격이었다. 고모와의 최근 통화에서 들렸던 오열하는 목소리와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고모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 차 있었고, 그 모습에 진우는 더욱 당황하여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했다.




진우는 이런 반응에 더욱 당황했다. 고모는 그의 손을 잡고는 기쁨과 설렘을 담아 큰 소리로 "진우가 이제야 왔네!"라고 외쳤다.




순식간에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사람들,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손님들이 모두 진우를 향해 몰려들었다.




"이렇게 컸네! 오랜만이야, 왜 이제야 왔어?"




친척들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가족을 반기듯 진우를 환영했다. 그들의 얼굴엔 장례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이러한 반응에 진우는 더욱 혼란스러워하며, 이 상황이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다는 것을 실감했다.




시끌벅적한 환영인사가 잦아들고 나서, 고모는 진우를 조심스럽게 할아버지의 영정사진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다리가 불편하니, 굳이 무릎 꿇지 않아도 돼. 할아버지도 이해하실 거야."




고모의 말에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의 영정사진 앞에 서자, 그제야 진우는 할아버지가 정말로 더이상은 이 세상에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영정사진 속 할아버지의 평온한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진우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슬픔이 밀려왔다. 그 슬픔과 함께,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었을 때의 아픔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 기억이 겹쳐지며 진우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감정을 참지 못하고 할아버지의 영정사진 앞에 털썩 주저앉아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그의 울음소리가 조용한 방안을 메우며, 그 순간 친척들 사이에도 잠시 침묵이 흘렀다.




진우의 눈에서는 여전히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쏟아져 나왔다. 그때, 고모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아직 밥 못 먹었지? 일단 요기라도 하렴."




고모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진우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진정되는 듯했다. 고모의 부축을 받아 마당에 차려진 밥상에 앉았지만, 진우는 한동안 밥술을 뜨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그런 진우의 곁으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굽은 허리로도 진우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할머니의 모습에 진우의 마음은 또 한 번 울컥했다.




"우리 새끼 오느라 수고 많았네~ 어여 한술 떠~"




할머니의 다정한 목소리에 진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눈물을 흘리며 조심스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식사를 마친 후, 진우는 마음을 다잡고 할아버지 제사상에 가 절을 올렸다. 절을 올리고 나자 할머니가 상주 완장을 건네며 말씀하셨다.




"아야~ 여 상주는 니가 해야것다."




진우가 놀란 표정으로 "제가요? 큰 아버지는...?" 하고 물었을 때, 할머니는 혀를 차며 큰 아빠를 쏘아보며 얘기했다.




"저 봐라 저. 저 쳐죽일놈. 논밭 다 날리고 지 마누라 자식까지 도망 쳤으면 손가락이라도 짤라가 고마해야지. 아직도 저리 도박을 못끊는다. 쯧쯧쯧... 아야. 니는 절~대로 화투장 손에 잡지도 말그라."




“엄마랑 아버지, 그리고 작은오빠를 봐도 그렇고 저런 시정잡배같은 놈이 어디서나왔나 모르겠어. 아버지 논밭 가져다가 싹다 팔아먹고, 필시 우리 집안 핏줄이 아닐것이여. 쯧쯧쯧...”




고모가 제사상 위의 음식을 정리하며 지나가는 말처럼 대꾸했다. 이에 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고모를 타박했다.




“그라도 니 오빠한테 시정잡배가 뭐고?!”




“내 말이 맞잖아~ 어릴 땐 그렇게 동네 개, 고양이 잡아다가 때려죽이고 그러드만, 결혼해가지고는 지 마누라, 자식한테까지 손찌검해 가지고 도망가게 만들고... 새언니가 맞아죽을까봐 도망간거라니깐~ 나는 언니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




“애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노! 쓸데없는 소리 말고 향이나 더 피워라."




할머니가 언성을 높여 고모를 꾸짖고서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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