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새끼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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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진
작품등록일 :
2024.08.06 19:23
최근연재일 :
2024.08.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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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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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타닥. 타다닥-


불이 타오르면서 재가 만들어진다.

불이 향하는건 한 살들.


고기에서 흘러나온 기름들은 이윽고 표면을 따라 불을 향해 떨어졌다.


치익-


이윽고 고기의 표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자 남자는 꼬챙이에 손을 뻗곤 그대로 한입 베어물었다.


"맛있네."


저택으로부터의 탈출. 그로부터 삼년 후. 필립은 이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끼익-


허름한 오두막의 문이 떨어져나가지 않게 조심히 열곤 주머니와 가방을 가지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풀 하나를 찾아내면 가방에서 책을 꺼내 외형과 냄새를 확인하곤 주머니에 넣거나 아니면 땅바닥에 버렸다.


"후후."


값이 비교적 덜 나가는 풀들은 입으로 흙을 털어내곤 근처의 호숫가를 찾아 박박 씻은 뒤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씹으면 단맛도 나오고 뜨거웠던 몸이 식혀지니 기분이 좋아졌다.


싱긋 웃으며 이리저리 약초들을 캔 뒤 주머니에 넣었다.


칵 카각-


산에서 넘어지지 않게 나무를 잡고 아슬아슬 하게 내려온 필립은 그대로 마을을 찾았다.


툭.


마을의 약초상은 올려진 약초 주머니를 받아들여,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돋보기와 책을 이용해 꼼꼼히 확인한 그는 금고에서 동전들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둘 넷 여섯 여덟... 200온스? 장난해요?"

"아서라 펠릭스. 200온스면 충분해. 이제 가라."


그러자 펠릭스는 주머니를 낚아챘다.


"됐네요. 그러면 안팔고 말지. 아 그러고보니까 제국상이 오늘 온다고 했는데, 이정도 약초면 꽤나 비싸게 쳐줄걸요?"

"헛소리마라 펠릭스. 하루 살기도 힘든 놈이 무슨 제국상이랑 계약을 한다고. 녀석들 돈 늦게 주는거 너도 알텐데?"

"됐네요. 200온스로 후려치는거 받을 바에 차라리 한달 기다려서 500온스 받는게 낫지. 그럼 전 이만 가보겠네요."

"잠깐!"


약초상은 금고에서 동전을 몇개 더 던졌다.


"300온스."

"400온스 주시죠."


그러자 황당하다는 듯 콧방귀를 꼈다.


"내게 네놈 머릿속을 모를 줄 아는거냐? 먹는거 좋아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데만 집중하는놈이 한달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으냐?"


펠릭스는 그 말을 듣더니 피식 웃으며 다시 걸음을 내딛었다.


"오히려 오기 생기는데요? 나중에 뵙겠습니다."

"350온스!"

"400."


둘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가격을 흥정하기 시작했다.


"355."

"400."

"360. 이정도면 충분할텐데."

"400 온스."

"370온스, 더 이상은 안돼."

"400 온스에요 밥. 그 이하는 안받는다고요."

"...380온스. 내 입장도 이해해주게."


그러자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밥. 정말 너무하네요. 제가 밥과 그동안 몇달을 거래했는데! 고마워서 아주 상등품의 약초까지 줬는데 이러깁니까?"


밥은 그 말을 듣고서 부끄러웠는지 이를 악물곤 동전들을 땅바닥에 내리쳤다.


"400. 가져가라."

"진작 그러지 그랬어요 밥. 앞으론 실망시키지마요."


펠릭스는 싱긋 웃으며 동전을 주머니에 넣곤 그대로 바깥으로 나왔다.


"저 빌어먹을 놈."


밥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







탁, 탁, 탁.

펠릭스는 돈주머니를 열곤 기쁜 듯 씨익 웃었다.


'400온스면 적어도 두달동안 매일 빵이랑 스프는 먹을 수 있겠네.'


두둑해진 주머니를 짤랑거리며 걷던 그는, 주머니에 주머니를 넣었다.

눈 앞에 소매치기들이 가득한 빈민가가 있었기에 애써 얻은 돈을 뺏기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걸었다.


그러던 중 두 남자와 부딪혔다.


"아이씨. 눈 제대로 안뜨고 다녀?"


모자를 쓰고 체격이 비교적 작은 남자가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의 뒤에서

"아이고, 죄송합니다."


펠릭스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 떠나려는 찰나.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곤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섰다.


"잠깐."


그가 멈추자 두 남자는 잠시 멈칫하더니, 치잇- 하는 소리를 내며 달려나갔다.


"튀어!"


두 남자는 웃으며 달려나갔다.

오랜만에 얻은 두둑한 돈주머니.


자신들보다 체격이 작아보이는 그였기에, 뺏더라도 쫓아오진 못할 것이었다.


그 순간- 둘 중 체격이 작은 남자의 눈 앞이 깜깜해졌다.


"어?"


얼굴이 꽉 잡히는 감촉과 함께 그의 머리가 바닥에 쳐박혔다.


"이런 개자식이."


그는 남자의 얼굴을 꽉 붙잡곤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개새끼가. 내 돈 주머니 어쨌냐?"


펠릭스는 남자의 얼굴과 목을 잡아 들어올린 채 짜증내며 말했다.

그러자 남자는 있는 힘을 다 끌어써 덩치 큰 남자에게 돈주머니를 던졌다.


"도망쳐!"


덩치 큰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도망치려는 순간, 뒤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끄아아아아악!!!"

"멈춰."


펠릭스의 손은 잔뜩 힘줄을 세운 채 남자의 안면을 쥐어짜내고 있었다.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빨갛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네 친구 뒈지는 꼴 쳐 보고싶어? 당장 내려놔."


그러자 남자는 머뭇거리며 그에게 공손하게 돈주머니를 건넸다.

펠릭스는 주머니를 받아들고 나서야 얼굴을 잡았던 손을 풀어줬다.


뻐억-


그리곤 주먹을 휘둘렀다.


"야 이 씨발년아."


그는 쓰러진 남자를 보고 쭈그려앉았다.


"내놔."


남자는 이를 갈며 주머니에서 나머지 동전을 꺼냈다.


"쯧. 불쌍한 년들."


펠릭스는 그런 그들을 보며 불쌍한지 10온스정도는 남겨줬다.


"다시 한번 내 눈 앞에 보이면 죽을 줄 알아."


그는 쯧- 침을 뱉으며 자신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베론. 괜찮아?"


"켄도. 애들 불러."


그의 말에 덩치있는 남자는 머뭇거렸지만, 베론의 윽박에 움찔거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개같은 자식이. 감히 날 무시해?"


베론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펠릭스를 노려봤다.

그러곤 조용히 아지트로 돌아갔다.








#








늦은 밤.

베론과 아이들은 한 오두막 근처에 모였다.


거대한 나무토막에 버려진 천을 묶고 기름을 묻힌 뒤, 그 위에 불을 붙히기만 하면 된다.


"베론, 이건 좀 심한거 아냐?"


작은 체구의 아이. 클레오가 말했다.


"닥쳐. 저 새끼가 우릴 무시했다고. 10온스가 뭐야? 사람을 죽일듯이 패놓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뭘 못했잖아."

"저새끼는 뺵도 없으니까 그렇지. 우리가 뭘 하든 저새끼가 뭘 할 수 있는데?"


베론은 이를 까드득 갈며 조용히 언덕을 올랐다.


방망이, 각목, 농기구, 4명의 아이들은 각자의 무기를 든 채 오두막 앞에 섰다.


"으으. 오줌 마려워."

"켄도 좀만 참아. 베론 화날 땐 건드리면 안돼."

"으응."


베론은 당장이라도 오두막을 발로 뻥 차버릴 기세로 안을 향해 걸어가려는 찰나.


사각- 사각-

안에서는 무언가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아서라."


베론은 그 말을 듣더니 멈칫하곤 뒤로 살짝 물러났다.


"아까 낮에서 만났던 놈인가? 도둑질 해놓고 잠깐 혼내줬더니, 그 새 자기 패거리 데려와선 뭘 하려고 하는건지."


안에서 그의 비웃는 소리가 들리자, 베론은 울컥하며 소리를 질렀다.


"뭐 이 거지 새끼야! 꼽냐? 10온스 주고 사람 죽을듯이 패놓고 뭔 지랄이야 등신 쪼다새끼야!"


뚝.


소리가 멈췄다. 뒤의 아이들의 숨소리들도 들리지 않자, 바람이 불며 풀이 흔들리는 소리만 들렸다.


"하나, 둘, 셋, 넷. 네명인가."


등골이 오싹했다.

하지만 베론은 그걸 내색하기 싫어,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욕했다.


"이, 이 거지새끼라 그... 그런가. 어? 구멍뚫린 등신같은 문으로 우리 쳐다봤냐?"

"너희같은 겁쟁이년들 기척따위는 눈 감고도 느껴."


끼익-


안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난 방금까지 조각을 깎고 있었어."

"그, 그래서 뭐 어쩌라고!"


탁 탁,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한마디로 난 지금 칼을 갖고 있다는 소리지."


칼.

칼. 날카로운 칼. 쇠붙이로 무엇을 자르는 칼.


베론과 패거리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칼.

매일같이 자신들을 패던 고아원 원장에게 전 대장이었던 펠로스가 대항할 때.

그는 병을 깨트리곤 뾰족한 부분으로 원장을 찔렀다.


그렇게 세고 무섭던 원장은 병에 찔리자마자 풍선 빠지는 소리를 내더니 이내 투욱, 힘없이 주저앉곤 그대로 죽었다.






칼.

펠로스가 범인인걸 밝혀지고 경비대들에게 도망치던 중, 잠복해있던 경비대들에게 잡혔을 때.

그리고 자신을 키워주던 고아원장을 죽였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알게모르게 악독한 그를 죽였다는 이유만으로 광장에서 줄에 묶여 검으로 참수를 당할 때.


모두 날카로운게 사용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그들의 머릿속 깊숙히 각인되었다.






"다, 닥쳐!:"


베론은 그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욕을 내뱉었지만, 몰려오는 두려움은 어쩔 수 없었다.


"이름이 뭐냐."


꿀꺽.


"베론."

"아서라 베론. 네 뒤의 애들을 생각하지 그래?"


베론은 그 말에 뒤를 돌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봤다.

까득- 그는 이를 악물고 막대기에 불을 붙였다.


"베, 베론!"

"시끄러!"


자존심 때문일까, 그는 막대기에 불을 붙이곤 고함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


손에 들려있는 불을 던지기 위해 오두막으로 달려가는 순간.

퍼엉-


거대한 소리와 함께 오두막의 문이 날아왔다.


"히익!"


몸을 데구르르 구르며 피한 그의 귀에 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네 선택인가. 잘 알겠다."


분명 변성기가 이제 막 오기 시작한 목소리였지만, 그의 등이 축축해졌다.


"네가 시작한거야."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오두막에 문이 있던 자리에서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어둠. 마치 오두막에서 문 부분만 검정색으로 칠한 것 같은 새카만 어둠.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빛나는 두개의 안광.


"아..."


그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눈 앞이 어지러워졌다.

하지만 누가 신경쓰기라도 하냐는 듯, 눈 앞에 거대한 손, 그리고 날카로운 칼날이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순간이었다.


사냥꾼이 그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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