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새끼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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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진
작품등록일 :
2024.08.06 19:23
최근연재일 :
2024.08.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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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0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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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어둠 속에서 나온 손. 그리고 나머지 손에는 자그마한 칼.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도 사람을 해칠 위력은 충분했다.


"히익!"


부웅- 칼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에 베론의 오금이 저려왔다.


"으아압!"


켄도는 거대한 덩치에 걸맞는, 느리지만 묵직한 주먹이 펠릭스를 덮쳤다.


후욱.


하지만 주먹은 닿지도 않았다.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숙인 펠릭스는 그대로 칼을 휘둘렀다.


그리고 칼날이 얼굴에 닿기 직전 배쪽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살이 그대로 주먹을 파고 들어갔다.


투웅. 그대로 눈의 초점을 잃고 신음을 내뱉었다.


"커-억"


침을 흘리며 그대로 무릎을 꿇은 남자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켄도!"


삐쩍 마른 남자애. 블리스가 각목을 들고 소리를 질렀다.


"개자식이!"


부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꼐 각목이 휘둘렀지만, 그곳에 펠릭스는 없었다.

이리저리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자 블리스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점점 무게중심이 앞으로 향하고 힘이 세지며 눈 앞이 펠릭스로 고정되어있는 순간.


툭.


"어?"


펠릭스는 아주 얕게 그의 발을 밟았다.

그러자 앞으로 쏠린 무게중심 때문일까, 그대로 어어- 하는 순간에 벽이 얼굴을 향해 올라왔다.


콰직.

무릎에 얼굴이 찍히자 얕은 신음소리를 내며 옆으로 고꾸라졌다.

코에선 피가 나고 있었고, 약간 비틀리기까지 했다.


펠릭스는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둘을 바라봤다.

그러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클레오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안면을 움켜잡았다.

마치 베론에게 행했던 것 처럼 밀이다.


"무슨 기분이냐."


베론은 덜덜 떨며 펠릭스를 바라봤다.

주르륵. 아래쪽의 흙들이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등신같은 대답이네."


그는 그대로 주먹을 번쩍 들곤 베론을 향해 휘둘렀다.







#







"으윽..."


베론이 눈을 뜨자, 눈 앞에는 한 통나무 의자 위에 앉아있는 펠릭스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모자가 들려있었다.


투욱. 베론의 시야에 자신의 기다란 금색 머리카락이 들어왔다.


"어쩐지 목소리가 가늘긴 했는데. 여자일 줄이야."

"이 개자식이..."

"그렇게 말이 험하시면 시집 못갑니다 누님."


그는 턱을 괸 채로 책을 읽고 있었다.


"...이제 어쩔셈인데. 할 것도 없으면 풀어줘!"

"경비대에게 넘기려고요."


그러자 그녀의 안색이 새파래졌다.


"그건 안돼. 이봐, 너 이름이 뭐야? 응? 한번 봐주면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


하지만 그녀의 간청에도 눈길하나 주지 않자, 그녀는 분노한 듯 발버둥쳤다.


"야 이 개새끼야. 너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아 제발.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러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경비대에게 만큼은."

"나 진짜 가면 죽습니다. 나, 나 몸매 좋지 않아? 한번 안아볼래?"


펠릭스는 한숨을 내쉬더니 책을 탁 덮었다.


"그러게 하지말라고 했을텐데. 왜 사람 말을 안들은거람."

"진짜 풀어주면 다시는 너한테 접근 안할게. 갖고있는 돈도 다 줄게. 그러니까 풀어줘!"


그 떄, 저 멀리서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왔네."


펠릭스는 책과 의자를 정리하곤, 그대로 경비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베론의 머릿속에선 여러가지 생각들이 펼쳐졌다.

감옥에서 당할 수모들, 그리고 고문들. 혹시나 그 안에서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너, 너는 무사할 줄 알아? 너도 이 오두막 무단 점거한거 아니냐고!"

"그래서 경비대들이 내게 왔던가?"

"세금도 안내고 오두막 무단점거하고 약초상이랑 현금으로 암거래하잖아? 심지어 사업증도 없는데 넌 불법 범죄자 그 자체라고."


펠릭스는 얼굴을 찌푸리며 그녀의 밧줄을 몇개 칼로 잘라냈다.


"푸, 풀어준다면 이 은혜는 잊지않을게. 우리는 은혜와 복수는 잊지 않으니까."

"풀어주는게 아니라 경비대분들이 잘 데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겁니다~ 제발 오해하지 마세요."


이윽고 경비대의 소리가 가까워지자 펠릭스는 싱긋 웃으며 그들을 맞이하러 떠났다.


그 순간-


슈욱.

화살이 날라왔다.


순간적으로 굳은 그였기에 화살은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적중했다.


"어라?"


경비대장은 펠릭스를 바라보며 험상궃은 표정을 지었다.


"이게 뭐하는거죠? 마을을 괴롭히던 골칫덩이들을 신고해줬는데, 돌아오는게 화살인가요?"

"네놈도 체포다. 펠릭스."


그러자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왜죠?"

"개인 사유지 무단점거, 암거래, 탈세. 뭐 붙일 이유들이야 많지."


펠릭스는 표정을 찌푸렸다.


"그냥 내쫓고 싶은거네? 이유는 갖다 붙이면 되고."

"잘 아네. 빈민가도 맘같아선 쓸어버리고 싶었는데, 이참에 저녀석들로 시작해서 같이 쓸어야겠어."


펠릭스는 우물쭈물 하더니,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앞으로는 탈세도 하지 않을테니, 여기 살게만 해주세요!"


몇번이고 바짝 엎드려 말했음에도, 대장은 동정의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러자 펠릭스는 한숨을 내쉬며 울적한 얼굴로 경비대들을 바라봤다.


"...그럼 적어도 저를 진짜로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분들만 남아주세요. 그냥... 마을에서 얼마나 제가 골칫덩이인지 궁금해서요."


그러자 15명의 경비대 중, 5명이 빠져나가 10명이 남았다.


"...잘 알겠습니다."


펠릭스는 울적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가더니 칼을 챙겨왔다.

그러곤 아이들에게로 가 천천히 줄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멍청하긴."

"시끄러워."


베론은 자신이 맞았다는 사실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펠릭스를 바라봤다.


"이제 어떡할건데?"

"조용히 해봐."

"어이! 잡담 하지 말고 줄이나 풀어!"

"예에!"


펠릭스는 땀을 흘리며 줄을 푸는것에 집중했다.


"베론. 너는 나와 간다. 그리고 나머지 셋은 셋끼리 뭉쳐."

"뭐? 지금 우릴 버리고 간다는거야?"

"버리는게 아냐. 잘 생각해보라고. 너희 대장은 너잖아 베론. 그리고 녀석들에게 짜증나는 존재 역시 나일거고 말야."


투두둑, 줄이 끊어졌다.


"결국 너와 내가 도망치면, 적어도 셋은 잡히더라도 다치진 않을거지. 감옥에 갇히면 감옥에 쳐들어가서 구출하면 되잖아? 그리고 잘 말하면 너한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풀려날 수도 있지."


나머지 아이들의 줄도 풀어주자 베론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떡하면 되지?"

"내가 신호를 줄게. 그럼 너희 셋은 오른쪽으로, 우리는 직진한다. 고개 끄덕이지마, 작전을 짠걸 알아차릴테니."


그러자 저 멀리서 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전은 다 짰나?!"


그 순간, 펠릭스는 소리 질렀다.


"지금!"


그러곤 자신의 조각칼을 대장의 투구를 향해 던졌다.


"크악! 내 눈, 씨이빨!"


그리곤 한 주머니를 경비대들에게 던졌다.


푸악-

주머니가 갈라지니 그 안에서 모래가 뿜어져나와 그대로 경비대들이 들고 있던 횃불에 적중했고, 불이 꺼지며 오두막이 암전되었다.


펠릭스와 베론은 앞을 향해, 그리고 나머지 셋은 오른쪽으로 달렸다.


"크론! 하람! 너희는 저녀석들을 쫓아! 셴! 너는 대장님을 의무대로 데려가, 나머지는 나랑 같이간다!"


부대장은 단순간에 상황을 파악하곤 지휘를 내렸다.

7명의 경비대원들은 검을 쥐고 죽일듯한 눈빛으로 베론과 펠릭스를 쫓았다.







#







"하아, 하아."

"뭐야. 벌써 지쳤냐?"

"다, 닥쳐."


베론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뒤에서는 경비대들이 달려오고 있었고, 눈 앞은 어두워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질뻔한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펠릭스는 베론을 바라봤다.


'...어떡할까.'


베론을 버릴까? 아니면 그대로 데리고 갈까.

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사람을 죽인 그였지만, 자신을 적대하긴 했지만 개심하고 믿고 따라온 그녀를 버리는건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녀를 데리고 도망치는것 역시 쉽지 않다.

경비대장의 눈을 칼로 찔렀으니까, 경비대들의 체포에서 도망쳤으니까.

잡히면 사형까지 당할 수 있었다.


"젠장. 오두막에 돈을 묻어놨는데."

"뭐? 진작 말하지! 그럼 그냥 돈 주고 풀려날 수도 있었는데!"

"죽은 형이 내게 건네줬던 돈이야. 그걸 어떻게 쓰는데."

"그게 중요해? 지금 죽기 직전인데!"


카가각-


그는 그 자리에서 멈춰서더니 뒤를 돌아봤다.


"역시 안되겠어."

"뭐하는거야? 너 미쳤어?"


펠릭스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칼을 뽑았다.

경비대들은 그를 발견하자, 천천히 모여 그와 그녀를 포위했다.


"펠릭스. 검은 쓸 줄 아나?"

"당신보다 잘 쓸 자신 있어."


그러자 부대장은 그를 보곤 표정을 찌푸렸다.


"살인자의 눈빛이군. 죽여도 죄책감은 없겠어."


펠릭스는 오랜만에 잡은 검 때문에 손을 벌벌 떨었다.

다른 조각칼이라던가, 단검이랑은 다른 느낌이다.

죽은 형이 남긴 유품이자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던 검.


그 감각이 천천히 돌아오고 있었다.


"이 개자식이 대장님을!"


경비대 중 한명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펠릭스는 눈을 번뜩 뜨며 투구와 갑옷 그 사이의 살을 베어냈다.


혈관들이 끊어짐과 함께 남자의 시체가 힘없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경비대원들은 그 모습을 보더니 주춤했다.


"이, 이 거지새끼가!"


경비대원 중 한명이 다시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지만, 입을 벌렸던 탓일까 그의 입에 칼이 들어가 그대로 꿰뚫었다.


다섯명.


부대장을 제외하면 네명.


그들의 기세는 위축되었다.


꿀꺽. 그들은 침을 삼키며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다.

열세살의 어린 아이. 만만해보이는 외형. 거지같은 몰골.


그런데 어째서 저리 강한가.


그들이 겁을 먹은걸 확인하자 펠릭스는 야수같은 고함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히, 히익?"

"잠시만, 잠까-"


갑자기 달려든 탓일까. 경비대원 중 한명은 깜짝 놀라 자신의 옆에 있던 대원에게 붙었고, 그로 인해 둘이 동시에 참살당했다.


그리고 빙그르르 몸을 돌리며 나머지 대원을 향해 달리려던 순간.


카가각-


"이 미천한 놈이!"


펠릭스는 몸을 아래로 숙여 검을 뒤로 흘리곤, 관절 부분을 발로 찼다.

갑옷으로 감싸져있었지만 관절이 뒤틀리니 남자는 휘청였고 그대로 목이 베여나갔다.


"괴, 괴물!"


그 광경을 본 나머지 두 대원들은 겁에 질려 도망치고 말았다.

피 투성이의 몸, 그리고 싸늘한 표정.

베론은 그런 펠릭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았다.


"그렇게 중요한 돈이면, 지금 빨리 찾으러 가지 그래?"


펠릭스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래야겠네."


둘은 서둘러 오두막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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