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새끼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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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진
작품등록일 :
2024.08.06 19:23
최근연재일 :
2024.08.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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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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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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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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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7화

DUMMY

다음날, 펠릭스는 옷을 갈아입은 채 바깥으로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에드워드가 새로운 사람들을 데려왔기 때문이다.


베로니카를 뒤로 하고 아래로 내려가자 오만한 표정을 지은 한 남자가 있었다.

금발에 금색 콧수염을 만지작 거리는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곤 펠릭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당신이 에드워드씨가 말한 그..."

"펠릭스입니다."

"아아. 만나서 반갑습니다 펠릭스. 저는 엘런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굉장히 앳되보이는데,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열셋입니다."


그러자 그는 멈칫하더니 그를 훑어봤다.


"...열셋? 에드워드씨가 천재라면서 감탄하더니, 고작 열셋밖에 안되었다고?"


펠릭스는 그 말에 불쾌함을 느꼈다.


"그렇게 치면 세상의 모든 검성들은 다 60넘은 노인들밖에 없겠죠."

"오, 미안합니다."


그는 오해라는 듯 손을 내밀며 최대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을 깔보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감탄의 의미로 말한겁니다 펠릭스. 혹시 진검을 써본적이 있나요?"


펠릭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사람도 베어본 적 있나요?"

"있습니다."

"언제 처음 베어봤죠?"

"삼년 전."


그러자 그는 표정이 굳어갔다.


"아무리 세상이 흉흉하다고 해도 그렇지. 열살짜리 어린애가 사람을 베어봤다니. 젠장, 세상이 미쳐돌아가는군..."


그는 중얼거리더니 이내 목검 하나를 건넸다.


"역시 못믿겠어요. 당신을 깔봐서 미안하지만, 역시 열셋이 그런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시험 해봐도 괜찮을까요?"


펠릭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압도한다. 그를 궁지에 몰리게 한다. 그리고 자신이 졌다는 말을 내뱉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둘은 검을 겨뤘다.




엘런은 에드워드가 소개한 검술 스승.

그 타이틀에 맞게 훌륭한 실력을 갖고있었다.


펠릭스의 검은 빠르게 상대를 베어내는 것과 찌르는 것 모두 능숙하다.

하지만 두개가 능숙하단건 다른말론 하나라도 극에 달하지 못했다는 점.


엘런은 그와 반대로 찌르는 검술 하나만큼은 펠릭스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아슬아슬하게 머리를 흔들며 검을 피하고, 검을 찌르려 노력했다.

하지만 엘런의 거리감각은 최상. 그는 자신만이 닿는 거리에서 펠릭스를 농락했다.


"큿."


머리를 잔뜩 흔드느라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균형을 잡기 힘들어지자. 펠릭스는 이를 까득- 악물곤 그대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빠르개 시선을 옮기며 엘런의 궤도를 파악한다.

찌르기는 베는것보다 빠르다. 순식간의 몇발이 공격들이 그를 덮쳤다.


몇개는 피하고, 몇개는 본능적으로 맞받아쳤다.

뒤로 밀려난 펠릭스는 거리를 벌리려 다시 뒤로 뛰려는 찰나.

엘런은 땅을 박차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목검과 목검. 하지만 펠릭스가 느낀 엘런의 무기는 진검이나 다름없었다.

순식간의 몇개의 합들이 오갔다.


"크윽!"


손등이 스쳤다. 목검인데도 손등에는 상처가 나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를 악물고 상처를 무시하며 싸우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점점 걸음이 휘청이고 결국 엘런이 가볍게 그의 발을 밟자 우당탕 넘어지고 말았다.


"하아."


펠릭스는 지쳤다는 듯 두 팔을 벌리곤 바닥에 누웠다.


"좋습니다. 엄청나네요 펠릭스."


엘런은 싱긋 웃으며 박수를 쳤다.


"솔직히 말해서 반신반의 했어요. 열셋이란 나이에 검을 휘둘렀다? 천재다? 최연소 우승자가 열여섯인 대회에 열셋이 나간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죠. 뭐, 반년후면 열넷이겠지만요. 그렇지만... 가능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는 흥분한 듯 펠릭스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일으켜세웠다.


"자, 체력이든 검술이든 뭐든! 당신을 최강으로 만들겠습니다. 이 엘런! 20년간 수련한 검술을 모두 당신에게 넘겨드리죠! 자, 최강이 되실 준비는 되셨습니까?"


펠릭스는 솔직히 당황스러웠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앨런은 활짝 웃으며 그의 팔과 다리에 무언가를 착용시켰다.


"허억!"


갑자기 팔과 발목에 느껴지는 무게에 펠릭스는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자, 처음은 체력단련입니다! 한시간 드리죠, 여기를 총 25바퀴를 뛰시면 됩니다!"


그는 펠릭스를 일으키고 싱긋 웃으며 그를 달리라고 밀어줬다.


"아."


그는 눈 앞에 펼쳐진 광활한 운동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괜히 수락했네.'


그는 이를 악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






"어어억..."


풀썩.

펠릭스는 얼마나 지쳤는지, 말도 제대로 내뱉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허어억..."


거친 숨을 몰아쉰 그의 겨드랑이 쪽에 손을 집어넣곤, 엘런은 그를 일으켜세웠다.

그러곤 그의 팔과 다리에 묶여있는 주머니를 풀곤 천천히 움직였다.


펠릭스의 발을 땅 위에 올려두고 천천히 힘을 주게 시키자, 그는 간신히 일어설 수 있었다.

엘런은 허리춤에 묶어놨던 지팡이를 건네곤 그를 부축해주었다.


"앞으로 매일매일, 하루에 4시간씩이라도 하면 눈에 띄게 체력이 좋아질겁니다."


펠릭스는 점점 멀어지는 그를 보고 경악했다.


"저사람은 뭐 저리 체력이 많아. 미치겠네."


그는 부르르 떨리는 다리로 지팡이를 짚으며 방으로 돌아왔지만, 아무런 부탁을 받지 않았기에 방에 있을 베로니카는 방에 없었다.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바깥으로 나가, 하인들에게 그녀의 행방을 물었다.


"아마 저곳에 계실겁니다."


하인들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옮긴 그는 한 교실이 눈에 띄었다.

그 교실에는 무언가 소리들이 새어나오고 있었기에,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사뿐사뿐 걸으며 조용히 귀를 갖다댔다.


"마법이란 결국 원소들의 조합입니다. 사람들마다 개인적인 재능을 갖고있는 원소는 다르지만, 이 사실만큼은 다르지 않다는거죠. 출발점은 다를지 몰라도, 결승점은 같습니다."


베로니카는 의자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복장도 이전에 소매치기를 하던 때의 허름한 옷들과 꼬질꼬질한 얼굴이 아닌. 귀족의 자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형이었다.


찰랑이는 금색 머릿결, 뽀얀 피부, 어린 나이임에도 충분히 남자들을 홀릴만한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그런 그녀와 잘 맞는 색의 옷들.


펠릭스는 그런 그녀를 보며 얼굴을 붉혔다.

하인들은 그의 모습을 보며 하나둘 씩 피식 웃으며 지나갔다.


"일단 수업은 여기서 끝마치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넵 선생님!"


그녀는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펠릭스는 선생이 바깥으로 나오자 황급히 몸을 숙였다.


"으음? 아. 네가 펠릭스구나?"


선생은 싱긋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검술 수업은 엘런씨였지? 그 분 검술은 인정받을만 하니까, 잘 배우도록 해."


그러곤 또각또각 걸으며 어딘가로 사라졌다.

펠릭스는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빤히 쳐다보다가, 뒤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펠~릭~스~!"


그녀는 그의 볼을 쫘악 잡아당기며 씨익 웃었다.


"너도 남자구나? 예쁜 여자만 보면 얼굴 붉히고 사족을 못쓰는 남자!"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볼을 놓곤 다시 교실 안으로 들어가, 편하게 책상 위에 앉았다.


"나참, 따분해서 죽는줄 알았다니까? 마법이니 뭐니, 마력이니, 마력을 어떻게 다루고 마법의 역사는 또 뭐고! 하아. 난 그냥 빠르게 슉슉 불이나 내뿜고 싶은데 말야."

"나보고 애라고 하지마. 누가봐도 네가 더 애같으니까."

"뭐라는거야 이 꼬맹이..."


그녀는 웃으며 그를 짓누르려고 했지만, 막상 책상에서 내리니 둘의 키가 비슷해 당황했다.


"흠흠. 아무튼 마법은 꽤나 흥미로웠어. 그나저나 필립."

"펠릭스라고 해줘. 본명은 좀 알려지기 꺼려지거든."

"으음, 그래 펠릭스. 검술 수업은 어땠어?"


펠릭스는 수업을 떠올렸다.


"힘들었어."

"아이고, 많이 힘들었어요? 그럼 이 누나가 위로해줘야 하나?"


그러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로 힘들어서 헥헥댈거면 시작조차 안했어. 위로는 나중에 대회에서 우승하고 받을게."


펠릭스는 그 나름대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내뱉은 말이었지만, 베로니카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그를 바라봤다.


"됐다고는 안하네? 역시 애는 애라니까~"

"아이 진짜!"


그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베로니카는 깔깔대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웃음이 잦아들더니, 아련한 눈빛으로 창 밖을 바라봤다.


"펠릭스. 너한텐 정말 고마워 하고 있어."

"뭐가?"


펠릭스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그녀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가 없었으면 아마 고아원 애들도 힘들어했겠지. 어쩌면 소매치기를 계속 하다가 너보다 더 나쁜 사람에게 잘못걸려,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맞을 수도 있겠지. 그러다가 즉었을 수도 있고."

"글쎄."

"뭐 안일어났을 수도 있다지만, 그래도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옷이라던가, 배우고 있는 마법이라던가, 먹는 밥이라던가. 모두 너 덕분에 얻은거잖아?"


그녀의 칭찬에 멋쩍은 듯, 펠릭스는 머리를 긁적였다.


"뭐 그렇게까지 말할 정돈가."

"마법 배우는 것도 널 위해서야."

"응?"


그녀는 펠릭스의 손을 붙잡았다.


"다음에 다치면 나한테 달려와. 내가 치료해줄테니까."


그러면서 싱긋 웃었다.


"그렇다고 막 다치진 말고."


해가지는 노을 뒤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이, 펠릭스의 눈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워보였다.


"...그럴게."

"약속이다?"


베로니카와 펠릭스는 서로 웃으며 손가락을 걸며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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