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새끼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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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진
작품등록일 :
2024.08.06 19:23
최근연재일 :
2024.08.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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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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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DUMMY

"...황자?"

"그래."


필립은 황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황국을 통치하는 왕. 하지만 아버지가 황제를 걱정하는 모습은 종종 본 적이 있었다.


"그런 황자님께서 어째서 저를 찾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거지."


그는 잔에 담긴 와인을 한모금 마셨다.


"난 스물하나야. 자네보다 나이가 많으니 반말해도 괜찮겠지?"

"문제는 없습니다."

"좋아. 시원해서 좋군."


그는 다시한번 술을 홀짝이곤 필립을 바라봤다.


"자네는 숙부를 싫어하는가?"

"좋아하진 않습니다."

"좋아하진 않습니다라... 본심을 말해주게."


필립은 머뭇거리더니 황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죽일겁니다."

"죽인다라. 음음, 좋은 말이군."


하멜은 자신의 앞에 놓여있던 잔을 들어 그에게 건넸다.


"사양하겠습니다."

"술이 아니라 음료수라네. 숙성하지 않은 포도즙이지."


그는 머뭇거리다가도 하멜의 눈빛을 힐긋이곤 조용히 잔을 받았다.


"본론으로 들어가지. 내 밑에서 일해볼 생각 있나?"


필립은 그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랐다.

겉으로는 들키지 않기 위해 꾹 입을 다물었지만, 표정을 감추긴 너무나도 힘들었다.


황자의 권력은 막강하다.

대부분 권력싸움에 휘말리는 황자는 크게 다섯명까지.

그 중 네번째라면 충분한 권력을 갖고 있을것이다.


"난 막내라네. 운이 좋게도 동생들과는 권력경쟁을 겨룰 필요는 없어. 다만... 위로 세명의 형이 있다는게 흠이지. 형들의 세력은 건재해. 내가 끼어들 여력은 없지."


시종들은 체스판을 갖고왔다.


"킹과 퀸, 그리고 비숍 두개. 나는 해봤자 왕가내에서 폰 정도려나."


그는 싱긋 웃으며 체스를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무궁무진하지. 룩이 될 수도, 비숍이 될 수도, 나이트가 될 수도."

"퀸이 될 수도."


필립은 그의 생각을 읽고 말을 꺼냈다.


"난 체스를 자주해. 형들은 항상 폰을 퀸으로 바꾸지. 마치 그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갈망이 느껴지듯이."


그의 폰이 마지막 라인에 닿자, 그는 퀸을 꺼내려고 손을 뻗었다.

그러다 멈칫하곤 싱긋 웃으며 나이트를 가져왔다.


"나이트는 퀸의 사각지대를 노릴 수 있어. 단 한번의 움직임으로, 퀸보다 떨어지는 그가 퀸의 목숨을 노릴 수 있다는 거지."


딱.

나이트로 변한 폰은 바로 퀸을 먹을 수 있을 위치로 이동했다.


"그리고 내겐 기사가 아주 많지. 룰을 바꿔버릴 정도로."


타다닥.

갖고있던 모든 폰들을 엔드라인으로 보냈다.

한마리를 제외하곤 모두 나이트로 변했고, 그것들은 적 퀸을 노릴 수 있는 모든 위치로 이동했다.

그리고 엔드라인에 남아있는 유일한 폰은, 퀸으로 변했다.


"체크메이트."


퀸은 그대로 날아와 적 퀸을 날려버렸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마치 자신의 아버지께 하는 말인듯, 그는 슬픈 표정으로 적의 킹을 날려버렸다.


"...자네는 무엇인가?"


필립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 그러고보니."


그는 슬쩍 필립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형들이 반란에 가담했다는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군."


흠칫. 필립은 몸을 떨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아무래도 워낙 브리톤 경이 고지식한 분이라 말이지. 형들에게 밉보인게 아닐까 하거든. 솔직히 너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떻게 반란군이 그렇게도 쉽게 들어왔는지?"

"그건..."

"말해주지. 내 형들과 자네 숙부가 공모했다네."


필립은 그 말에 아무말 없이 무릎을 꽉 붙잡았다.


"놀라지 않는군."

"그분들이 제 아버지와 가문을 해쳤다고 한들, 제가 달리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제 가문도 없고, 저를 지지해줄 사람도 없는 머저리 한명일 뿐인데요."

"잘 아는군,"


하멜은 필립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하지만 이젠 달라질 수 있어. 자, 내 손을 잡는거다 필립. 네게 권력이라는 칼을 쥐어주마, 휘두를 수 있겠나?"


그럼에도 필립이 주저하자, 그는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튕겼고, 그 소리에 시종들이 달려와 체스판을 치웠다.


"천천히 생각해보게. 몇달 뒤 자네가 참가할 대회에 나 역시 구경을 갈 셈이니, 거기서 얘기해도 늦진 않겠지."


그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기자 오두막으로 돌아왔고, 필립은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 마법석을 사용해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그럼 한번 생각해보게."


바깥으로 나온 하멜은 싱긋 웃으며 펠릭스를 바라봤다.


"네. 부디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이보게."


펠릭스는 가려다 말고 멈칫한 채, 고개를 돌려 하멜을 바라봤다.


"자네에게 큰 기대를 하고있으니, 부디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네."


펠릭스는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하멜을 바라봤다.

하멜 역시 싱긋 웃으며 손을 흔들곤 수풀 너머로 몸을 감췄다.


"돌아가야겠네."


그는 조용히 돌아가려다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안에서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바깥의 날씨는 벌써 어둑해진 후였다.

이대로 가다가 조난이라도 당하면 꼼짝없이 야생동물의 먹잇감으로 변할 것 같기에, 일단 왔던 길을 돌아가 도검장으로 출발했다.






#






나뭇가지들을 꺾고 수풀들을 밟아대며 아래로 내려오자, 저 멀리서 불빛들이 보였다.

뜨거운 열기들과 소음들이 느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달려갔다.


하지만 도검장의 도착하자 처음에 들렸던 시끄러운 소음들은 들리지 않고 오히려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불길한걸.'


조용히 안으로 들어가자 뭐라뭐라 소리지르는 남자가 눈에 보였다.


작은 키, 하지만 오만한 눈빛. 어른들을 앞에 두고도 버럭버럭 소리지르는 모습.

한쪽 손은 허리에 두고, 이리저리 손가락질하며 가치없다는 듯 깔보는 모습.


'저녀석이 프론인가.'


펠릭스는 이리저리 둘러보다 헤라를 발견했다.

그녀는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 멍청한 년이..."


짜악. 헤라의 뺨에 녀석의 손이 닿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도 그저 질끈 눈을 감을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돈을 벌어서 이 땅을 사던가, 아니면... 내 여자가 되던가."


정말이지 눈에 그리는 쓰레기같은 말들을 뱉어대는 그의 모습을 보자 펠릭스는 질린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을 들은 남자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누구냐?!"


펠릭스는 후-. 호흡을 가다듬곤 바깥으로 나왔다.

전혀 모습을 본 적 없는 그였기 때문에, 남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너, 여기 사람이냐?"

"여기 사람은 아닌데. 잠시 묵으려고 온 투숙객이지."

"뭐야. 손님인가, 난 이 사람들이랑 할 말 있으니까 알아서 숙소로 꺼져."


펠릭스는 쯧- 혀를 차더니 그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남자는 신경도 안쓰더니 갑자기 펠릭스의 모습을 보곤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뭐, 뭐냐? 안꺼져!"

"너, 이름이 뭐냐?"

"내 이름은 알아서 뭐하게 개자식아!"


남자는 압박을 느꼈는지 소리를 지르며 펠릭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펠릭스는 가볍게 고개를 뒤로 젖혀 주먹을 피하곤, 그대로 남자의 팔을 잡아 내리쳤다.

그러곤 바닥을 구른 남자의 팔을 비틀었다.


"아악!"

"잘 들어. 난 펠릭스다. 네 이름이 뭐냐?"

"페, 펠릭스? 에드워드 쪽의 그, 그 놈이냐?"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하랬지."


꾸욱.


"아, 아아악!! 프, 프론이다! 프론이라고!"

"넌 여기 왜 왔냐 프론."


사람들은 말리려고 다가왔지만 펠릭스는 오히려 살기를 내뿜었다.

프론 역시 살기를 느끼고 몸을 파르르 떨었다.


"너도 대회에 참가하는걸로 아는데, 여기서 지금 겨루지 않겠나? 진검을 들고 말야."


진검이란 말에 프론이 반응했다.


"워, 원하는게 뭐냐."

"여기서 꺼져."

"너랑은... 아무런 관계... 없지 않나..."


스릉-


"...요?"

"내가 여기서 받은게 있어서 말이야. 여기서 선물을 만들어줬는데 모질게 답하기도 했고, 그래서 은혜도 갚고 사과도 할 겸."

"그, 그런 이유로 합법적인 권리를 주장하는 나를-"

"합법적인?"


펠릭스는 피식 웃으며 검을 잡았다.


"널 죽이면 네 상단이 오겠지. 네 상단도 죽인다. 그러면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거야. 쉽지?"


프론은 부르르 떨더니 이내 체념한 듯 슬며시 펠릭스를 바라봤다.


"가, 갈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

"대회까지 오지마라."

"그래! 약속하마, 그러니까 놔줘!"


후, 펠릭스는 한숨을 내쉬곤 그에게서 일어났다.

프론은 꺾였던 자신의 팔을 부여잡더니 그대로 도망쳐버렸다.


"두, 두고보자 개자식!"


펠릭스는 그런 그를 보곤, 고개를 돌려 헤라를 바라봤다.


"미안합니다. 괜한 행동을 해서."

"아니."


사람들 사이에서 니아가 나왔다.

그러곤 꾸벅, 허리 숙여 예를 표했다.


"아무도 할 수 없는 행동을 네가 했어. 우리에게 미안할 필요 없어. 오히려 아무것도 못한 우리가 헤라에게 사과해야겠지."


니아는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더니 한 갑옷을 가져왔다.


너무나도 거대한 갑옷, 니아는 투구부분을 제외한 갑옷들을 가져왔다.


"나는 갑옷 이 정도로 충분한데."

"한번 입어봐."


그가 갑옷을 입자 갑옷들의 색깔이 점점 옅어졌다.

색깔에 놀라는 것도 잠시, 점점 갑옷들이 작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헤라가 그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쳤고, 펠릭스는 최대한 의심을 거둔 채 눈을 질끈 감았다.


모든 갑옷이 딱 몸에 맞을 정도가 되자 펠릭스는 조용히 눈을 떴다.


스르륵.

헤라는 손가락을 들어 그의 팔을 훑었다.

분명 갑옷을 입고있음에도 촉감이 느껴졌다.

퉁 퉁. 가슴을 두드리는 느낌도 같았다.


안쪽에서 한 사내가 너클을 끼더니 그대로 펠릭스의 가슴팍에 주먹을 날렸다.


까앙-


철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손이 철에 부딪힌 듯 퉁- 하고 튕겨나왔다.


펠릭스는 깜짝 놀라 자신의 가슴팍을 만지며, 목쪽 부분을 늘려 자신의 가슴을 바라봤다. 하지만 갑옷의 형태도 남아있지 않은 그저 평범한 자신의 몸이었다.


"이게 무슨..."

"도검장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설의 무구지."


그러자 펠릭스는 화들짝 놀라며 갑옷을 벗으려고 했지만, 그는 갑옷을 벗는 방법조차 몰랐다.


"네가 입고 있어. 어차피 녀석이 이 도검장을 노리는 이유도 그 무구를 원해서야. 값어치가 꽤 나가겠지, 아마 20만 온스는 줘야겠지."

"그렇다고 왜 제게..."


퉁-


니아는 그의 가슴을 두드렸다.


"그냥?"

"그게 무슨?"

"어차피 우린 싸울 사람 없어. 전설의 무구라고 해봤자 팔 생각도 없고 맘에 드는 사람 있으면 그사람에게 넘기라고 옛날부터 내려온거거든. 뭐, 이제야 주인을 찾았으니까."


그녀는 싱긋 웃으며 열쇠를 하나 쥐어줬다.


"숙박하고 간다고 했지? 자, 여기."

"...이런걸 받아도 될까요?"

"아까의 자신감은 어디간거야? 널 믿어."


펠릭스는 꾸벅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곤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곤 프론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용히 잠에 들었다.


"역시 죽여야겠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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