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새끼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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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진
작품등록일 :
2024.08.06 19:23
최근연재일 :
2024.08.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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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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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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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DUMMY

일주일이 지나자, 펠릭스의 몸은 주머니에 꽤나 익숙해졌다.

그렇게나 무겁다고 느껴졌던 주머니들은 이제 자신의 몸과 동화되었다.

오히려 주머니를 착용하지 않는 시간이 더 지나치게 몸이 가볍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좋아요. 펠릭스군, 이제부터는 착용한채로 생활합시다. 그리고 오늘은 새로운 손님 한분이 계십니다."


그의 뒤에는 한 아이가 있었고, 엘런은 아이에게 속삭이더니 자리를 물러나 아이와 펠릭스를 만나게 했다.


부스스한 머리, 그리고 우중충한 눈. 펠릭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누구에요? 이 분은?"


엘런이 데려왔기에 스승이라고 생각한 그는 아이에게 존칭을 사용했다.


"나, 나는 펠레야. 만나서 반가워. 펠릭스...라고 했지?"


펠릭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잡으려는 순간, 무언가 오싹함을 느꼈다.

빠르게 고개를 숙이자 그의 얼굴이 있던 자리에 펠레의 주먹이 스쳐지나갔다.


"쳇."


그는 아까의 소심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아깝다는 듯 표정을 찌푸렸다.


"무투가는 기본적으로 창, 검, 활을 쓰는 사람들보다 불리합니다. 그렇기에... 대회에선 비겁한 방법을 쓰기도 하죠."

"대회에서 정정당당을 요구하는게 너무 양아치 아니에요? 검 활 대신 주먹쓰는게 얼마나 정정당당한데. 기습 정도야 넘어가달라고요."


그는 껄렁껄렁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펠릭스를 도발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아? 나 말하는거야? 나는 열일곱이지."

"열일곱인데 그렇게 땅딸막한게 참 신기하네요. 팔도 짧고, 다리도 짧고, 얼굴도 크고. 무투가로써는 진짜로 열악한 상황인데, 그 몸뚱아리로 대회를 나간다는게 한편으로는 존경스럽네요."


펠릭스는 싱긋 웃으며 칭찬하듯 그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컴플렉스를 쿡쿡 건드렸는지 부르르 펠레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개자식이!"


그 순간 엘런이 난입하여 그의 공격들을 가볍게 막아냈다.


"이분은 에드워드님의 손님이다. 펠레, 네가 감당할 수 있겠나?"


그러자 펠레는 지 분에 이기지 못한 듯 씩씩대곤 한숨을 내쉬며 화를 다스렸다.

펠릭스는 그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봤다.


"엘런, 지금 제가 그와 싸운다면 이길까요?"

"진검이라면 이기고도 남지. 목검이라면 못해."

"그 말을 들으니 조금 오기가 생기네요."


엘런은 그의 눈빛을 슬쩍 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러곤 펠레에게 다가갔다.


"펠레. 펠릭스가 너와 싸우고 싶다는데?"


그러자 펠레는 한쪽 눈썹을 씰룩이며 그를 바라봤다.


"쟤가요?"

"응. 너도 솔직히 열받지 않아? 네 무투술을 그렇게 까내렸는데 말야."


그러자 그는 피식 웃으며 엘런을 올려다봤다.


"괜찮겠어? 나 지금 화나서 힘조절 안할건데. 당신 제자 죽일수도 있다고."

"넌 못죽여."

"하. 진짜 씨발. 스승이건 제자건 말하는 꼬라지가 어이없네. 생각이 바뀌었어. 죽일 수도 있는게 아냐, 반드시 죽일거야."


그는 씨익 웃으며 펠릭스의 앞으로 갔다.


"반갑다 펠릭스."

"그래 펠레."


그는 네살차이나 나는 형에게도 주눅들지 않았고, 펠레는 짜증나는 듯 입꼬리를 씰룩였다.


"쳐죽여주마."

"기대할게."


엘렌의 신호에 맞춰 둘은 마주섰다.







#







펠레는 악수라도 하자는 건지, 한쪽 팔을 내밀며 그에게 다가갔다.

펠릭스는 그에게 다가가려는 찰나, 뒤로 몸을 뺐다.


후웅-


그의 주먹이 공중을 스쳤다.


"이 씹..."


펠릭스는 그대로 땅바닥에 누운 뒤, 몸을 굼벵이처럼 말아버린 후 몸을 늘리며 그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윽!"


발차기에 얻어맞은 그는 뒤로 밀려났다.

찡그린 눈을 풀자마자 안광이 나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펠레를 노려보며 펠릭스가 달려들었다.


펠레는 그 자리에서 기합을 넣고 두 주먹을 몇번이고 날렸다.

마치 여러발의 화살이 날라오듯 펠릭스의 눈 앞에 십수개의 주먹들이 눈에 보였다.


목검들로 주먹을 막아냈지만. 막아내면 막아낼때마다 반동 때문에 뒤로 밀려났다.


"흡!"


쾅- 하고 발을 구른 뒤 그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뒤 거대한 바람이 일어나며 모래가 하늘로 솟구쳤다.


"끕."


본능적으로 두 팔을 교차시켜 가드를 올렸지만 그럼에도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두 발이 모래를 긁으며 밀려났다.


"이래도 얕볼셈이냐?"


그러자 펠릭스는 툭툭,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곤 고개를 들어 펠레를 노려봤다.


"어."

"개자식이."


그는 다시 한번 달려들었다.

하지만 펠릭스는 자세를 잡더니 그대로 검을 하늘로 치켜올렸다.


그러자 둔탁한 소리와 함께 펠레는 아래로 떨어져 모래에 굴렀다.


"...하?"


그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 얼이 빠진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

펠릭스는 그를 향해 검을 뻗은 채 덤비라는 듯 손짓했다.


'개소리.'


그는 자신의 실력을 믿었다. 자신의 스피드가 잡혔다는 생각따윈 하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다시 움직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로 그를 덮치지 않았다.


그대로 앞마당에 어떤 자국이 남았다. 카가각- 하는 소리와 모래가 먼지를 일으키며 펠릭스의 시야를 가렸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그저 손가락으로 목검을 두드렸다.

탁, 탁, 탁, 탁. 계속해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이었다.


따악-!


"아악!"


펠레는 자신의 다리를 부여잡곤 그대로 땅바닥을 굴렀다.


"이, 이..."


펠릭스는 그저 본능대로 움직였다. 본능대로 위치를 찾고, 본능대로 팔이 움직이게 냅뒀다.

그러자 그곳에는 펠레가 있었다.


"이게 끝이냐?"


펠릭스는 한껏 깔보는 표정으로 펠레를 바라봤다.

펠레는 으득- 이를 악물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주머니에서 너클을 꺼내 주먹에 쥐곤 자세를 잡았다.


"흡!"


기합과 함꼐 그의 주먹이 날라왔다.

목검으로 막았지만 그대로 몸이 부웅 떠버렸다.


그는 자세를 잡곤 그가 아래로 내려오자 주먹을 몇번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귀속에 꽂힌다. 막았다고는 하지만 목검을 잡고있는 손에는 충격이 들어왔다.


조금이라도 집중이 느슨해지면 검을 놓치고 그에게 얻어맞을 것이다.


"젠장."


멀리 떨어지려 뒤로 점프하면 계속해서 그가 달려왔다.

안으로 들어가면 비교적 약한 위력의 주먹이 날라오지만, 그래도 맞으면 위험하다.


엘런은 펠레를 보며 감탄했다.


'저정도의 무투가라면 오러를 써야 이길 수 있겠지. 하지만...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오러는 쓸 수 없는 모양이군.'


"이보게 엘런, 저거 괜찮은건가?"


산책을 하다 저 싸움을 목격한건지 에드워드는 아래로 달려와 엘런을 다그쳤다.


"저런 놈을 봤나! 저러다가 펠릭스가 다치면 어쩌려고 그러오!"

"안다칩니다. 에드워드씨."


그는 너무나도 단호하게 말했다.

에드워드가 더이상 말을 꺼내지 못할정도로 너무나도 단호했다.


그저 펠릭스가 다치지 않게 조마조마하며 전투를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






펠레는 속으로 이겼다고 생각했다.

펠릭스의 당황한 얼굴을 보며 얼굴에서 웃음꽃이 떠나질 않았다.

자신을 깔보던 이들은 고향에도 많았다. 그럴떄면 주먹을 그들의 면상에 꽂았다.


덩치가 크던, 자기보다 근육질이던, 자기보다 무섭게 생겼건.

그들의 얼굴에 주먹을 꽂으면 이빨이 빠지고 코에서 피가 난 상태로 질질 짜기 일쑤였다.


"이 개자식들아! 한번 더 말해봐! 내가 뭐라고!"


동네에선 최강이었고,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눈 앞의 녀석은 뭐란말이냐.


나이는 자기보다 4살이나 어리다. 그런데 자기보다 키가 크고, 자기보다 더 근육질이고, 무엇보다 자기보다 더 잘생겼다.

심지어 저택에 들어와서 구경하니 안에는 아름다운 여자도 있었다.


펠레는 못생겼고, 키가 작았다. 여자와는 연이 없었다.

눈 앞의 펠릭스는 잘생겼고, 키가 크고, 그와 함께 지내는 여자도 있다.


거기에 자신에게 오만한 표정을 짓고, 그의 스승마저 자신이 그를 이길 수 없을거라 단언했다.


그의 열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개자식이, 그딴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고!"


그는 분노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아까까지만 해도 접근할 방법을 알아차리지 못해 주먹을 두려워하던 펠릭스는 온데간데 없었다.

그의 시선이 자신을 꿰뚫는 느낌이 나자, 펠레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익!"


어째서인지 펠레는 그런 시선에 두려움을 느꼈고 막무가내로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펠릭스는 그 목검을 다 막아내고도 냉철하게 그를 바라봤다.


"죽어!"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펠릭스의 시선이 그의 등 뒤로 가더니, 무언가 깜짝 놀란 듯 그의 두 눈이 커졌다.

펠레는 깜짝 놀라 주먹을 거두곤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너도 너클끼고 아까 급습하려고 했지?"


뒤에서 펠릭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를 악물고 그에게 주먹을 날리려고 했다.

턱, 그의 목에 목검의 날이 닿았다.


"이미 늦었어."


그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두 팔을 들었다.


"쯧, 약하군."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긴 펠릭스의 한마디가 그의 심장을 찔렀다.








#







엘런은 펠릭스의 옆에 서 자신의 의문을 물어봤다.


"펠릭스. 마지막에 그 한마디는 굳이 해야했을까? 적을 만들어야했어?"

"필요했어요. 어디서 주워들은 말이 있거든요. 분노와 열등감은 사람을 망친다고. 그래서 전 그에게 그것들을 조금 심어준 것 뿐이에요."


그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문뜩 멈춰서 엘런을 바라봤다.


"엘런. 제 성과를 계속해서 그에게 전달해주세요."


그러곤 그는 씨익 웃었다.


"그에게 심어놓은 분노와 열등감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게요."

"그럴 필요는 있었나?"


보다못한 엘런은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씨익 웃던 그의 표정이 굳었다.


"···할거니까."

"...뭐?"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1등할거니까. 그러기 위해선 뭐라도 할 수 있어."


엘런은 말 없이 안으로 들어가는 그를 말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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