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꼬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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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카츠
작품등록일 :
2024.08.12 17:59
최근연재일 :
2024.09.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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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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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DUMMY


정말 나는 꿈이라도 꾼 것일까?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눈 앞에 띄운 화면에 나타나 있는 내 스킬.




※※ ※※ ※※



-스킬명: 도축 (Butchery) lv3


-등급: 등급 외 《 규정 시스템 내 스킬이 아님 / 판정불가 》


- 종류: 액티브(Aactive)


- 소모마력: 대상에 따라, 진행 과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동


-효과: 대상 마수의 도살 과정을 진행 합니다.


- 부가효과: 《 규정 시스템 내 스킬이 아님 / 상세 효과 판정 불가 》


▶ 도살 (Slaughtering): 대상을 일격에 죽이는 작업 입니다. 실패 시 대상은 스터닝 상태에 들어갑니다.


▶ 방혈 (exsanguinate): 대상의 피를 빼는 작업 입니다. 성공 시 출혈 상태가 발생합니다.


▶ 박피 (skinning): 대상의 가죽을 벗기는 작업입니다. 성공 시 방어력 감소 상태가 적용됩니다.


▶ 발골 (boning): 대상의 뼈를 분리해내는 작업입니다. 성공 시 관통피해가 증가합니다.


▶ 정형 (splitting): 대상을 부위별로 해체하는 작업입니다. 성공 시 절단피해가 증가합니다.




- 해금스킬


▶ 도축 (Butchery)- 방혈(exsanguinate): 도축 스킬이 lv3에 도달하며 해금된 스킬로, 도축 스킬의 다른 부가효과들을 상쇄하는 대신 방혈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스킬입니다.




※※ ※※ ※※




명백히 달라졌다.


착각이나 꿈이 아니란 소리.



' 그렇다면 도대체 이 상황들은 뭐지? '




- ' 관리자 권한 하에 생성된 임시 스테이지 였다.'




뇌리에서 들려오는 이 목소리.


익숙하다.


자신을 관리자니 뭐니 했던 그 놈이 분명했다.



" 너! "


" 김유현 환자분, 왜 그러실까요? "



투명 유리창 너머에서 아까부터 컴퓨터만 두들기던 간호사가 내 소리에 반응해서 다가와 불편한 기색을 잔뜩 드러내며 묻는다.



" 아, 아닙니다. 잠깐 잠꼬대를 한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



그제야 살짝 얼굴이 풀린 간호사가 말했다.



" 제가 인계받기로는 보호자분께서 오실 때까지 진료를 거부하신다고 하셨더라구요. 우선 다른 중환자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계속 이곳에 머물고 계실 수는 없거든요. 병동에 요청했으니, 자리가 나는대로 병실로 옮겨드리겠습니다. 괜찮을실까요? "



이미 다 결정된 사실에 대한 의무적인 질문일 뿐이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


" 네. 그럼 쉬고 계세요. "



간호사가 다시 나가서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겨 대는 것을 확인하고 속삭이듯 입을 열었다.



" 너.., 볼일이 아직 남아있었나? "


" 코르. "



" 뭐? "


" 너가 아니라 코르라고. "



" ...내가 알아야 하나? "


" 너는 현 시스템의 보어 버그(매우 명확한 이유로 생기는 버그지만, 정작 도저히 찾아낼 수 없는 버그)이다. 그리고, 너라는 치명적인 버그로 발생한 또 다른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가 바로 나지. 그렇기에 너 역시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



" ...뭔..개소리지? 그 딴것 난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거든?"


" ..."



놈의 목소리가 한동안 뚝 끊기더니 얼마뒤 다시 목소리가 뇌리 속을 파고 들었다.



" 네가 가진 적대감을 내가 간과했군. "


" 어, 그래, 개새끼야! 널 아주 자근자근 씹어 먹고 싶거든!? 그러니..관심 좀 두지 말아줄래? "



욱하는 마음에 톡 쏘아붙이다가 놈이 발현했던 그 힘이 상기되자 말투가 묘하게 변해버렸다.




" 관심.. 그렇다 인정하지. 너에게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내 존재의 탄생의 원인이 너니까. "


" 아~그렇구나. 근데 어쩔까? 난 전혀 없는데. 그냥 사라져줬으면 좋겠는데? "



놈에게 당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게 조작된 기억이든, 나 홀로 진실이라 믿었던 환상이든간에 당한 것은 당한 것.


놈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놈에 왜 다시 내게 달라붙었는지 모르지만, 놈이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 버그의 원인을 찾아 그 원인에서부터 디버깅(버그를 찾아내고 수정하는 일)을 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네가 만일 다른 관리자에게 노출되는 일이 발생한다면..놈들은 분명 앞뒤 가리지 않고 너란 존재 자체를 디버깅하게 될 것이고..그러면, 시스템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


" 그깟 시스템따위 내 알바가.."



" 내가 분명히 언급한 적이 있을텐데? 이 세상은 시스템의 관리하에 움직이고 있다고. 시스템이 무너진다는 것은 이 세상에 유지되는 법칙이 무너진다는 뜻이고, 그 말은 곧 네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파괴된다는 것과 같은 소리지. "


" 지랄하네. 그 시스템이란걸 누가 만들었는데? 네가 신이라도 된다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건가? "



" 아니. 내 존재의 기원이었던 관리자는 신이 아니다. 다만, 이 세계에 뿌리내린 오버시어를 관리하는 자일 뿐. 오버시어는 이 세계의 플레이어 각성, 스테이지에 소환하여 임무를 대행시키고 보상을 내리며 현실과 스테이지의 연결점을 조율하는 전반적인 시스템의 총체이다."


" ..."



놈이 말하는 것은 시스템이라는 것에 대한 어렴풋한 이해가 생겼다.


내게 성장과 보상을 알려주는 테이밍 시스템.


그것과 같은 맥락인 것 같다.


다르다면, 헌터라고 불리는 능력자들 한정으로 연동된 시스템이라는 것.


놈이 말하는 플레이어, 즉 능력자로 각성하는 순간 비로서 확인되던 오버시어의 알림음만 봐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했다.



" ..오버시어라는 것을 만든 자는 누군데? 그리고, 왜 오버시어라는 시스템이 필요한거지? "


" 그건 나도 모른다. "



" 뭐? "


" 내 기억 속에 있지 않은 지식. 그 말은 내 존재의 기원이었던 관리자도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정보를 감췄겠지. "



" ...그럼, 너와 그 관리자는 별개의 존재란 뜻인가? "


" 디버깅을 시도해서 너를 제거하려던 관리자가 네 테이밍 시스템에 의해 페이버드 되면서 관리자는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시스템 상 치명적인 오류로 인한 시스템 파괴의 원인이 자신이 될 것인지, 아니면 네게 관리자 자아의 일부를 포기하면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벌 것인지 사이에서 말이지. "



" 그렇다는 것은..? "


" 그렇다. 나는 관리자의 자아 일부를 기반으로 탄생한 존재이다. 오버시어 시스템의 체계에 일부 걸쳐있는 동시에 네 테이밍 시스템의 영향 역시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지. 날 탄생시킨 관리자는 내게 자아를 넘겨주며 하나의 절대적 표지를 심어놨다. 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버그의 원인을 확보하는 것. 그래서 관리자가 그 원인을 디버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내 행동의 지침으로 되어 있다. "



뭔가 굉장히 복잡하다.


하지만..



" 쉽게 말해서 첩자라는 소리네. 관리자 새끼의. "


" 큰 범주에서 보자면 부정할 수는 없군. "



너무 순순히 긍정해서 어이가 없었다.



" 하지만 나는 네게 우호적인 입장이므로 관리자의 첩자라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네 테이밍 시스템과 오버시어 시스템 사이에서 네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율해 줄 예정이다. 네 사망으로 인한 또 다른 심각한 시스템 오류의 가능성이 예상되는 바, 네 안전 또한 중요한 행동지침으로 설정될 것이기에 네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 할 것이다. "


" 성장? 뭘 어떻게? "



" 그것은 너무 포괄적이니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많은 시간이 소요 될 것이다. 그러니, 차후에.. "


놈의 말을 단호하게 잘라내며 내가 끼어들었다.



" 그럴 줄 알았지.. 됐어! 내 성장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넌 그냥 관리자한테로 꺼져버려. 관리자 새끼한테 나에 대한 모든 것이 노출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으니! "



" 그건 불가능하다. 내 존재가 네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을 뿐더러, 현재 네 시스템과 오버시어 시스템 상의 오류로 네게서 귀속이 풀릴 수가 없게 되어 있으니. 그리고, 난 관리자에게 네 정보를 보고해야하는 행동지침은 없다. 다만, 관리자는 내게 심은 표지를 확인 할 수 있기에 네 모니터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


" 그게 그거라는 소리와 뭐가 다르지!? "



" 아니 엄연히 다르다. 다시 말하지만 관리자는 너로 비롯된 시스템 적 오류의 원인만을 확인할 수 있다. 네 존재,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오히려 감추고 싶어하는 입장이지. 네가 다른 관리자에게 노출 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에 철저히 네 존재를 숨기기를 원하고 있었다. "



시발..아..


피곤이 몰려왔다.


이 상황, 그리고 코르라는 놈과의 대화, 이 모든 것이 너무 성가시고 번잡했다.


머리가 아프다.


손을 들어 눈을 신경질적으로 문질렀다.



" 하..그냥 다 꺼졌으면 좋겠는데..꺼져주라. 좀..어?! "





" ....뭐라구요?! 기껏 일정까지 취소하고 찾아왔더니! 미친 거예요?! "



날카로운 대거리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손을 내리자 한이서가 도끼눈을 하고 서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한이서의 한 걸음 즈음 뒤에 서 있는 카리아에게로 힐끔거리며 돌아간다.


카리아의 기분이 상했을까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


유쾌하고 당당한 평소의 한이서와는 다르게 그녀는 카리아 앞에서는 늘 저런 모습이었다.


새끼를 지키는 어미같이 으르렁거린다.



반가웠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이다..



관리자 놈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꼈을 때..


오랬동안 감춰두고, 눌러 놓아서 이제는 완전히 괜찮은 줄 알았던 감정이 떠올라버렸다.


내 예상과는 달리 그 오래된 상흔은 여전히 내 뇌리 깊숙이 화인처럼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일까..



" 왔구나! "



한이서의 으르릉 거림에도 아랑곳없이 진심으로 반가워만 하는 내 태도 때문일까?


늘 무덤덤하던 카리아마저 눈빛이 묘하게 바뀌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것은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대신 한이서는 뭔가 불편한 듯 경계심 가득한 어조로 물었다.



" 뭐..뭐예요? 이 급진적이인 태도는? 혹시 좀 이상한 거 아니예요? "


" 예? 뭐가요? 카리아 너도 왔네? 네가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를 돌아다녀도 되는거야? "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허전했던 뭔가가 조금은 가시는 기분.



" 어..언니, 의사샘을 부를까요? "



한이서가 검지 손가락을 귀옆에 휘휘 돌리며 카리아를 보고 묻는다.



그때!


-뀍!



카리아의 품 속에서 무언가가 내게 튀어왔다.


뭔가 움직였다고 싶은 순간 내 품에 안겨 이빨을 박아대는 지랄이.



" 지랄아! "



환자복의 앞섶이 순신간에 걸레처럼 변해버렸지만 그 딴 것 또한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지랄이를 따뜻하고 포근한 몸을 꼭 껴안았다.


녀석은 이빨을 갉아대는데 방해되는 것이 거추장스러웠는지 머리를 우겨넣어 내 품 속으로 더 파고들어 계속 가슴을 갉아대려고 애를 중이었다.


머리가 끼이다보니 녀석의 눈이 뒤를 당겨지며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변했다.


핏발이 선 눈으로 품에서 그렇게 버둥거리는 녀석과 내 가슴에서 바각거리며 들려오는 섬뜩한 뼈 긁는 소리는 그로테스크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뭔가 비어버린 듯 허전했던 가슴 속이 채워지는 충족감에 청승맞게 눈물마저 날 것 같았다.



" 옴마야! 어..언니! "



한이서가 질겁을 하며 카리아 뒤로 숨었다.




" 먹지도, 자지도 않았어. 뭔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듯 그저 웅크리고만 있었어. "



한이서의 호들갑을 가볍게 무시하며 카리아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 어? 어, 그랬을꺼야. 이 녀석 이빨을 갈아줄 수 있는게 나 뿐이거든. 욘석! 이제 그만해. 옷이 아주 그냥 엉망이됐네. "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지랄이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긁어주었다.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 내 손가락을 앞발로 덥썩 안더니, 입안 가득 쑤셔넣고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 몸은? "


카리아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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