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꼬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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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카츠
작품등록일 :
2024.08.12 17:59
최근연재일 :
2024.09.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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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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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DUMMY


" 안될껄? "


말을 끊어버리고 반말로 대꾸했다.



" 뭐? "


" 네 말대로 눈을 파내고, 혀를 뽑고, 심장을 찔러보라고. 하나도 겁 안나니까. 이 귀쟁이년아! "



지하철 안이라 시선이 나에게 몰렸다.


순간 움찔하기는 했지만, 그냥 모르는 척 눈을 내리 감았다.



속은 후련했다.


지 까짓게 어쩔껀데?


어차피 친화도 상승은 나가리가 된 판에 전화로 대거리도 못할 만큼 호구 병신은 아니었다.




집에 돌아와 디그들 밥을 챙겨주고, 바로 씻고 침대에 누웠다.


밥 생각도 없었다.


뭔가 애썼던 일이 허무하게 끝나버리자 기운이 쑥 빠지는 기분이었다.


그것이 더군다나 혹시나 인생을 바꿔줄지도 모를 기회라 여겼던 일이였기에.



나름 피곤했던 하루가 탓에 이내 잠이 들었다.




찍찍.



디그들의 소리에 설핏 잠에서 깨어났다.



' 아..이 새끼들은 밤 낮을 안가리고 그 짓을 한다니까..'



디그들의 엄청난 번식력의 원동력은 바로 왕성한 성욕이었다.


디그 커플은 정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만 서로 맞으면 그짓을 해대는 녀석들이었다.


그 덕에 저 두마리로도 한동안 쏠쏠한 생활비를 꾸릴 수 있었긴 하지만.



무시하고 다시 잠들려고 할 때,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계속 찍찍 거리며 열중해야 할 녀석들의 소리가 뚝 끊어진 것.


불길한 느낌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 헉!.. "


어둠 속에 서 있는 인영.


놀란 들이킨 숨을 내뱉기도 전에 목에 서늘한 뭔가가 닿았다.



" 입 닫아. 목이 따이기 싫으면. "



낮은 사내의 음성.


빈 말이 아니라는 듯 목에 닿은 칼날이 슬쩍 움직이자 목에서 따끔한 느낌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 뭐..뭐야..! 이게 뭐지? ..카리아가 손을 쓴건가? '



그것 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털어갈 것도 없는 반지하에 강도가 들리는 없을테고.


자신에게 이렇게 칼잡이를 보낼 만큼 원한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그녀 밖에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다.



' 썩을년..'


전화로 귀쟁이년이라고 욕 한번 했다고, 칼잡이를 보내다니.



" 묻는 말에 대답을 잘 해야 할거다. "


" ..예.."



" 어떻게 우리 정체를 알았지? "



' 우리?'


사내의 물음에 의문이 들었다가 금방 이해가 됐다.


이들은 은빛 달의 부족인가 하는 엘프들인 모양.



순간 이 자리에서 살아나갈 방도 하나가 떠올랐다.


내게 있는 유일한 능력은 테이밍.



지금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는 녀석이 은빛 달의 부족이라면 가능성이 있다.


내게 있는 칭호.


'은빛 달의 이끌림을 받은 자'.



칭호의 효과 덕분에 은빛 달의 부족 한정으로 페이버드 성공 확률이 80%였다!


일단 무슨 수가 있더라도 페이버드에 성공만 하면 된다.


그러면, 놈은 더 이상 내게 위협적인 행위가 불가능해지니 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다음 일은 그 후에 생각하면 그 뿐.



일단 놈의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었다.


또 놈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어낼 만한 꺼리도 있어야 했다.


페이버드 확률이 80%라 한들, 남은 20%의 확률로 페이버드에 실패할 수 있다.


그럼, 정말 이 자리에서 놈에게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일.


티끌만큼이라도 가능성을 올리기 위해서 놈이 내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보일 무언가가 있어야 했고, 다행히 내게는 그 수단이 있었다.



" 으..은빛 달께서.. 알려주셨습니다. "



사내의 움직임이 우뚝 멎었다.


역시 내게서 절대 들을 줄 몰랐던 '은빛 달'이란 단어를 들은 탓인 것이 분명했다.


순간 목에 겨눠져 압박하던 칼날이 느슨해지는 것을 느꼈다.



" 너..지금 뭐라고.."


순간 사내의 칼을 든 손에 내 손을 슬쩍 가져다댔다.


정말 가벼운 터치였다.


그것을 느낀 사내가 흠칫하며 단번에 목에 겨눈 칼에 힘을 주었다.



" 까불지마! 허튼 짓을 하면 죽여버리겠다! "


" 죄..죄송합니다. 너..너무 아파서.."



테이밍의 과정 중 첫 시작인 페이버드에 성공하려면 테이밍 대상과 나 사이에 뭔가 관계의 형성이 필요했다.


가령 마수의 경우에는 먹이를 준다든지, 쓰다듬어 준다든지 등의 행위를 통해서 호감, 관심 등을 이끌어내며 관계 형성을 만들어 내게되면, 그것이 바로 페이버드였다.



다만, 지능이 있는 개체의 경우에는 그 관계 형성을 실제로 해본적이 없었다.


카리아의 경우에서만 보자면, 뭔가 의도치 않았음에도 페이버드에 성공한 경험이 있기는 했지만, 그 과정이 명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관심을 끌만한 무언가를 꺼내서, 대상의 관심을 사고, 터치를 통해서 반응을 유도했다.


상대가 경계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 경계심 또한 나와의 관계성의 시작.


이제는 확률 싸움이었다.


비록 경계심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이 페이버드의 기점이 되겠지만, 80%의 확률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그리고..!




- 능동적인 수단으로 특수 개체의 페이버드(favored)에 성공하였습니다!


- 경험치 5,000,000 획득!



' 됐다! '



알림은 멈추지 않고 들려왔다.



-레벨 업! 직업 레벨 15에 도달하였습니다.


- 레벨업 보상포인트 5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 테이밍 스킬 숙련도가 60에 도달하였습니다.


▶ 테이밍 대상의 감정의 일부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 테이밍 관련 추가 스킬 '컨슘(Consume)'을 각성합니다.



※※ ※※ ※※



-스킬명: 컨슘(Consume)


-등급: 유니크


- 종류: 액티브(Aactive)


- 소모마력: 8


-효과: 친화력을 소모하여 테이밍 대상으로 부터 생명력을 흡수합니다.


- 설명: ▶ 테이밍 대상의 친화력을 소모시켜 대상의 생명력을 흡수합니다. 흡수한 생명력은 능력치로 변환 적용되며, 변환 정도는 친화력 정도와 대상의 능력치에 기인하여 결정됩니다.


《 친화력 100% 테이밍 완료 대상 기준, 변환율 40%. 친화력 100% 미만의 경우 변환율 5%에서, 친화력 10%마다 단계적으로 0.5%씩 변환율 하락. 》


▶ 컨슘 스킬이 적용되는 순간, 대상과의 친화력은 100 감소되며, 대상은 흡수된 생명력 만큼 생명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 ※※ ※※




사내가 흠칫 몸을 떨었다.


갑자기 나와 생겨난 유대감에 놀란 것이 분명했다.


일을 벌인 나 역시 그 기묘한 감정이 낯설고 놀라운데 전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대는 더욱 심할 것이었다.



" ..내게 무슨 짓을 한거지! "


사내가 한 걸음 물러나며 으르렁 거렸다.



놈이 으르렁거리던 칼춤을 추든, 페이버드에 성공한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 시끄러..새꺄. "




내가 몸을 일으키자 놈이 반응을 보이려다가 움찔하며 다시 한 걸음 물러났다.


공격의사가 다분히 보였음에도 무언가에 제지라도 당한 듯한 모습.


사내에게서 격렬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 테이밍 대상이 당신에게 적대감을 품습니다.


- 테이밍 대상의 친화도가 100 감소 합니다.


- 칭호 효과 '은빛 달의 이끌림'이 적용됩니다. 친화도 10으로 고정됩니다.


- 대상이 극도로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 테이밍 진행 중.




대상의 감정 상태가 알림으로 들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테이밍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하며 감정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하더니 대략 저런 식인 모양.



' 그래. 혼란스럽겠지. '



공격을 하려고 하는데, 마음 때문인지 몸이 거부하는 것인지 뜻대로 되지 않으니 오죽 혼란스러울까?


새로 생성된 스킬을 당장 사용했다.



" 컨슘! "



마력량 40에서 8이 빠져나가며, 스킬이 발동되었다.


사내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스멀거리며 빠져나와 내게 빨려들어왔다.


몸에 들어차는 이색적인 기운.



- 대상과의 친화력 10%. 변환율 0.5% 적용되어 능력치 포인트 1.49를 획득합니다.


- 테이밍 대상의 친화도가 100 감소 합니다.


- 칭호 효과 '은빛 달의 이끌림'이 적용됩니다. 친화도 10으로 고정됩니다.



'은빛 달의 이끌림' 칭호의 10% 친화도 고정은 그야말로 사기였다.


은빛 달 부족 한에 있어서는.



" 컨슘! "



다시 능력치 포인트가 1.49 더 들어왔다.



" 크흡.."



두 번의 컨슘의 효과 덕분에 빨린 생명력 탓인지 사내가 몸을 휘청거렸다.


현재 최대 마력량으로는 컨슘 스킬을 5번 쓸 수 있었고, 아직 세번이 더 남았다.



지체없이 스킬을 발동했다.



" 컨슘! "




저 놈이 나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놈을 테이밍해서 내게 종속시키는 것 또한 불가능이라 봐도 무방했다.


그렇다면 놈이 달아나지 못하게 무력화 시킨 다음 어떻게 해서든 정보를 캐내야 했다.



분명히 나를 노리고 왔고, 은빛 달의 부족의 일원은 결코 저 놈 하나만은 아닐 것.


정보를 캐내서 향후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내 안위를 지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려면 정보는 필수였다.



또, 어떻게 저 은색 달빛 부족이라는 놈들이 이렇게 버젓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지 캐낼 필요가 있었다.


내게 테이밍이 된다는 것은 놈들이 몬스터라는 뜻.


지능을 갖춘 몬스터들이 인간들 사이에 섞여 무언가를 꾸민다?



이건 헌터들의 입장에서도 허투루 여길 상황은 아닐 것이 분명했다.


그 정보를 헌터들에게 넘긴다면 자신이 안전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방편이 될 수도 있을 것도 같았다.


물론, 헌터들이 그 정보를 신뢰할지에 대해서는 차후에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겠지만.




컨슘 스킬 네 번에 사내는 바닥에 허물어져서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테이밍 대상을 희생시켜 빈사로 만들고, 얻은 능력치 포인트가 고작 '5.96' 이었다.



만약, 테이밍 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두고 따진다면 지극히 비효율적인 스킬이었다.


이것을 쓸 바에야 차라리 테이밍 완료 시켜서 내게 종속 시키는 편이 훨씬 나을 듯 싶을 정도였다.


능력치만 늘어난다고 전투 실력이 상승하는 것은 아닌데, 그 능력치 조금 얻자고 애써 테이밍 시킨 대상을 희생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칭호 효과 탓에 은빛 달부족에게는 친화력 고정 10%가 붙어있으니, 친화력 10% 한정에서 포인트를 대상이 죽을때까지 뽑아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 어이, 은빛 달부족 엘프, 이름이 뭐지? "


바닥에서 허우적 거리는 사내가 쥐고 있는 칼을 손쉽게 뺏어들며 물었다.



" ..개자식!.. 죽...죽여버리겠다! "



사내는 이를 악물며 소리를 씹어 뱉어냈다.


예상은 했다.


순순히 묻는말에 대답을 한다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놈에게서 뺏은 칼을 슬쩍 목에 가져다대었다.



" 이래도? "


" 크크크. 그래, 차라리 나를 죽여라! "



놈은 오히려 목을 더 가져다 대었다.


오히려 내가 흠칫 놀라 칼을 빼버렸지만 놈의 목이 칼에 살짝 베여 핏자국이 생겨났다.




- 테이밍 대상이 당신에게 적대감을 품습니다.


- 테이밍 대상의 친화도가 100 감소 합니다.


- 칭호 효과 '은빛 달의 이끌림'이 적용됩니다. 친화도 10으로 고정됩니다.


- 대상이 죽음에 초연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 테이밍 진행 중.




역시 이 방법은 아니었다.


위협한다고 들을 놈도 아니었고, 나는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도, 해본적도 없었다.


놈이 보는 앞에서 칼을 찝찝함과 함께 멀찌감치 던져버렸다.


그 모습에 놈이 살짝 의아한 듯 나를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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