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꼬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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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카츠
작품등록일 :
2024.08.12 17:59
최근연재일 :
2024.09.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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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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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DUMMY

" 나는 관리자다. "


" 관리자? "



" 쿡쿡. 원래는 알아서는 안되는 이름이지. 근데 벌레 넌, 들어버렸네? "


" ..."



" 결과 도출에 있어 마지막 하나만 남아있었다. 네 스킬. 그것에 대한 확인만 끝났었다면.."


" ...끝났었다면? "



" 쿡쿡..넌, 소거대상이었지. 벌레야. 시스템은 언제나 완벽해야하거든. "


" ...만약 평가가 합당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면? "



" 쿡쿡. 살고 싶다고 아무 소리나 지껄여서는 안되지. "


" 네가 지금까지 미적거리는 이유가 제대로 판단이 서지 않아서이지 않아? 내게 하루에 수백구씩 사체를 떠맡긴게 벌써 언제적 부터였지? "



놈의 대답에도 나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물었다.



" 벌레주제에 대가리를 굴리겠다? 그런데 어쩌지? 네 스킬에 대한 흥미가 확 떨어져 버려서 말이야. 네 스킬이 최대등급을 받는다고 해도, 어차피 너는 A등급은 절대 불가능해. 쿡쿡."


" 허세는.. 내가 따지지 않았다면 언제고 확인할 생각이었으면서? "



" 뭐, 틀린말은 아니었어. 아니, 맞아. 난, 완벽주의자라 확실한 것을 좋아하거든. 근데, 네 얼토당토 않은 추측이 우연찮게도 진실에 닿아버렸네? 이젠 평가가 중요한게 아니란다. 벌레야. 크크.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라고 했던가? "


" ..."



" 아는척 잘난척 더 지껄여보지? 재밌는데? "



놈이 히죽 웃어보인다.



" ...스킬은 능력자마다 하나가 아닌가? "


" 쿡쿡. 재밌네. 더 해봐. "



" 난 두개거든. "


" 큭큭큭..."



소리 죽여 웃는 놈을 힐끔쳐다보자 놈의 입꼬리가 움찔거리며 올라가고 있다.


놈은 재밋어 죽겠다는 것처럼 몸까지 들썩거린다.



" 테이밍과 도축. 이건 스킬 두개가 아닌가?내 판정기준에서 귀속 테임드(Tamed) 개체. 그건 아직 확인 못 했나보지? "


"..."



순간 딱딱하게 굳어가는 놈의 얼굴.



" 엄연하게 별개의 스킬은 분명하거든? 그럼 난 네가 말한 시스템 오류이긴 한데..테이밍의 일련의 과정 중의 하나라고 하면 스킬은 1개 이지. 자, 네 판단은? "


" ..."



" 관리자, 네 판단은? "



놈을 조롱하고자 함이 아니었다.


놈이 주절대는 것을 들어봤을 때, 이건 건드려서는 안되는, 내가 알아서는 안되는, 알고 싶지도 않은 뭔가가 분명해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이미 벌어져버렸기에 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 결과가 이것이었다.



이 한수가 통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다.


그래서 밝혀져서는 안되는 내 비밀까지 다 까발리면서 놈에게 승부수를 던졌다.



" ..."


" 대답해. "



묵묵부답인 관리자에게 대답을 종용했다.


놈이 흔들린 기미를 보인 이상, 계속 흔들어서 틈을..



" 닥쳐라. 벌레! "



쿠르릉.



공간이 흔들린다.


말 그대로 내 존재가 머무르는 공간자체가 놈의 의지에 출렁이고 있었다.


공간의 출렁임에 나를 가두었던 철창을 시작으로 일대의 모든 것이 바스라져 사라진다.


원래부터 없던 것처럼 그저 무로 돌아갈 뿐.




' 말도 안되는..'



관리자니 뭐니 하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이건 S급, 아니, S급의 할애비라고 한들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능력, 아니 권능이다.



절로 입이 다물어졌다.


함부로 한마디라도 잘못 지껄였다가는 승부수고 지랄이고 놈의 손짓 한번에 철창처럼 존재가 소멸 될 수 있었다!



" 관리자 권한 실행. 크리처(creature) 로딩. 대상 A급 랜덤. "



다시 한번 주변의 공간이 요동을 시작했다.


숨조차 제대로 쉬지못할 정도의 압박감이 전해져왔다.


예측하거나 상상할 수 없는 무언가가 일어나는 느낌.


두려움과 경외감이 혼란스럽게 심상을 이지러지게 만들고 있었다.




- 관리자 4인 승인 거부. 크리쳐 로딩 실패.


- 관리자 4인 의견 일치. 권한 남용에 대한 경고 조치. 경고 누적 3회로 일시 권한 박탈. 관리자 4인 이상 입회 하 의견 일치 시 권한 회복 가능.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기계음.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인지 꿈인지 착각인지 도무지 제대로 인지가 어렵다.



-빠드득.



다시 공간이 출렁거렸다.


명백한 분노, 대상을 모르는 원망, 적의.


그 속에 조용히 숨어있는 억울함, 열등감, 실망감.


그리고.. 외로움.



놈의 감정이 이 공간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과 동시에 머리 속에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닫힌 방.


뒤집어 쓴 이불 안으로 파고드는 웃고 떠들고 재잘거리는 소리.


함께 할 수 없는, 잊혀진 아니 무시받는 처지를 인지하는 순간 찾아오는 슬픔과 절망.


산산히 부서져나가는 기대.


그리고..외로움..



-찌르르르. 찌르르르.


홀로 갇힌 고요 속에 파문처럼 번져가는 울음소리.



...


유일한..위안.



기억의 파편들이 휙휙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때!



" 감히!!! "



...




- 특수 개체의 페이버드(favored: 테이밍 전의 대상의 호감을 이끌어 내어 테이밍 진행 상태에 들어가는 단계)에 성공하였습니다!


- 경험치 ... 《 시스템 오류 》!


- 특수개체 '관리자' 의 최초 테이밍 행위에 $%#$ 하며-!?!? !!#!^!$ 《 치명적 시스템 오류 》!, 업적 보상으로 ' - ' 칭호가 적용됩니다.



※※ ※※ ※※



-명칭: -


-등급: 《 치명적 시스템 오류 》


-효과: ▶ 《 치명적 시스템 오류 》


▶ - 친화도 고정 ??%





-설명: 《 치명적 시스템 오류! 》




※※ ※※ ※※




- 테이밍 스킬 숙련도가..!#@!% 《 치명적 시스템 오류! 》 발생.


- 테이밍 스킬이 lv @$@%#& 《 치명적 시스템 오류! 》 발생.


- 레벨업 보상포인트 @$%%#^ 《 치명적 시스템 오류! 》 발생.





**



" 부족장님, 딜리겐스 장로님께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흉수는..."


" ..흉수는?"


테나키스의 날카로운 음성이 말을 끊고 질문을 우겨넣었다.



".. 관리자(administrator) 들입니다.. "


" 그들이 어떻게 알고? "



" 죄송합니다만,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24층으로의 관리자가 파견되었고, 24층의 크랙은 폐쇄 처리 되었습니다. 그 곳을 지키고 계시던 딜리겐스님께서은 마지막까지 크랙을 노출하지 않기위해 움직이시다 미처 피하지 못하시고..."


" 현 시간부로 모든 크랙은 무기한 봉인토록 한다. 부족회에 알리고, 모든 활동자들에게 신속한 귀환 명령을 전하도록 해라. "



" 예. 부족장님! "


" 예정되었던 부족회의를 더 앞당긴다. 이번 관리자들의 습격 또한 긴급 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겠다. "



" 예! 알겠습니다. 허면.. 상타에 대한 감시는 어떻게 할까요?"


" ...제루나스는? "



" 아직 연락이 없습니다. "


".. 이니디아를 불러라. 그녀에게서 제루나스의 행방을 확인하고, 일처리를.. 독려토록 하라. "



" 예... 알겠습니다. "


" 부족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타에 대한 감시는 없다. 대신.."



" 하스틸러티(hostility)에 의뢰하여 상타에 대한 감시, 유사 시 신변을 확보를 요청하라. 비용은 그들이 원하는 만큼 제공하도록 하고. "


" 그..그럼 비용이 엄청 날 텐데.."



테나키스의 서늘한 시선이 닿자 말을 하던 엘프 사내가 급히 입을 닫았다.



" 부족의 배신자에 대한 처분은 가혹해야 한다. 그것이 부족의 규율과 체계를 유지하는 근간이다. 특히 이토록 혼란스러운 때일 수록 말이지. 알아들었나? 압세크? "


" 예. 부족장님. "



" 내가 이 자리에서 사라진다면 다음은 네가 될 것이다. 너는 지금처럼 내 곁에서 나를 지켜보며 배우고, 반성하고, 익혀라. 그것이 네 직분이니. 다만..너무 나약한 네 천성은 반드시 고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 부족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 예. 부족장님.."





**



『 - " 관리자 권한! 디버깅 개시. 소거 명령 시행! "


- 현재 관리자 권한이 박탈되었습니다. 프로세스 진행 불가!



- " 내가 직접 밟아 죽여주마! 죽어라 벌레!"


- 시트템 오류! 치명적 시스템 오류! 경고!



- " 뭐..뭐야?! " 』





...




꿈결마냥 의미없이 흘러가는 기억들.


' 음, 뭐지?..'




삐──익!



중환자실의 의료기기에서 다급한 알림음이 울렸다.



나도모르게 답답하게 얼굴을 가리던 호흡기를 떼어낸 듯했다.


익숙한 기시감.



어?!



후다다닥!


달려들어온 의사와 간호사와 눈이 딱 마주쳤다.



이 장면..기억 속에 분명히 있는 그 기억이다.



" 김유현씨! 의식이 듭니까?! "


" 보호자! 내 보호자로 등록된 사람이 누굽니까? "



" 예? "


죽다가 살아난 사람이 묻는 것치곤 엉뚱했는지 의사가 오히려 되묻는다.


하지만, 지금 나는 굉장히 진중하고 심각했다.



" 내 보호자를 찾는 겁니다. 내 보호자로 등록된 사람이 누굽니까? "


" 아, 일단 안정을 찾는 것 부터.."



의사가 내 정신 상태가 미심쩍었는지 우선 진정부터 시키려고 했지만 나는 단호하게 손을 뻗어 의사의 말을 막았다.



" 보호자 확인해주시고, 제 동의 하에 보호자를 불러주시지 않으면 진료는 거부합니다. "


" 아니, 이런.. 김간호사! "



잠시 당황하던 의사가 옆의 간호사에게 눈짓을 보내자 간호사가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 김유현씨. 여기는 중환자실이고,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곳입니다. 김유현씨에게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는 있으나, 저는 이곳 담당, 특히 김유현 환자의 주치의로서 현재 김유현씨의 상태를 확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다시 한번 숙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정 원치 않으시면 다른 병원을 연결해 드릴 수도 있으니 고려하심에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의사의 말투가 다소 경직되고 날카로워졌다.


당연한 일이다.


의사의 본업이 사람을 살리는 걸텐데, 특별한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진료를 거부하고 있으니 탐탁치 않을 수 밖에.


더군다나 중환자면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때 나갔던 간호사가 돌아왔다.


의사는 간호사를 확인하고는 말해주라는 제스쳐를 보였다.



" 김유현씨의 보호자는 한이서씨로 되어 있습니다. 저희 선생님이 김유현 환자께서 의식이 없는 동안 전담해서 치료해주셨던 주치의이세요.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김유현 환자분께서 협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간호사 역시 간곡하지만 잔뜩 경직된 어투.



그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이미 내 몸이 회복된 것을 알고 있고, 내 기억속의 사실들이 진실인지 꿈인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과의 접촉이 필요할 따름이었다.



" 보호자에게 제가 진료거부 중이라고 연락주시고, 최대한 빨리 와달라고 전해주세요. 진료는 아까 말씀드린대로 보호자가 오기 전까지는 원치 않습니다. "



곁에 있던 의사가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현재 진료 거부 상황이 김유현씨 의사로 결정된 것을 서명해주신다고 동의하신다면 저 또한 더 진료를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김간호사. 환자분께서 원하시는대로 해드리고, 대신 내가 말한 확인서는 꼭 챙겨주세요. 그럼. "



의사가 몸을 획 돌려 밖으로 나갔고, 곧 간호사 역시 별다른 말없이 몸을 획 돌려 나가버렸다.



띠띠띠.


반복적이라 듣기 거북한 기계음만이 병실을 소란스럽게 했다.




일단 상황이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자, 비로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 이 병실을 빠져나갔것에 대한 기억과 이 병동 의료진들이 참혹하게 도륙된 광경을 목격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야 그것이 관리자라는 놈의 수작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기는 했었지만..


이렇게 모든 것이 꿈처럼, 나의 착각처럼 꾸며질 수 있는 것일까?



정말 나는 꿈이라도 꾼 것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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