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꼬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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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카츠
작품등록일 :
2024.08.12 17:59
최근연재일 :
2024.09.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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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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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DUMMY

" 더러운 짓거리나 하지말고, 좀 쓸모 있는 일이나 하지? "



그 말을 끝으로 카리아가 문을 나섰고, 철문이 쾅하고 닫혔다.



' 더러운 짓? 시발, 내가 뭘 했다고? 가져다 준 만화책 좀 봤기로서니 어? 내가 그걸로 어? 어?..'



...휴지 좀 더 썻기로 서니..



" 썅! 뭘 할 거나 주고 그런 말을 하던가! 처 가둬놓고 뭘 하라고~! "



쪽팔림 70%, 찌림 20%, 억울함 10% 를 담아 철문을 걷어차며 소리를 빽 질렀다.



" 빌어먹을.."



팍 상한 기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씩씩 거리다 문든 손에 쥔 것에 시선이 돌아갔다.



그나저나..


이건 또 뭔데?



분명 알이었다.


왜 인줄은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확 와 닿는다.


손을 들어올려 눈 높이에 알을 가져왔다.



육안으로는 그저 예쁜 색으로 반짝거리는 돌덩어리 같았다.


이 안에서 생명체의 온기가 느껴진다는 것이 착각이라 생각이들만큼 그저 돌덩어리처럼 보였다.



" 넌..또 뭐니? "



**



" 헉!..."



새벽녁에 눈을 번쩍 떴다.



' 이런..설마..'



아래춤을 더듬으니 축축하다.



아..


현타가 왔다.


자괴감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워갔다.



' 나이 30 넘어 몽정이라니..시발..쪽팔려서..'



어기적거리며 화장실로 갔다.


샤워를 하며 일부러 생각을 지워냈다.


꿈 속의 일들이 계속 떠오르려고 했다.



아무래도 너무 오래 굶기는 한 듯 싶었다.



" 에이씨! "



쏟아지는 찬물에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냉기에 몸이 오들거릴 정도에야 비로서 팬티를 빨아들고 화장실을 나왔다.


팬티를 한쪽에 장만해둔 빨래 행거에 걸어놓고, 새로 옷을 갈아입은 다음 소파에 무너지듯 털썩 앉았다.



" 휴.."



찬물을 한참이나 맞은 탓에 잠이 싹 달아나버렸다.


그렇다고 이렇게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도 뭐했다.



베갯 속을 더듬었다.


카리아가 1주일 전에 주고 갔던 알을 찾는 것이었다.



카리아가 뭐 말해 준 것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 그저 옷 속에 넣어 품는 것이 다였다.


이 알이 뭔지를 알아야 부화 조건을 알 수 있을 텐데 아는 것도 없었을 뿐더러, 사실 안다고 해도 마땅한 부화 시설도 갖춰진게 없으니 그저 조금이라도 체온이 높은 곳에 품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거의 대다수라 할 만큼 알들의 부화 적정 온도가 상온 이상이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


귀찮기는 했지만, 카리아가 기껏 찾아와서 건네준게 아무짝에 쓸모없는 것은 아닐 것 같기도 하고, 헛되이 흘러만 가는 시간도 아까웠고, 마지막으로 카리아의 날선 일침에 켕기는 마음도 있어서 나름 정성을 들이는 중이었다.



" 어? "



그런데, 알이 없었다.


분명 샤워하러 가기 전에 넣어뒀는데, 아무리 뒤져도 알이 없다.



서둘러 출입구 근처로 가서 불을 켰다.


휑한 실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손을 가져다 대서 눈부심이 적응되자 소파로 다가가 베개를 뒤집었다.


알이 없었다.



" 이게..어떻게 된거지? "



발이 달린 것도 아니고, 만일 부화가 되었다고 해도 껍데기라도 있어야 할 텐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혹시 소파 틈으로 빠져버렸나 싶어 구석구석 훑어보는 그 때.





- 특수 개체의 페이버드(favored)에 성공하였습니다!


- 경험치 6,499,999 획득!


- 직업 '테이머' 레벨 23달성!


- 특수개체 '테레브로덴테스' 의 최초 테이밍 행위에 성공하며, 업적 보상으로 ' 이빨 연마자 ' 칭호가 적용됩니다.




※※ ※※ ※※



-명칭: 이빨 연마자


-등급: 스페셜(S)


-효과: ▶ 테레브로덴테스 이빨 방어확률 + 100% / 데미지 면역


▶ 테레브로덴테스 친화력 고정 20%





-설명: 【테레브로덴테스(뚫어내는 이빨)】는 한쌍의 은빛 나무와 금빛 나무를 위협하는 해악의 존재라고 알려진 청솔모 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약간의 오해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자라나는 앞니를 갈아내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테레브로덴테스는 은빛 나무와 금빛 나무의 생육에 있어 치명적인 '환상의 나비'의 유충을 잡아먹기 위해 나무에 구멍을 뚫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 은빛 나무와 황금 나무의 열매를 모조리 독차지하기는 하지만, 그 열매는 온전히 다시 뚫어낸 구멍에 보관하고 잊어버리기에 나무에게서 뺏는 것보다는 돌려주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해악이기보다 오히려 도움을 주는 존재입니다.



당신은 보호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한 사냥에 멸종 당한 테레브로텐테스의 마지막 개체를 깨워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앞니를 갈아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테레브로덴테스의 특성 상 그 앞니에 면역인 당신은 이빨 연마에 유일한 도움을 제공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테레브로테넨스는 친화력에 20% 고정치가 부여되어 호감도 하락으로 인한 테이밍 실패에 도달하지 않습니다.



※※ ※※ ※※




- 테이밍 스킬 숙련도가 상승하며 127에 도달하였습니다.


- 테이밍 스킬이 lv 2에 도달하였습니다.


▶ 더 높은 수준의 개체에 대한 테이밍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 레벨업 보상포인트 8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 아? "



알림음과 동시에 시선이 돌아갔다.


친숙한 유대감이 그곳에서 느껴졌기 때문.


냉장고였다.



천천히 다가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 안에서 샌드위치를 처먹고 있는 존재와 눈이 마주쳤다.


얼마나 처먹었는지 몸이 공처럼 굴러다닐 만큼 빵빵해져 있었다.




".. 너 이시끼! 난 뭘 먹으라고! "



그간 봤을 때, 한이서가 오기까지 아직 이틀은 남아 있었다.


지긋지긋한 샌드위치였지만, 그렇다고 이틀을 쫄쫄 굶을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이번에 가져다 준 샌드위치는 그간 주구장창 먹었던 에그감자 샌드위치가 아닌 햄치즈 샌드위치.


이걸로 바꾸기 위해 에그감자 샌드위치 덕후 한이서를 설득시키는데 얼마나 고생을 했었던가?



얼른 손을 뻗어 놈을 잡으려고 했다.



" 뀌뀍..뀍!"



놈이 앙칼지게 손을 물었다.



" 으! "


놀라서 손을 뺐지만, 아프지는 않았다.


그냥 손가락을 잘근거리는 느낌만 있을 뿐이었다.



놈은 내 손가락을 물고 대롱거리며 매달려서 계속 앞니로 손가락을 씹어대는 중이었다.


조그만한 놈이 제법 사나웠다.


손을 들어 열심히 애를 쓰는 녀석을 눈 높이로 올려다보았다.


꼬물거리는게 제법 귀엽기도 했다.



그때 녀석이 움직임을 딱 멈췄다.


뭔가 놀라기라도 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대로 멈춰 있었다.


내 손가락을 입안에 가득 담은 채로 였다.



" 또 뭔데? "



너무 움직임이 없어 슬쩍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무렵.


녀석이 다시 신나게 손가락을 씹어댔다.



- 테이밍 대상의 친화도가 20 증가 합니다.




빠각,빠각.



느낌은 그렇지 않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조금 거슬리기는 했다.


다른 손을 뻗어 녀석의 통통한 몸을 잡고, 손가락을 입에서 빼내려 했다.


무는 힘이 제법이라 빼내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녀석이 앞발을 버둥거리며 손가락을 놓지 않으려고 해서 더 그랬다.



" 야, 너 이거 안놓으면 앞으로 아예 금지다. 이빨이 네 녀석의 턱을 뚫어도 절대 안도와줄꺼야! "



마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흠칫 움직임이 멎었다.


놈이 천천히 입을 벌려, 손가락을 뱉어냈다.


녀석의 침이 손끝에 지익 딸려나왔다.



- 테이밍 대상이 아쉬움을 가집니다.



시스템 알림음으로 녀석의 감정이 전해져왔지만 지금 그걸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냉장고 안을 살폈다.


" 하..씨. "



쌓아두었던 샌드위치를 어느새 다 처먹어서 남은게 없었다.


더 기가막힌 것은 냉장고 문 아래에 큼직하게 뚫려 있는 구멍.


녀석이 이 안에서 음식 냄새를 맡고 뚫어놓은 것이 분명했다.


이틀을 물만 먹어야 하는데, 물도 미지근하게 먹게 생겼다.



" 너 이씨! "



팩 고개를 돌렸는데, 원흉은 어느새 소파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누워있었다.


뒷골이 슬슬 당겨왔다.





**



바각.바각.



잠결에 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빨이 가려운지 또 지랄이가 지랄하는 모양.



" 지랄아! 쫌! "



바각거리는 소리가 뚝 멎었다.


그냥 신경을 끄고, 다시 잠에 집중했다.


그때.



쿵.


소파 한쪽이 내려앉으며 몸이 소파에서 굴러떨어졌다.



" 악.."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아픔과 놀람에 잠이 확 달아났다.


잠깐 상황을 파악했다.


얼마나 갉아댔는지 소파의 한쪽 면이 아예 작살이 나 있었다.



" 야~! 너, 내가 다른거는 입대지 말라고 했지! "



후다닥!



뭔가가 날쌔게 한쪽으로 달려 사라진다.


저 새끼가 진짜!



지랄이랑 보낸지 하루.


그 사이 그나마 몇개 없던 가구가 아작이 났다.


냉장고 다음으로 제일 먼저 옷장이 작살났고, 그리고 지금 소파마저 반파였다.


다리 한쪽이 사라진 소파가 제구실을 못하고 처참하게 허물어져 있었다.



" 아악! 너 이 새끼 진짜!! "



가구 뿐인가?


입고 있는 옷도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있다.


모두 저 지랄이 새끼가 갉아댄 흔적.


저 새끼는 정말 시도 때도없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이빨을 갈아댔다.



놈에게 내 손가락, 발가락만, 그것도 시간 한정으로 알려줬지만 아직 테이밍이 완료되지 않은 녀석에게 제대로 전해질 턱이 없었다.


대신 놈은 눈치만 늘어서 내가 화를 낼 때면 벽에 뚫어 놓은 구멍으로 기어들어가 숨어 있다가 한 참이 지나서야 기어 나왔다.


구멍 앞에서 소리를 질러대봐야 내 목만 쉴 뿐.


구멍 안에서 태연히 웅크리고 자는 놈의 모습에 성질만 나빠졌기에 이제는 반쯤 포기한 상황이었다.




" 하..이거 당장 어디서 자냐고... "



벌써 하루를 꼼짝없이 굶은 상황에 이제는 잘 곳마저 마땅치 않았다.



' 빌어먹을! 괜히 테이밍을 해서는..'


당최 도움도 안되는 놈을 테이밍해가지고는 골치만 아파져왔다.



그때!


위이이잉!!



바깥에서 소란이 들려왔다.


위이이잉!! 쾅! 콰지직!



철문이 강제로 열리기라도 한 듯한 소리와 함께 무거운 발소리들이 들려왔다.


침입자!



심장이 마구잡이로 뛰기 시작했다.


결국 자신의 위치가 들켜버린 모양이었다.



곧, 철문에서도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이이이잉!!


철문이 흔들거리고, 바깥에서 안으로 톱날 같은 것이 들어왔다.


공구로 문의 잠금쇠를 잘라내는 것 같았다.



' 어..어떡하지!? 일단 챙길 것부터.. '



" 지랄아! 이리와! "


다급한 목소리를 인지했는지, 지랄이가 도도독 달려와 어깨 위로 냉큼 올라갔다.


철문은 금방이라도 열릴 듯 흔들거렸다.


그때마다 같이 심장이 벌컥였다.


사실 지금은 도망갈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완전히 갇혀버린 꼴.


어떻게 뚫고 나갈지 암담할 뿐이지만, 그저 곱게 나 죽여주세요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를 썼다.



' 맞다! 포인트! '


지금까지 모은 포인트 '28.96'이 있었다.


다급한 지금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것이라면 뭐라도 해야할 판.


체력과 힘, 민첩, 지능, 마능에 5씩 골고루 분배하고, 나머지는 3.96포인트는 모조리 마능에 찍었다.



그렇게 포인트 분배를 마쳤을 때!




쾅!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큰 소음과 함께 문이 절반쯤 뜯겨나갔다.



" 시..시바! "


너무 놀라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문 밖으로 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들이 얼핏 보였다.


하나같이 덩치가 크고, 힘 좀 쓰게 생긴 모습들이었다.


그런데 정작 그 정장 사내들이 굉장히 다급해하는 것 같아 보였다.



' 뭐지? 왜? '




" 막아! "



쾅!



" 으악! "



퍼억!



" 크헉.."



' 누군가 왔다! '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내쉬어졌다.



" 이 씨발! 넌 뭐야! "



부우웅~!


문틈 사이로 사내의 몸이 붕떠서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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