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꼬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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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카츠
작품등록일 :
2024.08.12 17:59
최근연재일 :
2024.09.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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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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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UMMY

느려지는 세상 속에 문 밖으로 튀어나오는 인원 둘이 보였다.


그들의 손에 들린 서늘한 단검까지.



' 목표가 카리아였구나! 카리아를 구해야해!..'



막 한발을 내딛는다고 느낄 때!



어!?



느린 흐름 속에서도 잠깐 시선을 카리아에게 주었다 돌렸을 뿐인데, 어느샌가 나타나 내 목을 노리며 서서히 다가오는 단검 하나가 비로서 눈에 들어왔다.


나와 엇갈려 지나치던 여자에게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남자의 손에 쥐인 단검!




인지는 분명하게 된다.


그런데, 도저히 몸이 움직여 지지 않는다.


압박감에 그저 딱딱하게 굳어버린 현재 상태로 저 단검의 경로에서 내 목을 지켜낼 어떤 방법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시발! '



눈을 질끈 감을 수 밖에 없었다.


뿌려지는 핏물!


덜렁거리는 나의 목!


머리속에 끔찍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 어? '


나도 모르게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마자 코 앞에 나타난 낯선 인영.


뭐야? 날아오던 단검은?



쿠당탕탕!



" 끄윽..."


못을 짓누르던 압박감이 사라졌다.


대신 온몸이 부서질 듯한 통증이 머리 속을 온통 뒤흔들었다.


정신이 가물거릴 정도..



상황이 전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일단 죽을 만큼 아프지만, 목숨은 붙어 있는 듯 하고..


' 카리아는? '



흐릿해지는 내 시선이 급히 카리아 부터 찾았다.


신기하게도 눈을 부릅뜬 카리아의 모습이 시야에 딱 들어왔다.



' 아, 무사하구나..'



다음은 복도의 커플.


간신히 시야를 돌리자 허망한 표정으로 단검을 든 자세 그대로 서 있는 남성이 보인다.


남자가 휘두른 단검의 속도보다 빠르게, 내 인지의 영역보다 빠르게 순간적인 이동이 발현되었던 모양.



안도감 때문일까?


그제서야 의식을 부여잡고 있는 의지가 급격하게 약해져갔다.



" 너! "



카리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뭔가 악에 받친 소리같기도 하고..



" 죽으면.. #$$@! "



' 죽으면? '


죽는다고? 내가?



의문은 곧 점차 흐릿해지는 의식속에서 사라져갔다.


죽음이라는 것 자체가 그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생각보다는 편안했다.


크게 원망도 후회도, 미련도 들지 않았다.



뭐..꼭 꼽자면 지랄이 이빨을 갈아줄 사람이 없게 된다는 약간의 안타까움 정도?


죽음이 이 정로 평안하다면 썩 나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 때!



알람음이 들려왔다.



- 고유 직업스킬을 이용한 최초 헌팅 성공!


- 【테이밍시스템】의 요청에 의거, 대상 김유현, 【헌팅 각성 시스템】 재적용 여부 승인 평가 중..




- 테이밍 시스템 요청 적합 판정, 적합성 평가 재진행 중.




- 헌팅 각성 평과 결과 항목 '전투 재능' 등급 F ⇒ 직업 성장치 및 특수성 보정 적용, 재 평가 등급 A


- 헌팅 각성 평과 결과 항목 '신체 적합성' 등급 F ⇒ 재 평가 등급 S


- 헌팅 각성 평가 결과 항목 '항거 의지' 등급 F ⇒ 직업 특수성 보정 적용 (테이밍 대상 보호 의지 인정), 재 평가등급 B


*

*


- 귀속 테임드(Tamed) 개체, '테레브로덴테스' 가중치 평가 등급 S-.


*

*



- 결과 판정: 등급 A / 직업 에빌비스트 브리더



- 직업 스킬 【도축 (Butchery) 】 각성합니다.


- 각성 스킬 기준에 맞춰 육체 최적화 진행 중.



...




온 세상이 점점 검게 변해갔다.



...





**



카리아는 유리 창 넘어로 중환자 실의 침상에 누워있는 김유현을 바라 보고 있었다.


목을 비롯해 전신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인공적인 호흡을 돕기위해 호흡기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의사의 말로는 현재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했다.


갈비뼈 8개 골절, 외상성 척추 손상이 심해서 의식을 차린 다고 해도, 향후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고도 했다.



자신을 노린 은빛 달 부족 소속 그림자 전사에게 대책없이 달려들었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눈 깜박하는 사이 나타나 같이 죽자는 식으로 그림자 전사를 온몸으로 들이받고 허물어지던 모습.


처음보는 그 놀라운 속도의 움직임보다 그의 그 예상밖의 선택이 더 놀라웠다.



덕분에 가장 위협적이었던 심장을 노리던 그림자 전사의 단검을 피할 수 있었고, 또 다른 습격자의 공격이 미세하게 한 템포 느려진 사이 제루나스가 개입하면서 이어진 습격

의 위협 역시 간신히 피해낼 수 있었기는 했다.


그런데..


' 어리석은...'



시야에 담겨오는 그의 위태로운 모습이 자꾸만 입술을 잘근 거리게 만들었다.


사라져버린 축복이, 잃어버린 힘에 대한 아쉬움이 오랜 세월 속에 바래진 기억 속에서 다시금 꿈틀거리고 있었다.



"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그녀의 상념을 뚫고 뒤에선 제루나스가 물었다.


제루나스가 뭘 묻는지는 알고 있다.



동원된 그림자 전사만 4명.


만약 제루나스가 없었다면, 자신 역시 무사하지는 못했을 것이었다.


목표는 김유현과 자신 모두.


부족장의 결정이 자신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무서울 정도로 단호했다.



" ..뭘? "



최대한 담담히, 그리고 침착하게 낸 목소리였다.


달리 바뀔 것이 없다는 우회적인 대답이기도 했다.


시선은 여전히 유리창 너머에 머물러 있는 채 였다.



" 제가 카리아님쪽으로 전향한 것을 부족장님이 알게 되었으니 또 다른 준비를 하겠지요. 이제 매순간 그림자들의 습격을 걱정해야 할 겁니다. "


" 그렇겠지. "



" 그렇게 간단한 상황이 아닙니다. 습격했었던 그림자들 네 명. 그들은 부족장님이 직접 키운 '달의 장막' 소속의 그림자들이 분명합니다. 카리아님을 공격하는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으니까요.


문제는 달의 장막 소속의 그림자들을 이끄는 특급 전사들의 수장이 바로 움브라입니다. 그가 만약 나선다면..."



" 그만. 나도 알고 있어. "




" 외부활동을 완전히 접고, 몸을 피하시는 것이 어떠십니까? "


" 안돼. 다음 주 부터 활동 스케쥴이 잡혀 있어. "



" 카리아님! 현재 상황은 카리아님의 위장신분 활동이 먼저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셔서는 안됩니다! "


" 쉽게 보는게 아니야.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지. "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


" 돈.. 돈이 필요해. 아니, 마정석이 필요해. "



" 부족하지만 제가 필요하신 만큼 지원을..."


" 일년에 최상급 마정석 20개 이상. "



" ..."



제루나스의 표정이 굳었다.


최상급 마정석 20개..금액으로 따져도 최소 2000억 이상의 거금이다.


아니 그 금액으로도 쉽게 구할 수 없을 만큼 귀한 것이다.



" 무엇때문이십니까? "


" 아렐리아.."



" 네? "


" 은빛 달의 신전을 찾았다. 그곳에서 아렐리아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포탈을 찾았어. 그 포탈을 유지하려면 그만큼의 마정석이 필요해.."



제루나스의 표정이 더 굳어졌다.



" 이미 멸망한 것이나 다름없는 그곳을 아직도 잊지 못하신 것입니까? 그곳으로 갈 수 있는 포탈이 있다고 해서.."



카리아가 시선을 돌려 제루나스를 마주 보았다.


진지한 눈빛, 그 속에 감춰져 있는 깊은 슬픔에 제루나스는 터뜨리려던 울분이 순간 강제로 억눌러야 했다.



" 돌아갈 수 없는 것은 알아. 또, 아렐리아..나의, 우리의 고향은 ..그래..잊을 수 있어. 그래야 하니까. 하지만. "


" ..."



" 그곳에 있는 남겨진 자들..그들을 잊을 수는 없지. 그래서도 안되는 거고. 특히 그들이 살아남아 있다면 더욱! "


" ... "



" 남겨진 자들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아시잖습니까! 그곳은 이미.."


" 아니야. 있어. "



카리아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였다.


잎끝이 살짝 시든 이파리 한장.



" 아르겐티우스의 잎이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 일족이 아니라면 이 잎을 시들지 않게 유지할 수도 없지. 그리고 이 잎은 포탈 너머와 공명하고 있었어. 그곳에..우리 일족이 아직 머무르고 있다는 뜻이야. "


" ..아닐 수도..아니! 아닙니다. 그저 아르겐티우스의 다른 잔재들과 공명한 것을 착각하신 것.."



" 부족장과 같은 소리를 하네. 정말 아닐까? "


" ..."



" 제루나스. 아르겐티우스의 잎이야.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


" ..."




카리아와 제루나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그저 흘러갔다.


카리아가 다시 몸을 돌려 유리창 안을 바라 보며 말했다.



" 너를 납득시키려는 게 아니야. 내가 해야 할일을 그저 말해준 것일 뿐이고. "


" ..."



" 성공하지 못해도 상관없어. 부족장의 손에 죽는다고 해도 후회없고. 그저..난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야. "




...




**



- 각성 스킬 기준에 맞춰 육체 최적화 진행 중..


- 99%.


*

*


- 99.8 %


*

*



- 100% 육체 최적화 완료!



파앗!





삐──익!



중환자실의 의료기기에서 다급한 알림음이 울렸다.



후다다닥!



침상 위에서 답답하게 얼굴을 가리던 호흡기를 떼어내자 들려오는 알림음에 정신 사나워진 내가 소리를 끄려고 허둥거릴 때, 달려들어온 의사와 간호사와 눈이 딱 마주쳤다.



" 아.., 이게 왜 소리가 이렇게 큰지...하하.."


" 김유현 환자, 괜찮습니까? 지금보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은데..? "



의사로 보이는 젊은 사내의 말에 내가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이며 말했다.



" 아, 그러게 다 나은 것 같은데요? 움직이는데도 문제 없고. "


" 이리 잠시 누워보시죠. 확인해봐야 할 것 같으니. 김간호사, 검사실에 연락 취하고, 보호자분께도 연락 함께 취하도록 해요. 김유현 환자 의식을 회복했다고 말이죠. "


" 예. 선생님. "



간호사가 밖으로 나가고, 침대에 다시 누운 내 몸을 이리저리 의사가 눌러보며 아픈지 물었다.


전혀 아픈 곳은 없었다.


아프기는 커녕 온 몸에 힘이 넘쳐서 문제였다.



" 혹시 모르니, 다시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고, 기타 다른 검사들도 해보는 것으로 하죠. 갑작스럽게 상태가 호전되어 보이기는한데, 또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요. "


" 아..굳이 검사는 안해도 될 것 같은데.."



나는 괜히 찜찜해져서 대답했다.


몸이 나은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


모호했던 의식 속에서 들었던 알림음으로, 이른바 사람들이 '능력자 각성'이라 부르는 현상이 내게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내가 이미 각성을 한 번 경험한 적이 있는 능력자라는 것.


물론, 전투능력이 없는 기능인으로 각성하기는 했지만 어쨋든 각성은 각성이었다.



각성자가 다시 한 번 재각성을 이뤘다는 소리를 단 한 차례로 들어보지 못했으니, 이것이 괜히 알려져서는 내가 곤란해진다.


내 경우는 아주 특수한 경우이니까.




" 저, 그 보다 제 보호자와 먼저 연락을 할 수 있게 해주시겠어요? "


" 김유현씨가 깨어났다는 것은 이미 간호사가 연락을 할 것이니까, 크게 염려하지 마시고 일단 검사를.."



- 헌터 관리 시스템 '오버시어'에 접속 할 수 있습니다. 접속하시겠습니까?



" 아니! 아, 아니 그게 아니라.. "



뇌리 속으로 들려오는 알림.


그리고 시야 앞에서 깜빡거리며 접속 대기 중이라 표시된 화면에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소리를 내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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