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꼬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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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카츠
작품등록일 :
2024.08.12 17:59
최근연재일 :
2024.09.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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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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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DUMMY

의사 선생이 오해를 한 모양인지 눈꼬리가 살짝 찌푸려질 때, 내가 먼저 이야기 했다.



" 검사는 일단 제 보호자와 연락 후 결정하겠습니다. 그러니, 일단 연락부터 해주시길 부탁드릴께요. "


" 흠..뭐, 환자분께서 그렇게 고집을 부리시니 일단은....$%#$#@ "



의사의 뒷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이미 내 신경은 아예 다른 곳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 대상자 '오버시어' 접속 거부로 1차 접속 연기 진행. 24시간 후 재 접속 예정. 시스템 오버시어에 접속하지 않으면, 헌터 등급 판정이 어렵습니다.


- 대상자 자의로 접속 시스템 2회 거부 이후에는 강제 접속 진행되며, 특별한 사유없는 거부권 행사에 따른 페널티 처분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 이런 씨..이런 것도 있었어? "



헌터들이 각성을 하게되면 '오버시어'라는 것에 접속되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이렇게 되면, 각성 사실을 숨기기도 어렵게 되버린 상황.


가능하면 각성 사실을 숨기고 싶었던 내 입장에서는 난처 할 뿐이다.



" 김유현 환자분, 보호자분이 곧 병원으로 오신다고 했으니까, 우선 잠시 대기해주시구요. 일단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드릴테니 그곳에서 기다려주세요. "


" 아..예. "



다가온 간호사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니, 이미 의사는 사라져 있었다.





**



" 네가 왜 내 보호자야? "


" 내가 왜 네 보호자지? "



여유 병실이 없다며 1인실로 옮겨졌는데, 그 병실로 제루나스 놈이 찾아왔다.


놈은 지가 지발로 찾아와놓고 나의 물음에 개 소리를 하고 있었다.



" ..병원에서 네게 연락을 했냐? "


" 그럼 왜 왔을꺼라 생각하나? "



" 음..그래. 그럼, 꺼져. "


" 큭큭..나 섬광의 제루나스에게 그렇게 지껄이고 살아있는 놈은 네가 처음일꺼다. "



" 씨발, 보호자가 아니라고 오지말지! 하등 도움도 안되는 네가 와서 뭘 어쩌라고! "


" 나도 원해서 온 것 아니니, 그만 칭얼대지? "



" ..휴..야, 일단 나 퇴원해야 될 것 같으니 수속 좀 밟아줘. 여기까지 왔으니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


" 음..글쎄. 의사가 네 정신이 살짝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해서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던데? "



말은 저따구로 하지만 먼저 내 전담 의사까지 만나고 온 것 같았다.



" 시끄러. 사정이 있으니 일단 여기서 나가야 돼. "


" 뭔 사정? "



" 야!...휴, 됐고.. 카리아와 전화 좀 하게 해줘. "


" 카리아님을 그렇게 부르지 마라. "



하..


하필 이 새끼가 찾아와서는..


속이 확 뒤집어진다.



" 가라. 내가 알아서 하께. 제발 그냥 가주라.. "


" 헛소리 말고 일어나라. 더 이상 시덥잖은 대화가 지겨워지는군. "



" 가라니까! "


" 일어나라고 했다. "



제루나스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는다.


지맘대로 태도를 바꿔서 지랄을 해대는 저 새끼의 저 눈빛..


당장이라도 면상을 날려버리고 싶지만..


솔직히 쫄린다.


저 눈빛은 야수, 아니 마수의 눈빛이다.



" 젠장! "


침대에서 일어나 섰다.


그것을 본 제루나스는 병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 뒤를 따라 밖으로 나서자 훅 하고 피냄새가 닥쳐들었다.



" 뭐..뭐야! "



병실 앞 복도에 피를 줄줄 흘리는 시체들이 쓰러져 있다.


이전 카리아의 습격 때 경험한 바 있었던 무장한 인원들의 복장과 비슷해보였다.



" 병신처럼 네 행적을 유출하니 이런 일이 생기는거다. "


" 뭐? "



제루나스는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앞으로 걸어나갔다.


놈과 거리가 떨어지자 내가 놈의 뒤에 바짝 따라붙었다.



" 저들이 누군데? "


" 벌레. "



우뚝.


병실 앞 복도를 지나 병동 세션 앞에 이르러서 내 발걸음이 완전히 뚝 멎었다.



제루나스의 '벌레'라는 소리가 거슬리긴 했지만..


그것 때문은 아니었다.



병동 세션에 시체가 가득했기 때문..


시체들은 간호사, 병동 시큐리티들, 의사, 일부는 환자같아 보였다.


무참한 학살극의 현장이었다.



" 이..이게..도대체..? "



걸어가던 제루나스가 힐끔 뒤를 돌아본다.


녀석의 무심한 눈빛.


그리고 입가에 맺힌 조소.



녀석은 내 물음에 대답없이 그저 차가운 눈빛을 그저 마주쳐 올 뿐이었다.



뿌드득.


이가 갈린다.



' 개새끼가..'



제루나스가 몸을 완전히 내쪽으로 돌렸다.


그가 품에 손을 집어넣어 무언가를 꺼내 내쪽으로 휙 던졌다.



날아오는 것을 휙 낚아채고 보니, 단검이었다.


검집 째로 던져 준 단검.



제루나스의 입술이 비틀리며 다시 묘한 비웃음을 지어보인다.



" 감히 내게 적의를 보이고도 살고 싶다면, 내 손에 죽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것을 증명부터 해라. 벌레야..카리아님의 보호만을 믿고 설치지 말고. "


어느샌가 제루나스 어깨 너머로 일련의 가면을 쓴 인물들이 귀신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 아..'


놈들이 뒤집어 쓰고있는 핏물로 볼 때, 세션의 학살극의 주범은 바로 저놈들이었던 듯 했다.


벌레라며 경멸을 숨기지 않는 제루나스 미친 놈이 저지른 짓이 아닐까 하는 오해가 사라졌다.


우습게도 다행스럽다는 왠지 모를 안도도 함께 찾아왔다.


그 기분나쁜 감정을 억지로 밀어내며 곳곳에 피를 흘리고 죽어있는 사람들에게 내 시선이 닿았다.



평생 살면서 한 번도 내가 정의감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


저 죽은 사람들에게 연민은 들지만, 복수심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릉.


단검이 뽑혔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게다가 제루나스 새끼가 시도때도 없이 지껄이는 벌레라는 멸시 또한 단검을 빼들게 만드는데 한 몫을 한 것 같기도 했다.



자기는 얼마나 대단하다고?


아무리 잘난 척 해봐야 마수 주제에..


내게 테이밍이나 당하는 마수 주제에 뭐가 그리 대단해서!



제루나스의 손에 들린 단검이 순간 움직인다.


번쩍하는 느낌과 함께 놈의 뒤에서 달려들던 두 인영이 허물어졌다.



제루나스의 눈은 똑바로 내게 고정되어 있었다.


한 번 보란듯이 으스대는 꼴이다.



짜증난다.


저 권태로움.


저 여유로움.



놈들의 터무니없는 살인행각에 대한에 분노에 더해 제루나스 새끼의 태도 때문에 열불이 터져서인지, 평소라면 기겁했을 습격이 그저 담담하게 느껴진다.


의사 선생의 말처럼 정말 정신에 문제라도 생긴걸까?


아니면, 재각성이라는 예상외의 능력 상승에 따른 자신감 때문일까?



제루나스의 보기싫은 면상 너머로 그에게 일제히 달려드는 인영들이 눈에 박혀들었다.


증명?..


내가 왜 너 따위 마수에게 증명을 해야하지?



그리고, 저것들은 또 뭔데?!


왜 나한테 지랄인데? 왜 못잡아먹어서 지랄이냐고!



휘릭!


제루나스가 단검을 역수로 바꿔 쥐었다.


그의 몸이 유려하게 움직이며 깔끔한 선하나를 허공에 만들어냈다.



그 선에 닿은 일련의 인영들이 우수수 무너져갔다.


그 때와 같이해서 다시 매섭게 달려드는 인영들.



나도 모르게 손에들린 단검에 힘이 들어갔다.



' 도축.'



※※ ※※ ※※



-스킬명: 도축 (Butchery)


-등급: 등급 외 《 규정 시스템 내 스킬이 아님 / 판정불가 》


- 종류: 액티브(Aactive)


- 소모마력: 대상에 따라, 진행 과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동


-효과: 대상 마수의 도살 과정을 진행 합니다.


- 부가효과: 《 규정 시스템 내 스킬이 아님 / 상세 효과 판정 불가 》


▶ 도살 (Slaughtering): 대상을 일격에 죽이는 작업 입니다. 실패 시 대상은 스터닝 상태에 들어갑니다.


▶ 방혈 (exsanguinate): 대상의 피를 빼는 작업 입니다. 성공 시 출혈 상태가 발생합니다.


▶ 박피 (skinning): 대상의 가죽을 벗기는 작업입니다. 성공 시 방어력 감소 상태가 적용됩니다.


▶ 발골 (boning): 대상의 뼈를 분리해내는 작업입니다. 성공 시 관통피해가 증가합니다.


▶ 정형 (splitting): 대상을 부위별로 해체하는 작업입니다. 성공 시 절단피해가 증가합니다.



※※ ※※ ※※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무언가 묘한 느낌이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지금이라면 뭐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솟아오른다.



' 오냐..개새끼들아.. 보여주께! '



하나의 스킬을 더 발동했다.


" 신속기동. "



시야 내 모든 것이 느려지며, 나만 다른 세상 속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착각!


순간 코 앞에 특이한 가면을 쓰고 있는 네 인영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 앞으로 수많은 붉은 실선 또한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현상에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지만, 그저 단검을 움직여갔다.


우연인지 내가 그리는 단검의 궤도가 그 많은 붉은 선들이 정확히 일치했다.



파파파파파팟!!



- 도살(Slaughtering)에 성공합니다!


- 도살(Slaughtering)에 실패했습니다! 대상이 스터닝(stunning) 상태에 들어갑니다. / 방혈(exsanguinate) 성공! 출혈 상태 발생!


- 도살(Slaughtering)에 실패했습니다! 대상이 스터닝(stunning) 상태에 들어갑니다. / 스터닝 상태 해제! / 발골 (boning) 성공!


- 도살(Slaughtering)에 실패했습니다! 대상이 스터닝(stunning) 상태에 들어갑니다. / 방혈(exsanguinate) 성공! 출혈 상태 발생! / 박피(skinning) 성공! 방어력 감소!




- 마수 도살에 성공합니다. 경험치 획득 20,000.


- 에빌비스트 브리더의 직업 효과로, 타겟 마수들이 공포감을 느낍니다. 테이밍 확률 상승합니다.





어..


온 몸에 힘이 쭉 빠져나간다.



휘청.


두 다리로 바닥을 딛고 있기가 힘들어 그대로 바닥에 무너졌다.


바닥에 널부러진 채로 전신을 부들거리며 떨어야 했다.


내 의도가 아니라, 온 몸의 근육이 과부하에 못이겨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미친..'



스킬 한번에 온 몸의 기운이 쏙 빠져나갔고, 몸이 견디지 못해서 심각한 후유증이 찾아왔다.


스킬 사용 후 바로 그로기 상태..


이건 자살 스킬이나 다름없었다.



위험하다.


네 놈 중에 죽은 놈은 한 놈.


세 놈이나 아직 남아있다.



몸을 피해야 하는데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괜한 호승심에 천둥벌거숭이마냥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든 스스로를 비로서 명확히 직시할 수 있었다.


어리석고, 무모했다.


휴..



콰직! 콰직! 콰직!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섬뜩한 파육음!



뚜벅뚜벅.



소리는 들리는데 꼼짝할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그때 누군가 내 목덜미를 잡아채서 들어올렸다.


입고 있던 환자복의 단추가 후드득 뜯겨나갔지만, 용케도 완전히 찢어지지는 않았다.


뒷덜미가 잡힌 채 제루나스와 강제로 눈을 마주해야만 했다.



" 너!.. 뭘.. 한거냐? "


" ..."



할 말이 없다.


나도 뭐했는지 모르겠으니까.


뭐에 홀리기라도 했는지..



" 뭘 한거냐고?! "



제루나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아! 씨발! 깜짝이야! 개새끼가 왜 소리를 지르고 지랄이야.. '



찾아온 무기력감에 안그래도 죽겠는데, 놈이 코 앞에서 으르렁 거리자 쫄릴 수 밖에 없었다.


아까의 그 호기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 뭐..뭘? "



제루나스가 마치 보여주겠다는 듯 팔을 돌려 바닥에 죽어 널부러진 시체 네 구를 향해 내 몸을 돌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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