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꼬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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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카츠
작품등록일 :
2024.08.12 17:59
최근연재일 :
2024.09.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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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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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DUMMY

' 그래. 머..먹어! 배고프잖니..먹으라고! '



이곳 E급 던전에 처박힌지 8시간 48분.


이제 지겹다.


제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맨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저 이브라는 몬스터 축에도 못드는 마수, 그 마수 중에서도 최하급 개체로, 흰색 사막여우처럼 생긴 녀석이었다.


게이트 안에 있기에 마수취급을 받을 뿐, 그저 곤충이나 쥐과를 잡아먹는 동물군이라서 위험성이 없는데다가, 생긴 것이 귀엽고 애교가 많아서 관상용으로 인기가 엄청 올라가고 있는 종이었다.


저 녀석을 포획해서 팔면 마리당 200만원은 받을 수 있는 귀한 몸이었다.



하지만, 난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 생각이었다.


이브라 암컷과 수컷을 각각 잡아 키워서 짝짓기를 시키고, 그 새끼를 팔아서 돈을 버는 방식.


그 과정이 오래걸리고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야생성 때문에 관상용일 뿐인 이브라를 애완용으로 탈바꿈이 가능하기에 몇배의 이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나의 능력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 테이밍 』



내 능력이자 스킬.


별것도 없다.


대상 개체에 마스터로서의 친화력과 교감을 올리는 기술. 그게 전부였다.



야생의 이브라를 포획해서 교배까지 성공시킨다고 하더라도, 나와 같은 특수 기능인이 아니면 새끼가 인간을 따르게 만드는 일은 불가능한 시도였다.


그래서, 이 일이 내 밥벌이가 되는 것이고.




스킬을 각성하게 되었다고 모두 헌터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나는 각성은 했지만, 공격 능력이 전무해서 헌터로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저 '능력 각성 기능인'의 범주로 들어가게 되었다.


만약 내 테이밍 기술이 높은 수준의 마수들까지 테이밍이 가능했다면 또 몰랐다.


하지만, 나의 테이밍 기술이 가능한 대상은 내 마력 수준 이상의 대상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내 측정된 마력수준은 8.


어지간한 마수들의 새끼들조차 20이 넘어가는 상황에 비하자면 처참한 수준이었다.




이브라의 포획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워낙 조심성이 많은 녀석이라 결국 9시간에 달하는 기다림에도 녀석은 먹이를 넣어둔 포획우리에 접근하지 않았다.


근처만을 서성거리더니 사라져버린 녀석.


어쩔 수 없이 게이트를 벗어나야 했다.





**


성수동의 한 삽겹살 집.


낡은 시설과 좁은 매장이지만,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나름 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고기품질, 특히 주인 할머니 특제 된장찌개는 명품급이라 6년째 단골집이었다.


이왕이면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나만의 맛집이었으나, 요즘 아름아름 알려진 모양인지 손님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 왔어? "



푸근한 할머니의 반김에 오늘 목표였던 이브라를 허탕치고, 괜히 게이트 입장비 300만원만 날려버린 답답함이 조금은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 오늘 손님이 많네요. 그냥 가야할까봐요. "


" 흰소리하지말고, 저기 테이블에 물이랑 쌈채소나 가져다 줘. 지금 찌개 주문이 밀렸으니까 좀 거들어. 곧 저 테이블 다 먹어가니까, 거기서 먹고 가고. "



주인 할머니는 휭하니 주방으로 들어가버렸다.



" 아.. 그러니까 물이든 쌈야채든 요즘은 셀프로 다 하게 하고, 주문도 테이블마다 키오스크로 하면 편하다니까요! "


" 시끄러! 이놈아. 그럴 돈이 어딨어? 빨리 안 움직여? 손님 기다리시잖아! "



주인 할머니의 뒷모습에 불퉁하게 투정부려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서두르라는 독촉이었다.



" 아씨...나도 손님이라고요. "



따라 주방으로 들어가 손을 씻고, 한쪽에 비치된 채소바구니에서 익숙하게 채소를 담아 쟁반에 받쳐들었다.


가는 길에 업소용 냉장고에서 물병까지 챙겨 테이블로 갔다.



사실 이렇게 주인 할머니를 거든 적은 꽤 많았다.


몸이 불편한데 혼자서 장사를 하다보니 버거워하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서 한 두 번 도왔던 것이 할머니와의 인연이 되어 버렸던 것.


이렇게 삼겹살에 할머니표 된장찌개가 그리워 찾아오는 날이면, 할머니를 거들어 주고 돌아가는 일이 당연하듯 되어버렸던 것이다.


따로 말은 안해도 할머니는 고마움에 된장찌개든 고기든 원래보다 두배 세배 챙겨주시기도 했고.




" 여기, 채소랑 물입니다. 아, 그리고 저 직원 아니예요. 잠시 도와드리는 거라 다른 필요한 것은 주인 할머니께 말씀해주세요. "



테이블에 물병과 채소바구니를 올려놓고 돌아섰다.


테이블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한 사람은 모자에 마스크, 그리고 밤인데도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었다.



' 뭐, 연예인이라도 되나? '



궁금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크게 관심이 계속 갈 정도는 아니었다.


주방에서 할머니의 외침도 들려왔다.



" 요놈아, 뭐하고 있어? 여기 된장찌개 다 됬으니 어서 내가야지! "


" 아! 알았어요! 그러게 알바라도 쓰시라니까! "



퉁명스럽게 답은 했지만, 지체없이 주방으로 다시 돌아가는 중이었다.


저 명품 된장찌개는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


그 뜨거움을 감수하고 후후 불어 떠먹어야 최고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식어버리도록 냅둘 수가 없었다.


걸음이 조금 더 빨라지고 있을 때였다.




- 특수 개체의 페이버드(favored: 테이밍 전의 대상의 호감을 이끌어 내어 테이밍 진행 상태에 들어가는 단계)에 성공하였습니다!


- 경험치 8,000,000 획득!


- 직업 '테이머' 레벨 10달성! 최초로 해당 직군 레벨에 도달하여 조건을 충족하며, 업적 보상으로 【 테이밍 시스템 】활용이 가능합니다.


▶ 테이밍 진행율과 친화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


▶ 테이밍 대상의 요구 및 의지 확인 가능.


▶ 테이밍 관련 미션을 통한 경험치 획득 가능.


▶ 직업 레벨업 및 스킬 숙련도, 능력치 성장 가능.





' 어? '



머리 속으로 들려오는 알람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 특수개체 '은빛 달 부족 엘프' 종의 최초 테이밍 행위에 성공하며, 업적 보상으로 '은빛 달의 이끌림을 받은 자' 칭호가 적용됩니다.



※※ ※※ ※※



-명칭: 은빛 달의 이끌림을 받은 자


-등급: 스페셜(S)


-효과: ▶ 은빛 달 부족의 엘프 대상 페이버드 성공확률 + 80%


▶ 은빛 달 부족 대상 엘프의 테이밍 시 대상의 친화도 고정 10%


▶ 은빛 달 부족 한정 테이밍 대상이 당신에 대한 위협 행위 제한.



-설명: 【은빛 달- 디아나(Diána)】는 달의 부족에게 있어 부족의 수호와 안위를 매개해주는 영적인 어머니같은 존재입니다.


은빛 달의 가호를 받은 당신은 은빛 달 부족 엘프 테이밍 시에 80%의 추가 성공 확률이 부여되며, 은빛 달의 부족 한정으로 호감도에 10% 고정치가 부여되어 호감도 하락으로 인한 테이밍 실패에 도달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선택을 받은 은빛 달의 추종자는 당신에게 위협적인 행위가 제한됩니다.



※※ ※※ ※※




- 테이밍 관련 추가 스킬 '종속의 인'을 각성합니다.




※※ ※※ ※※



-스킬명: 종속의 인


-등급: 스페셜(S)


- 종류: 패시브(Passive)


-효과: 테이밍 대상의 완전 지배


- 설명: 테이밍 대상의 친화력이 100%에 도달할 경우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해당 대상에 대한 '완전한 지배'로 심령에 종속의 인이 새겨지며, 대상은 당신이 죽을 경우 함께 운명을 맞이하며, 당신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따를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 ※※ ※※




- 레벨업 보상포인트 10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 테이밍 스킬 숙련도가 40에 도달하였습니다.


...




알람음이 끝났다.


된장찌개 가지러 가다가 이 왠 일이란 말인가?


직업이 성장이 가능했다고?



" 뭐해?! 된장찌개 다 식겠구먼! "


" 에? 아, 예.."



할머니의 독촉에 몸을 움직였지만, 지금 이 된장찌개가 먼저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도 찌개를 받아들고 주방을 나와 주문한 테이블로 나르고 있었다.


일단 할일은 해야했으니.



그러나, 머리속으로는 온통 딴 생각이었다.



' 은빛 달의 부족은 뭐지? 테이밍이 성공했다면 이곳에 몬스터가..'




그때!



"..."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 아? "



카리아.


요즘 가장 핫한 케이팝 글로벌 걸 그룹의 에스포(S4) 멤버.


미모는 말할 것도 없고, 매력적인 보이스로 대중을 휘어잡은 S4 메인 보컬이자 리더의 이름이었다.



살짝 선글라스를 내린 그녀의 맑은 눈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이 움직이며, 소리 없는 말을 내뱉었다.


입모양이 명확한 단어를 그려내고 있었다.



" 시발.."



- 테이밍 대상이 당신의 존재에 크게 실망합니다


- 테이밍 대상이 당신에게 적대감을 품습니다.


- 테이밍 대상의 친화도가 100 감소 합니다.




- 칭호 효과 '은빛 달의 이끌림'이 적용됩니다. 친화도 10으로 고정됩니다.


- 테이밍 진행 중.




파앗!


- 미션이 생성됩니다.


-------------



【 미션 】


- 목표: 친화도 100달성, 테이밍 완료.


- 대상: 은빛 부족 엘프, 달의 성녀 카리아


- 기한: 무제한


- 보상: ▶ 경험치 + 80,000,000.


▶ 테이밍 스킬 숙련도 + 80


▶ 은빛 달의 부족, 특수 신분 개체 완전 테이밍 업적 보상 (은빛 달의 가호)



-------------




' 어?'



난생처음 접하는 상황에 다시 얼이 나가고 있을 때.



-찰싹!



" 아야! "


난대없는 등짝 스매시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주인 할머니였다.



" 뭐하는거야?! 그러고 서서는? "


" 어? 할머니, 지금 그게 중요한게.. "



- 드르륵.



카리아가 일행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선그라스까지 다시 쓰고 있었다.



" 아유~ 손님, 미안해요. 늦어서. 그래도 주문한거는 먹고 가~"


카리아 옆의 일행이 대신 대답을 하고 있었다.



" 할머니, 다음에 올께요.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요. 계산부터 해주세요. "


" 아유~ 내가 미안해서. 다음에 오면 더 잘해줄께요. 미안해. 내가 혼자하다보니까.."


" 아니예요. 고기도 맛있었고요. 다음에 꼭 또 올께요. "



훈훈한 대화가 이어지는 사이에도 카리아와 나는 눈을 마주치고 서로를 보고 있었다.


선글라스 너머의 눈에서는 명백한 적대감이 느껴져 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서로에게 이어진 유대감이 느껴져 왔다.


칭호에 따른 효과의 덕분인 것 같았다.


묘한 눈 싸움이 이어지고 있을 무렵.



" 뭐혀! "


계산을 하던 할머니가 결국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아! 알았어요! "



그녀와의 눈 마주침을 애써 피하고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된장찌개를 날랐다.


지금으로서는 무엇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대상을 잡아둘 능력이 없다.


강제로 포획을 할 수도, 그렇다고 다른 마수들 처럼 먹이로 꼬드기는 방법을 쓸수도 없다.


대상은 지능을 가진 사람이고, 더군다나 굉장한 영향력을 가진 유명인이었다.



테이밍?


당장 그것을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혼란스러웠고, 갑자기 일어난 일들의 연속에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그녀가 왜 내게 테이밍이 되었는지 이해도 되지 않았다.



나는 오로지 몬스터만을 테이밍 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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