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꼬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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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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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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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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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DUMMY


**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레벨업 성장, 생성된 포인트에 온 신경이 쏠려 있었다.



" 상태창 "


마치 게임 속 인터페이스처럼 눈 앞에 화면이 시현되었다.



※※※※※



-이름: 김우현


-직업: 테이머


- Lv: 10


- 칭호: 은빛 달의 이끌림을 받은 자 (S)


- 스킬: ▶ 테이밍(N)(액티브 스킬, 숙련도: 40)


▶ 종속(S) (패시브 스킬, 숙련도: 0)



- 능력치: < 미분배 포인트 10>


▶ 체력: 4


▶ 힘: 3


▶ 민첩: 4


▶ 지능: 6


▶ 마능: 8



◈ 마력 한계치: 40



※※※※※




포인트는 섣불리 찍지 않았다.


처음에는 마력에 온전히 다 찍을까 하다가, 10포인트로 얼마나 효율이 생길지는 몰라 그냥 냅뒀다.


최하급 이브라보다 조금 나은 마수를 테이밍 가능하다고 지금보다 나은 삶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혹시 모르니 포인트는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라도 생기면 사용해도 늦지 않을 듯 싶었다.



잠을 못이루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설레임 때문이었다.



헌터가 각성한 이래 성장은 드문 일이었다.


여기서의 성장은 훈련을 통한 능숙한 스킬 운용을 통한 전투력 상승 한계를 넘어서는 무력의 상승을 의미했다.



그 유일한 방법은 바로, 새로운 스킬의 각성으로 인해 무력이 크게 상승하는 경우.


희귀하다 할 정도로 드문 케이스기는 했지만,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기에 '드물다는' 표현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능력치에 포인트를 부여할 수 있고, 레벨업에 따라 스킬이 부여되고, 숙련도가 증가하면서 스킬이 강화될 수 있는 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무한한 성장이 가능했다.


내가 하기에 따라.


이것은 절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고, 쉽사리 잠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성장이 아무렇게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 동안 내 유일한 돈벌이였던, '디그'라는 고슴도치 닮은 마수를 시스템으로 확인을 해보았다.


디그의 피는 제약회사에서 연구재료로 활용되었기에, 그간 제법 짭잘한 수입을 낼 수 있었다.


녀석을 전문적으로 사냥해서 팔아넘기는 헌터들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브라로 업종을 바꾸려고 했었던 것이고.



내가 키우던 암컷과 수컷 디그의 친화도는 각 36, 38.


디그의 능력치는 더 볼것도 없이 바닥 수준이라 관심을 줄 만한 것은 아니었다.


녀석들에게 평소보다 더 호화로운 먹이를 주고, 친화도를 올리기 위해 나름 애를 쓰자, 확실히 친화도가 1정도가 금방 상승되었다.


그런데, 경험치 획득은 전무하다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단, 1이라도 얻었다면 희망이라도 있었을 텐데.



그말은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이라면 절대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뜻.



그러자, 비로서 불가능한 미션이 떠올랐다.



카리아.



그녀가 사람이던 몬스터건 내게 더 이상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거야 헌터들이 알아서 할일이고, 내가 할 수있는 일, 고민 할 일도 아니었다.



또한 사람을 테이밍 시켜서 내게 종속시키게 만든다는 생각 자체는 아예 하지도 않았다.


지능이 있는 한 그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니까.


생각이 있는 자라면 누가 노예처럼 종속되고, 복종하기를 원하겠나?



단지 중요한 것은 어쨋든 테이밍이 진행 중이며, 칭호의 효과 탓에 테이밍이 실패로 끝나는 일이 없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다는 것은 그녀를 통해 지속적인 테이밍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고, 숙련도 및 경험치 획득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핵심이었다.



성장에 욕심이 났다.



' 방법이 없을까?'



상대는 너무 높은 곳에 있는 유명인.


그것도 글로벌적인 유명세를 타는 스타였다.


감히 가까히 하기도 어려운..



' 어? 스타? '



누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휴대폰을 들어 바로 검색을 시작했다.



" 있다! "



방법이 있었다!


S4 2주년 팬 사인회.


마침 일정이 어제부터 였고, 내일까지가 마감이었다.



생전 처음해보는 연예인 팬 사인회.


나이 서른이 다 되어서 아이돌 팬 사인회라니..



그것도 일단 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앨범을 구매하면서 응모를 해야되고, 당첨이 되어야만 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팬싸컷?


일정량 이상의 앨범을 구매하면 당첨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 일단 만나서 친화력을 올릴 수 있다면? 경험치를 조금이라도 얻는다면..그래, 그게 더 큰 이득이지. '



과감하게 앨범 10개를 질렀다.


비용이 제법 상당히 들었지만, 투자라 생각하기로 했다.


더 질러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당장 벌이도 신통찮아졌는데 더는 무리다 싶어 그 정도만으로 하기로 했다.


무한정 지른다고 해도, 당첨되는 것은 운이라고 들어서였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그룹답게 앨범도 비싸서 10장 정도면 크게 응모에 당첨될 가능성도 높아보이긴 했다.


이제는 발표날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앨범을 지르고도 나의 검색은 끝나지 않았다.


정보가 필요했다.


팬사인회에서 대면하는 시간은 고작 1~2분 내외.


그 짧은 사이에 조금의 친화력이라도 높이려면 대상에 대한 최대한의 정보를 통해 그의 호감을 살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해야했다.




**


팬 사인회 당일.



10장이나 앨범을 구매한 덕분인지, 운이 나쁘지 않았는지 응모에 당첨이 되어 팬 사인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사인회 관계자한테 신분증과 팬사인회 응모권을 제시한 다음, 번호표를 뽑고 번호가 써있는 자리에 앉았다.



37번.



나름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36명이 더 있었던 모양이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쪽팔려서라도 제일 먼저 하고 나갈 생각이었는데, 계획이 시작부터 무산되어 버렸다.


이제 팬사인회를 관람하다가 내 차례가되면 사인을 받으러 무대로 가면 된다.



들고온 종이가방에 카리아와의 친화도를 올리기 위한 비장의 선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나름 최대한 검색해서 힘들게 마련한 선물.


이것으로 최소한 1의 친화도라도 올리고, 그것으로 경험치 획득이 투자한 만큼 들어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곧, 행사가 시작되었다.


무대로 S4의 멤버들이 나와 인사를 했고, 관계자가 나서 행사 진행을 설명했다.



그 때, 우연처럼 무대의 카리아와 눈이 마주쳤다.


아니, 우연히 아닐 것이었다.


친화도 10%의 영향이 그녀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었을 것이었다.



' 손이라도 흔들어야 할까? 살짝 웃는게 나을까? '



친화도의 상승에 안달이 나 있는 상황에 하나 하나의 행동이 조심스럽고, 신경쓰일 수 밖에 없었다.




- 테이밍 대상이 당신의 존재에 크게 불편함을 느낍니다


- 테이밍 대상이 당신에게 적대감을 품습니다.


- 테이밍 대상의 친화도가 100 감소 합니다.




' 이런..씨..'



뭔가 시도해보기도 전에, 친화도가 대폭 깎였다는 시스템의 알림음이 머리 속에 들려왔다.



카리아와의 그 잠깐의 시선의 마주침을 느낀 것인지 몇몇 소녀팬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확인했다.


그리고 나의 아래 위를 쓱 훑은 그녀들의 눈이 새침하게 변했다.



' 이 변태새끼..'


' 몇 살을 처먹고 여기 들어와 있는 거야?'



실제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눈빛에 온전히 담겨있는 그 의미를 읽지 못할 리가 없었다.



' 아..마스크라도 하고 올걸..'



목적이 있어서였지만, 솔직히 쪽 팔렸다.


그러나,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채 그저 자리에 앉아 무대만을 응시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방금의 반응으로 볼 때, 오늘의 계획은 완전히 날아간 듯 보였다.


고기집에서 들었던 알림음이 일회성이 아니라 만날 때마다 상시 터지는 크리티컬었다니..



' 그냥, 갈까? 아, 투자한 돈이랑, 준비한 시간이 너무 아까운데..어차피 깎여봐야 10%. 안하느니 해보는게 낫겠지? '



애써 스스로 위안하는 사이, 시간은 훌쩍 지나 자신의 차례가 되었다.


관계자가 번호를 호명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향했다.



아까 한 번 경험했던 소녀팬들의 싸늘한 시선들이 콕콕 날아와 박혔다.


새삼 다시 얼굴이 뜨끈거렸다.




무대에 올라 카리아 앞의 테이블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길어봐야 1~2분.


질질 끌다가는 매니저나 경호원에게 끌려 무대 아래로 내려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었다.


두말 없이, 준비해온 선물을 꺼내 내밀며 말했다.



" 팬입니다. "



내민 선물은 단골 삼겹살집 할머니가 물건을 떼온다는 집에 직접 찾아가 부탁을 해서, 그 밭에서 오늘 손수 따서 깨끗이 씻어 챙겨온 상추와 쌈채소를 담은 도시락이었다.


나름의 정성이 가득한 선물.



오늘 이전까지 정말 열심히 카리아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팬카페에 등록까지 하는 수고를 들이며 애를 써서 이것저것 정보를 모아봤지만, 하나같이 '-를 좋아 한다더라', '-를 선물로 주니 특히 기뻐하더라' 등의 정보의 신빙성에 의문이 드는 것들 밖에 없었다.


그렇게 정보를 뒤지다 결국 카리아를 처음 만난 곳을 떠올렸고, 그녀의 테이밍에 성공했다는 알림음이 뇌리에 들렸던 그 때를 떠올릴 수 있었다.


자신이 한 것이라고는 할머니 대신, 테이블에 물과 쌈 야채를 가져다 주었고, 그 직후 알림음이 들렸으니..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엘프라는 종족.


흔히 영화나 소설 상에 등장하는 종족의 특징으로 볼 때, 과일이나 채소를 좋아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게 확신이 더해졌고, 선물은 결정되었다.




" ..감..사합니다. "



잔뜩 굳은 목소리였다.


옆에 매니저처럼 보이는 사내도 얼굴도 살짝 찌푸러졌다.




- 테이밍 대상이 당신의 존재에 크게 불편함을 느낍니다


- 테이밍 대상이 당신에게 적대감을 품습니다.


- 테이밍 대상의 친화도가 100 감소 합니다.



' 하..씨. 역시..'



살짝 기대도 했건만, 결과는 역시나 최악이었다.


대충 준비한 종이에 사인을 받고, 주저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덜미까지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팬 사인회에 대해 이것저것 뒤지다가, 이런 팬 사인회 후에 현타를 경험하는 팬들이 있다고 하더니..


진짜 현타가 왔다.


돈, 시간, 이 쪽팔림을 감수한 노력.


모든 것이 아깝게 느껴졌다.



원래라면 다시 내 지정 자리에 착석해서, 사인회를 끝까지 관람하고, 마지막에 S4의 무대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목적한 바가 날아가버린 나는 관계자의 양해를 구해 폐쇄되었던 출입구를 열고 바로 사인회 장을 벗어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 숨이 절로 나왔다.


현타가 와도 너무 세게 와서 그런지, 지금 이 궁상 맞은 상황을 초래한 자신을 향한 자책이 마음을 쿡쿡 쑤셔댔다.



'빌어먹을..'



자책 다음에는 안타까움이었다.


나름 투자한 돈과 노력이 물거품이 된 사실이 뼈 아팠다.


그리고, 이제 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사실도.



내일부터는 다시 이브라 포획이나 해야 할 듯 했다.




-위이잉.



팬 사인회에 참석한다고 진동으로 해두었던 휴대폰이 울었다.


처음보는 번호였다.



" 여보세요. "


" 넌, 뭐야? "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카리아다!



전화상이지만 목소리만으로 알 것 같았다.


다만, 목소리에 날이 잔뜩 서 있다는 사실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다.



' 뭐라고 하지? 팬이라고 할까? 아님..? '



" 씨발새끼야, 너 뭐냐고? 죽여줄까? "


" ..."



예상하지 못한 된 소리에 순간 말을 잃었다.



" 한 번만 더 내 눈에 띄이면 눈을 파내고, 혀를 자른다음 마지막에 네 놈의 심장에 천천히 칼을 박아주지. 그 천박한 인생이나마 조금더 누리고 싶다면.."



서늘한 협박에 슬쩍 기분도 상하고 짜증이 났다.


아무리 그래도 팬이라고 했는데, 좀 유명하다고 유세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내가 뭘 했다고?


기껏 앨범 사주고, 찾아가 애써 준비한 선물까지 준비해줬더니 전화해서 쌍욕에 협박이라니.


그리고 뭐?


천박한 인생?


그래, 네 빛나는 인생에 비하면 천박하기는 하겠지..


그런데 뭐?



그 천박한 인생의 놈한테 고작 테이밍 되는 주제에 큰 소리는..



" 안될껄? "


말을 끊어버리고 반말로 대꾸했다.



" 뭐?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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