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변신으로 날먹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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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가을
작품등록일 :
2024.08.1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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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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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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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라이센스

DUMMY

상혁이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헌터 일이요? 형, 혹시 몰라요? 헌터 하려면 일단 각성자가 되야하는데···.아 각성자가 뭐냐면.” 

“됐어. 각성자.” 


박동민은 허공에 손을 쑥 집어넣어 카드를 꺼냈다.

각성자의 특권이자 증거인 아공간. 인벤토리를 확인시켜 준 것이다.


“우와 대박···” 

“넌 뭘 그렇게 신기해하냐? 너도 있으면서.” 

“까먹고 있었어요, 헤헤. 그러고 보니 안에 뭐 중요한 걸 넣어둔 것 같았는데.” 


정상혁이 허공에 손을 쑥 집어넣자 먹다 만 불고기 버거가 나왔다.


“우왓, 씨. 대박. 배고팠는데 잘됐다.” 

“그거 안에 얼마나 들어있었냐?” 

“모르겠어요, 반년? 일 년쯤인가··· 아, 한입 드실래요?” 

“아니, 동생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역시 형밖에 없다니까.” 


아공간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대기도 산소도 세균도 존재하지 않는 곳에 있었으니 저 햄버거를 먹어도 탈은 나지 않겠지만··· 인간적으로 찝찝했다.


“쩝쩝···근데 형. 저 막 동물 때리고 그런 거 못하는 거 아시잖아요. 헌터는 제 성격에 안 맞는데···" 

“동물이 아니라 괴물이잖아?” 

“그래두요···" 

“뭐 그건 걱정하지 마. 너보고 헌터가 되란 말이 아냐. 그냥 짐꾼이나 해줘라.” 

“짐꾼이요? 저 그거 하다가 욕 무지하게 먹었는데···" 

“그건 남이랑 일하니까 그런거고. 이번엔 나랑 같이 일하는 거야.” 

“형이랑 같이 일하는 거면 너무 좋죠! 알겠어요. 짐꾼 할게요. 아 근데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얼마든지. 열 개도 물어봐라.” 


짐꾼이라고는 해도 그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인벤토리에는 공간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1G이라도 많은 괴물의 부산물을 가지고 나오기 위해선 짐꾼의 존재가 필수적이었다.

여차하는 상황엔 짐꾼이 뒤로 빠져서 구원을 요청하는 일도 있었기에 어떤 의미로는 서로 목숨을 맡긴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수익은 몇 대 몇으로 나눌지, 한 달에 몇번이나 사냥할지. 복지혜택은 있는지···. 여러모로 따지고 궁금할 점이 많은 게 당연했다.


“햄버거 먹었더니 배고픈데 돈가스를 먹을까요? 햄버거를 몇 개 더 사 먹을까요?” 

“너무 양식만 먹으면 몸에 안 좋으니 시원한 콩국수는 어때?” 

“왓. 씨. 대박. 생각도 못 한 메뉴! 당장 먹으러 가요.” 

“그래.” 

 ***

박동민은 콩국수 한 그릇을 시원하게 때리고 각성자 관리센터에 도착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맞아주는 센터에 들어가자 양복맨들이 두 사람을 힐끗 보고선 핸드폰에 시선을 돌렸다.


민간 헌터 기업의 배지를 달고 있는 사람들. 

새로운 각성자가 나타나면 영업을 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영업사원들이었다.


“개꿀이군.” 

“뭐가요?” 

“시원한 곳에서 모바일게임 하면서 일하잖아, 나도 저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아 저 사람들 게임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하는 거?” 

“응. 좆밥이더라.” 


박동민이 푹 빠져있는 모바일게임은 아주 큰 인기가 있었다.


특히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들은 10명 중에 8명은 할 정도로 푹 빠져있다.


미치도록 뛰어난 게임성에 온갖 사행성 요소를 집어넣었으니 중독이 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게다가 운 좋게 영웅 등급 템이라도 먹으면 현금 300~400장 정도는 그냥 벌 수 있으니 몰입도도 상당하고, 중독자들에겐 아주 좋은 구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난 게임을 하는 게 아냐! 돈을 벌고 있는 거라고! 


아무튼, 박동민은 속으로 영맨들에게 조소를 날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노가다 아재도 영웅 변신을 들고 있었는데 화이트칼라라는 놈들이 희귀 변신이라니. 급이 떨어져서 공기도 섞고 싶지 않다.


“저 각성자 등록하러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인벤토리 한번 보여주실 수 있으실까요?” 

“네.” 


박동민이 허공에 손을 집어넣고 카드를 보여줬다.


“네, 확인되셨습니다. 신분증 한 번만 보여주세요.”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낸다는 것이 명확한 증거였기에 많은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다.


마치 운전면허를 갱신하듯. 창구 직원은 새파란 도장이 찍힌 신분증을 즉석에서 만들어 건넸다.


“완료되셨고요. 분실하시면 재발급 비용 4800원 있습니다.” 

“네, 그리고 헌터 등록도 바로 하고 싶은데···" 

“헌터 등록이요? 혹시 고유능력이?” 

“변신입니다.”

“오 변신··· 희귀하네요. 헌터 등록은 전투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데. 테스트 룸으로 안내해드릴게요.” 


희귀하다는 말에 박동민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어디서 사람한테 희귀하다고 막말이야, 난 전설 변신 오너라고.'


창구직원이 호출 벨을 누르더니 통제구역이라 적힌 곳에서 한 직원이 나왔다.


“오···" 


정상혁이 그 직원을 보고 저도 모르게 얼빠지는 소리를 냈다.


우월한 기럭지에 슬림하게 잘 빠진 몸매.

요염해 보이면서도 아기 같은 순수함을 지닌 아름다운 얼굴.

눈가엔 별 모양 글리터를 살짝 흩뿌려 웃으면 마치 스타가 윙크를 하는 것 같다.


현실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박동민의 눈마저 잠시 사로잡을 만큼의 미인이 나타났다.


“저 10분 뒤에 퇴근인데···" 


그녀가 갑작스레 박동민에게 다가와 두 손을 잡으며 눈을 빛냈다.


“10분 뒤에 퇴근인데 민원인이 와서 퇴근이 늦어지다니. 그럼 빽빽한 퇴근 버스 대신 널널한 퇴근 버스에 편하게 앉아서 집에 갈 수 있잖아! 완전 럭키비키.” 

“···?” 

“고마워요. 민원인님! 역시 나는 운이 좋아!” 

“아, 예···" 


박동민은 그제야 그녀의 허리춤에 UZI 기관단총이 있는 걸 봤고, 목에 걸린 공무원증을 봤다.


보안요원-김희연(각성자)


각성자 중에는 별종이 많다는 말을 체감하며 박동민은 그녀의 안내를 따랐다.


“혹시 옆에 분도 같이 헌터 등록하시나요?” 

“아뇨. 이 친구는 이미 각성했는데 헌터엔 관심 없습니다. 그냥 구경할 건데···. 안되나요?” 

“으음···규정상으론 안 되지만 부장님 퇴근했으니까 들어와요! 민원인님 덕분에 완전 럭키한 기분이 됐으니까!” 

“오오···감사함다 누님.” 

“딱 봐도 나보다 나이 많아 보이는데 누님이라니··· 내가 그만큼 성숙미를 뽐낸다는 건가? 이거 완전 두배로 럭키비키잖아!” 

“이 친구 04년생입니다.” 


그녀는 들은 것인지 못 들은 것인지 허리춤에 매달린 우지를 가볍게 잡고 씩씩하게 걸었다.


마치 미로를 탐험하는 것처럼 많은 문과 복도를 걷자 한 방이 나왔다.


“잠시 앉아계실래요?” 

“예.” 


그녀가 능숙하게 태블릿 PC를 조작하자 벽인 줄 알았던 곳이 투명해지더니 그 너머의 공간이 보였다.


“흠흠. 여기가 테스트 룸이에요. 헌터 등록을 원하시는 각성자는 여기에 들어가서 전투 로봇을 상대하면··· 어?” 

“뭐 문제라도?” 

“전투 로봇 재고가 없어요··· 이럴 리가 없는데, 아. 며칠 전에 조해린씨가 왔다 갔구나.” 

“그 화룡(火龍) 조해린?” 

“아 누군지 아세요? 하긴 워낙 유명하니까요.”


화룡 조해린은 그 별명에 걸맞게 불타는 용으로 변할 수 있는 변신계 헌터였다.


변신계 헌터는 드물고, 그중에서도 용 같은 신수로 변할 수 있는 헌터는 아주 드물었기에 조해린은 유명했다. 외국인한테 물어보면 대한민국은 몰라도 조해린은 알 정도.


“그럼 저는 어떡합니까? 얼른 헌터 돼서 돈 벌어야 하는데···" 

“해린씨가 부서뜨린 로봇은 수리가 불가능해서 아예 새 걸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름은 걸릴 거라네요.”


박동민은 약간 조바심이 났다.


곧 있으면 출시될 썸머 패키지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게다가 피를 나눈 혈맹원한테도 믿고 따라오라며 큰소리치지 않았던가.


시작부터 이렇게 꼬여선 안 된다. 특히 썸머 패키지를 위해서 못 해도 천만원은 마련해야 한다···


“근데 민원인님. 오히려 좋아요.” 

“뭐가···?” 

“사망자가 하도 많아서 잠정적 폐지되긴 했지만, 로봇 대신 진짜 괴물을 상대하는 방법도 있거든요.” 

“사망자가 많은데 그게 어떻게 좋은 일···" 

“진짜 괴물을 상대하면 같은 등급의 로봇을 상대하는 것보다 평가에 프리미엄도 붙고 실전 경험도 쌓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아요! 민원인님의 장래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완전 럭키비키.” 

“듣고 보니 그런 거 같아요. 형, 럭키비키.” 

“오? 뭘 좀 아시네요! 근데 럭키비키 제꺼니까 따라 하지 마세요.” 

“넵···" 


박동민은 평범한 소시민이었다.

모바일게임 속에서는 상위 0.1% 안에 드는 고스펙 전설 변신 유저이자 12인의 혈맹원 위에 군림하는 철혈의 군주였지만, 현실에서는 싸움 한 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사망자가 많아서 잠정적 폐지됐다는 위험한 말을 듣고 도전할 만큼의 용자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신화 변신 용살자 로웬이 있다면···


‘각성창이 내 마음을 투영한 거라면 신화 변신 등급은 상당히 강할 거야. 물론, 이건 빌어먹을 현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테스트용 잡몹 따위한테 신화 변신이 죽을 리는 없겠지?’ 


“너무 걱정하지 말고 도전해보는 게 어떄요 민원인님? 이래 봬도 저도 헌터거든요!” 

“뭐 위험해 보이면 끼어들어서 구해준다는···?” 

“네네, 그런 거죠. 운이 좋은 제가 있으니까 걱정할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까짓것 해보죠.” 


나를 믿지 말자. 신화 변신 용살자 로웬을 믿자.


그런 마음으로 박동민은 테스트 룸에 들어갔다.

 ***

 -철커덩!


테스트 룸에 들어가자 격벽이 분리되더니 머리가 두개달린 괴물이 나타났다. 


-컹컹컹!


등급은 D 개체명 더블베로스. 케르베로스라고 하기엔 머리가 하나 모자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나.


아무튼 그 더블베로스는 철창 안에 갇혀서 침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박동민 각성자님. 제 목소리가 들리면 왼쪽 손을 위로 올려주세요.


박동민이 지시에 따라 움직이며 말했다.


“더 낮은 등급은 없나요? 제가 알기로 헌터 등급은 F부터 시작한다고···"

“아쉽게도 지금 보호하고 있는 괴물 중에 더블베로스가 제일 저급이라서요. 이런 경우에 꼭 더블베로스를 쓰러뜨리지 않아도 전투 내용을 종합해서 평가하고 적절한 때에 개입해서 사살할 테니 걱정 마세요.” 

“아, 예···" 


그 말인 즉슨 더블베로스는 애초에 테스터가 죽이는 것이 아닌 얼마나 잘 버티냐는 것을 전제로 평가하는 괴물이었다. 박동민의 마음에 두려움이 솟았다.


‘미친년 빨리 말하던가···'


아무튼 여기까지 와서 내뺼수도 없는 일. 박동민은 인벤토리를 불러 카드를 꺼냈다.


변신! 같은 쪽팔린 단어를 내뱉지 않아도 마음을 동하자 카드가 분해되며 박동민의 심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콰르릉!


노란색 번개가 치면서 신장 188㎝의 신화 속 영웅. 용살자 로웬이 나타났다.


“흠···" 


박동민은 로웬으로 변한 자신이 낯설었다.

무심코 내는 숨소리마저 웅장하고 맑은 저음이 되었고 키도 커져서 눈높이에 위화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더블베로스를 앞에 두고 불안했던 마음이 점점 진정되더니. 곧 잔잔한 물결처럼 고요해졌다.


머릿속에 난생처음 생각해본 몸동작이 떠오른다.


눈앞의 적의 어디를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상대방을 죽이는 가장 효율적이고 위력적인 방법이, 끝도 없이 떠오른다.


“이렇게···하는 건가?” 


용살자 로웬은 손이 허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동하니 황금의 빛이 갈무리되며 손안에 무기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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