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변신으로 날먹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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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가을
작품등록일 :
2024.08.1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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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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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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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라이센스2

DUMMY

손안에 태어난 무기는 우산처럼 보였다.


하지만 우산일 리가 없다.


찌르면 창이 되고 휘두르면 검이 되고 펼치면 방패가 되고 끝부분의 방아쇠를 당기면 대포를 발사하는 병기였다.


박동민은 난생처음 보는 로웬의 독문병기를 익숙하게 잡았다. 마치 모바일게임을 할 때 핸드폰을 잡는 것처럼 익숙했다.


“우와··· 변신계라길래 동물 같은 걸로 변하나 했더니 완전 미남으로 변하시네요? 진짜 신기하다.” 

“···" 

“그 정도 비주얼이면 바로 테스트 때려치우고 연예기획사 들어가도 되겠는데요? 완전···" 

“준비됐습니다.” 

“목소리 좋은 것 좀 봐.”


-삐이익!


버저가 울리면서 철창이 열렸다.

더블베로스가 개와는 비교도 안 되는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었다.


아가리를 쩍 벌리자 그 크기만 해도 작은 여자는 통째 삼킬만큼 위협적으로 보였다.


로웬은 그저 가볍게 팔을 뻗어 달려오는 그 입속에 그대로 독문병기를 찔러넣었다.


-깨갱!


목젖을 지나 척추까지 꼬치마냥 관통되었음에도 더블베로스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옆쪽에 있는 또 하나의 머리가 기회라는듯 로웬의 팔을 물어 뜯으려 했다.


그 순간 로웬은 독문병기를 가볍게 회전시켰다. 그러자 한 점으로 접혔던 날카로운 금속이 넓게 펼쳐지며 방패가 되었다.


-캬르륵!


좁은 구멍에다 칼로 만든 우산을 넣고 펼치는듯한 형국에 더블베로스의 얼굴이 갈가리 찢어졌다.


-대롱대롱···.


남아있는 머리도 온전하진 못했다. 칼날 같은 방패가 폭발하듯 펼쳐지며 목을 반쯤 베어버린 것이다.


-우지끈!


로웬은 오랜만의 전투에 야만과 희열을 느끼는 듯 맨손으로 목과 얼굴을 붙잡고 괴물을 찢기 시작했다. 더블베로스의 단단한 척추뼈는 나무막대기마냥 허무하게 부러졌다.


“테스트 끝입니까?” 


용살자 로웬, 아니 박동민의 목소리에 김희연은 정신을 퍼뜩 차렸다.


“결과가 상상··· 이상이시네요. 정밀 측정이 필요합니다.” 

“그건 어떻게 하는 거죠?” 

“잠시만요. 세팅해드릴게요.” 


김희연은 테스트 룸에 어떤 기계를 들고 서둘러 들어왔다.


“혹시··· 급격한 감정이나 인격의 변화가 느껴지시나요?” 

“아뇨? 전혀··· 아, 이상할 만큼 차분하긴 합니다.” 

“음음, 공격성은 일단 없어 보이고··· 그럼 웃통을 잠깐 벗어주실래요?” 

“웃통은 왜···" 

“좋은 구경하려고요.” 

“···" 

“농담이구요. 변신계 각성자는 급격한 감정이나 인격의 변화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장치를 달아보기도 하거든요.” 

“그런 거라면 뭐···" 


박동민은 꺼릴 것이 없었기에 웃통을 벗고 싶다 생각했다. 그러자 황금빛 갑주가 마법처럼 사라졌다.


“우와아···정말 여러모로 신기하네요. 그 우산 같은 무기도 그렇고 이 갑옷도 그렇고··· 웬만한 헌팅기어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데···” 


전극 패치를 주렁주렁 달아준 그녀는 태블릿 PC를 확인하곤 엄지를 들어 보였다.


“C등급의 괴수가 없어서 B등급 괴수로 재측정 해볼 건데 괜찮죠?” 

“네, 뭐.” 

“행운을 빌어요! 참고로 B등급 괴수는 저도 감당못함.” 

“예···?”


박동민은 황당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사실 로웬으로 변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공간지각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저 너머에 숨을 몰아쉬는 무언가의 존재가 느껴진다. 더블베로스보다 확연히 강한 존재가.


하지만 로웬보다는 약하다. 오만이나 자만은 아니었다.


강자는 상대방의 기량마저 정확히 파악할 줄 안다는. 뭐, 그런 능력이 아닐까?


-삐이이익!


또다시 버저가 울렸다. 닫혔던 철창이 다시 한번 올라가고 거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웬보다 20㎝ 정도 높은 키를 가진 갈색의 외눈박이 괴물. 개체명 오거.


로웬이 상의를 탈의한 김에 몸을 움직이고 싶은 듯 무기를 꺼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치고받는 박투전으로 오랜만에 전투의 감각을 느끼고 싶다···.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박동민은 그렇게 했다.


용살자와 오거는 무방비한 자세로 서로의 앞에 서고, 거의 동시에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빠악!

 ***

김희연은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테스트 룸을 지켜봤다.

눈가의 글리터 덕분인지 진짜로 눈이 빛나는 듯한 그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오거 상대로 난타전을 벌이다니, 말도 안 돼.” 

눈앞에 UFC를 방불케 하는 수라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니? UFC는 기술이라도 있지 이들은 그저 서로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번갈아 날리는 극도로 야만적인 ‘치고받기’를 반복할 뿐 이었다.


“아드레날린 수치가 다소 올라가긴 했지만 정상 범주 내고··· 진짜 대박이다.” 


변신계 각성자는 어느 걸로 변신하느냐에 따라 성격이나 인격이 변화하는 경우가 잦았기에 일반적인 각성자보다 세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전투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어도 헌터 자격증 발급이 안 될 수도 있을 만큼 민감하게 관리한다.


괴물로 변할 수 있던 변신계 헌터가 코스프레 행사장에서 사람을 30명 정도 먹어 치운 이후로는 더더욱.


그렇게 따져봤을 때 박동민은 대박이었다.


희귀한 변신계 각성자인데다가, 전투 능력도 우수하며 키도 크고 잘생겼다.


화룡 조해린마냥 인격 파탄의 징조마저 보이지 않으니 크게 봐서 국가의 흉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순간. 오거의 모가지가 180도로 돌아가더니 픽- 하고 쓰러졌다.


기어코 얼굴을 치고받는 난타전으로 B등급 오가 마저 쓰러뜨린 것이다.


“정말 대단해요 박동민 헌터. 그럼 이제 A등급 괴수를···" 


그때 테스트 룸의 문이 열리더니 후덕한 대머리 남성이 들어왔다.


“야! 김희연!” 

“깜짝아!” 

“너 진짜 미쳤어? 돌아버린 거냐고.” 


그는 김희연을 밀치더니 다급히 컨트롤 센터에 앉아서 태블릿을 조작했다.


“로봇을 놔두고 왜 괴물을 내보내? 너 때문에 지금 건물 전체에 괴물 경보 울려서 대피하고 난리 났다.” 

“예에? 전 아무것도 못 들었는데요?” 

“테스트 룸 안이니까 그렇지! 어휴, 내가 네 덕에 제 명에 못 산다 못 살아.” 


킹콩처럼 가슴을 두드리던 그는 넥타이를 풀어 재끼고 상황을 파악했다.


“설마 전투 로봇 재고가 없어서 진짜 괴물 풀어서 등급 매긴 거야?” 


그녀가 씩씩하게 답했다.


“네!” 

“진짜 괴물을 활용한 등급 측정은 너무 위험하다고 폐지했을 텐데?” 

“정확히는 잠정 폐지라서···” 

“그렇군. 잠정 폐지일 뿐이지 공식 폐지는 아니라 한번 해봤다?”

“넵!”

“하하, 역시 자네는 센스가 있어. 업무를 아주 유도리 있게 처리하는군.” 

“그렇죠? 센터장님, 게다가 결과 좀 보세요. 박동민씨 대단한 사람이에요. 전투 능력도 뛰어난데 인격도 안정적이고···. 지금 A등급 괴물로 테스트 해볼 건데 만약 쓰러뜨리면 조해린 맞먹는 역대급 신인 탄생 이잖아여!” 

“칭찬한 게 아니고 비꼰 거야. 니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건 줄은 알아? 귀하디귀한 각성자를, 그것도 변신계 각성자를 죽일뻔했어. 고소라도 당하면 너 살인미수야 정신빠진 자식아!” 

“결과적으로 죽지도 않았고 처치 곤란하던 괴물도 사라졌고. 전부 잘 된 일 아닐까요?” 


진심으로 그리 믿는 듯 꽃처럼 웃는 그 모습에 센터장은 할 말을 잃었다.

“너 월권한 거야. 네 권한으로 책임지지도 못 할 일을 한 거라고. 징계위···. 아니, 내 권한으로 감봉 3개월 징계 처분 내린다.” 

“가, 감봉이요···?” 

“그래, 감봉!” 


김희연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안 그래도 빠듯한데 감봉까지 당하면···”

“자업자득.” 


하지만 한층 더 싱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위기감을 느낀 내가 저축을 더 열심히 하고 생활력도 강해져서 미래에 좋은 신붓감이 되는 거잖아? 이거 완전···럭키비키.” 

‘이런 미친년.’ 


센터장은 욕설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으나 입 밖으로 내진 않았다.

자신은 국토방위부 소속의 고위공직자요 품격있는 관리자였으니까.


게다가 쌍욕을 한다 한들 이 7급 공무원 헌터는 마음대로 현실을 곡해해서 자신에게 좋을 대로 받아들일 것이 분명했다. 화내봤자 자신만 손해일 것이리라···


“퇴근이나 해봐, 고생했어.”

“아니에용! 오랜만에 엄청난 후배가 나타났는데 구경 좀 하고 갈게요. 완전 럭···" 

“그래그래 마음대로 해.” 


그는 듣기 싫은 듯 말을 끊고 마이크를 잡았다.


“박동민 헌터? 반갑습니다. 센터장 김근수라고 합니다.” 

“아, 네. 사람이 바뀌었네요?” 

“박동민 헌터의 평가 결과가 매우 우수해서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급하게 왔습니다.” 

“그렇군요.” 


실시간 보고 따위 받은 적 없었지만 대충 둘러댔다. 김희연이 멋대로 실행한 평가 결과는 그도 봤으니까.


결과는 군침이 돌 만큼 매력적이다. 뛰어난 전투력을 지닌 인격적 결함이 없는 변신계 각성자···. 


게다가 B등급의 오거와 주먹 치고받기로 이기다니, 이것만으로 A등급의 헌터 라이센스 발급은 확정이다.


‘만약 내가 조금 더 늦게 왔더라면··· A등급 괴물과 싸웟을텐데, 그가 죽일 수 있었을까?’ 


김근수 센터장은 피식 웃고 말았다.


역사적으로 막 등록한 각성자가 A등급의 괴물과 싸워 이긴 경우는 없으니까. 그 미친 화룡을 빼면 말이다.


‘늦게 왔으면 귀한 각성자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겠지. 옷은 안 벗겠지만 출셋길은 막힐 테고.’ 


그러니까, 김근수 센터장은 if의 미래를 상상하는 건 그만두고 할 일을 했다.


“평가는 끝났습니다. 박동민 씨. 당신은 이제부터 A등급 라이센스를 가진 헌터입니다.” 

“잘됐네요.” 


로웬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박동민으로 변했다.

 ***

김근수 센터장은 소파로 그를 안내하며 이온 음료를 건넸다.

“날이 덥죠? 마시면서 편하게 계세요.” 

“네, 감사합니다. 근데 좀 오래 걸리네요? 각성자 등록은 되게 빠르게 되던데.” 

“아, 헌터 라이센스란게 국제법 때문에 UN에도 등록해야 하거든요. 혹시 여권 있으신지?” 

“아뇨,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필요합니까?” 

“잘됐네요. 헌터 라이센스가 여권 기능도 겸하거든요. 여권 하나 만드는 셈 치세요. 허허허.” 

“예 뭐···" 


정상혁은 기다리는 게 지루하니 밥 좀 먹고 오겠다며 각성자 관리센터의 구내식당에 갔다.


박동민은 나이 든 대머리 아저씨와 단둘이 마주 보고 있는 것도 어색해 핸드폰을 꺼내 모바일 게임을 시작했다.


-쿠르릉


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렸다. 게임을 실행하면 나오는 타이틀 배경 음악이었다.


“어, 혹시 동민 씨도 이거 하세요?” 


센터장이 주머니 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자동사냥을 돌리고 있는 제 캐릭터를 보여줬다.


“네, 뭐··· 좋아합니다.” 

“하하하. 젊은 친구가 큰일인데~ 이 게임 함부로 하면 안 돼요. 꼰대들은 술. 도박. 여자가 무서운 줄 아는데 틀린 말이야. 이게 제일 무서워 이게···.” 


그때 센터장의 눈동자가 커지더니 다급히 핸드폰을 책상 위에 놓고 컨트롤을 시작했다.


“이런 미친! 저 새끼가 이 사냥터엔 왜 있어?” 


그가 저 멀리서 달려오는 닉네임이 시뻘건 캐릭터를 보고 다급히 액정을 터치했다. 하지만 개기름 때문인지 핸드폰이 낡아서인지 잘 먹히질 않았다.


“제발! 내가 90레벨 찍는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로드킬 당할 수는···" 


색깔이 빨간 건 그가 수없이 많은 PK를 저지른 살인마란 낙인이요 주변에 떨어지는 번개는 스치기만 해도 광역으로 데미지가 들어오는 전설 변신 아바타의 상징이었다.


무기에선 보랏빛이 흐르는 게 기어코 9강을 띄운 모양이다.


닉네임-천마

혈맹-마교


이 게임을 좀 열심히 한다는 사람 중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110인으로 구성된 거대 혈맹 아나콘다가 마교의 166시간 연속 PK를 버티지 못하고 백기를 든 건 유명한 일화였다.

“제발, 안돼···!” 


90레벨의 벽을 뚫기 위해 반년 동안 와이프 몰래 구질구질 모았던 비상금이 떠올랐다. 다시 90레벨이 되려면 복구 비용만 해도···.


“어?” 


헌데 그 순간 센터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재빨리 핸드폰을 붙들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홈랜씨큐리티: ㄳ

-천마: ㅇ


“휴. 다행이다. 뭔 바람이 불었는지 지가 피해 가네···.”


이 게임에서 약자는 배려의 대상이 아닌 짓밟는 대상이었다.


그러니 강자가 길을 걷다가 의도치 않게 스플래시 데미지로 약자를 죽이더라도 제때 피하지 못한 약자의 잘못이지 강자의 잘못이 아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 중인 건가? 소문과는 다르게 아주 젠틀한 신사로군···" 


센터장은 진심으로 누군지 모를 천마에게 감사해하다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이것 봐요. 이래서 무섭다니까? 눈앞에 손님을 두고도 눈이 돌아가서···.” 

“아뇨 뭐. 이해합니다.” 


-피식


센터장은 순간 위화감을 느꼈다가 스스로 그 이유를 추측해봤다.


아마 눈앞에 있는 남자가 웃는 모습을 처음 봤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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