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변신으로 날먹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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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가을
작품등록일 :
2024.08.1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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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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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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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탑3

DUMMY

그 순간 하늘에서 번개가 세 번 연속해서 쳤다.


-콰르릉···! 


박동민은 로웬의 독문병기를 높이 들어 올려 피뢰침처럼 활용했다. 동료를 노리던 두 줄기의 번개가 경로를 바꾸어 빨려 들어갔다.


“희연 씨. 이거 땅에 꼽아놓을 테니까 상혁이 좀 잘 봐주세요···. 벼락 맞을 걱정은 없을 겁니다.” 

“에? 동민 씨는요?” 

“저는 다른 장비도 있어서 괜찮.”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싸우려고요?” 

“네, 일단 뭐···.” 


박동민은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하고 정상혁의 등을 두드렸다.


“만약 내가 죽으면 네가 마교의 2대 천마다···.” 

“형 그게 무슨···. 진짜 죽을 것처럼 왜 그래?” 


정상혁은 큰 충격을 받고 울음을 터뜨렸다. 서럽게 꺼이꺼이 울었다.


“갈! 지존의 자리에 설지도 모르는 자가 함부로 눈물을 보이느냐.” 

“흑흑...스읍...흐윽...큭··· 조, 존명···.” 


‘뭐지 미친 건가···?’ 


김희연은 갑자기 상황극을 시작한 듯한 두 사람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뭐라 끼어들고 싶어도 정상혁이 하도 슬프게 울어서 한마디도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튼 박동민은 두 사람을 두고 전력으로 서전트 점프했다. 김희연 없이 혼자서 펼치는 점프의 높이는 20미터에 육박했다.


-폴짝


용살자 로웬은 절벽 끝에 선 킹 앞에 당당히 섰다. 그는 적잖이 당황한 듯 한발짝 물러났다.


“쥬우짓-!” 


곧바로 하늘에서 연거푸 번개가 내리쳤다.


-콰르릉···! 


박동민은 잠시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음 역시···. 번개 저항이 높아서 데미지를 안 받는군.” 


그럼 이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딱 하나 남았다. 박동민은 재빨리 접근해 박투전을 벌였다.


-쾅!


번개를 두른 킹의 바퀴벌레 주먹과 신화 속 용살자 로웬의 황금 건틀릿이 맞부딪혔다.


“쥬지잇-!” 


킹이 깜짝 놀라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설마 자신이 밀릴 줄은 몰랐다는 듯···.


박동민은 그것을 보고 비릿하게 웃었다. 마법사는 몸빵과 근뎀이 약한 법···.


“쥬지짓!” 


 불리함을 느낀 킹은 몸을 틀어 재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놈 자식.” 


박동민은 굉장히 빠른 킹의 속도에 적잖이 당황했다. 앞지를 정도는 아니고 전력으로 쫓으면 뒤통수가 보일 정도는 된다···.


-빠악!


박동민은 킹의 뒤통수를 한 대 때렸다. 

5분 뒤에도 30분 뒤에도. 1시간 뒤에도 계속, 뒤통수만 한 대씩···.

 ****

<바퀴벌레 맨 카인드 킹> 

레벨-???


A등급의 특수 개체 레벨링 몬스터.


 대부분의 헌터가 구경도 못 하고, 운 좋게 봐도 9할로 죽는다는 그런 무시무시한 존재···. 


하지만 그 무서운 괴물은 풀린 눈으로 허공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간헐적으로 “쥬우지짓···.” 하는 소리를 내면서.


-딱 딱 딱 딱 딱 딱 딱···.


박동민은 엎어져 있는 킹의 뒤통수에 대고 연신 주먹을 날렸다. 


“형 맛있는 다리로 구웠어요.” 

“어 고맙다.” 


정상혁이 나무 꼬치에 궨 시꺼먼 무언가를 건네줬다···. 바로 바퀴벌레 맨 즉화구이였다.


박동민은 바퀴벌레를 먹는 것에 별다른 저항감이 없었다. 상혁이는 말 할 것도 없으리라···.


하지만 유일한 여자인 그녀는?


박동민은 킹의 뒤통수를 96시간 동안 따라다니며 한 대씩 때렸고 144시간이 지난 시점에서는 킹이 발작을 일으키며 달려들었다.


-퍽퍽퍽!


하지만 주력인 번개 마법도 통하질 않는데 주먹질이라고 통하겠는가? 그런데 그건 박동민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신화변신이 사기라고는 해도 레벨의 벽에서는 어느 정도 막히는 것인지 박동민의 공격은 킹의 몸에 자잘한 생채기만 낼뿐.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


박동민은 모바일게임을 시작했을 때를 떠올렸다. 전설 변신을 뽑아서 스펙은 우월한데 아직 무기를 못 맞춰서 보스한테 공격력이 2~3씩 들어가던 그때를···.


보스의 보상이 너무나 좋았기에 박동민은 88시간 동안 이쑤시개를 쑤셔서 기어코 보스를 잡아냈었다.


킹을 잡는 것도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미 10일 넘게 뒤통수만 때리고 있으니 그때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아무튼 김희연은 일주일 정도는 가져온 식량으로 버티다가 삼 일 전부턴 하나 남은 초코바를 삼등분해 아껴가며 먹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잠시 한눈을 팔 때 정상혁이 그것을 홀랑 먹어버렸고···.


 “내가 바퀴벌레를 먹다니, 그 결과 안 굶어 죽은 데다가 새로운 별미도 느끼게 된다니 완전 럭키하잖아···?”


결국 긍정에너지로 현실을 극복해 바퀴벌레 맨 구이를 한입 베어 물었다.

“구웨에에에에...어, 먹을만하다, 헤헤···.” 

“그쵸?” 

“나 다리 한 개만 더 주라···.”

“선 넘지 마세요. 누나, 제 겁니다.” 

“이 씨발 새끼야, 내 초코바 처먹은 건?”

“아, 죄송···.”  


어떻게든 잘 해결된 것 같았다···. 잠시 뒤 박동민에게로 김희연이 다가왔다.

“저어기 후배님···.” 

“예.” 

“이건 진짜 아껴두고 있던 건데···.” 


그녀가 인벤토리 안에 쓱 손을 넣더니 빈 탄창을 꺼냈다. 


“?” 


그리고는 그 탄창에 설 얼음을 가득 채우더니 노란색 콤부차 스틱을 뜯어 붓고선 휘휘 저었다.


“저도 있는 줄 몰랐는데 인벤에 박혀있던 거 찾은 거거든요···. 그냥 물보다 마실만 할 거예요.” 

"오···.“


며칠 동안 바퀴벌레 맨 구이만 먹었으므로 입맛이 텁텁했다. 다행스럽게도 얼음 능력자인 그녀가 있어서 물은 걱정 없이 마셨지만.


“이 귀한 걸 왜 저한테?” 

“후배님 혼자서 고생하잖아요. 내 공격은 외피에 기스도 안 나서 돕지도 못하고···.” 


‘여기서 사양하고 양보하면 엄청 멋있어 보이겠지···.’ 


-꿀컥꿀컥


하지만 당장 눈앞에 저런 상쾌한 음료가 있는데 어떻게 참는단 말인가. 박동민은 단번에 탄창을 들이켰다.


“캬···.” 

“아아···.” 


김희연이 저도 모르게 부럽다는 듯 그 모습을 바라봤다. 박동민은 남은 절반 정도의 음료를 건넸다.


“저한테? 아니에요. 돕지도 못하고 목숨도 빚졌는데 그 정도로 염치없진 않아서···.” 

“초코바값이라고 생각하세요, 저 친구가 어릴 때 못 먹고 자라서 식탐이 꽤 세서···. 너무 미워하진 마시고요.”

“그, 그렇게 말해주신다면···.” 


김희연은 혀를 한번 내밀고 음료를 마셨다. 그리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캬 상큼해···. 후배님 덕분에 A급 괴물 잡은 헌터 되게 생겼네요. 헤헤, 실제로 한 것도 없는데···.” 

“선배님이 한 게 왜 없습니까?” 

“에이, 금칠은.” 

“금칠이 아니라요. 당장에 제가 마시는 이 물만해도 선배님 없었으면 어떻게 구하겠어요? 아무것도 없는 화강암 지형인데···.”


박동민의 말 대로였다. 킹과 추격전을 벌이며 탑 곳곳을 돌았지만, 바다나 호수. 작은 강이라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들은 수분을 뭘로 섭취하나 궁금할 정도로.


“사람은 밥 없이 한 달은 버텨도 물 없이 삼일도 못 버텨요···. 그럼 지금처럼 장기전으로 끌고 올 수도 없었겠죠, 선배님은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됐습니다, 없었다면 저희는 진즉에 죽었어요.” 


박동민은 무덤덤하게 솔직한 감상을 이어 나갔다.


“게다가 성격도 밝고 낙천적이시잖아요? 솔직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귀중한 식량인 초코바를 홀랑 뺏기면 눈 돌아서 죽인다 해도 이해는 될 상황인데···.”


그때 김희연이 눈물을 글썽거렸다.

 “정말···.그렇게 생각해요?” 

“딱히 거짓말 한 건 없는데···.”


박동민은 난생처음 여자의 눈물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돌이켜 생각해봐도 나쁜 말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더 상냥하게 말했어야 하나···’ 


“우아앙. 후배님. 아니 오빠···.” 


그 순간 김희연이 박동민의 품에 안겼다.


“저한테 그렇게 말해준 사람 처음이에요···. 다들 저를 싫어했는데.” 

“희연씨를 왜···.” 

“몰라요. 막 트집 잡으면서 헐뜯고 따돌리고···. 물론 그랬던 사람들은 다 뒤져서 럭키비키 하지만···.” 

“예 뭐, 헌터 일이 위험하니···.”


사람이 죽었다는데 럭키비키 하다니, 약간 듣기 그랬지만 박동민은 그러려니 했다. 미운 사람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솔직한 사람이로군···.’ 


“말 편하게 해요. 오빠···. 저 99라서. 오빠는 97이죠?” 

“내 얼굴에 숫자라도 쓰여있나?” 


박동민은 여자랑 얘기하는 것도, 게다가 그 여자가 오빠라 부르며 편하게 말 하란 것도 상당히 어색했다. 솔직히 말해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용살자 로웬의 잔잔한 물결 같은 마음이 모쏠 찐따마냥 리액션하는걸 막아줬다.


“헌터 라이센스 봤어요. 헤헤. 훔쳐본 건 아니고 처음 들어오는 후배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니까···.

“그랬구나.” 

“며칠이 더 걸린 진 모르겠지만 클리어하고 나가기만 하면 국장님이 엄청 칭찬해주실 거예요. 남들이 꺼리는 혐오시설을 치운 것뿐 아니라 A등급 레벨링 특수 개체를 잡아버린 거잖아요? 잘하면 유튜브 섬네일이 도배될지도 몰라요, 물론 제가 아닌 오빠 얼굴로···.그러니까 힘내요.” 

“사람들은 너를 더 섬네일로 쓸걸. 예쁘니까.” 

“핫! 과찬이세요 과찬···.” 


그녀는 귓불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돌렸다, 마침 정상혁의 뒤통수가 시야에 걸렸다.


-또르륵


김희연은 탄창에 한 모금 정도 남은 음료에 각얼음을 가득 띄웠다.


“이러면 양 많아 보이겠지···" 


그리고는 바퀴벌레 맨 머리를 통째로 베어 문 정상혁에게 다가가 말했다.


“자 이거 마셔, 아까 욕해서 미안···.” 

“우와 음료수다···.럭키비키. 근데 무슨 욕?” 

“으응 아니야, 완전 럭키비키!”


박동민이 피식 웃더니 다시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퍽 퍽 퍽···.


 ***

벽면 전체에 수십 개의 디스플레이가 띄워진 방이 있었다.


200명 정도 되는 인력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커 보이는 방의 중앙에는 안락한 원형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는 여자애가 있었다.


그 여자애는 단발머리를 배배 꼬며 사탕을 쪽 빨았다. 마치 담배처럼 두 손가락으로 잡아서.


“야. 쟤네 언제 뒤지는 건데?” 

“최초 예측 결과에 의하면 15분 내 몰살. 이미 포화상태인 A-12 타워는 즉시 역류 현상을 일으켜야 합니다.” 

“야. 내가 그걸 몰라서 물어? 지금 14일째 아무 일도 안 일어나잖아. 너 말대로라면 진~작에 잡아먹혀서 안산이 난리가 났어야 되는 거 아니야?” 

“각성자가 탑 안에서 몸을 숨기고 생존에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신빙성 있는 예측을 위해선 새로운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역시 너는 아직 사람보다 못하다니까···.” 


장미실은 사탕을 한번 빨아 먹고 허공에 손짓했다.


“말단 공무원 주제에 이 미실님의 계획을 방해해? 낯짝 좀 볼까···.” 


그녀 앞에 A-12 타워. 그러니까 안산 바퀴벌레 맨 탑에 파견된 헌터 목록이 나왔다.


-7급 헌터 공무원 김희연

-7급 헌터 공무원 박동민

-9급 각성 공무원 정상혁


“떨거지들 주제에 바퀴벌레마냥 아~득 바~득 살아보겠다고 버티고 있나 보네···. 견적 보고 안될 거 같으면 대가리에 총 박고 자살이나 할 것이지.” 


그때 장미실의 뛰어난 두뇌가 김희연을 기억하고 알아봤다.


“잠깐만. 저 칠 급 따리 어디서 봤는데···. 아. 무기 시연 갔을 때 였지?” 


거대기업 미실은 다방면에 손을 뻗고 있었지만, 방산이랑은 연이 깊다.


특히 세상이 이렇게 변한 뒤로는 더욱···.


“그날 뿌린 무기에 등록된 지문 중에 혹시. 저것들 지문 있어?” 

“한 건 일치. 시리얼넘버 B-048D9 무기에 7급 공무원 헌터 김희연의 지문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나이스. 하여간 떨거지들. 주는 대로 넙적~ 넙적 받아 처먹는다니까. 블랙박스만 작동되면 좋을 텐데···.” 

“작동할 수 있습니다. A-12 타워의 모자이크 입자 농도가 매우 낮습니다.” 

“뭐? 높아졌으면 높아져야지, 왜 낮아졌대? 뭐, 일단 좋아···. 화면 띄워봐.” 


치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불안정한 화면이 송출되더니, 곧 신호를 잡은 듯 깔끔한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호오···.이것들 봐라?” 


미실은 흥미로운 얼굴로 화면을 빤히 바라봤다. 입가에 뒤틀린 웃음을 머금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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