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이 몰려오는 치유객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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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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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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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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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언제나 맑음

DUMMY



하지.


한국에서 군정 통치했다가 욕 잔뜩 먹은 턱돌이 군인 아저씨 ‘존 리드 하지’ 말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을 뜻하는 그 하지(夏至)다.


21세기 한국에서야 찐만두 휴먼을 양성하는 습기 가득한 여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절기에 불과하지만, 이 시기의 중원은 다르다.


이 시기에 보통 밀을 수확하기 때문이다. 한창 밀을 다 수확하고 나면 뭘 해야겠는가?


당연히 마을 사람들끼리 수확이 잘 됐다는 뜻에서 제사도 지내고, 술과 고기를 쭉 깔고 잔치를 크게 여는 것이 국룰이다.


거간꾼 양 씨도 그 생각을 하면 즐거운지, 싱글벙글 웃으며 설명했다.


“요 몇 년은 흉작 중의 대흉작 아니었던가? 다행히 홍 지부장님이 다른 지방에서 쌀과 밀을 저렴한 가격에 수매해 와서는, 우리 마을 사람들한테 거의 원가에 가까운 가격에 파셨거든.”

“역시 홍 지부장님이시군요.”


역시 신양현의 대협답게 옥수상단의 돈으로 마을 사람들의 구휼까지? 역시 빛제육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양 씨도 그렇고, 마을 사람 대부분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구만.


“돈이 없어 구휼미를 빚졌던 사람들도 모두 다 갚았으니, 이제 허리띠 풀고 즐길 일만 남은 것 아닌가.”

“그렇죠. 근데 다른 마을에는 그냥 조촐하게 제를 지내고 다 같이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고 끝인데, 신양현은 뭔가 특별한 일을 하나 봅니다?”

“아무렴. 옥수상단과 신양현의 현령까지 한데 모여서 그해 최고의 음식을 뽑는 경연을 열거든. 자네도 한 번 참여하면 어떤가 싶어서 미리 말해놓는 걸세.”

“상금이나 이런 건 안 걸려 있습니까?”

“글쎄, 이전에는 상금 같은 건 걸지 않았지만 올해는 모르지. 하지만 상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네.”


중요한 거? 내가 대답 대신 눈을 깜빡이자, 양 씨가 몹쓸 얼굴로 능글맞은 웃음을 흘리며 이어 답했다.


“우리 신양현 중심가에 있는 모올루(慕兀樓)는 자네도 잘 알고 있잖나?”

“알죠. 신양현에서 가장 크고 높은 주루 아닙니까.”


이런 자그마한 마을에서 혼자 삼 층짜리 건물을 짓고 장사가 연일 잘 되는 곳이 하나 있는데, 거기가 바로 모올루다.


“그 모올루의 시작이 고작 조그마한 노점이었다는 걸 아는가?”

“예? 노점이라고요?”


그러니까 골목 어귀에 있는 붕어빵 가게 같은 걸로 시작했었다고? 그 큰 주루가?


거간꾼 양 씨가 정말이라는 듯 진지한 눈빛으로 답했다.


“대략 이십여 년 전이었지, 아마? 모올루의 일대 주인이 경연에 참여했는데, 그때 낸 것이 고작 닭꼬치에 직접 만든 소흥주였단 말일세.”

“닭꼬치와 소흥주라.”


한국에서는 비슷한 술이 없다고 할 만큼, 소흥주의 맛은 짭짤하다고나 할까, 시큼하다고나 할까. 약간 카라멜 같다는 느낌도 좀 든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술맛과는 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그냥 다른 술처럼 가볍게 마시기 보다는 요리에 많이 쓰인다. 호불호도 강하고.


그런데 그런 소흥주에 닭꼬치라니, 뭔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그런데 모올루의 일대 주인이 그 음식으로 경연에서 우승한 게 아닌가? 대체 얼마나 뛰어난 닭꼬치이기에 우승을 한 건지 모르니, 신양현 사람들이 죄다 그 노점으로 몰려든 게지.”

“허어, 진짜로 개천에서 용 난 경우네. 그래서 어떻게 됐답니까?”

“물밀듯이 찾아오는 마을 사람들 덕택에 제대로 된 가게를 마련할 돈을 번 걸세. 그렇게 몸집을 늘리더니, 결국엔 다른 용도로 쓰였을 누각까지 사서 모올루를 세운 것이지.”


생각만 해도 대단한 신화긴 하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푸드트럭으로 시작해서 빌딩 건물주 됐다는 소리나 다름없는 거 아냐.


“결국엔 그 경연이 모올루 주인의 노점을 유명하게 만든 거 아니겠나, 응?”

“···우리 객잔을 홍보할 기회다?”

“그렇지! 역시 젊은 친구라 말귀를 잘 알아듣는구먼.”


우리 객잔에 사람들이 자주 온다고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와야 하는 건 엄연한 사실.


특히 우리 객잔에 입 하나가 더 늘지 않았나. 쟁반을 들고 커다란 눈을 껌뻑이는 서지향을 먹여 살리려면 더더욱 그래야지.


“혹시 이번 경연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웬만하면 참여하려고 하는데, 지향이 네 생각은 어때?”

“네? 제가요?”


서지향이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어리둥절해 하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우리 객잔 최고 점소이니까 당연히 물어봐야지.”


직원 의향도 안 물어보고 사장 마음대로 하면 좋소기업 소리를 면치 못하지.


서지향은 큼직한 눈을 데굴데굴 굴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셔도 좋지 않을까요?”

“왜?”

“네? 어, 왜냐고 물으신다면, 음식을 잘하시니까요···?”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했는데, 왜 홍시 맛이 난다고 했냐고 물어보는 수준인가 보다. 그래, 이건 내 잘못이지.


아직 낯을 좀 가리는 것도 있고, 진지하고 내밀한 이야기는 무리인가.


어쨌든 서지향도 참여하는 게 좋다고 하니, 나도 내 의견을 타진해 볼까.


“혹시 신양현에서 산 지 얼마 안 된 사람은 참여할 수 없다거나 하는 건 없습니까?”

“에헤이, 그런 게 어디 있나? 하루를 살든, 오십 년을 살든 결국 신양현에 터전이 있는 사람이면 모두가 참여 가능하지.”


애향심이 뿜뿜 자라날 것 같은 멘트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참여하죠.”


이런 기회 놓치면 빙구지, 빙구. 공짜로 홍보도 하는 데다 내 실력을 순위로 볼 수 있는 기회 아닌가.


내 강력한 참여 의사에 양 씨가 손뼉을 짝짝 쳤다.


“좋구먼! 그렇다면 내 잘 말해놓도록 하겠네. 아직 제대로 정해진 게 없긴 하지만, 예년의 경연과 크게 달라질 건 없을 테니까 자네도 준비 잘 하고.”

“준비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경연의 주제를 미리 말해주지 않고 그날 아침에만 딱 알려주거든. 어떤 주제가 나올지 미리 공부해야 하지 않겠나?”


조금 더 들어보니, 만약 ‘소고기’라는 주제면 소고기로 만든 요리를 경연에 내야 하고, ‘양고기’면 양고기로 만든 요리인 식이다.


생각 외로 역사가 깊은 신양현의 경연 방법에 깜짝 놀랐다.


간단하지만, 갖가지 재료로 수많은 음식을 만들어 본 베테랑이 아니라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주제다. 이거 완전히 마스터 셰프 중원이네.


“참고로 마지막 경연 주제는 매콤한 음식이었다네.”

“경연 심사를 맡은 사람들 위장은 괜찮았답니까?”

“사흘 내내 측간만 갔다지, 아마?”


양 씨는 낄낄댔지만, 배탈이 자주 나는 편인 나로서는 끔찍했다. 사흘 내내 활화산의 용암을 뒤로 배출해야 했다니, 이 얼마나 끔찍한 고문이야?


어쨌든 양 씨는 정자죽을 깔끔하게 비워내고, 든든해진 표정으로 외쳤다.


“잊지 말게, 경연 당일은 하지 전날이야!”


하지 전날.


아직 이십여 일 남았으니 준비할 시간은 차고 넘치긴 하겠지만, 내 부족한 중원 음식 지식을 쭈욱 채우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고금지미총록으로 요리법이나 잔뜩 뽑고, 그걸 달달 외워야 하나?


아니,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요리법만 외운다고 해결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잖아. 내가 잘 모르는 주제가 나와버리면 답이 없는 건데.


“어쩐다······.”

“뭐가요?”

“아저씨가 경연에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이 생겨서.”

“으음······.”


그 말에 서지향이 침음성을 흘리더니, 이내 깔끔하게 답했다.


“왜 안 된다는 생각을 먼저 하셨어요?”

“응?”

“경연에서 일등을 하지 않고, 떨어질 생각부터 하시는 것 같아서요.”


생각해 보니 진짜 그러네? 명쾌한 해답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하는 티베트 속담도 있지 않던가.


다분히 T 성향이 강한 조언이었지만, 오히려 그게 신선한 것 같아서 더 좋았다.


“우리 지향이가 복덩이네, 복덩이.”

“앗, 그게, 아앗, 머리 다 망가져요···!”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니 서지향이 당황하면서도 배시시 웃었다. 하여간에 칭찬하는 맛이 있는 애라니까.


결국, 서지향의 말대로 걱정보다는 행동으로 보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결심했다.


오늘부터 바로 밤샘 연습 들어간다.



* * *



삐끗!


“으허억.”


이부자리를 펴다가 허리가 엇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거 벌써 이러면 안 되는데.


“아이고, 아이고오오.”


황정 죽어요오옷.


뒷덜미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다 아파 죽겠다.


아침, 저녁에는 장사하고, 자기 직전까지 경연 준비를 하고 있자니 이게 참 뭐랄까. 종일 주방에 서서 채소 다듬고 음식 만들고만 있자니 이게 인생인가 싶었다.


사실 나는 객잔 주인으로 착각하는 통 속의 뇌가 아닐까? 미친 과학자가 경연 준비만 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게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했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신 나간 소리도 적당히 해야지.


이게 다 피곤해서 그렇다, 피곤해서. 곧장 이부자리를 제대로 펴고 눈을 감았다.


어으, 좋다. 그래, 이게 휴식이지.


곧장 눈을 감으니, 항거할 수 없는 수마가 나를 덮쳐왔다.


······.


·········.


“······.”


수상하게 고요한데.


원래 중원의 밤거리가 조용하다곤 하지만, 우리 객잔은 뒤가 바로 산이라서 풀벌레 소리나 고라니 소리가 오지게도 들린다.


게다가 얇은 삼베 이불을 덮고 있어야 하는데 왠지 아무것도 안 덮은 것 같고.


눈을 슬쩍 뜨니, 역시나 캄캄한 공간에서 저 멀리서 빛무리가 일렁이고 있었다.


요새 잠잠하다 했더니, 처음 건달채도를 잡았을 때 끌려갔었던 그 검은 공간에 다시 이끌려온 것 같다.


눈을 뜨고 기지개를 쭈아악 켜니, 빛무리가 이쪽으로 일렁일렁 다가왔다.


[건달채도에 자연지기가 그득그득 쌓인 걸 보아하니, 최근에 단체 손님이라도 왔더냐?]


익숙한 걸걸한 목소리를 내는 빛무리가 이쪽으로 다가오자, 곧장 인사부터 박았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스승님.”


까만 공중에 둥둥 떠서 세 번의 절을 했다.


이게 바로 그랜절을 뛰어넘은 첨-단 방식, 압도적 우주 유영 구배지례다.


[허어, 스승님?]


뭔가 기쁜 듯하면서도 그걸 숨기려고 분위기를 억지로 잡는 듯한 목소리로 대꾸하는 제포.


그 모습에 곧장 바짝 엎드리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예, 스승님께서 백여 년 전에 중원에서 명성을 널리 떨치셨던 전대의 고수라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적족의 제포’가 백여 년 전에 무척이나 유명한 무림 고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림 식방각 출신의 파계승이었지만, 계율을 지키면서 사흑련 놈들의 모가지를 똑똑 추수하셨다고 들었고요.”

[어흐음. 추수라니, 누가 보면 농부인 줄 알겠구나.]


제포가 부끄럽다는 듯 헛기침했다.


마교나 혈교가 있기 전인 백여 년 전에도 나쁜 놈들이 있었다고 한다. 사파 놈들의 연합인 사흑련이 바로 그 나쁜 놈들이었는데, 제포 혼자서 사흑련 고수의 절반을 도륙냈다나?


어느 지역에는 제포의 업적을 새긴 비석까지 있을 정도라고 하니, 정말이지 대단한 고수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소림사 식방각 출신답게 요리에도 상당한 일가견이 있어서, ‘적족’이라는 별호가 생기기 전까지는 무공과 요리가 각각 일절(一切)이라 해서 ‘쌍절승’으로도 불렸다고 들었다.


“그런데 단체 손님이랑 자연지기가 어떤 상관이 있습니까?”

[빈승이 설명을 안 했던가?]

“예. 그냥 기억만 디립다 부어주고 내보내셨는데요.”

[아니, 빈승이 언제 기억만 디립다 부었다고 그러느냐?]


빛무리면서도 째려보는 건 가능한가 보다. 어째 따끔따끔한 느낌이 들었거든.


[건달채도는 주변의 사물에 깃든 자연지기를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채도와 가장 많이 맞닿은 사물은 무엇이겠느냐?]

“아.”


그러니까 제포 스승님의 말은 채소나 고기를 썰면 거기에 있는 자연지기가 건달채도에 흡수된다는 뜻인가 보다.


건달채도가 그런 성질을 띠고 있다면 제포 스승님과 이 공간도 이해가 간다.


적어도 내가 알 수 없는 신묘한 묘리로 만들어진 공간인 것보다, 흡수된 자연지기로 이 모든 걸 구성한다면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니까.


“지금까지 부르시지 못하신 것도 자연지기 때문이신 겁니까?”

[하나를 알려주면 둘 정도는 깨닫는군.]


그러면서 껄껄 웃음소리를 흘리는 제포 스승님.


아무래도 그때 기억을 쏟아부었던 게 건달채도에 쌓인 자연지기를 크게 소모했던 것 같다. 내가 연습을 열심히 한 끝에 그만큼의 자연지기가 회복된 거고.


“하면 오늘은 무슨 이유로 부르셨는지요?”

[건달채도에 쌓이는 자연지기가 심상치 않기에 한 번 불러보았다. 네 객잔에 유람 나온 늙은이들이라도 잔뜩 들어온 거냐?]

“그런 것은 아니고요. 사정을 좀 설명해 드리자면···.”


하지에 신양현에서 요리 경연이 열리는데, 언제까지 식방각 스님들의 실력과 고금지미총록만 믿을 수는 없지 않겠냐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자.


[허, 허허허!]


제포 스승님의 빛무리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며 점멸했다.


왜 저러시지?


한참을 소탈하게 웃던 제포 스승님은 한결 후련한 듯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네가 이리 기특한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살아생전엔 한 번도 못 봤던 녀석이 눈앞에 있을 줄이야.]

“······.”


제포 스승님의 칭찬에 얼굴이 뜨끈해진다. 뭔가 좀 부끄럽네.


[본래 건달심법은 본래 식방각의 스님들이 수백 년 동안 거듭하여 개량한 심법이자 행공이다. 주방이 곧 도량(道場)이요, 업(業)이 곧 수행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지.]


야드-파운드 같은 악마의 도량형을 말할 때 쓰는 그 도량 말고,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을 도량이라 한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없던 검은 공간에서 백색의 붓글씨가 써지듯, 한 줄의 문장이 나타났다.


수처작주(隨處作主)면 입처개진(立處皆眞)이라.


[틀은 완성되었으니, 이제 너도 어엿한 숙수 겸 무인이 되어야지 않겠느냐? 이제부터 금강대라몽환대법으로 너에게 필요한 것을 전수해주마.]


너그러운 제포 스승님의 목소리에 감탄했다.


드디어 수많은 고수가 원하고 또 원하던 중원식 로또, ‘기연’을 좀 맛보는 건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눈을 지그시 감았을 그때.


[조금 따끔할 거다.]


예?


그 순간.


정수리부터 시작해서 머리에 있는 혈관 모두가 바짝 타들어 가는 느낌!


예상치 못한 끔찍한 고통에 경기를 일으켰다.


“억, 어억, 어어어억!!”

[어허, 바둥거리면 전수하는 데에 힘드니, 가만히 있거라.]

“아, 안 받아요! 안 받아! 아아아악!”

[조금만 있으면 끝난다니까?]


그때, 나에게 제포 스승님과 관련된 정보를 알려줬던 신양현의 훈장 아저씨가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파계승이니만큼 성격이 상당히 괴팍했다던데, 백 년 전 사람이니 확실친 않아.’


[흐흐흐, 흐흐.]

“야이, 미친 스승아아아악!”

[어허, 스승보고 미쳤다니. 사제관계를 다시 가르쳐야겠구나. 흐허허허!]


제자 놈이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도 즐거워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그제야 깨달았다.


괴팍하다는 소문, 그거 사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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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내공과 요리의 상관관계 (1) 24.09.14 81 2 14쪽
13 우리 마을의 권 선생님 24.09.13 74 2 15쪽
12 제포적 사고 24.09.12 87 2 13쪽
» 준비는 언제나 맑음 24.09.11 102 5 15쪽
10 아침 식사 됩니다 24.09.10 107 5 14쪽
9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세요 24.09.09 107 3 13쪽
8 세가는 역시 제갈세가 24.09.08 119 4 14쪽
7 쪽박, 좋아하세요? (2) 24.09.07 123 3 15쪽
6 쪽박, 좋아하세요? (1) +1 24.09.06 121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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