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길을 걷는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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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대비
작품등록일 :
2024.08.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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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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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DUMMY

시밀은 금방 앞서간 사람들을 따라잡았다. 저 멀리 별 먹는 것이 의태하고 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용사들이 멈춰 있었다.


시밀은 레이에게 다가갔다.


“여기서 무의미하게 시간만 죽이고 있겠다?”

“연습, 연습이 필요하다는 거였소.”


낮게 깔린 레이의 목소리에 용사 하나가 변명했다.


시밀은 환결 옆으로 접근했다.


“여기까지 와서 싸우기 싫단다.”

“뭐?”

“이미 이야기를 끝낸 것 같아. 아주 자리 깔고 누웠다니까?”

“얌전히 별 먹는 것에게 별이 먹혀 죽겠다고?”

“내 설명보다 당사자 말 듣는 게 빠를 거다.”


환결이 레이 앞에 있는 용사를 가리켰다.


“레이와 환결, 그리고... 시밀. 셋은 우리보다 월등히 강하지 않소. 당신들이 우리를 훈련시켜주면, 죽지 않고 성장할 수 있소. 그게 더 좋은 거 아니오?”

“용사의 힘은 죽음이다. 내가 10년을 가르쳐봤자 한 번의 죽음보다 못하다. 알고도 그런 말을 꺼냈다는 건 어리석음이고, 모르고 꺼낸 말이라면 용사의 자질이 의심되는군.”

“나도 아오. 알고 있지만....”

“그래? 그러면 이건 어떨까.”


레이의 검이 용사의 팔을 스쳤다.


“내가 너희를 모조리 죽이는 거다. 별 먹는 것 앞에 오기까지 사나흘이 걸리지. 차라리 내가 연합으로 돌아가 너희를 무한히 죽일 거다. 멈출 방법은 단 하나. 나를 제압하는 것뿐이다. 무한한 살육전을 시작할 건가?”

“무, 무무... 무슨 미친 소리를!”

“농담도 아니고, 미친 소리도 아니다. 선택해라.”

“가, 가면 되잖소. 가면....”


레이는 용사의 뒤로 돌아가 그의 등을 떠밀었다.


“가라.”

“나, 나보고 앞장서라고?”

“모두 똑같이 죽을 거다. 그래도 망설여지면, 내가 도와주지.”


레이가 남자를 발로 밀었다. 별빛이 담긴 발길질에 남자는 별 먹는 것 지척까지 날아갔다.


별 먹는 것의 몸에서 나온 가시가 용사를 갈기갈기 찢었다.


“다음으로 앞장서고 싶은 사람?”

“연합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그 연합도 1년도 못 가 사라질 허상이지.”

“네 별이 가장 가깝다고 이런 짓을 벌인다고 달라지는 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군.”


레이가 남자에게 다가갔다. 남자는 주춤거리며 무기인 도끼를 들었다.


“내 손에 죽겠다는 건가?”

“고작 재능 좀 있다고 뻗대기는!”


도끼가 레이의 머리를 노렸다.


별 먹는 것의 공격과 비교하면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린 공격이었다.


레이는 손으로 도끼를 옆으로 밀어내고, 남자의 심장을 찔렀다.


“당신! 제정신이에요?! 열 번 남짓한 기회를 고작 이런 일로...!”


여자 용사 한 명이 말했다.


“누가 열 번이라고 정했지?”

“그건 연합에서....”

“우리 같은 놈들이 열 번 죽어 별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차라리 용병을 고용하는 게 빠르다.”

“그들은 별빛을....”

“축성하면 된다. 별빛이 부족하면 수행 사제를 찾아 부탁하면 된다. 거기에 용사의 필요가 어디 있지?”

“당신 말은, 용사란 사실 수백 번을 죽어가며 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라는...?”

“말귀는 알아먹는군. 이제 가서 죽어라. 내가 먼저 가지 않는 게 불만인가? 그러면 함께 가주겠다.”


여자 용사가 하얗게 질렸다.


최초의 죽음을 떠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말다툼은 점차 격해졌고, 분에 참지 못한 몇 명이 무기를 들었다.


시밀과 다르게 모두 제대로 무기술을 배운 티가 나는 자들이었다. 레이는 간단히 그들의 공격을 흘려내고 급소에 검을 찔렀다.


환결이 한숨을 쉬었다.


“에휴. 차라리 이게 더 나을지도 모르지.”

“뭐가?”

“용사 후보와 용사는 별의 자존심이야. 용사가 다른 용사에게 살해당했다면, 살해당한 용사의 별은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지겠지?”

“그래서?”

“... 너는 가끔 보면 바보 같다니까. 연합에 속한 별들 사이에도 위계가 있어. 레이가 있는 별은 연합에서 가장 작은 별이고. 비유하자면, 우리 집 애가 못 사는 옆집 애한테 흠씬 두들겨 맞고 온 거지. 애들 싸움 정도가 아니라 진짜 반죽음당해서 온 거야. 이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되겠지? 이래도 이해가 안 돼?”

“돌려 말하지 말고 그냥 말해.”

“연합 내부 별끼리 전쟁을 벌일 거야.”


전쟁의 뜻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시밀은 유리에게 큼지막한 전쟁사도 들었다. 진정으로 이해가 안 되는 건 다른 부분이었다.


“별 먹는 것을 앞두고 전쟁을 벌여?”

“시밀, 우리의 개고생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어. 그치들은 별 먹는 것을 보지도 못하고, 우리가 느끼는 고통을 느끼지도 못하니까. 너도 죽을 때마다 사람들한테 위로의 말을 듣지는 않잖아?”


맞는 말이었다.


시밀이 죽어 집으로 돌아가도 시밀을 반겨주는 사람은 없었다.


가끔 유리와 인사하고, 유리가 없으면 요한과 인사한다. 그리고 다시 하늘로 올랐다.


그게 용사 시밀의 일과였다.


“아, 젠장. 나보고 어쩌라고.”


환결은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짜증을 입 밖에 냈다.


레이가 기어이 다른 용사들을 모조리 죽였다. 일단은 다른 용사들이 먼저 레이를 욕하며 공격하긴 했지만, 저들의 별에서 그걸 중요하게 여길까.


가장 작은 별의 용사가 자기네 용사를 죽였다는 사실에만 집중하겠지.


레이가 다가왔다.


“시밀, 당분간 함께 못할 것 같다.”

“너, 어떻게 할 거야? 진짜 그놈들을 계속 죽이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별은? 그놈들이 사는 별은 어쩌고?”

“우리 상대는 별 먹는 것이다.”

“그러니까, 별도 혼자서 상대하겠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많지 않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더욱 적지. 이게 최선이라면, 나는 기꺼이 시행할 거다.”


환결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레이는 별 먹는 것에게 달려갔다.


레이는 별 먹는 것의 공격을 다섯 번 쳐내고, 하늘과 같은 색의 가죽에 작은 생채기를 남기고 죽었다.


“하아... 나도 당분간 못 볼 것 같다.”

“어쩌려고?”

“저 꽉 막힌 놈을 살려야지. 죽지 않는 용사를 살린다는 것도 웃기네. 나중에 다시 보자.”


환결도 별 먹는 것에게 달려들었다.


하늘에는 시밀 혼자 남겨졌다. 걱정은 하지 않았다.


‘적당히 잘 해결하고 오겠지.’


저 둘이라면 그럴 거라는 믿음이었다.


시밀은 별 먹는 것을 노려봤다. 이전과는 다른 것들이 보였다.


별 먹는 것이 남기는 공간의 구부러짐, 그 근처를 지나는 별빛이 남기는 흔적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커다란 종이.


시밀은 종이에 선을 그었다. 별 먹는 것의 외피를 베었다.


여태 시밀이 낸 상처 중 가장 큰 상처였다.


별 먹는 것이 눈을 떴다. 둥근 소용돌이를 박아둔 눈동자가 드러났다.


눈동자가 반짝였다.


***


빛을 보았다. 그리고 시밀은 집에서 눈을 떴다.


‘새로운 형태의 공격.’


그런 게 있다는 것만 알았으면 됐다. 다음부터는 눈동자도 조심하면 된다.


침대에서 일어난 시밀은 집 전체에 쌓인 먼지를 발견했다.


‘바쁜가?’


유리는 요한과 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일이라면 청소할 시간 같은 건 없겠지.


시밀은 사물이 공간에 새기고 있는 굴곡을 보았다. 그리고 칼로 그것을 슥 잘랐다.


얇은 먼지층이 잘려 땅에 떨어졌다. 시밀은 먼지를 모아 아궁이에 버리고 집을 나왔다.


바로 별 먹는 것에게 달려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환결의 말이 자꾸 가시처럼 목에 걸렸다.


전쟁.


‘잠깐 보고 오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시밀은 연합의 집합 장소로 향했다.


집합 장소에는 용사가 아닌 자들이 있었다.


말을 타고, 무기를 들고, 입고 있는 갑옷은 용사들의 것보다 더 반짝였다.


그들은 시밀을 발견하고는 시밀 앞으로 이어지는 별길을 깔았다.


‘상대의 발밑까지 별길을 깔면, 싸울 의사가 없다는 거랬나.’


유리는 하늘의 문화에는 까막눈이고, 요한은 이런 걸 알려주지 않는다.


이건 환결에게 들은 지식이었다.


무장한 자들이 접근했다.


“용사 시밀, 맞습니까?”

“당신들은 누구지?”

“저희는 녹새 기사단입니다. 당신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환결 님을 도와주십시오.”

“걔가?”

“용사 레이의 폭주 후 별들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용사 레이와 친한 사이였다는 이유로 환결 님도 다른 용사들의 표적이 되셨습니다.”

“안내해.”


시밀은 녹새 기사단을 따라 움직였다.


저 멀리 별이 보였다.


스스로 빛을 내기에는 부족한 별. 그러나 새빛별보다 몇 단계는 수준 높은 문명을 가진 별이었다.


별길이 별의 표면으로 이어졌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 아무것도.”


이런 방식으로 다른 별에 발을 들이게 될 줄은 몰랐다.


새빛별이 아닌 다른 별.

다른 세상.


시밀은 조심스레 별의 표면에 발을 올렸다. 땅의 감촉과 별의 냄새, 오감에 전해지는 정보를 하나라도 더 기억에 새기려고 노력했다.


녹새 기사단은 커다란 저택으로 시밀을 안내했다.


“이 안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시밀은 저택에 들어가지 않았다.


다른 별을 밟아봤다. 그거면 됐다.


“장난은 그만하지. 변명은 집어치워. 이미 알고 있으니까.”

“... 어떻게 알았지?”

“진짜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도, 환결이 벌써 도움 요청 같은 걸 할 리 없어.”


레이를 제외한 다른 용사들이 모두 동시에 공격해도 환결이라면 여유롭게 빠져나올 수 있다.


용사들 사이의 실력 차이는 그만큼 벌어졌다.


처음부터 시밀을 노린 다른 용사의 함정이었다.


“덮쳐라! 상대는 새빛별의 용사다!”


녹새 기사단이 무기를 뽑았다.


그들이 시밀을 가두려 했던 저택에서 초록색 물감이 넘쳤다.


초록색 물감은 인근의 색을 흡수했다.


녹새 기사단이 타고 있던 말의 발굽에 있던 별빛과 하늘로 이어져 있던 별길도 물감의 일부가 되었다.


“용사조차 가두는 색이다! 어디 버텨봐라!”


녹새 기사단의 검에는 날이 세워져 있지 않았다.


‘용사를 죽였다간 더 성장해 돌아올 뿐이니까.’


잡아서 저택에 가둬두려고 했던 거겠지.


시밀은 물감을 향해 검을 뻗었다.


“어리석은 놈! 색의 화가가 직접 만든 물감을 너 같은 작은 별의 용사 따위가....”


시밀은 삼원색 우레길의 제자로 우레길의 공방에 있는 거의 모든 재료를 다뤄봤다.


시밀 또한 화가이며, 물감은 시밀의 장난감이다.


화가가 소화할 수 없는 색만이 화가를 가둘 수 있다.


흔하디흔한 녹색으로 시밀을 방해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늘을 덮고 사방에 넘치던 초록이 시밀의 검을 물들였다.


시밀은 물감으로 점을 찍었다. 녹새 기사단의 중앙에 톡 하고.


하나의 점이 녹새 기사단을 집어삼켰다.


시밀은 물감 안에서 허우적대는 녹새 기사단의 기사 하나를 밖으로 꺼냈다.


“이 별의 이름은 뭐지?”

“녹색 자연별....”

“용사는 유난히 녹색이 많던 그놈인가?”

“요, 용사님은 안 돼! 제발...!”

“그건 네가 정할 일이 아냐.”


시밀은 기사를 다시 물감 안에 던졌다. 그리고 두 개의 별빛이 느껴지는 장소를 향해 날았다.


녹색 자연별은 자연이 풍부한 별이었다.


새빛별에 있는 숲은 기사 힐런이 관리하는 숲 하나다. 숲의 자원을 이용하려면 힐런의 동행이나 허락이 필요했다.


녹색 자연별은 별 전체가 녹음으로 덮여 있었다. 별의 크기도 새빛별보다 족히 10배는 컸다.


별빛이 뿜어지는 장소는 나무로 지어진 거대한 저택의 3층 창문이었다.


이만한 크기의 저택을 보는 건 처음이었지만, 이번에도 유리의 지식이 도움이 되었다.


‘효율을 추구하다 보면 물건의 생김새는 비슷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지.’


시밀은 창문을 통해 저택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레이가 용사의 심장에 검을 꽂았다. 용사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었고, 한 무리의 빛이 되었다. 빛이 뭉쳐 용사가 되었고, 그는 상처 하나 없는 모습으로 눈을 떴다.


레이는 용사의 심장 위에 검을 가져갔다.


“100번째. 10번씩 10번 죽었다. 아직 네 정신은 무너지지 않았군. 어리석은 상식은 모두 버려라. 용사로 각성해라. 그리고 날 죽여봐라.”

“사, 살려...!”

“너는 자비를 바라는 게 아니라 나에게 살의를 품어야 한다.”


푹.


레이는 빛무리가 모이는 침대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시밀. 무슨 일이지?”

“나도 속아서 온 거야. 그런데, 그건 너무 심하지 않아?”

“... 알아.”


레이의 손이 떨렸다.


시밀은 유리의 지식에서 적절한 단어와 상황을 찾았다.


“사람을 죽인 게 이번이 처음이었어?”

“시밀, 보통 사람은 사람을 죽이지 않아. 그게 용사라도.”


레이가 고개를 들었다. 떨리는 눈가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반년 남았어. 우리 별은.”


그는 살아난 용사의 가슴을 다시 한번 찔렀다.


“반년 안에 별 먹는 것을 죽여야 해. 그걸 위해서라면, 나는 무슨 짓이든 할 거야.”


저택 위에서부터 빛이 내리쬐었다. 지붕이 무너지며 무장한 병력이 나타났다.


수백 명의 기사는 각기 다른 복식의 옷을 입고 있었다. 용사도 보였다. 레이를 죽이기 위해 별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레이가 피 묻은 검을 들고 일어났다.


그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냉정하고 무뚝뚝한 용사.


“넌 빠져라. 무의미한 학살에 말려들 필요는 없다. 이건... 모두 내가 자초한 일이다.”


레이는 용사와 기사단이 몰려있는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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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비탄의 사랑 +8 24.09.17 435 51 13쪽
28 비옌 +16 24.09.16 488 53 12쪽
27 승단전 +11 24.09.15 529 58 12쪽
26 하늘의 규칙 +11 24.09.14 577 54 13쪽
25 하늘의 규칙 +7 24.09.13 568 50 12쪽
24 새로운 생활 +16 24.09.12 598 66 13쪽
23 도읍 +6 24.09.11 618 64 13쪽
22 도읍 +13 24.09.10 635 76 15쪽
21 새빛별, 그리고 나. +18 24.09.09 648 87 12쪽
20 작품명, 새빛별. +14 24.09.08 648 71 13쪽
19 대화 +7 24.09.07 632 71 14쪽
18 대화 +5 24.09.06 659 57 15쪽
17 최고의 사냥꾼 +9 24.09.05 704 72 14쪽
16 최고의 사냥꾼 +5 24.09.04 742 75 12쪽
15 최고의 사냥꾼 +6 24.09.03 772 69 12쪽
14 작은 별들의 용사 +15 24.09.02 848 94 16쪽
13 친구 +9 24.09.01 835 83 12쪽
12 살인 +6 24.08.31 817 74 13쪽
» 용사 +6 24.08.30 829 78 14쪽
10 하늘을 보는 눈 +10 24.08.29 824 82 12쪽
9 어른들 +8 24.08.28 843 75 13쪽
8 용사들 +3 24.08.27 860 61 14쪽
7 검, 별, 원, 색. +7 24.08.26 883 72 13쪽
6 검, 별, 원. +3 24.08.25 915 71 14쪽
5 촛불 +7 24.08.24 945 84 12쪽
4 촛불 +14 24.08.23 1,038 86 14쪽
3 작은 별의 용사 +5 24.08.22 1,138 68 13쪽
2 작은 별의 용사 +5 24.08.22 1,254 75 13쪽
1 작은 별의 용사 +7 24.08.22 2,396 8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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